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 위 파도, 가슴 밑 구름

곽아람_유지인_임윤묵_임지민展   2021_1019 ▶ 2021_1102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후원 / 충청북도_충북문화재단 협력 / 이목화랑_주식회사 믐 주최 / 작업실에 놀러 온 캠코더(www.youtube.com) 기획 / 임윤묵_백필균

관람시간 / 11:00am~06:00pm / 주말_11:00am~05:00pm

이목화랑 YEEMOCK GALLERY 서울 종로구 북촌로 94(가회동 1-71번지) Tel. +82.(0)2.514.8888 www.yeemockgallery.co.kr

'작업실로 놀러 온 캠코더'(이하 작놀캠)는 구글 유튜브(www.youtube.com) 채널로, 2021년 1월 유지인과 임윤묵이 개설하고 첫 방송했다. 채널 운영진은 개별적으로 고유한 관성을 이어가는 작가이자 예술생태계 구조를 탐문하는 기자로서 대중언론과 다르게 문화예술을 매개하는 기획 및 실천에 접근한다. 유지인이 앞서 대중매체 프로그램 양식를 영상에 차용하는 방법이나 임윤묵이 도시 풍경 단편을 회화로 재현하는 방법에서의 표현은 작놀캠-예술적 콜랙티브 활동에서 확장한다. ● 작놀캠은 그 활동의 연장선에서 전시 《머리 위 파도, 가슴 밑 구름》을 열었다. 이번 전시는 도시 풍경을 재현하는 작업물이 특정한 장소와 서사에 설치와 퍼포먼스로 결합하는 방법을 모색한다. 작놀캠 운영자 유지인, 임윤묵과 초대작가 곽아람, 임지민은 작업물을 들고 놀이터, 운동장, 공터, 건물 옥상으로 향했다. 그곳은 방문자에게 아무것도 강요하지 않는다. 종이, 캔버스, 천에게 자리를 내준 그곳에서 임지민은 올려놓고, 임윤묵은 덮는다. 유지인은 반복하고, 곽아람은 겹친다. 혹은 모두가 올려놓고, 덮고, 반복하고, 겹친다. 4명의 작가는 각자 준비한 동작을 이행했고, 본인 작업을 소개하는 음성을 남겼다. 그 담담한 목소리는 머리 위 파도, 가슴 밑 구름. 이번 전시는 그 고요한 움직임 너머 거대한 '심장'의 분명한 파장이다. 

곽아람_Look From Above(위에서 보기)_장지에 수묵채색_124×124cm_2021
곽아람_Look From Above Ⅱ(위에서 보기 Ⅱ)_장지에 수묵채색_70×31cm_2021
곽아람_밤 일기 드로잉_장지에 수묵채색_각 22×27.3cm_2018

곽아람은 도시를 관조하며 도시인의 삶을 서정적 운율과 회화로 옮긴다. 그의 회화는 얇은 색 층을 여러 번 겹쳐 또 다른 '도시'를 짓는다. 그곳은 너무 한낮의, 한밤의 공기가 머무는 곳. 곽아람은 누군가 숨가쁜 시간을 달렸던, 불안으로 어둠에 숨어들었던 이곳를 해체하고 그의 또 다른 도시를 제안한다. 최근 그의 회화는 위성 촬영 사진을 참조해 건물 옥상과 지표면 사이 공간을 압축하고, 그 도시를 가득 채운 햇빛 한가득과 여전히 분명한 존재들을 드러낸다.

유지인_두꺼비집_단채널 영상, 컬러, 사운드_00:01:28_2021
유지인_옥수수수염 땋기_단채널 영상, 컬러, 사운드_00:01:28_2021

유지인은 과거 옥수수 밭이었던 아파트 단지에서 작은 공터를 찾아 그곳에 야외 스크린을 설치한다. 그 스크린 위로 옥수수 수염 가닥을 땋는 손길이 등장한다. 기억 속 옥수수밭으로 뻗은 손길과 가상의 옥수수밭을 품은 아파트 그늘은 도시개발 전후, 그 시차를 견디며 도시 이미지에 미세한 균열을 일으킨다. 공터에 맴도는 오래된 바람 한줄기가 그의 손에 붙잡힌다.. 

임윤묵_공을 그리는 방법_장지에 유채_78.5×144.cm_2021
임윤묵_공을 그리는 방법 Ⅱ_장지에 유채_78.5×144.cm_2021
임윤묵_공을 그리는 방법 Ⅲ_장지에 유채_104×78.5cm_2021

임윤묵은 아무도 없는 운동장에 놓인 어느 공들의 이야기를 그렸다. 전례 없는 전염병을 피하느라 운동장으로 모이지 못하고 곡면의 몸에서 평면의 몸으로 바뀐 공들의 사연이 있다. 이 공들은 본래 몸을 채우던 공기가 떠나자 자신의 몸에 어떤 놀이의 흔적을 새겼다. 운동장 흙바닥 위에 남겨진 크고 작은 발자국과, 나뭇가지로 성실히 그은 선들은 누군가의 그림자가 얹히는 순간을 기다렸고, 그 또한 그랬다.

임지민_꽃잎과 그림자(Petals and shadows)_캔버스에 유채_40×40cm_2021
임지민_두번째 단서(Second clue)_캔버스에 유채_40×40cm_2021.
임지민_안녕_2(Hello or Good-bye_2)_캔버스에 유채_30×30cm_2021
임지민_흩날리는 잎들(Fluttering leaves)_캔버스에 유채_40×40cm_2021
임지민_○○○에게(To ○○○)_캔버스에 유채_30×30cm_2021

임지민의 그림들은 이번 전시에서 다른 그림들과 마찬가지로 전시실에서 전시장으로, 혹은 그 반대로 옮겨졌다. 그는 놀이터 기구들을 벽과 좌대로 삼아 그림을 걸거나 올려놓는다. 본래 네모난 화판은 각진 모서리를 둥그렇게 취함으로써 어린이들의 둥근 얼굴을 닮아간다. 대사 없는 임시적 연극에서 나뭇잎과 손등이 단독으로 등장하는 그림은 그의 자전적 서사를 파편적으로나마 속삭인다.

머리 위 파도 가슴 밑 구름展_이목화랑_2021
머리 위 파도 가슴 밑 구름展_이목화랑_2021
머리 위 파도 가슴 밑 구름展_이목화랑_2021
머리 위 파도 가슴 밑 구름展_이목화랑_2021
머리 위 파도 가슴 밑 구름展_이목화랑_2021
머리 위 파도 가슴 밑 구름展_이목화랑_2021

머리 위 파도가 몰아치고 부서지고 가슴 밑에서 구름이 모이고 흩어지는 어느 날, 이곳의 회화는 도시를 닮음으로써 도시를 긍정하지 않는다. 예술은 그곳의 사람들에게 무엇인가. 똑같은 파도와 구름은 없지만, 변치 않는 약속 하나를 지켜간다.  ■ 백필균

Vol.20211018f | 머리 위 파도, 가슴 밑 구름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