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가산수

황소영展 / HWANGSOYOUNG / 黃邵暎 / painting   2021_0925 ▶2021_1023 / 일요일 휴관

황소영_요가 산수_얇고 깊은_캔버스에 유채_111.5×62cm_2021

● 위 이미지를 클릭하면 황소영 인스타그램으로 갑니다.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주최 / 갤러리 유진목공소 기획 / 반이정(미술평론가, 갤러리 유진목공소 디렉터)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일요일 휴관

갤러리 유진목공소 GALLERY EUGENE CARPENTERSHOP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89-2번지 www.facebook.com/gallery.eugene.carpentershop

요가 수행과 미술 창작을 병행하는 작가 황소영은 갤러리 유진목공소의 작년 기획전 『분홍』에 초대된 바 있다. 그때 소개 글을 쓰면서 "인체 체험을 평면 회화로 연결시키는 작업. 그 점에서 미술의 촉각성과 인체 감각의 회화로의 연장이라는 주제와 맞다"라고 나는 풀이했고, "요가의 수행을 통해 인체의 안팎에서 느껴지는 시간 흐름의 차이를 체험했고, 자연과 자신 사이의 일심동체를 느꼈으며 그 같은 요가 체험을 회화 작업으로 투영하려 했다."는 황소영의 진술을 고스란히 인용했지만 실제로 그녀의 진술을 내가 이해했던 건 아니었다. ● 황소영이 체험했다는 느낌은 주관적인 데에 더해 지극히 초자연적이기까지 해서 그녀와 유사한 체험을 한 사람이라면 모를까, 작품 제목만으론 그림의 화면에 전적으로 삼투압 되기 어려운 구조를 갖고 있다. 가령 이런 작가노트를 보자.

황소영_요가산수_색칠하기_캔버스에 유채_194×130cm_2021

"빨갛게 달아오른 돌은 나를 선명하게 만든다." 이 글은 「잃어버린 산수화 오전 7시 53분」(Oil on canvas, 53×40.9cm, 2020)에 관해 작가가 남긴 메모다. 이 글은 어쩌면 이번 개인전의 질감을 가늠할 까다로운 출발선이기도 하다. ● 이보다 더 길게 풀이한 작업 메모도 보자. "그 시간 나는 산수화 속을 걷고 있었다. 붙들린 돌들 사이로 나의 심장이 호흡함을 느낀다. 나는 그 순간 붙들고자 하는 마음을 느꼈다. 그것은 심장이기도 하고 돌이기도 하다. 미끈거리는 돌이 두근두근 고동치고 있었다. 붓으로 몇 번이고 터치하며 내 심장을 붙든다. 이 순간 나의 공간이 빨갛게 물들었다." ● 「잃어버린 산수화 오후 4시 8분」(Oil on canvas, 116.8×91.0cm, 2020)에 대한 기술인데, 이 그림이 내겐 평 붓으로 산야와 절간을 납작하고 둔하게 옮겨놓은 산수화 안에 정체 모를 파란 색면을 두어군데 삽입한 현대적 풍경화에 가깝게 지각될 뿐인데, 작가에게 이렇게 긴 사연이 배후에 있었던 거다. 이는 묘사된 그림에 대한 해설이 아니라 그녀의 주관적 심리 상태와 느낌에 대한 기술에 가깝다. ● 끝으로 상대적으로 초기작에 해당하는 「잃어버린 산수화 오후 1시 30분」(Oil on canvas, 92×92cm, 2019)에 관한 작가 노트를 보자. ● "요가 후 뼈가 물컹해졌다. 지하철에서 사람들은 찡그리고 있었다. 딱 한 명 빼고. 순수한 아기의 얼굴이 보였고 그 속에 내가 있었다." ● 흰색, 분홍색, 보라색이 주도하는 인왕제색도를 옮긴 산수화의 왼쪽으로 이목구비가 어렴풋이 인지되는 인물이 보이는데, 아마 이게 황소영이 지하철에서 자신의 모습을 발견했다고 말한 애기인 모양이다.

