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스한 섬 Warm Island

이언정展 / LEEUNJUNG / 李彦政 / mixed media   2021_1014 ▶ 2021_1231

이언정_따스한 섬展_경기만 에코뮤지엄_2021

● 위 이미지를 클릭하면 네오룩 아카이브 Vol.20110523a | 이언정展으로 갑니다.

이언정 홈페이지_www.pizmin.com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이 전시는 2021 안산문화재단 전문예술창작지원사업에 선정되어 진행되었습니다.

후원 / 안산문화재단 기획 / 이언정

2021_1014 ▶ 2021_1019 관람시간 / 10:00am~04:00pm / 월요일 휴관

경기만 에코뮤지엄 G-bay Eco Museum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대부중앙로 97-9 구 대부면사무소

2021_1023 ▶ 2021_1231 관람시간 / 상시관람

온라인 전시 www.pizmin.com

현실과 상상의 변증법적 미학 ● 천사의 존재를 믿는 사람이 있다. 반면 믿지 않는 사람도 있다. 작가 이언정은 어떨까? 아마도 천사의 존재를 믿는 예술가가 아닐까? 그가 어떤 특정한 종교를 믿고 있다는 의미가 아니다. 이언정은 현실에서 다른 것을 보고 있다. 그는 현실과 전혀 동떨어진 환상의 세계를 그리지 않는다. 시선은 늘 현실에 있다. 그렇지만 그가 보는 현실은 사람이 보는 것과 다르다. 어쩌면 이언정은 천사의 시선으로 우리가 사는 현실을 바라보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언정_따스한 섬展_경기만 에코뮤지엄_2021
이언정_따스한 섬展_경기만 에코뮤지엄_2021
이언정_따스한 섬展_경기만 에코뮤지엄_2021
이언정_따스한 섬展_경기만 에코뮤지엄_2021

현실을 포근하게 껴안는 상상 ● 현실은 냉혹하다. 슬픔과 아픔으로 가득하다. 하지만 분명 현실에는 행복도 있고, 기쁨도 있고, 평온함도 있다. 재미있는 일도 많이 생기고, 신나는 일도 발생한다. 그래서 현실의 어느 면을 보느냐에 따라 그 판단 기준이 달라진다. 이언정이 바라보는 세상은 평온하고 따뜻하다. 이번 『따스한 섬』 전시 제목처럼 그는 세상을 따스한 시선으로 바라본다. 작가의 작업 주제는 줄곧 '도시'였다. 그는 완공된 건물과 미완공된 건물이 혼재된 이집트의 수도 카이로의 도시 풍경을 그렸고, 도시화된 중국 베이징의 명소를 압축적으로 보여 주기도 했다. 전통과 현대가 섞여 있는 안동을 그렸고, 자연인 바다와 산업화의 상징인 중공업이 함께 존재하는 울산의 모습을 드러내는 작품을 제작하기도 했다. 또한, 세계적인 여러 도시를 리서치해서 표현하거나 주요 도시의 특징적인 모습을 섞어서 하나의 도시 풍경을 만들기도 했다. 최근에는 서울 강남의 세련됨과 아름다움을 담은 작업을 선보였다. 이러한 도시 풍경에서 이언정이 보여준 특징은 따뜻함과 평온함이었다. 삭막할 것만 같은 회색 도시숲도 작가의 시선과 손이 닿으면 동화 속의 한 장면처럼 변했다. 전광판에는 귀여운 캐릭터가 등장했고, 자동차는 앙증맞은 장난감처럼 표현되었다. 도시의 건물은 높았지만, 삭막함이 아닌 포근함 느낌을 발산했다. 도시의 풍경은 동화 속 풍경처럼 이야기가 가득한 공간으로 변했다. 이렇게 변모한 것은 이언정이 도시를 따스한 시선으로 바라보기 때문이다.

이언정_밤안개_캔버스에 실크스크린, 스텐실 판화_37.9×37.9cm_2021
이언정_밤안개_캔버스에 실크스크린, 스텐실 판화_37.9×37.9cm_2021

『따스한 섬』은 작가가 안산에 있는 대부도를 바라본 시선을 담은 전시다. 대부도는 섬이면서, 섬이 아닌 곳이다. 섬이었지만, 이제 시화방조제를 통해 육지와 이어져 있기 때문에 엄밀한 의미에서 섬은 아니다. 그래서 대부도는 독특한 면모를 가지고 있다. 도로로 쉽게 접근할 수 있어서 관광객이 많이 찾는 곳이면서도, 여전히 시골의 풍경을 간직하고 있다. 어느 곳은 도시화되어 고층 건물이 들어서고, 펜션타운이 형성됐지만, 작물을 키우는 논과 밭이 넓게 펼쳐져 있고, 특산물을 키우는 비닐하우스가 곳곳에 설치되어 있다. 섬이면서 섬이 아닌 곳, 관광지와 일반 시골의 특성이 중첩된 곳, 도시적인 면모와 시골의 풍경이 동시에 존재하는 곳. 이언정의 작업에는 이런 대부도의 특성이 스며 있다. 그렇다고 그가 이런 특성을 전면에 내세우지는 않는다. 그는 대립하는 요소를 품고 있는 환상의 대부도를 우리에게 보여준다.

