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풍명월;淸風明月

황동하展 / HWANGDONGHA / 黃東河 / drawing.installation   2021_1011 ▶ 2021_1024

황동하_38℃;이념산수;2021#1_면천 프린트물에 재봉질_50×62cm_2021

● 위 이미지를 클릭하면 황동하 페이스북으로 갑니다.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경기평화광장 지역문화 연계 지원사업展

주최 / 경기도_경기문화재단 주관,기획 / 황동하

선착순 관람객 50명에게 「폴라로이드 양식의 북녘 사진」 1매 선물

관람시간 / 10:00am~06:00pm

경기평화광장 경기 천년길 갤러리 경기도 의정부시 청사로 1 (경기도 북부청사 지하1층) Tel. +82.(0)31.8030.2316 www.gg.go.kr/mn/peaceplaza

『청풍명월』展 ● 조선 후기의 지도를 보며 인상적으로 본 곳이 있다. 이곳은 현재 일정한 요건을 갖춘 이들 만 출입이 가능한 '민통선(민간인 통제선)' 내부에 위치한 '경기도 파주시 진동면 동파리' 일대다. ● 19세기경 제작된 '광여도, 대동여지도, 청구도'를 통해 이 장소들을 비교해보면, 당시 국도였던 '의주로'의 경유지인 '임진나루터'를 중심으로 임진강의 북측 마을 명칭이 '동파리'고, 임진강의 남측 '주상절리 벽면'을 '적벽'이라 부르며, 임진리의 서쪽 장산리에는 한국전쟁 당시 소실된 후 복원되지 못한 '래소정'이 있었다. 그런데 이 세 가지 표기는 어렴풋한 교집합을 이룬다.

황동하_38℃;이념산수;2021 시리즈_면천, 합성천 프린트물에 재봉질_50×62cm_2021
황동하_37.787℃;산수화 시리즈_ 합성천 프린트물에 채색, 아크릴 물감, 락커페인트 등_50×62cm_2020
참고용 지도

마을 명칭인 동파리(東坡里), 지형적 명칭인 적벽(赤壁), 그리고 건축물인 래소정(來蘇亭)은 '구글 지도'상 500미터 반경 거리에 위치하는데, 어느 날, 이 명칭들이 교차된 중심에서 900여 년 전 '소동파(蘇東坡)'가 걸어 나왔다.

황동하_38℃;청풍명월;2021#1_합성천 프린트물에 재봉질_50×62cm_2021
황동하_38℃;청풍명월;2021 시리즈_합성천 프린트물에 재봉질_50×62cm_2021
황동하_38℃;청풍명월;2021 시리즈_합성천 프린트물에 재봉질_50×62cm_2021

동파(東坡)는 북송(北宋)시기 정치가이자 문학가 '소식(蘇軾/1036~1101)'을 일컫는다. 그는 귀양살이 당시 거주처의 '동쪽(東)에 있던 언덕(坡)'을 모티브로 스스로 명명한 것이 동파(東坡)라는 아호였다. ● '당송 8대가'중 한명일 만큼 '동북아 한자문화권'에서 매우 뛰어난 문인으로 평가되는 소동파는 고려시대와 조선시대 이 땅의 유학자들에게 매우 친숙하게 칭송되었던 인물이었고, 그의 문학작품들은 조선의 유학자 문인들이 즐겨 암송했는데 대표적 작품은 536자 한자로 쓰인 '적벽부(赤壁賦)'다.

황동하_38℃;세한도;2021#1_면천 프린트물에 재봉질_50×62cm_2021
황동하_38℃;세한도;2021 시리즈_면천, 합성천 프린트물에 재봉질_50×62cm_2021
황동하_38℃;세한도;2021 시리즈_면천, 합성천 프린트물에 재봉질_50×62cm_2021

전근대시기인 조선시대의 '나루터'는 요즘의 고속버스 터미널이나 기차역과 같이 대량의 물류가 유통되고 행인들이 오가던 곳으로. 행인 중 인문학적 식견과 예술적 안목을 갖췄던 '문인 묵객' 누군가 '임진 나루터' 일대에 펼쳐진 임진강변의 '현무암 주상절리'들로 구성된 '수직 절벽'을 바라보며 '소동파의 적벽부(赤壁賦)'를 떠올려 '적벽(赤壁)'이라 불렀을 것이다. 이것이 단초가 되어 근거리 임진강 북쪽의 마을은 '소식'의 호를 차용해 동파리(東坡里)라고 불렀으며, 이어서 "소동파가 오기를 바란다"는 의미로 래소정(來蘇亭)이라는 정자가 축조되었을 것이다.

