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itical Zones: 임계영역

유지오_이현우_임재균展   2021_0929 ▶ 2021_1016 / 일,월요일 휴관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0:00am~06:00pm / 토요일_11:00am~06:00pm / 일,월요일 휴관

유아트스페이스 UARTSPACE 서울 강남구 압구정로71길 10 (청담동 101-6번지) 2층 Tel. +82.(0)2.544.8585 www.uartspace.com

유아트스페이스에서는 2021년 9월 29일부터 10월 16일까지 유지오, 이현우, 임재균의 단체전 'Critical Zones: 임계영역'을 개최한다. 조각은 그것을 둘러싼 환경 속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존재 (being)한다. 만일 조각이 동굴과 같은 특정 환경 속에 놓여있다고 가정해 보자. 동굴이 가진 요소들은 - 이를테면 대기, 토양, 지하수, 박테리아와 같은 - 조각과 느슨하게 연대하며 환경의 맥락에 따라 그 형태와 작동을 변환할 것이다. 예컨대 공기에 떠다니는 먼지가 가라앉아 생긴 기포, 천장에서 떨어진 물방울로 돋아난 종유석, 유기체의 번식과 그 잔해에 따른 퇴적물과 같은 것이다. 환경은 조각으로 하여금 다양한 요소와의 얽힘과 흩어짐, 공생과 기생, 공존과 양립 등의 관계적 맥락을 구축하며 끊임없이 새로운 형태를 파생시킨다. ● 『Critical Zones: 임계영역』은 이러한 현상을 가능하게 하는 일종의 역동적인 경계영역으로, 조각을 이루는 물질과 에너지의 흐름을 복잡한 상호작용을 통해 만들어내는 환경을 지칭한다. 이 경계는 조각과 환경의 '순환적 흐름'을 가능케하는 장으로, 곧 조각이 고정된 대상으로서 존재하는 것이 아닌 각기 다른 메커니즘을 발현하며 실재할 수 있도록 하는 근원이 된다. 이에 따라 크리티컬 존은 조각의 가능-발현 태를 보여주는 환경인 동시에 새로운 역학의 구조를 생성해낼 수 있는 에너지의 원류로서 작용한다. 3인의 조각가 유지오, 이현우, 임재균은 이들이 상정한 특정 환경, 즉 크리티컬 존에서 조각의 존재 방식을 탐구한다. 이들의 조각은 환경 속에서 독립적으로 기능하기에 일정 부분 폐쇄되어 있으나 – 동시에 다른 요소와 결합하기에 '반-자율적 실체'로서 존재한다. 그리고 각각은 환경의 흐름을 거스르거나 통제하고 / 환경 속의 요소를 흡입하고 / 자연의 역학을 수용하는 방식으로 조각의 자연적이고 역학적인, 그리고 기술적인 시스템들을 발현시킨다. 그러므로 조각은 그것이 위치된 환경의 상황과 원리에 의거해 저마다의 작동법을 달리하며 그 관계성을 설정하는 방식을 따르고 있다. ● 이에 따라 우리는 환경 - 조각 사이의 관계적 흐름을 통해 그 의미를 따라가볼 수 있다. 전시가 진행되는 기간 동안 조각은 환경의 작용에 순응하기도 또 능동적으로 행위 하기도 하며 환경 속에 위치한 하나의 객체로서 자리를 잡아나간다. 유기체적 형상을 띤 조각들은 환경 속의 요소와, 그리고 다른 조각들과 유동적으로 뒤엉키고 분리되는 과정 속에서 각각의 역할과 작동을 찾아나갈 것이다. 그렇기에 본 전시는 조각과 환경 / 조각과 조각의 만남과 헤어짐의 순간들, 그리고 그 속에서 발생하는 변화무쌍한 현상들이 생성되고 포착되는 존(Zone)으로서 기능하게 될 것이다.

유지오_D₁_레진, 와이어, 페브릭, 체인, 블로어_176×82×74.5cm_2021
유지오_D₁_레진, 와이어, 페브릭, 체인, 블로어_176×82×74.5cm_2021_부분
유지오_D₂_레진, 체인, 스테인레스 스틸, 호스, 수중모터, 물_164×180×180cm_2021
유지오_D₂_레진, 체인, 스테인레스 스틸, 호스, 수중모터, 물_164×180×180cm_2021_부분
유지오_D₃_우레탄, 알루미늄, 스테인레스 스틸, 레진, 알루미늄 호일, 연무기_155×125×125cm_2021
유지오_D₃_우레탄, 알루미늄, 스테인레스 스틸, 레진, 알루미늄 호일, 연무기_ 155×125×125cm_2021_부분

유지오의 조각은 그것이 놓여 있는 환경에 순응하는 것이 아닌, 환경의 흐름을 거스르고 통제하고자 하는 역학의 구조를 단적으로 드러낸다. 「D₁」(2021), 「D₂」(2021), 그리고 「D₃」(2021)는 특정 환경이 가지는 통제된 시간과 공간 속에서 그 본연의 작동 원리를 잃지 않는다. '확산(Diffusion)'을 의미하는 그 제목처럼, 조각이 만들어낸 순환의 과정은 환경 속에 흐르는 공기와 물, 습도 등의 동향을 제어하며 끊임없는 가역반응을 형성한다. 이러한 역행의 흐름은 주변 환경에 역으로 영향을 끼치며 새로운 관계성을 만들어 나간다. 이 모든 과정을 가능하게 하는 조각의 역학은 그것이 '자리된(Placed)' 주변의 물질을 변형, 충돌시키며 감각의 교란을 이끌어낸다. 동시에 조각은 그것이 제작된 공간과 현재 위치하고 있는 공간을 연결하는 텔레포트(teleport)로서의 매개체가 되는 동시에, 둘 사이의 간극을 소환하는 역동적인 장으로서 존재한다. 이에 따라 조각은 전시장이라는 공간을 마치 피상적인 것으로, 그리고 그것이 파생된 공간을 본질적인 것으로 치환하며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를 넘나드는 환영을 만들어낸다.

