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JONBER THE ANSWER?

공지선展 / GONGJISEON / 孔知善 / mixed media   2021_1013 ▶ 2021_1031 / 월,화요일 휴관

공지선_뭐라는거야 진짜_혼합재료_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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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후원 / 인천광역시_인천문화재단

관람시간 / 01:00pm~07:00pm / 월,화요일 휴관

공간 듬 space DUM 인천시 미추홀구 주승로69번길 22 (주안7동 1342-36번지) Tel. +82.(0)32.259.1311 cafe.naver.com/daggdum www.facebook.com/daggdum www.instagram.com/space_dum

공간 듬 20201 프로젝트 일환으로 진행되는 이번 전시는 '아무 일도 없었다'라는 부제를 달고 있다. covid-19가 시작된 이후 조금씩 변하기 시작한 일상과 익숙한 환경에서 낯설게 느껴지는 풍경에 대한 이야기이다. 전시는 3인의 작가가 3회에 걸쳐 릴레이로 진행하며 그 두번째 이야기 'IS JONBER THE ANSWER?'은 팬데믹 시대 속 작가의 불안한 생존을 관찰하며 스스로의 도구성을 기록한 전시이다. ● 『IS JONBER THE ANSWER?』 인터넷에서 '짤'로 통용되는 이미지의 파편들에서부터 시작한다. 각기 다른 이야기에서 파생된 이 조각들은 맥락이 배제된 채 막연히 현 상황을 '버티기' 위한 자조적 밈(meme)으로 치환된다. 이는 팬데믹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생존을 위한 몸부림이며 가야 할 앞날에 대한 불안의 나열이다. 작가는 이 과정을 통해 철저히 자신을 드러냄으로써 본업을 실행하기 위한 스스로의 도구성을 기록한다. 존버는 아이러니하게 '희망'을 이야기한다. 불안이 넘실거리는 지금, 우리에겐 존버가 답일까?

공지선_월세 구하기 소장정_종이에 인쇄, 34page_21×29.7cm_2021

#1 오늘도 슬금슬금, 금세 다가올 것만 같던 잠은 목전에 멈춰 시간을 조롱한다. 무거워진 눈꺼풀은 뜨고 있던 시간만큼 말라 빡빡하고 느리게 자맥질한다. 목이 마르지만 일어나면 눈앞에 다가온 잠이 달아날까 봐 바닥에 등을 붙이고 누워 움직일 생각을 하지 않는다. 그저 한시라도 빨리 잠이 들고 싶을 뿐이다. 내일도 일정이 바쁘기 때문이다.

공지선_파생된 이미지2(존버는 반드시 승리합니다)_면천캔버스에 유채_10×10cm_2021

#2 언제부턴가 깊은 잠을 잘 수가 없다. 피곤하단 말은 입꼬리에 항상 걸려있고 잠을 좀 자란 대답은 항시 돌아왔다. 숨이 끊어진 듯 까무룩 잠든 게 언제였는지 기억이 나질 않는다. 요즘 나는 편안하게 누운 상태에서 결코 잠자리에 들지 못했다. 그저 몸을 싣고 어디론가 가는 덜컹거림에서만 짧게나마 겨우 눈을 붙일 수 있을 뿐이었다.

공지선_파생된 이미지5(비명)_면천캔버스에 유채_10×10cm_2021

#3 팬데믹 이후 불안은 삶의 가장 큰 요소가 되었고 일상의 시간에 나란히 동반했다. 명확한 것이 없는 시간들, 발아래 땅은 무를 대로 물러가고 걷어차인 사다리 밑에서 올라갈 작은 돌계단을 찾기 일쑤였다. 그마저도 과욕이 된 지금, 살아가기 위해 우리는 작은 모래알들을 모아간다.

공지선_파생된 이미지5(어떤놈이 존버라 그랬어)_면천캔버스에 유채_10×10cm_2021

#4 하는 일이 뭐냐 누군가가 묻는다. 작업한다. 하니 대번 돌아오는 질문은 돈은 버냐. 그에 나는 네 벌어요. 다른 일로요. ● 처음엔 본업을 지속하기 위해 시작한 일들이었다. 재룟값, 대관료, 작업실의 월세, 하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았다. 작품으론 돈벌이가 되지 않았고 작업을 하기 위해선 돈이 계속 필요했다. 이제는 밥벌이를 위해 노동의 언저리에서 시간을 소비하며 육신을 피로하게 한다. 작업을 하기 위했던 노동은 작업보다 앞서 목적을 차지하게 되었고 나는 넘어가는 달력의 한 귀퉁이에서 이 모든 혼란과 미약함, 굴욕감, 부끄러움을 세어갔다. ● 예술가가 '일상'을 유지하기 위해 가져야 할 것은 무엇일까. 본업이 본업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매체에선 프로와 아마추어의 차이에 관해 이야기한다. 그 일로 돈을 벌 수 있으면 프로고 돈을 벌 수 없으면 아마추어라고. 그렇다면 나는 어느 간극에서 이렇게 배회하고 있는 것일까.

공지선_한놈만 걸려라_혼합재료_2021

#5 여행사를 다니던 A는 어느 회사의 물류센터에서 야간에 일한다. 항공사에 다니던 B는 무급휴직 중이다. C는 백수가 아닌 트레이더라고 불러달란다. 회계업무를 하는 D는 유튜브를 시작했다. E는 적은 연봉에 지쳐 이직을 위해 코딩 공부 중이다. 글을 쓰던 F는 현재 학원에서 아이들을 가르친다. 매일 인천에서 강남으로 출근하는 G는 N-Job 찾기 대장정 중이다. 노래를 쓰는 H는 카페에서 시간제로 일을 했지만 다음 주 부터 사장님께서 직접 일하신단다. 그림을 그리는 I는 6년째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 중이다. 뮤지컬배우가 꿈인 J는 레슨비를 벌기 위해 회사에서 웹 업무를 한다. 유통회사에 다니는 K는 요즘 들어 업무가 없어 회사 컴퓨터로 주식만 한다. 종종 모두가 이렇게 이야기한다. 내가 지금 뭘 하고 있는 거지?

공지선_흑흑흑_혼합재료_2021

#6 그럼에도 내일을 살아야 할 우리는 인내한다. 가빠지는 호흡을 애써 진정시키며 생에 존버('존나 버티다'의 줄임말로, 끝까지 막연하게 버티는 것을 의미) 한다. ■ 공지선

Vol.20211013f | 공지선展 / GONGJISEON / 孔知善 / mixed med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