덩어리의 방 A Lumpy Room

민정수展 / MINJUNGSOO / 閔貞守 / sculpture   2021_1109 ▶ 2021_1114

민정수_덩어리의 방展_사이아트 스페이스_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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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정수 홈페이지_www.minjungsoo.com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2:00pm~06:00pm

사이아트 스페이스 CYART SPACE 서울 종로구 윤보선길 28(안국동 63-1번지) B1 Tel. +82.(0)2.3141.8842 www.cyartspace.org www.42art.com

욕망의 프레임 혹은 덩어리의 방, 이 구조들로부터 발견하게 되는 인간 내면 세계에 대하여 ● 민정수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어린 아이 형태의 인형 파편들 그리고 의자와 액자 프레임 등을 이용하여 일견 낯설고 다소 그로테스크한 느낌마저 주는 미묘한 장면이 연출된 오브제 설치 작업을 보여주게 된다. 작가의 작업을 자세히 살펴보면 작가는 어린 아이들이 흔히 가지고 노는 아기 모양의 인형을 대량으로 사용한 것을 볼 수 있는데 이 인형들은 고온의 열로 녹여서 작업을 하였기 때문인지 그 수많은 인형들은 서로 눌어붙어서 울퉁불퉁 튀어나온 작은 덩어리들이 모여 커다란 덩어리가 되어 있고 이 덩어리는 의자 위에 올려져 있거나 액자나 거울의 프레임이었던 것으로 보이는 틀을 뚫고 나온 상태로 연출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작가는 이와 같은 작업에 대해 인간의 욕망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하였다고 한다. 그리고 이번 전시의 주제를 "덩어리의 방"이라고 하였는데, 이때 작가가 말하는 덩어리는 울퉁불퉁 튀어나오고 있는 작은 덩어리들을 말하면서 이 덩어리들이 욕망이라고 한다면 방은 자신의 마음일 수 있다고 말한다.

민정수_A Lumpy Room-Your and Our Room_ 의자, 액자, PVC 인형 팔·다리_128×94×96cm_2019
민정수_A Lumpy Room-My RoomⅠ_ 거울프레임, PVC 인형 팔·다리_152×62×56cm_2021
민정수_A Lumpy Room-My RoomⅡ_ 거울프레임, PVC 인형 다리_114×51×62cm_2019

작가는 이처럼 인간을 고찰하며 작업을 해오는 가운데 특별히 인간 욕망의 문제에 주목하면서 이 욕망은 인간과 세계를 바라보는 인간의 관점의 변화, 시각 프레임 변화의 문제라고 생각하게 되었던 것 같다. 그의 작가노트를 보면 어린 시절 자아를 인식하지 못하였을 때로부터 그 이후 어느 순간 성인이 되면서 '나'를 인식하고 '욕망'을 갖게 되는 상태로 바뀌게 되고 인간의 인식적 프레임이 근본적으로 변환하게 되는 것에 대해 사유해온 여러 내용이 들어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작가는 이러한 사유 과정에서 그의 작업 역시 이와 같은 자신의 사유를 연장할 수 있는 한 방법으로 보고, 작업을 통해 인간 내면의 욕망에 대해 그리고 인간의 시각 프레임에 대해 탐색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하게 되었던 것 같다. 이러한 측면에서 보게 되면 민정수 작가의 작업에는 인간과 인간의 욕망을 바라보는 작가적 사유 방식이 어떠한 것이었는지에 대해 이해할 수 있는 시각적 장치들이 설정되어 있는 것으로 판단되며 여기에는 여러 가지 의미들이 담겨있을 것임을 예상할 수 있게 된다.

민정수_A Lumpy Room-My RoomⅢ_ 거울프레임, PVC 인형 다리_118.5×44×36cm_2021
민정수_A Lumpy Room-My RoomⅣ_ 거울프레임, PVC 인형 팔·다리_82×77×32cm_2021
민정수_A Lumpy Room-My RoomⅤ_거울프레임, PVC 인형 팔_70×45×43cm_2019

이와 같은 맥락에서 보면 그의 작업에서 수 많은 어린 아이 형상의 인형들이 일정한 형태의 액자나 거울의 프레임 밖으로 튀어나오고 있는 상황을 보여주는 것이나 의자와 같은 고정된 위치에서 넘쳐 올라오는 것과 같은 상황을 보여주고 있는 것은 어린 아이의 위치에서 욕망 존재로의 인간 변이 과정을 잘 보여주는 것으로 이해될 수 있다. 여기서 작가는 인간 역시 자연의 만물 중 하나이기에 인간이 어린 아이 시기에는 자연의 법칙대로 작동되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겠으나 이 어린 생명체로서의 인간이 '자아'를 인식하고 '욕망'하는 존재로 변화하는 순간, 어린 아이의 형상은 해체되어 형상을 알아보기 힘들 정도가 되고, 이는 프레임 밖을 향해 고정된 위치로부터 벗어나 순식간에 쏟아져 나오는 것을 보여주고 있는 것 같다. 여기서 마치 판도라의 상자를 열게 된 것처럼 무언가 튀어나와 꿈틀거리고 있는 수 많은 작은 덩어리들은 무엇이라고 명확히 정의하기 어려울 수 밖에 없는 인간 내면 세계의 알 수 없는 것들에 대해 상징적으로 잘 보여주는 것으로 읽혀진다.