임재균_fickle-side down_ 목재분말, 석고분말, 철가루, 비금속제 인서어트너트, 철, 우레탄, 에폭시_ 82×291×165cm_2021_부분
임재균_fickle-side down_ 목재분말, 석고분말, 철가루, 비금속제 인서어트너트, 철, 우레탄, 에폭시 _82×291×165cm_2021
임재균_Three directions and more_ 목재분말, 석고분말, 철가루, 비금속제 인서어트너트, MDF_ 96×68×40cm_2021

임재균의 조각은 유기체의 골조를 연상시키는 뼈대와 그 위에 적축된 가루로 이루어진다. 「fickle-side down」(2021)의 부피감은 자연의 불가역적 원리로 인해 가루가 축적되는 과정에서 생성되는 것이다. 그렇기에 이 조각은 작가가 가한 물리적인 힘에 더하여, 조각과 환경의 상호작용 속에서 생겨나는 우연적이고 자연적인 역학이 집약된 결과로서 존재한다. 조각이 자리를 잡는 과정에서 그 중심축은 이리저리 뒤집히고 전복된다. 그 위에 축적된 가루는 고정된 조각이 가지는 지지대의 기능을 탈피하고 물리적 작용의 결과로 제각기 다른 방향성을 가지게 된다. 그 과정에서 드러나는 가루가 쌓이지 않은 빈 공간들은 그것의 골조를 그대로 노출하며 다시 그 유기체적 성질을 환기하는 것처럼 보인다. 조각의 뼈대를 연결하는 8개의 인서트너트(insert nuts)는 큰 조각의 일부로서 부속품이 되는 동시에 분리될 수 있는 특성을 가지게 되기에 개별적인 조각으로서의 성질을 획득한다. 「Three directions and more」(2021)는 수분에 영향을 받는 철과 나뭇가루, 석고와 같은 재료들로 구성된다. 이 조각은 크리티컬 존 안의 다른 조각과 근접한 곳에 위치함으로써 그 본래의 물성과 더불어 타자의 힘을 수용한다. 이는 작가에 의해 완성된 조각이 가지는 고정된 실체로서의 두텁고 견고한 개념의 벽을 해체하고, 조각의 성질을 새롭게 설정하고자 하는 작가의 의지를 드러낸다.

이현우_Untitle_Turtle's Back, 알루미늄, 스테인레스 스틸 볼트, 스테인레스 스틸 너트, 스테인레스 스틸 플레이트_ 75×33×40cm_2021_부분
이현우_Untitle_Turtle's Back, 알루미늄, 스테인레스 스틸 볼트, 스테인레스 스틸 너트, 스테인레스 스틸 플레이트_ 75×33×40cm_2021
이현우_Untitle_Armadillo' back, 알루미늄, 담수진주, 스테인레스 스틸_201×30×60cm_2021
이현우_Untitle_Armadillo' back, 알루미늄, 담수진주, 스테인레스 스틸_201×30×60cm_2021
이현우_Untitle_알루미늄 캐스팅, 분체도장, 스테인레스 스틸 볼트, 스테인레스 스틸 너트_167×74×77cm_2021_부분
이현우_Untitle_알루미늄 캐스팅, 분체도장, 스테인레스 스틸 볼트, 스테인레스 스틸 너트_167×74×77cm_2021_부분
이현우_Untitle_에폭시 퍼티, 레진 클레이, 상어톱니 화석, Mineral, 스테인레스 스틸 플랜지, 스테인레스 스틸 볼트, 스테인레스 스틸 너트_ 131×76×67cm_2021
이현우_Untitle_에폭시 퍼티, 레진 클레이, 상어톱니 화석, Mineral, 스테인레스 스틸 플랜지, 스테인레스 스틸 볼트, 스테인레스 스틸 너트_ 131×76×67cm_2021_부분

이현우의 조각은 환경이 그 내부에 종속된 대상들에게 가하는 무자비함과 비(非)-존중의 태도를 역설한다. 환경은 때때로 그것에 속한 대상을 강압적으로 얽매거나 제한하여 그 존재 방식을 무력화한다. 「Untitled」(2021) 시리즈는 환경이 대상에 가하는 힘의 구조를 차용하고 있으며, 조각의 형태는 이를 기점으로 마치 어떠한 힘에 의해 환경 속 대상들이 빨려 들어가 만들어진 하나의 형상처럼 드러난다. 이에 따라 어떠한 대상을 이루는 통념적 기준과 가치는 소멸하고 조각을 이루는 모든 대상은 물질 그 자체로서 회귀함으로써 수평성을 획득한다. 강압적으로 환경에, 그리고 조각에 맞추어진 대상은 더 이상 본래적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는 상태로 고정된 채 그저 이미지로 소비되는 상태로 고착된다. 이는 자연이 가지는 원초적 역학과 지배 논리, 사슬의 구조를 내포하는 동시에, 물리적 힘을 가하는 주체가 인간 / 자연의 이분법으로 구분되는 것이 아니라 환경의 생태적 메커니즘에 따른 현상임을 함축하는 것처럼 보인다. ■ 문현정

Vol.20210924c | Critical Zones: 임계영역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