황동하_38℃;바람과 달빛의 노래_ 폴라로이드 양식 사진 450장 내외, 그물망, 나무집게 등_설치미술_2021
황동하_38℃;바람과 달빛의 노래_ 폴라로이드 양식 사진 450장 내외, 그물망, 나무집게 등_설치미술_2021
황동하_38℃;바람과 달빛의 노래_ 폴라로이드 양식 사진 450장 내외, 그물망, 나무집게 등_설치미술_2021
황동하_38℃;바람과 달빛의 노래_부분

탁월한 식견과 안목을 갖춘 '유학자 신분의 문인 묵객'들은, 동파 소식과 연관된 '호명과 명명'이라는 '이름 부름과 지음'을 통해 '평생을 귀양살이로 곤궁하게 살면서도 문학적 감흥과 문화적 사유를 펼쳤던 동파 소식'을 찬미하고 예찬하여 시공간적으로 멀리 있는 그를 소환했던 것. 이는 마치 소동파가 '적벽부'를 통해, "시원한 바람과 밝은 달은 가져도 막는 이가 없고, 사용해도 다함이 없다(,,,淸風 ,,,明月 ,,,取之無禁 用之不竭; 청풍명월, 취지무금 용지불갈)"라며, '모두가 소유하고 향유할 수 있는 바람과 달빛(淸風明月;청풍명월)'을 통해 자연을 예찬한 것처럼, '문인 묵객'들은 '동파 소식'을 호명하고 명명하며, 자신의 모습이 투영된 '문인, 예술가'를 찬미한 것으로 볼 수 있다. ● 이처럼 조선 숙종 때 문인 '호곡 남용익(壺谷 南龍翼)'은 래소정(來蘇亭)에 올라 임진강의 아름다운 풍광 여덟 곳을 모티브로 '임진 팔경'이란 시를 지었다. 그는 소동파가 '적벽부'에서 '조조와 손권의 적벽대전'이라는 역사를 소환하고 '인생을 예찬'하며 '자연을 찬미'하였듯, '임진 풍경'을 노래하는데 '동파리'와 '적벽'도 포함된다.

황동하_38℃_합성천 프린트물에 재봉질, 폐노끈, 솜, 머리카락, 그물망, 나무집게 등_설치미술_2019~20
황동하_38℃_합성천 프린트물에 재봉질, 폐노끈, 솜, 머리카락, 그물망, 나무집게 등_설치미술_2019~20

일제 강점기 이전까지, 한반도의 남과 북을 이어주며 '의주'까지 연결되는 국도가 있었던 '임진나루터' 일대. 이곳은 한국전쟁과 분단으로 인해, 70여년이나 문인과 묵객들의 발길이 끊긴지 오래고, '적벽, 동파리'라는 문화적이고 문학적 서사에서 비롯된 이름이 명명된 맥락조차 끊긴지 오래 되었다. ● 더욱이 문인들과 묵객들이 노닐며 문학적 감흥과 문화적 사유로 찬미되던 임진강변의 뛰어난 '자연 풍광'들은 군사목적의 '경계와 감시용 고상 초소'가 세워지며, 감시와 경계의 방해물이 되었고, 어쩌면 '감시와 경계의 대상으로 전락'되고 말았는지 모른다.

황동하_디지털 만다라;청풍명월_면천 프린트물에 재봉질_86.5×85cm_2021

세계사의 풍랑에서 비롯되어 분단되었고 70년이 넘도록 이념적 상흔으로 얼룩진 접경지. 분단과 적대적 긴장관계로 인해 역사적이며 문화적 기억을 상실한 경기북부 임진강변 일대의 접경지를 모티브로, 역사적이며 문화적이고 미학적이며 조형적 상상력을 통해 이념적이고 군사적 상흔을 치유할 수 있을까? ● '청풍명월'전이라는 문화적이며 예술적 행위가, '생명체 같은 한반도'의 멈춰져가는 호흡에 불어넣어지는 '가늘지만 깊은 숨결'이자, 70여 년 동안 끊긴 허리춤에 던져진 '생명의 징검다리'이기를 바래본다.

황동하_정치적-관념 산수화_모니터, 목재의자, 영상_00:35:00, 영상설치_2021

황동하_정치적- 관념 산수화_단채널 영상_00:35:00_2021 https://youtu.be/ewyPStGwLhM 황동하_정치적-관념 산수화 #2_단채널 영상_00:01:48_2021 https://youtu.be/I5KhAO1mjbM

'동파리(東坡里), 적벽(赤壁), 래소정(來蘇亭)'과 '동파 소식(東坡 蘇軾)'의 관련성은 10여 년 전 고지도를 살펴보고 다소간의 공부와 탐문을 통해 추론한 것으로. 이는 특정 연구자의 견해를 참고한 것이 아닌 '독학'의 결실이었다. 이후 이 '역사적 열매'를 '미술적 씨앗'으로 삼아 "역사적이며 문화적 함의가 깊은 장소를 어떻게 미술 형식 속에 담아 볼까"하는 사유의 여정을 거쳐 '청풍명월 전'이라는 꽃을 피운 셈이라 할 수 있다. ■ 황동하

이벤트 '모두가 소유하고 향유할 수 있는 바람과 달빛'이라는 '청풍명월 전' 기획안의 개념을 적용해, 전시된 '폴라로이드 양식의 북녘 사진'과 동일한 사진 1매 씩을 선착순 관람객 50명에게 선물할 계획.

Vol.20211011a | 황동하展 / HWANGDONGHA / 黃東河 / drawing.install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