민정수_A Lumpy Room-Your RoomⅠ_액자, PVC 인형 팔·다리_89×73×56cm_2021
민정수_A Lumpy Room-Your RoomⅡ_액자, PVC 인형 두상_111×50×24cm_2019
민정수_A Lumpy Room-Our RoomⅠ_의자, PVC 인형 팔·다리_95×52×45cm_2019

그리고 이와 함께 특별히 눈여겨보게 되는 것은 작가가 보여주고 있는 인간 내면의 형상이 한 인간의 개별적 모습이 아니라 수많은 인간의 형상이 하나의 덩어리로 녹아있는 모습이라는 점일 것이다. 꿈틀거리며 쏟아 오르고 있는 손과 발 머리 등의 형상은 인간의 모습처럼 보이는데 하나의 덩어리로 눌어붙어 있는 것 같은 모습은 작가가 제안하는 것처럼 내 안에 녹아 들어 온 타자의 욕망의 흔적들로 해석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흔적들은 인간이 성숙하는 가운데 자아가 형성되는 과정에서 유입된 언어적, 문화적 흔적일 수 있다. 작가는 그러한 것들이 인간에게 프레임으로 작동해 왔고, 인간의 존재적 위치를 결정하게 되었다고 보고 있는 것 같다. 그런데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이와 같은 작업에 대해 "덩어리의 방"이라는 명제를 제시하는 것 역시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무언가 꿈틀거리지만 명료해 보이지 않으면서도 다채로워 보이는 인간 내면의 욕망에 대해 발견하게 되는 과정에서 작가가 이에 대해 프레임이라는 것을 개입시켜 고찰하고 이를 형상화하는 작업을 하는 가운데 그가 깨닫게 되었던 것은 자신의 작업 역시 단지 또 하나의 프레임일 수 있다는 자각을 하게 된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작가는 욕망 덩어리 그 자체가 아니라 방이라는 구조를 설정하여 이를 토대로 그 위에 자신의 작업을 제시하게 되었던 것으로 보이며 그가 주목해왔던 프레임과 유사한 방식으로 방이라는 개념을 제시함으로써 작가의 작업 역시 또 다른 공간적 토대를 전제하고 볼 필요가 있음을 환기시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민정수_A Lumpy Room-Our RoomⅡ_의자, PVC 인형 팔·다리_93×67×63cm_2021
민정수_A Lumpy Room-Our RoomⅢ_의자, PVC 인형 팔·다리_127×63×59cm_2021
민정수_A Lumpy Room-Our RoomⅣ_의자, PVC 인형_99×58×58cm_2019
민정수_A Lumpy Room-Our RoomⅤ_의자, PVC 인형_88×47×53cm_2019

작가가 보기에 인간은, 특히 자아를 인식하게 되고 무엇인가를 욕망하게 된 인간에게는 각자 자신만의 프레임이 있을 수 밖에 없고 이는 작가 역시 마찬가지임을 작업 스스로 말할 수 있게 만들었던 것으로 보인다. 단지 인간들 사이에는 그 프레임에 대해 각성하는 가운데 살아가는 이들이 있고 그것을 의식하지 못하고 사는 이들도 있기에 그 차이가 있을 뿐일 것이다. 그래서 작가는 작업을 통해 인간으로서 우리가 각기 어떠한 프레임을 갖고 살아가고 있는가를 그의 작업을 보는 관객에게 질문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프레임을 인식하는 것은 사람마다 각기 지향하는 자신의 삶의 양태를 확인하는 것이자 그들마다의 욕망하는 방식이 무엇이었는가에 대해 각성케 하는 것이라고 보았기 때문인 것 같다. 그리고 이와 함께 작가의 작업 내용에 근거해서 볼 때 작가가 이러한 질문을 던지게 되는 것에는 또 다른 의미가 있는 것 같다. 그것은 인간이 각기 다른 프레임을 갖고 있다는 것에 근거해서 보게 되면 작가의 질문은 내가 명확히 알 수 없었던 타자의 욕망 즉 내 안에 명확히 알 수 없었던 욕망들이 과연 어떤 것들이었는가를 묻는 내용이 내포된 것일 수 있다는 뜻이다. 이러한 부분은 그의 작업을 보는 관객들에게도 마찬가지이기에 작가는 각기 자신의 프레임을 인식하는 순간 그 프레임에는 수 많은 타자의 욕망적 프레임이 중층적으로 겹쳐져 있거나 녹아 들어 있다는 것을 작업에서 암시하고자 하였던 것 같다. 민정수 작가는 결국 이와 같은 일련의 사유들을 작업으로 드러내 보여주는 가운데 욕망적 인간 내면의 실존적인 상황과 관련하여 그의 작업 과정에서 작가가 고찰해온 것들을 실감할 수 있는 현장의 형태로 펼쳐 보이고 이를 관객과 깊이 있게 교감하고자 한 것으로 보인다. ■ 이승훈

Vol.20211109d | 민정수展 / MINJUNGSOO / 閔貞守 / sculp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