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민展 / YIHYONMIN / 李顯旻 / painting   2021_1028 ▶ 2021_1107 / 월요일 휴관

이현민_하얀 그림자_화선지에 수묵_23.5×35cm_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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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후원 / 광주은행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월요일 휴관

금호미술관 KUMHO MUSEUM OF ART 서울 종로구 삼청로 18(사간동 78번지) 3층 Tel. +82.(0)2.720.5114 www.kumhomuseum.com

그동안 종이보다는 허공에 그려댄 그림들이 훨씬 많을 거다. 그것은 말하자면, 숨으로 그리는 것이라서 쉽게 그려지지만 또한 동시에 사라진다. 그래서 한 번도 완성된 적이 없다. 하지만 늘 숨을 자각하고 그 리듬과 형태를 따라 그리고 싶다고 생각한다. 내게는, 그리기를 지속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전시 『숨』에 관하여)

이현민_고향_한지에 채색_37×52cm_2017
이현민_도마뱀_한지에 채색_38×44cm_2017
이현민_시간의 틈새_한지에 채색_42×42cm_2018
이현민_밤의 깊이_화선지에 수묵_35×23.5cm_2020

나날의 생활과 흔한 감정들을 소재로 하여 그리지만, 가시적인 이미지보다는 그것들이 나의 내면에 어떤 형태와 질감으로 맺히는지에 더 집중한다. 그러다보니 계획적인 그리기와는 자꾸만 멀어 진다. 즉흥적이며 순간적인 발상을 따라 시작하는 경우가 많고, 이미 칠한 것이 마르기 전에 붓질은 미끄러지고 번지기를 반복하기 일쑤다. 그러다보면 다른 것은 생각나지 않고 내가 그리고 있는 획과 속도만이 자각되는 순간이 꼭 온다. 이것은 무언가 기억해내고 찾으려는 몸짓이지만 동시에 그것을 지우고 잊으려는 몸짓처럼 느껴진다. 그렇게 지우고 긋고, 지우고 칠하는 과정 속에서 그림은 의외로 짧은 호흡으로 완성된다. 때로 꽤 오랜 시간 마음속에서 씹고 자르고 뭉개고 하다가, 껌이나 탄식처럼 툭! 내뱉듯이 그려내기도 하지만 말이다. (2019년 작가노트 중에서)

이현민_동굴_화선지에 수묵_35×23.5cm_2020
이현민_오후5시, 장어가 걷는다, 나는 잠긴다_화선지에 수묵_23.5×35cm_2021
이현민_폭설_화선지에 수묵_35×45.5cm_2021
이현민_식탁_한지에 채색_46×34.8cm_2021

나는 그림이 생활과 예술의 경계에서 이루어진다고 생각한다. 그 경계는 아주 좁고 깊은 틈새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때로는 아주 광막한 넓이를 가지는 것도 같다. 어쨌든 내가 그림을 그리는 시공간은 그런 곳인 것 같다. 연속되는 삶의 장면과 순간들을 있는 그대로 보고 인식하면서도 그 사이의 단락과 틈새에서 발생하는 환영과 신호를 잘 감지해야 한다. 그래야 현실과 판타지 혹은 현실과 그리기가 공존하면서 지속 가능해진다. 최대한 공평한 시선으로 삶을 바라보려 하고, 그런 중에 간혹 그려지는 그림들은 그 현실의 밀도로 피로해진 감각과 감정들을 위무하고 격려한다. 그로써 내가 차분하게 가라앉고 비로소 얌전해지면, 다시 현실을 바라볼 시력과 말단의 감각을 얻는다. 이런 것이 하나의 기제가 되어 반복되는 것을 본다. 규칙적인 것은 아니지만, 배가 고파지면 간소하게나마 음식을 하고, 무언가 견딜 수 없는 느낌이 들 때 작업실을 청소한다. 그런 구체적인 삶의 행위들이 가끔은 그리기의 행위와 교차하며 섞일 때가 있는데, 바로 그런 때, 나는 살아있음을 느끼면서, 내가 '화가'라고 생각한다. (2021년 작가노트 중에서) ■ 이현민

Vol.20211028a | 이현민展 / YIHYONMIN / 李顯旻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