이언정_따뜻한 섬_리넨천에 유채_220×240cm_2021
이언정_따뜻한 섬_리넨천에 유채_220×240cm_2021_부분

작가의 작업에서 대립하는 요소가 유기적으로 하나가 되는 상황은 빌딩과 논밭이 동시에 존재하는 모습이나(「따뜻한 섬」), 육지와 섬의 의미가 함께 담겨 있는 시화방조제의 모습(「시화방조제」)—이 작품은 동틀 때와 해 질 녘의 모습이 동시에 담겨 있다—, 펜션타운의 낮과 밤을 함께 드러내는 방식(「펜션타운-낮」, 「펜션타운-밤」), 인공물은 구상적으로, 자연현상은 추상적으로(「아침일출」 연작, 「일몰」, 「밤안개」, 「밤 풍경」) 작업하여 하나의 전시로 보여주는 방식 등으로 나타난다. 이러한 대립적 요소는 현실을 포근하게 껴안는 작가의 다른 시선 속에서 새로운 모습을 갖게 된다.

이언정_일몰_캔버스에 실크스크린, 스텐실 판화_37.9×37.9cm_2021
이언정_일몰_캔버스에 실크스크린, 스텐실 판화_37.9×37.9cm_2021

천사의 시선: 현실과 상상의 변증법 ● 이언정이 드러내는 다른 시선은 현실과 상상의 변증법적 면모를 보인다. 그는 현실과 유사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현실 지형을 3D로 모델링한다. 하지만 현실적인 입체감을 지닌 3D 모델링(숲, 밭, 호수, 도로, 건물 등)은 그 형상 자체가 동화적이다. 이 예비 이미지는 작가의 눈과 손을 거치면서 이야기를 품은 장면으로 변한다. 숲과 나무는 솜사탕처럼 몽글몽글하고, 호수는 젤리같이 말랑말랑하며, 논밭은 부드러운 카스텔라 조각들처럼 폭신하다. 건물들이나 자동차, 도로는 탐정 소설에 나올 법한 모습을 하고 은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렇게 현실의 모습이 작가에 의해 변하는 과정은 대단히 변증법적이다. 그가 3D 모델링으로 얻고자 하는 것은 현실(테제, thesis)이지만, 이것을 바탕으로 직접 채색하고 이야기를 덧입힘으로써 현실을 비현실적 시선과 서사(안티테제, antithesis)로 완성해간다. 그로 인해 현실과 상상이 중첩된 이미지가 탄생(진테제, synthesis)한다. 이것이 이언정이 보여주는 현실과 상상의 변증법적 미학이라 할 수 있다. 이런 미학이 가능한 것은 장면의 현실성보다는 보는 이의 새로운 시선이 작업의 중심에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 새로운 시선은 무엇일까? 누구의 시선일까? 이것은 이언정의 작업을 관통하고 있는 주요 특징을 통해 추측해 볼 수 있다.

이언정_밤 풍경_캔버스에 실크스크린, 스텐실 판화_27.3×27.3cm_2021_부분
이언정_밤 풍경_캔버스에 실크스크린, 스텐실 판화_27.3×27.3cm_2021

작가의 작업 맥락에서 드러나는 주요한 특징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 위에서 내려다보는 부감 시점이라는 점, 둘째, 건축물이나 지형의 거리감이나 입체감을 최대한 현실적으로 구현하면서도(3D 모델링) 표현은 환상적이라는 점(수작업), 셋째, 특정 지역에서 느낀 요소를 추상화하여 드러낸다는 점이다. (작가는 대부도에서 느꼈던 감정과 상징적 요소를 「아침일출」 연작, 「일몰」, 「밤안개」, 「밤 풍경」의 추상적 작업으로 선보였다.) 이러한 세 가지 특성은 언뜻 보기엔 서로 연결점을 찾기 힘들다. 과연 작가가 보여주는 방식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존재가 있을까? 그런데 이렇게 바라보는 존재가 있다. 하늘에서 내려다볼 수 있고, 현실을 환상의 시선으로 볼 수 있는 존재, 때로는 그곳의 요소를 추상적으로 볼 수 있는 존재. 바로 신적 존재다. 나는 이 존재를 '천사'라고 명명하고 싶다. (이언정은 작품에 구원이나 기적, 초능력과 같은 무거운 내용을 담지 않는다. 그는 현실을 동화 같은 이야기가 펼쳐지는 곳으로 보여준다. 따라서 작가의 작품에서 드러나는 시선은 '신'보다는 '천사'의 시선이 더 타당해 보인다.)

