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ublic Vision

2021_1106 ▶ 2021_1130 / 일,월요일 휴관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참여작가 / 박윤지_이상민

기획 / 임서진 협력 기획 / 안영은 그래픽 디자인 / 미아박 후원 / 스펙트럼 갤러리_한국문화예술위원회

관람시간 / 12:00pm~07:00pm / 일,월요일 휴관

스펙트럼 갤러리 SPECTRUM GALLERY 서울 용산구 회나무로32길 2-3 (이태원동 211-22번지) Tel. +82.(0)2.6397.2212 www.spectrumgallery.co.kr @spectrumgallery_official

전시 『Public Vision』은 '공적 시각'에 대한 질문으로부터 출발한다. 다시 말해, 이는 공적 영역에서 통용되는 시각의 속성을 묻는 것이라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시각은 사적 영역과 공적 영역 모두에 존재한다. 두 영역에 각기 속하는 시각이란 실은 개인의 의식 속에서 양분하기 어렵게 이미지의 잔상을 서로 꾸어 준다. 더욱이 인터넷상에서 이미지의 생산 방식과 내용을 개인화하는 전략이 마케팅의 "진솔한" 동반자가 되는 상황에서, 사적 시각과 공적 시각의 경계는 이전보다 더 유동적인 것이 되었다. 그럼에도 이 경계를 나누어본다면 여기서 사적 영역은 감각이라는 단위가 자리하는 곳이며, 공적 영역은 서사가 유통되는 곳이다. 익숙한 이야기 형식을 의미하는 서사란 많은 사람이 어렵지 않게 추측하고 교환할 수 있는 문화적 원형으로 기능하면서, 다수의 의견이 모이고 형성되는 공적 영역을 통해 공중에게 전해진다. ● 그렇다면 서사로 구축되기 이전의 감각은 어떤 지위를 가지며, 사적이라고 이해되는 감각이 공적 영역에서 감지되기 위해서는 어떤 의식을 거치는 걸까? 감각은 개인의 일차적 경험에 대한 초기 대응으로 발생한다. 그렇기 때문에 감각은 가장 구체적이지만, 그 형태가 파편적이기 때문에 추상적이라고 여겨진다. 어떤 경험은 형언하기 어려운 감각으로 머물다가 시간이 흐른 뒤 사회적인 이름과 서사를 얻게 된다. 심화된 자본주의 사회 안에서 인종, 젠더, 섹슈얼리티, 민족성이 복잡하게 교차하는 계층화된 경험의 감각들이 어느 시점에 여러 지적·정서적 언어로 쏟아져 나오는 것이 그 사례들이다. 어떤 감각은 이유를 알 수 없는 향수, 기시감, 혹은 심리적 트리거 등의 형태로 잠복해있다. 이처럼 실제로 존재하는 감각이 휘발되지 않고 사회적인 존재감을 가지게 되는 방법 중 하나는 서사가 되어 뭉툭하게나마 공적 영역에 유입되는 것이다. 이러한 구도 안에서 감각은 서사를 전달 수단이자 생존 전략으로 이용하게 된다.

Public Vision展_스펙트럼 갤러리 1층_2021

감각을 번역하는 작업 ● 전시는 감각 단위의 경험을 재연하는 박윤지와 이상민의 작업을 조명한다. 이들이 활용하는 전화기, 금속 소재의 조형물, 그리고 혼합 현실 스크린과 같은 매체는 그것의 창작자와 작품을 살피는 사람 사이를 잠재적으로 잇는 장치이자 사건으로 기능한다. 작가들의 작업이 매개하고자 하는 감각은 개인적인 시간 속에서의 시선(박윤지)과 가장 고립된 시공간 속에서의 사유(이상민)다. 감각이라는 단위와 그 내용이 개인에 가까이 있을 때, 우리는 종종 그것을 부정적인 의미에서 무질서하고, 모호하며, 사적이라고 인식한다. 그러나 『Public Vision』은 감각을 복수의 공적 영역을 생성할 가능성을 가진 상태로 바라본다. 전시가 담는 작업들은 감각을 서사로 탈바꿈하는 이양적 방법이 아닌, 감각을 또 다른 감각으로 번역하는 탈중심적 방법을 취한다. 물은 파도를, 파도는 곧 재난을 떠올리게 하는 것처럼, 은유와 비유의 단계를 거친 연상 감각들이 느슨한 공동체를 이룬다. 그 감각은 번역의 번역의 번역을 지나 타인의 일부와 연결될 수도 있을 것이다.

박윤지_sightseeing_current scene_오브제 설치, 혼합재료_72×32×41cm_2021
박윤지_sightseeing_current scene_오브제 설치, 혼합재료_150×23×31cm_202

박윤지의 오브제 설치 작업 「sightseeing_current scene」(2021)의 금속 표면은 거울처럼 주변 환경을 비춘다. 시시각각 조용히 움직이고 있는 햇빛과 관람자의 동선에 따라서 작업이 반사하는 빛의 반짝임은 계속 모습을 바꾼다. 눈이 감지할 수 없는 순간에도 눈 앞의 풍경은 변화하고 있다. 이때 관람자는 지금 당장 연속 발생하고 있는 새로운 풍경을 바라보지만 그 찰나의 사건들은 쉽게 감지되지 않는다. 매일 마주하는 빛 그리고 현재라는 시간은 그것의 보편성과 반복성 때문에 종종 비생산적이고 비사건적이라고 여겨지기 때문이다. 박윤지의 작업은 사건으로 가득 찬 생산적 시간과 역사적 서사의 바깥에 있는 감각을 조용히 담고, 또 반사하며 『Public Vision』의 전시 환경을 비추고 있다.

