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르는 몸, 부딪히는 몸, 버티는 몸

신혜정展 / Amy HYEJUNG SHIN / 申惠貞 / installation.performance   2021_1001 ▶ 2021_1031

신혜정_구르는 몸, 부딪히는 몸, 버티는 몸_ 풍선 공과 지름이 다른 공-손들, 우레탄 공에 천과 오브제_200×200m_2021

퍼포먼스 2021_1003_일요일_06:00pm 2021_1024_일요일_05:00pm

협업 무용수 / 장원정

관람시간 / 24시간 관람

룬트갤러리 Rund Gallery 서울 용산구 우사단로10길 88 1층 Tel. 070.8118.8955 www.rundgallery.com blog.naver.com/rundgallery @rundgallery

자그마한 전시장 가득 커다란 풍선 공이 담겨있다. 담겨 있다기 보다는 '낑겨'있다고 보는 편이 더 맞다. 풍선 공은 작은 공간에 끼어 옴짝달싹하지 못한다. 가만히 보니 커다란 풍선 공 아래 작은 공들이 몇 개 더 놓여있다. 초록, 파랑, 분홍, 빨강의 이 공들은 공이 아니다. 동그란 몸에 손이 달려있다. 고개를 숙이고 잠을 자고 있거나 혹은 울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신혜정 작가의 『구르는 몸, 부딪히는 몸, 버티는 몸』은 최근 전 세계적으로 대유행하고 있는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 속 말처럼 느껴진다. 구르는 존재로 태어난 공이 아무데도 가지 못하고 갇혀있고, 귀여운 형상의 공은 고개를 숙인 체 흐느끼고 있으니 말이다.

신혜정_구르는 몸, 부딪히는 몸, 버티는 몸_ 풍선 공과 지름이 다른 공-손들, 우레탄 공에 천과 오브제_200×200m_2021
장원정(무용수)_구르는 몸, 부딪히는 몸, 버티는 몸_00:16:14_2021

신혜정 작가는 이 공에 현재 대한민국에서 작가로, 주부로, 아내로, 엄마로 1인 다역을 하며 살아가고 있는 자신의 정체성을 담았다. 걸어 다니기보다 굴러다녀야 할 만큼 바쁜 하루를 보내면서 여기저기 부딪혀 상처받지만 그렇다고 쓰러지지는 않는다. 공은 결코 넘어 지지 않는다. 다만 서서히 바람이 빠져나가면서 원래의 모양을 잃어간다. 무용수이자 공연연출가인 장원정이 퍼포머로 참여한 퍼포먼스에서 신혜정 작가의 의도가 더욱 선명하게 관객들에게 전달됐다. 장원정은 커다란 풍선 공의 밑에서 공을 움직이다가 공을 들어올리기도 하고 공에 올라타기도 하면서 공과의 사투를 벌인다. 끝날 것 같지 않던 사투는 공에서 바람이 다 빠져나가고 나서야 비로소 마침표를 찍는다. 공이 왜 공으로 태어났는지 모르는 것처럼 사람도 왜 사람으로 태어났는지 알지 못한다. 다만 자신이 선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생존을 도모할 뿐이다. 전시장에 갇힌, 구르지 못하는 풍선 공과 만나고 내려오는 길은 발걸음에 가속이 붙는다. 마치 공이 구르는 것처럼. ■ 김효원

신혜정_구르는 몸, 부딪히는 몸, 버티는 몸展_룬트갤러리_2021
신혜정_구르는 몸, 부딪히는 몸, 버티는 몸展_룬트갤러리_2021

구르는 몸, 부딪히는 몸, 버티는 몸은 내 몸에 대해 에둘러 말하는 표현이다. 시간이 없어 바쁘게 걸어 다니는 것보다는 굴러다니는 것이 더 효율적이고 그러다 보니 여기저기 다치고 부딪히기도 하는 내 삶을 표현한 말인데 요즘은 거의 버티는 몸일 때가 많다. 내가 만든 공-손 오브제는 나의 몸을 닮았다. 이리저리 굴러다니면서 이곳저곳 부딪히기도 하지만 또 오뚝이처럼 일어난다. 이번 전시에서는 나의 몸을 닮은 혹은 누군가의 몸을 닮은 손이 달린 오브제들을 이리저리 굴리고 움직여서 구르고, 부딪히고, 버티는 몸의 움직임을 표현하려 한다. 삶과 일 그리고 가정을 지키기 위해 균형을 잡으려 노력하는 나의 고군분투를 퍼포먼스 안에 아슬아슬하게 담아 내려 한다. ■ 신혜정

Vol.20211010c | 신혜정展 / Amy HYEJUNG SHIN / 申惠貞 / installation.performan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