담아_보다

김미라展 / KIMMIRA / 金美羅 / painting   2021_0923 ▶ 2021_1006 / 일,월요일 휴관

김미라_담아_보다(quoi et que)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91×117cm_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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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0:30am~06:00pm / 일,월요일 휴관

갤러리 가비 GALLERY GABI 서울 용산구 한강대로52길 37 Tel. +82.(0)2.735.1036 www.gallerygabi.com

어릴 적의 어느 인상 깊었던 시간이나 공간, 사건에 대한 기억들이 어렴풋한 어떤 형상으로 남아있기도, 때로는 전혀 생각지 않던 순간에 문득 떠올라 회상되는 경우도 있다. 어제의 기억이 그제의 것보다 더 생생하고, 그제의 것이 작년의 것보다 조금 더 명확한 것처럼, 시간은 내 손끝을 떠나 점점 기억을 퇴색시키며 그저 뭉둥그려진 어떤 것으로 만든다. ● 그래서 나는 '기억'은 실재하나 파편화하여 변형되고, 숨겨지고, 혹은 스스로 은폐하는 것이라고 정의한다. 또한, 기억을 은유한 이미지들은 중첩된 시간과 공간 속에서 변형되고 상실되지만 그러한 시각적 불완전함은 '사라짐' 과 '시간'에 대한 불가항력 성을 역으로 강조하며, 알 수 없는 것, 표현할 수 없는 것, 붙잡아 둘 수 없는 상실 혹은 부재를 드러낸다.

김미라_담아_보다(combler)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33×41cm_2020
김미라_담아_보다 (imbriquer)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52.5×65cm_2018

프로이트는 『히스테리 연구』* 에서 내가 정의하는 '기억'(일부는 사라져 불명확하고, 일부는 뭉뚱그려져 추상화되고, 일부는 생생한 이미지로 남아있으나 비연속적이고 단절적인 것)과 가장 명확하게 일치하는 주장을 말한다. 그의 주장처럼 언어는 기억에서 지각적 속성을 제거하는 능력이 있고 언어 표상(word-presentation)은 모든 사물 표상을 의식의 영역으로 가져가지 못하고 어떤 것들을 억압하며 무의식의 영역에 남겨둔다. ● 이런 이미지들은 한번 기호적 언어로 고정되고 나면(드러내고 나면) "모호함"과 "추상적" 으로 존재하던 이전의 그것과 더 이상 같은 것이 아니다. 그래서 그리운 대상이며 명확히 드러내어 정의하기보다는 모호한 안타까움으로 의식의 어느 한 구석에 숨기기를 원하는 대상이다.

김미라_담아_보다(Simultanéité)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91×117cm_2020
김미라_담아_보다(désassorti)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91×117cm_2021

나의 작업에 있어 역시 이미지들은 항상 이쪽 (드러냄, 숨겨진 가시성)과 저쪽(은폐, 가시적 숨김)의 한 가운데에 서 있다. 그리고는 다른 이미지의 뒤에 숨은 채 언뜻 고개를 내밀기도 하고 또는 공존하며 새로운 어떤 것이 되기도 하는 실제의 이미지들은 개념으로서 혹은 오브제로서, 마치 팔레뜨 위에 짜여진 물감들처럼 서로의 일부를 허물고 섞이며 기대하지 않았던 특별한 환영이 된다. ● 시간이 사라지지 않도록 '담아놓으려는 것' 그리고 담는 것을 '들여다보는 것'의 과정을 통해 나의 언어들은 또 다른 은유의 방식을 찾아낸다. 그리고 그 새로운 은유가 가브리엘 마르께스의 마술적 언어처럼 그 안에서 초현실적 현존으로 춤추길 바란다. ■ 김미라

* "일단 환자의 기억에서 한 장면이 떠오르면, 환자가 장면을 묘사하는 과정 중에 점차 장면이 파편화되고 흐려져 간다고 말하는 것을 듣게 된다. 말하자면 환자는 그 장면을 말로 바꾸어 놓으면서 제거하고 있는 것이다. ...장면을 묘사했는데도 그 장면이 환자의 내면의 눈 앞에 끈질기게 남아있는 경우도 있다. 내 생각에 이 경우에는 환자가 그 장면의 주제에 대해 나에게 말해줄 중요한 무엇을 아직 갖고 있는 것이다. 환자가 그것을 말하자마자 장면은 사라지고 만다. 마치 잠재워진 유령처럼..."

Vol.20210923c | 김미라展 / KIMMIRA / 金美羅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