이언정_아침 일출_D1_캔버스에 실크스크린, 스텐실 판화_27.3×27.3cm_2021
이언정_아침 일출_D1_캔버스에 실크스크린, 스텐실 판화_27.3×27.3cm_2021

천사는 우리의 삶을 하늘에서 바라본다. 그가 보는 우리의 모습은 단순한 현실이 아니라, 영적인 분위기까지 포함한다. 그리고 때로는 세상을 전혀 다른 영적인 형태로 바라보기도 한다. 천사가 바라보는 자연현상은 인간과 전혀 다를지도 모른다. 천사가 우리의 삶을 바라보는 시선은 이언정이 보여준 이미지와 교차하는 지점이 많다. 더불어 천사는 (종교적 색채를 지니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동화 속에서 자주 등장한다는 면에서 동화적인 감수성을 드러내는 작가의 작업과도 연결점이 있다. 당연히 작가가 천사의 시선을 생각하며 자신의 작업세계를 구축해 나갔다고 보는 건 무리가 있다. 그의 작업노트나 대화 속에서 '천사'라는 단어가 전혀 등장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그가 특정 종교를 언급하지도 않았고, 그와 그의 작업에서 어떤 종교적 색채가 감지되지도 않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천사의 시선'으로 그의 작업을 해석할 수 있는 것은 형식적인 부분과 내용적인 부분에서 작가가 드러내고자 하는 맥락을 이 시선이 포괄하고 있기 때문이다. 작가가 현실을 드러내는 방식이나 현실을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점 등은 천사의 시선으로 수렴할 수 있다.

이언정_잇는 다리 1, 2_디지털 프린트_50×40cm×2_2021

이언정은 현실과 상상을 넘나들고, 구상과 추상을 횡단한다. 그는 3D 모델링부터 유화와 아크릴화, 판화, 입체 등에 이르기까지 재료와 기술을 복합적으로 사용하면서 작품을 완성한다. 그렇지만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 바로 대상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이다. 그래서 그의 시선은 천사의 시선과 많이 닮았다. ■ 안진국

이언정_펜션타운 - 낮_캔버스에 유채_37.9×37.9cm_2021
이언정_펜션타운 - 밤_캔버스에 유채_37.9×37.9cm_2021

이 프로젝트는 3년 전 불안했던 서울을 떠나 안산 대부도에 거주하게 되면서 일상과 작업에서 안정감과 편안함, 행복을 느끼게 되었던 본인의 개인적 경험에서 출발했습니다. ● 안산과 대부도의 공간답사와 리서치를 통해 일상적 공간에서 얻는 자극과 지각, 기억을 수집하였습니다. 온라인 리서치를 통해 익숙한 장소들이 지닌 과거의 이미지들을 찾아보고, 시간과 계절에 따른 답사를 통해 빛과 온도, 외부적 요인과 공간의 변화를 추적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이전까지 표현하지 못했던 비가시적인 지점들―공간에 대한 개인의 모든 감각을 표현하는 창작 실험을 진행하였습니다. 상상과 작가적 감성을 통해 안산과 대부도를 특별한 시공간으로 그려냅니다. 즉, 주된 활동 공간을 인식하는 본인의 감성과 태도가 묻어나는 작업을 시도하였습니다.

이언정_대부 굿나잇_디지털 프린트_40×50cm_2021
이언정_따스한 섬展_경기만 에코뮤지엄_2021

대부도 내 에코뮤지엄에서의 전시를 통해 이를 대부도와 안산의 주민들 공개하였으며, 온라인 웹 페이지와 SNS에도 선보입니다. 관람자들은 오랜 세월 이곳에 거주하며 쌓이고 각인된 경험과 인식을 전시를 통해 깨뜨리고 다시 보는 계기가 됩니다. 또한, 이곳에서만 느낄 수 있는 정취와 정서를 통해 공감대를 얻고 다양한 도시에서 삶을 사는 불특정한 감상자들과도 작업을 나누며 소통하고자 합니다. ■ 이언정

Vol.20211014g | 이언정展 / LEEUNJUNG / 李彦政 / mixed med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