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관 월세살이 Monthly museum tenants

박초혜_변영빈_시로_최규연_황선정展   2021_1120 ▶ 2021_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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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후원 / 서울문화재단

관람시간 / 11:00am~06:00pm / 입장마감_05:40pm

백악미술관 BAEGAK ART SPACE 서울 종로구 인사동9길 16(관훈동 192-21번지) Tel. +82.(0)2.734.4205 www.baegak.co.kr

『미술관 월세살이』 전시는 909-3 프로젝트팀의 두 번째 전시이다. 909-3팀은 대학원에서 같은 작업실을 썼던 작가들이 의기투합하여 만든 프로젝트팀이다. 이들의 출발은 2021년 5월 철거 전의 연남 주택에서 전시 공간을 재해석하여 진행된 첫 전시에서부터다. 이후 각자 작업실과 전시 공간을 얻기 위해 이곳 저곳 알아보고, 계약 만료로 이리저리 옮겨 다니며, 신선한 아이디어로 전시를 기획하여 일부 후원을 얻게 되지만 전시장을 구하기 위해 부동산 투어를 다니길 반복한다. 그러한 과정을 거치며 이들은 작가로서 작업 활동을 지속하기 위해 작업 외적으로도 끊임없이 고군분투 해나가는 현시대 미술 대학원생, 신진 작가의 열정 넘치지만 피곤한 민낯을 보여줄 『미술관 월세살이』 전시를 기획하게 된다. ● 『미술관 월세살이』 전시는 전시장에 놓인 작가의 작품 뿐 아니라, 이 자리에 작품이 전시되기까지 뜨거운 현실을 뚫고 지나온 작가들의 경험을 함께 전시한다. 또한 작업을 이어가기 위해 현시대의 젊은 작가들이 당연히 떠맡아야 하는 다중 역할, 큐레이팅과 작가의 영역을 넘나들며 만들어내는 좌충우돌의 이야기를 풀어내려 한다. ● 작가들은 비록 지금은 월세살이를 전전하는 불안정한 환경에 처해있지만, 문서로 나열할 소속된 장소도 없지만, 그럼에도 물질적 공간을 넘어선 작품과 생각의 거주지를 그들 내면에 가지고 있다. 때로는 멈추고 때로는 나아가며 계속해서 변화하는 작품들, 이를 표현하는 작가의 생각으로 채워진 견고하고 대체불가능한 장소들이 작가 개개인들의 내면에 존재하는 것이다. 본 전시를 마치고 난 이후에도 작가들이 놓인 현실의 조건, 끝없는 월세살이를 반복하는 형편은 쉽게 나아지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고달픈 '-살이'를 겪으면서도 작가들이 내면에 품고있는 작가의 집은 더욱 단단하게 다져질 것이라 믿는다.

박초혜_품은_유채_33×53cm_2021

박초혜 작가는 지난 5월 연남 주택의 전시를 이을 또다른 공모에 지원한다. 최종적으로는 서울문화재단의 일부 후원을 얻어냄으로써 현실적인 전시 기획을 발돋움 시킨다. 그렇지만 여전히 모든 구상을 작가들이 감당해야 한다는 점에서 월세살이를 하는 것에도 자격을 부여 받아야만 하는 모순적인 현실을 체감한다. 이번 전시에서 그는 디자인 전반과 협력 업무를 맡는다. ● 그는 인간의 몸을 세포의 집합체로 읽어내며, 생명의 근간이 되는 가장 작은 단위의 모음에 집중한다. 작가는 세포가 가지고 있는 무한한 잠재력과 가능성이 생명에 대한 경이로움을 이끌어낸다고 본다. 뿌리는 작가에게 생명력의 연장선이며, 주어진 삶을 기꺼이 살아가는 형상이다.

변영빈_둥-둥_재활용품, 털실, 세라믹_작품 9점, 가변설치_2018

변영빈 작가는 종로구 창신동 일대와 영등포구 문래동을 중심으로 전시 공간 섭외를 위한 부동산 연락을 맡는다. 한달 단기 임대인데다가 전시 목적의 임차인을 흔쾌히 허락해주는 매물은 찾기 어려웠다. 간혹 전시 이야기에 흥미를 표현하는 몇몇이 있었지만, 월세살이에 대한 기대감만 안겨줄 뿐 다시 걸려오지 않는 전화에 허탈함을 느낀다. 이번 전시에서 그는 번역과 연출 업무를 맡으며 작업을 병행한다. ● 그는 평소에 온전하다고 믿었던 것들이 예기치 못한 상황에 부딪힐 때 변화를 겪는다고 생각한다. 이것은 대부분 본인이 의도하지 않은 상황 때문에 발생하는데, 때로는 변화를 원하는 자발적인 작가의 태도로 인해 발생하기도 한다. 작가는 이것을 하나의 공간, 이동 가능한 거미줄로 표현한다. 외부의 영향으로부터 보호 받을 수 있는 공간의 의미이면서 동시에 그 상황에 맞춰 분투하며 새롭게 만들어가는 적극적인 자신의 움직임을 설치 작업과 회화 작업으로 나타낸다.

