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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숙展 / CHOIEUNSOOK / 崔銀淑 / painting   2021_1001 ▶ 2021_1016 / 월요일 휴관

최은숙_레이스4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97×130.5cm_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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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02:00pm~07:00pm / 월요일 휴관

갤러리인 GALLERY IN 서울 서대문구 홍제천로 116 201호 Tel. +82.(0)10.9017.2016 @_innsinn_

평등사회라고 불리는 요즘에도 위계는 어렵지 않게 발생한다. 과거의 신분사회가 경쟁사회로 간판이 바뀌었고 유능함을 무기로 승리의 전리품을 얼마나 소유하고 있는지에 따라서 나의 계급은 결정된다. 축적된 전리품의 양에 비례하는 안정적인 외견, 즉 재력의 견고함과 그것이 어떻게 표출되는지와 같은 '외적 정보'만이 오롯이 타인에게 전달된다. 따라서 각 계층에 속한 개인에 대한 이야기는 중요하지 않으며 그들의 실체는 보다 낮은 위치의 집단이 기대하는 환상을 통해 흐려진다. 맹신하기에 알맞은 계층의 신화는 이렇게 만들어졌다. 상승하기 위한 동력에 스위치만 켜면 된다. ● 집어등을 보고 달려드는 오징어 떼가 그러하듯이, 명성과 향유의 삶을 향한 맹목적인 질주의 역사는 본능으로부터 출발한다. 그러나 본능이라는 궁극적인 면죄부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질주가 낳은 획일화된 삶의 모습에 나는 불편함을 느낀다. 이 불편함의 이유를 내 유년의 삶, 그 내밀한 곳에 숨어있는 모습들을 통해 찾아내고 회화를 통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최은숙_펜스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53×45.5cm_2021
최은숙_레이스1_종이에 아크릴채색_26.9×31cm_2021
최은숙_레이스3_종이에 아크릴채색_26.9×31cm_2021
최은숙_놀이터2_종이에 아크릴채색_41.9×29.7cm_2021
최은숙_파라다이스_종이에 아크릴채색_29.7×21cm_2021
최은숙_주택가_종이에 아크릴채색_38.9×26.9cm_2021
최은숙_벽_종이에 아크릴채색_29.7×21cm_2019
최은숙_꽃그림_test1_종이에 아크릴채색_29.7×21cm_2019

여유롭게 늘어뜨려진 고풍스러운 샹들리에, 꽃무늬 이중 커튼, 벽의 모서리마다 가로지르는 몰딩장식 등은 나의 기억 속에서 아름다움으로 발현된 희망하는 삶의 모습이자 동시에 취향으로 둔갑된 과시욕이기도 하다. 이와 같은 화려한 장식들은 주로 나의 과거 혹은 잔존하는 기억에서 추출된 이미지이기 때문에 철 지난 유행의 모습으로 캔버스에 등장한다. 그려진 이미지들은 얇은 채색과 흘러내릴 듯 한 붓 자국으로 다루어지는데 이 때 물감의 물성은 거의 사라지고 무기력한 느낌의 화면을 남긴다. 또한 뚜렷한 형태의 현재가 아닌 흐릿하고 뿌연 과거의 시간을 끊임없이 상징하기도 한다. 전체적으로 입혀진 저채도의 색감은 그려진 이미지를 향한 건조한 나의 시선을 반영하는데, 이는 각 계층의 과시적인 삶에 대한 비판이자 물질을 갈구하는 집단적이고 획일화된 움직임에 대한 외롭고 우울한 시선이다. ■ 최은숙

Vol.20211002h | 최은숙展 / CHOIEUNSOOK / 崔銀淑 / painting

Gwangju Bienna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