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마주하는 조각가의 태도

Two Different Attitudes展   2021_1001 ▶ 2021_1114 / 주말,공휴일 휴관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참여작가 권치규_김리현_김병규_김보라_김성복_김재호 김정희_김주영_박찬걸_박형오_변경수_빅터조 오누리_이창희_이채원_황티예저우HUANGTIEZHOU 리우이중LIUYIZHONG_창페이롱QIANGFEILONG 우더하오WUDEHAO_시에궈파XIEGUOFA 웨치YUEQI_정샤오슝ZHENGXIAOXIONG 저우루이 ZHOURUI

관람시간 / 09:00am~06:00pm / 주말,공휴일 휴관

미디어젠 스페이스 서울 강서구 마곡중앙12로 31 미디어젠 R&D센터

기술의 등장은 미술의 앞날을 위협해왔지만 예술가들은 이를 극복하고 전환의 기회로 삼아 새로운 길을 찾아냈다. 사진술의 반대급부로 등장한 인상파와 입체파가 그러하지 않은가. 그러나 오늘날 스스로 사고하고 추론하는 능력을 갖춘 인공지능 기술의 등장은 머지않아 '창작(創作)'이라는 인간 고유 영역마저 빼앗길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들게 한다. ● 본 전시는 소위 '4차 산업혁명'이라 일컫는 새로운 시대를 마주하는 조각가들의 두 가지 태도를 제시한다. 첫째는 변화를 받아들여 새로운 기술문명을 작업의 동력으로 삼는 순응적 태도이다. 두번째는 자신이 가던 길을 묵묵히 걸어가며 예술의 본질을 추구하는 일관적인 자세이다. 상반되지만 공존하고 공생해야 하는 두 가지의 태도를 한 공간 안에 병치해 보여준다. ● 민첩하고 예민한 감각을 지닌 증언자로서 시대의 변화를 지각하고 작품에 담아내는 것은 현재를 살아가는 예술가들에게 주어진 임무이다. 그렇다 할지라도 '시대 반영' 이란 미명(美名) 하에 모든 예술가들이 기술을 탐닉한다면 머지않아 '그렇다면 예술은 왜 필요한가?' 라는 당혹스러운 질문과 맞닥뜨릴지 모른다. 기계가 인간의 거의 모든 역할을 대처할 수 있다 여겨지는 오늘날, 그럼에도 여전히 인간 고유의 영역을 지켜내기 위해 변화에 순응하고 혹은 맞서며 작업을 이어가는 조각가들의 태도를 들여다본다. ● 마지막으로, 본 전시는 한국과 중국의 작가들이 함께하는 조각 교류전으로, 팬 데믹으로 인한 '거리두기'가 요구되는 상황 속에서 진정한 교류의 의미를 되새겨 보는 기회가 될 것이다.

권치규_Bio-Resilience-이수목_스테인레스 스틸, 우레탄 페인트_200×80×80cm_2020
김리현_Daydream_스테인레스 스틸_30×30×6cm_2021
김병규_Dreaming Buttefly_스테인레스 스틸_41×28×20cm_2019
김보라_피어나다 BLOOMING_나무_38×38×3cm_2021
김성복_바람이 불어도 가야한다._필라멘트_25×25×10cm_2021
김재호_설레임_대리석_40×18×45cm_2021
김정희_SPACE-2012 drawing_디지털 프린트_100×60cm_2021
김주영_생각의탄생 GOGACHI_혼합재료_50×36×23cm_2021

숲을 주제로 작업을 이어온 권치규는 원래의 자리로 돌아가고자 하는 힘을 일컫는 물리학 용어 '회복탄력성(Bio-Resilience)' 의 개념을 도입해 자연의 섭리와 순환의 질서에 관한 사유를 이끈다. '무엇이 인간을 자극하여 욕망에 휘둘리게 하는가?'라는 의문에서 시작된 김리현의 작업은 자본주의 시대 인간의 욕망이 어떻게 형성되고, 어떠한 방식으로 투사되는지 분석하고 탐색한다. 김병규는 조각과 무용의 중간적 위치에 있는 '모빌'의 형식을 빌러 날갯짓 하는 나비의 모습을 형상화한다. 경질의 재료인 스테인리스는 작가의 손을 거치며 온기를 지닌 생명을 얻는다. 김보라의 「피어나다」는 한 그루의 꽃이 여러 송이가 되어 자연의 아름다움이 되듯, 개개인의 꿈이 모여 온 세상의 꿈이 이뤄지길 소망하는 염원을 담고 있다. 김성복의 「바람이 불어도 가야한다」는 작가 특유의 해학과 기지가 돋보이는 작품으로 어떠한 어려움에도 대처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삶의 태도를 제시한다. 팬데믹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더할 나위 없는 위로를 전해준다. 김재호는 자본주의적 욕망을 쫓아 도시에서 살아가지만 동시에 자연을 갈구하는 현대인의 모습을 '여행자'에 빗대어 보여준다. 김정희의 「SPACE-2012 drawing」은 한국 전통 건축의 재료인 기와의 유닛을 현대적 건축물에 적용하여 새로운 공간으로 형상화하였다. 김주영은 '고가치(Go 같이+高가치)' 라 명명한 캐릭터 속에 자아를 투영한다. 비(非) 조각적이고 일상적인 재료인 골판지로 머릿속에 펼쳐지는 화면을 3차원의 공간 속에 재현한다.