시로_꽃길_면천에 유채_623×187cm_2021

시로 작가는 무료 공간 대관을 중점적으로 알아보는데 서울은 커녕 경기도 지역까지도 예약을 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작가의 작품을 무상으로 요구 한다거나, 지인이 없으면 연결 자체가 어려운 경우도 허다했다. 그렇다면 공모전에 당선된다는 건 얼마나 어려운 일일 지, 경험하지 않아도 강하게 와닿는 월세살이의 막막함이었다. 이번 전시에서 그는 예산과 사무 업무를 맡으며 작업을 병행한다. ● 그는 도시 속 나무의 언어를 번역하는 작업을 한다. 인간은 "합리적 이성"을 숭배하기 시작하면서 더이상 자연의 언어를 듣지 못하게 되었다. 작가의 작업은 이렇게 사라져버린 자연의 언어, 고통에 몸부림 치며 비명을 지르는 나무의 언어를 듣는 것이다. 5m에 달하는 한지에 하는 즉흥적 드로잉은 작가에게 마치 종이에 나무를 심는 행위와 같다. 4개의 면이 이어진 '방' 시리즈, 일정한 거리에서만 보이는 0.03mm 펜 드로잉은 평면 회화에 대한 관객의 새로운 경험을 유도한다.

최규연_블랙미러(blackmirror) 드로잉_종이에 흑연_12×21cm_2021

최규연 작가는 전시 공간을 구하기 위해 밤낮으로 피X팬의 좋은방 구하기에 접속하여 '11월 단기 임대 되나요?'를 반복하는 댓글 매크로를 담당한다. 단기로 신진 작가들의 전시 공간을 허락해주지 않거나 혹은 아예 그 취지를 이해하기 어려워하는 성수,구로 등의 임대인들을 적극적으로 설득하는 과정 중에서 월세살이의 고단함을 경험한다. 이번 전시에서 그는 홍보, 진행 전반의 업무를 맡으며 작업을 병행한다. ● 그의 작업은 티비, 스마트폰 등의 모니터 화면이 꺼진 상태인 블랙미러로 표현된다. 그는 이 검은 화면이 우리 현대를 대변하는 매체이면서, 동시에 우리 삶에서 중요한 가치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다. 현대의 삶은 밝은 빛에 비추어져 살아가는데 그러나 빛이 꺼진 뒤의 검은 화면 속에 비추어진 개인의 모습이야말로 예술이 바라보아야 할 가치가 있으며 현대의 자화상이라고 보았다. 최근에는 블랙미러의 둔탁한 반사광(semidull-light)을 중심으로 물성연구를 하고있으며 이를 증폭 시키거나, 혼합 시키며, 일상에서 발견한 상상력을 바탕으로 다양하게 넓혀가고 있다.

황선정_파도 치는 호수에서 뱃멀미를 하면 그것 만큼 지독한 게 없어_천에 혼합재료_158×150.5cm_2020

황선정 작가는 용산구 일대의 부동산을 알아보는데 전시 목적의 단기 임대 문의에 번번이 짜증 섞인 답변을 듣는다. 다행히도 순조롭게 계약이 진행된 지금의 백악미술관과 컨택 하였지만, 정당하게 비용을 지불하여 사용하고자 하는 데도 을의 처지에 놓여야 하는 녹록지 않은 월세살이를 실감한다. 이번 전시에서 그는 '미술관 월세살이'의 아이디어를 공유, 기획 업무를 맡으며 작업을 병행한다. ● 그는 내부에 있어 좀처럼 보기 어려운 흔적들에 시선을 둔다. "내부 흔적"은, 외부로 노출되지 못하거나 혹은 드러나더라도 타인과 사회로부터 소홀히 여겨져 개인의 심층만을 맴도는 시간, 경험, 감정, 기억 등을 지칭하는 일종의 은유다. 작가는 보이지 않아 존재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는 것들을 시각 예술로 가시화하고 신체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흐르기' 기법은 흘러가버리는 추상적인 내부 흔적의 직관적 표현이 되며, 고정되어 있지 않은 '바탕'은 유동적인 인상을 더하여 몸의 주체적인 움직임을 여실히 흡수한다. 작가는 소외 되었던 자신의 내부 흔적을 마주하여 있는 그대로의 가치를 인정해주는 태도의 환기를 기대한다. ■ 황선정

Vol.20211120b | 미술관 월세살이 Monthly museum tenants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