이상민_light that flickers when i think of death_ 유선 전화기, 스틸, 전선, 조명_155×40×40cm_2021
이상민_0%_혼합현실, 사운드, 태블릿 PC, 설치물_가변설치, 00:11:11_2021
이상민_untitled_필름에 UV 프린트_200×140cm_2021

이상민의 설치 작업 「light that flickers when i think of death」(2021)는 작가가 죽음을 떠올릴 때 전화기가 울리는 작업이다. 전화벨이 울릴 때 작은 빛이 함께 깜박거린다. 언제 울릴지 알 수 없는 전화를 받게 될 이는 잠시나마 작가와 침묵의 대화를 나누게 되겠지만, 전시장이 닫힌 후 걸려온 전화는 수신자가 없는 상태에서 무용한 신호로 전시장을 채우게 될 것이다. 작가의 내적 상태를 암시하는 이 간헐적인 울림은 공적 공간인 전시장 안에서 처리하기 곤란한 어떤 신호가 된다. 「0%」(2021)는 전시에 함께 참여하는 박윤지의 작업에 대한 단상을 기점으로 릴레이처럼 이어지는 감각의 경로를 탐색하는 작업이다. 이는 박윤지 작업의 빛나는 상으로부터 떠올린 가정 공간의 침식, 그 가운데 피어오른 물 아지랑이의 비침을 상상하며 제작되었다. 작가는 머릿속에 그리는 장면을 타인에게 온전히 전하는 이상적 연결을 상상하지만, 그 현실적 불가능성에 부딪히는 경험을 이 작품에 담고자 했다. 작업에 등장하는 텍스트는 영화 감독 김예솔비와 함께 쓴 한 편의 시로, AR/VR 환경 속에서 관객과 독자 사이를 오가는 시선을 중첩시키려 했다. 카메라가 실행되면서 '투명'해진 스크린은 닿고 싶었던 것으로의 경계를 흐리는 환영적 역할을 수행한다.

Public Vision展_스펙트럼 갤러리 2층_2021

"Public Vision" ● 전시를 통해 그리는 공적 시각은 감각의 수신자가 자신에게 떠오르는 감각을 투영, 굴절, 반사 시키면서 이내 발신자가 되는 경로 안에 존재하는 것이다. 여기서 공적 시각은 부유하는 감각이 안착하기를 기다리는 과정에서 형성된 전망과 상상으로, 서사라는 매끄러운 형식으로 재빨리 환원된 후 생성된 공적 시각과는 다른 성격을 가진다. 이와 같은 공적 시각이 누울 자리인 공적 영역은 아직 이름 없는 감각이 존재하는 곳, 부정성으로부터 고귀하고 아름다운 것을 찾아내는 곳, 시와 시간에 자리를 내어주는 곳이다. 1982년 뉴욕의 화이트 칼럼스(White Columns)에서 열린 동명의 전시 또한 공적 시각과 자아(self)의 관계를 더 뚜렷하게 가시화하고자 했다. 일부 작업은 여성의 모습과 여성의 욕망으로 추정되는 시각적 표상이 공적인 장에서 통용되는 방식을 비판적으로 고찰하며 시각과 관람자를 초월적 대상이 아닌 사회적 구성체로 바라보도록 했다. 전시는 관람자에게 이미 자연스러운 이미지, 언어, 자아가 아닌 것들에게 열린 공간으로서 만들어졌다. 2021년도의 『Public Vision』 또한 작은 공적 영역으로서 지금 필요한 열린 공간을 제공하고자 한다. 전시는 완결되지 않은 시선과 파편적인 주체성의 감각을 섣불리 서사화하기보다, 번역의 행위를 거듭하는 중에 타인과의 접점을 찾기를 기대한다. 따라서 이들 두 명의 작가가 제안하는 감각은 엄격하게는 개인에게 귀속될 것이지만, 그것은 또 다른 개인의 시선과 사유에 닿기 위한 방법으로 나아가며 새로운 공적 시각과 공적 영역을 만들 가능성을 마련한다. ■ 임서진

박윤지는 영상과 사진, 설치를 주된 매체로 사용하여 빛과 시간, 그리고 삶의 관계에 대해 탐구한다. 2018년 아카이브 봄에서 첫 번째 개인전 『white nights』, 2019년 공간 사일삼에서 두 번째 개인전 『tomorrow』, 2020년 OCI 미술관에서 세 번째 개인전 『past present』, 2021년 성북예술창작터 윈도우갤러리에서 네 번째 개인전 『underwater』를 열었다. ● 이상민은 기획을 구상하거나 영상을 만들거나 타인의 작업을 돕는 노동자로서 활동한다. 미미하고 스쳐 지 나가기 때문에 재현할 수 없는 순간과 존재들에 관심을 가지고, 이들을 담아내기 위한 적합한 매체를 탐구하 는 방식을 중력 삼아 여러 동떨어진 분야를 횡단한다. 최근 온라인 시 플랫폼 『시홀』(2020) 을 기획했으며, 연출작 「7011」(2020)은 제 46회 서울독립영화제에서 새로운 선택상을 수상했다. ■ 스펙트럼 갤러리

Vol.20211107d | Public Vision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