황소영_잃어버린 산수화_라이즈1_캔버스에 유채_194×112cm_2021

연관성 없는 두 대상(아이와 그녀는 아무 인연도 없다)에 감정을 투사한 데에서 보듯, 황소영의 모든 산수화도 그녀의 주관적 느낌을 연관성 없는 대상으로 가시화 시켜왔다. 정선의 인왕제색도, 오래된 고전 주택, 수풀. 그녀가 화면 위로 소환한 이 모든 소재들은 이들의 존재 이유와는 무관하게 그림 위에 옮겨졌다. ● 작가의 일상 체험에서 얻는 주관적인 느낌을 작업에 옮기는 과정에서, 느낌이라는 무정형의 감정은 산수화라는 구체적인 대상을 매개로 표현된다. 이것이 황소영이 여태 주로 분홍색 계열로 옮겨온 산수화 제작의 배후라 하겠다. ● 그녀는 자신이 새로운 거주기로 이사하거나, 새 연인을 만나거나, 그와 결별하는 경험처럼, 사적인 사건들을 산수화의 외형으로 옮겨왔고, 그것이 때로 조선시대 정선의 인왕제색도의 변형된 모습으로 나타나기도 했다고 보면 된다. 같은 그림을 보고 제작자와 감상자는 다른 느낌에 사로잡힐 것이다. 하지만 이런 불일치는 현대미술에서 불편하지 않은 공식으로 수용 되었다. 작년 기획전 『분홍』의 서문에서 그녀의 작품을 "'준準' 산수화 속에 현대적 광경이 보일 듯 말 듯 배어있다."고 풀이한 이유다.

황소영 개인전의 출발선은, 언어로 전달되기 어려운 표현을 통틀어 예술이라고 규정할 때, 그 주관적인 느낌의 정점에 있는 그녀의 분홍색 산수화를 어떻게 이해하고 감상할지에 대한 상의/대화에 있다고 하겠다. 전시 중에 작가대화 워크숍을 포함시킨 이유이기도 하다. ● 분홍색과 거친 물감의 재질감이 지배하는 변형된 산수화로 각인될 황소영의 작업은 포괄적으로 '잃어버린 산수화' 라는 대주제大主題로 묶인다. 이번 개인전이 지닌 변곡점은 '잃어버린 산수화'라는 전제 하에, 작가의 요가 체험과 회화 창작을 부각할 목적으로 '요가 산수'라는 선명한 헤드라인을 썼다. 작품도 완강했던 분홍색의 지배감을 너머, 얇은 다색의 파스텔톤 화면으로 변신했다. 이처럼 변모된 색조와 화면이 작가의 '차분히 가라앉은 내면'을 표현한 건지 여부를 제 3자로선 정확히 알 수 없으리라. ● 심신의 감각이라는 비가시적인 내용을, 가시적으로 재현한 것이 황소영의 '잃어버린 산수화'의 큰 흐름이라고 앞서 얘길 했다. 요가 수행이 주는 개인의 감각(비가시성)을 가시적으로 재현한 것이 황소영의 작업이며, 가시성의 실마리로 소환된 것이 누구나 다 아는 산수화라고 이해하면 되겠다. ● 황소영의 이번 개인전, 『요가 산수』(2021.0925~1023 갤러리 유진목공소)을 통해, '예술은 언어로 형언하기 힘든 주관적 표현'이라는 공론에 관해 사유하고 대화 나누는 기회를 가지려 한다. ■ 반이정

『황소영 요가 산수』 워크숍: 작가와의 대화 일시: 2021.1006(수) 17시 장소: 갤러리 유진목공소 진행: 반이정(미술평론가 · 갤러리 유진목공소 디렉터) 황소영 윤종현(갤러리 유진목공소 공동운영자) 이민재(갤러리 유진목공소 매니저) 문의: www.facebook.com/gallery.eugene.carpentershop

● 워크숍은 추후에 유튜브 채널에 공개된다. https://www.youtube.com/user/banejung

갤러리 프로그램: 미술가 황소영의 요가 클래스 - 미술가 겸 요가 강사 황소영의 요가 클래스는 전시기간과 무관하게 상시적으로 신청을 받아 갤러리 내부에서 진행하고 있다. - 토요일 11:30~12:30 - 문의 : 010-9893-6672 / 인스타그램: @h_sososo

Vol.20210924b | 황소영展 / HWANGSOYOUNG / 黃邵暎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