박찬걸_광야를달리다_레진_15×30cm_2021
박형오_위로하다._브론즈_70×30×11cm_2021
변경수_인사하는 소년_폴리머클레이_557cm_2021
빅터조_모자장수와 하트마녀_3D 프린팅_가변크기_2021
오누리_품 속에서_나무에 유채_40×70×30cm_2019
이창희_걸어가다_브론즈_27×33×10cm_2017
이채원_죽림(竹林)_스테인리스 스틸, 자연석, UV 프린팅_30×75×13cm_2021

박찬걸은 시뮬라크르가 범람하는 시대 속에서 창작자가 아닌 편집자로서의 입장을 견지하며 강력한 권력을 가진 이미지를 잘게 잘라(slice) 재 맥락화하는 '포스트프로덕션(post-production)' 작업을 선보인다. 박형오의 「위로하다」는 정신분석학자 융의 기억에 대한 인식에서 출발한 작업으로, 작가와 유사한 결핍을 지닌 어머니에 대한 기억을 소환해 시각화하였다. 변경수는 인간의 본질적 형상으로 사랑을 이야기한다. 그의 작업은 최소한으로 절제된 표현으로 감각과 직관을 자극해 무장해제하게 만드는 힘을 지녔다. 빅터조는 '바우' 라는 캐릭터를 통해 자칫 무거울 수 있는 이슈를 유머러스하고 해학적으로 풀어낸다. 바우는 시대정신을 대변하는 증언자이자 동시에 작가 자신이다. 오누리의 「품 속에서」는 천으로 덮고 감싸는 행위가 지닌 '포근함'과 '감춤'이라는 이중성을 보여준다. 꽃의 아름다움과 향기가 몸에 스며들며 근심과 모든 잡념들이 꽃으로 덮여 물들여 간다. 이창희의 「걸어가다」는 '풍요 속 빈곤', '군중 속 고독함'을 느끼며 살아가지만 동시에 무언(無言)의 동반자로서 각자의 삶 속에서 의연하게 자신의 길을 걸어가는 현대인의 자화상이다. 이채원의 「죽림」은 삭막함으로 형용되는 대규모의 아파트 단지를 '숲'으로 은유하며 현대인의 보편적 거주공간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이끈다. 눈에 보이는 황량한 풍경 너머로 초현실적 공간인 '대나무 숲'을 꿈꾸게 한다.

황티예저우 HUANGTIEZHOU_아름다운 꿈_스테인레스_40×20×20cm_2021
리우이중 LIUYIZHONG_9000000분의1_투명수지_160cm_2021
창페이롱 QIANGFEILONG_왕양명의 심학_동_90cm_2021
우더하오 WUDEHAO_강산은 이토록 아름답다NO1_동_40×33×12cm_2019
시에궈파 XIEGUOFA_적자_스테인레스_60×28×35cm_2016
얀청 YANCHENG_신 짐승2_석영사_100×70×50cm_2017
웨치 YUEQI_Sister_철, 목재_40×50×20cm_2021
정샤오슝 ZHENGXIAOXIONG_미성-나침반_금속, 저속발전기, 목재_120×100×100cm_2016
저우루이 ZHOURUI_untitled.1_클레이_50×80×40cm_2021

황티예저우의 작업은 꿈속 무의식에서 비롯된다. 꿈에서 만난 온화한 미소의 날개 달린 천사는 훨훨 날고 싶지만 날 수 없다. 이는 물질주의 사회에 대한 조롱이자 외적인 것만을 숭배하는 풍토에 대한 조소이다. 리우이중의 「1/ 9000000」은 현재의 팬데믹을 이겨내기 위해 분투하는 모든 이들을 기억하고 기리기 위한 기념비적 작품이다. 동양화에서는 선(線)과 먹의 농담을 통해 감정 변화를 드러낸다. 창페이롱은 이 같은 특징을 조각에 적용해 동양 문화 특유의 정취가 깃든 리얼리즘 조각의 새로운 언어를 탐구한다. 우더하오의 「강산은 이토록 아름답다」 는 흙과 뒤섞이고 대항하며 성장해 규칙적이고 생명력 넘치는 형태를 갖게 된 '생강'의 모습을 통해 생태계의 규칙을 이야기한다. 도덕경의 한 구절인 '도생일 일생이 이생삼 삼생만물', 즉 도는 하나를 낳고 하나는 둘을 낳으며 둘은 셋을 낳고 셋은 만물을 낳는다는 생명의 규율을 보여준다. 현재를 살아가는 '적자(適者)'들은 다윈의 '적자생존' 개념을 초월한 자들이다. 시에궈파는 어떠한 모순과 극한 상황에도 의연하고 태연하게 대처하는 새 시대에 걸맞는 적자의 태도를 제시한다. 얀청의 「신 짐승 2」는 자연을 대하는 인간의 태도에 대한 고민에서 비롯된 작업으로, 태양을 쫓다 태양에 의해 타 죽은 고대 신화에서 모티브를 얻었다. 웨치는 서로 다른 성질을 지닌 재료의 결합을 통해 현대문명과 자연생태의 모순적 관계를 시각화하였다. 정샤오슝의 「미성-나침반」은 움직임이 있는 키네틱 조각으로, 고박한 목재와 인공적인 금속의 대비를 통해 사회발전과 도시화에 대한 작가의 고찰을 담고있다. 저우루이는 '그림자는 사물의 일부이다' 를 강조했던 어린 시절 경험한 미술교육에서 모티브를 얻어 회화와 조각의 새로운 관계를 탐색한다. 가상의 공간을 실제 공간으로 전환하여 사물의 완전한 형태를 드러낸다. ■ 조혜정

Vol.20211002c |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마주하는 조각가의 태도 Two Different Attitudes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