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공포장 상태

감민경展 / KAMMINKYUNG / 甘敏敬 / painting   2021_1119 ▶ 2021_1202 / 일요일 휴관

감민경_정오의 별_종이에 목탄, 수채_150×120cm_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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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민경 홈페이지_kamminkyung.com

초대일시 / 2021_1119_금요일_06:00pm

관람시간 / 10:30am~06:00pm / 일요일 휴관 일요일 전화예약 관람

부산 미광화랑 MIKWANG GALLERY 부산 수영구 광남로172번길 2(민락동 701-3번지) Tel. +82.(0)51.758.2247 www.mkart.net

2009년 부산미광화랑 "감민경-Shade"展 이후 12년만에 다시 감민경 작가를 초대하게 되었습니다. 예술계의 유목민과도 같이 전국을 돌아다니며 전시활동을 해 오고 있는 부산출신의 중견 감민경 작가, 의식있는 그의 작품세계는 전문가들과 미술계에서 이미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2016년 부산시립미술관(용두산) 초대전 이후 부산서 모처럼만에 작품을 보여주는 감민경의 진정성 있는 예술을 확인해 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 김기봉

감민경_지구 에서 온 운명_종이에 목탄_240×300cm_2021
감민경_비경_종이에 목탄_150×220cm_2021
감민경_비경_종이에 목탄_150×240cm_2021

보지 않으면서 보기 ● .... 작가는 평소에 많은 드로잉을 해놓고 서로 다른 시기, 소재, 재료로 작업한 것을 병치시키며 그 시공간적 간격에서 오는 차이와 유희한다. 이러한 조합은 언제라도 바뀔 수 있기 때문에 작품은 개방적 구조를 가진다. 주사위 놀이와도 같은 조합이 어떤 부조리한 결과를 낳을지라도 결국은 그 모두가 한 개인으로부터 나온 것이기에 의미화될 수 있을 것이다. 최근 작품들 대부분은 종이 위에 목탄으로 가벼운 터치로 그려진 이미지들이다. 그것들은 두개를 겹쳐 놓든 액자를 해서 나란히 배열하든 비슷한 시각 상을 가지면서 자연스럽게 어울린다. 만약에 어울리지 않으면, 안 어울리는대로 또 다른 의미가 파생된다.

감민경_비경_종이에 유채_46×38cm_2021

...감민경은 이전 개인전에서 '응시의 기술'(2016), 'visible in invisible'(2013)이라는 전시 부제를 붙일 만큼 시선의 문제를 중시했다. 현대의 정신분석학이 말하듯이, 보는 주체와 보이는 주체 사이에서 사회적 드라마가 생겨날 만큼, 인간의 시선에는 일치보다는 간극의 문제가 크다는 것을 생각한다면, 감민경의 작품에 나타나는 어긋남과 균열의 원인을 추측할 수 있다. ...필획이 거칠게 드러나 있기는 하지만, 완전한 추상은 아니기에 대략 무엇을 그렸는지는 알아볼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이 왜 나오는지, 왜 그런 식으로 나오는지, 그 출처는 무엇인지가 불확실하다. 각각이 나온 맥락을 지워버리는 것은 새로운 맥락을 만들기 위한 조건이 될 수도 있다. 종이에 목탄으로 그려진 감민경의 작품들은 종이에 연필로 쓰는 글자처럼 고쳐쓰기와 다시 쓰기의 용이함을 생각하게 한다. 물론 그것은 작가가 그린 것을 자주 고치는지의 여부와는 전혀 상관없는 일이다. 드로잉이라는 방식은 최초의 호흡을 그대로 남겨두면서도 변화의 과정을 전달해준다. 완성, 또는 완성에 가까운 무엇은 미래에 있지 출발점에 있지 않다. 특히 작품의 '창조자'에 있지 않다. 감민경은 '나의 작품의 의미는 이것이다'라고 확정하지 않는다. 확언의 기피는 작가가 신념이 없어서가 아니다. 자신/작품에 대한 확정/확언이란 필연적이기 보다는 대개 우연적 순간이 고정된 것이기 때문이다.

감민경_영숙이_종이에 목탄_55×75cm_2020

...감민경의 작품은 지각 또는 기억의 사소한 단편으로부터 출발한다. 자연과 사물, 그리고 사람 이미지 모두가 중심에서 벗어나 있다는 공통적 위상을 가진다. 작품이 소통되는 과정은 어디선가 가져온 불완전한, 그래서 사소한 인상을 주는 단편을 단서로 떠나는 정처 없는 과정이다. 타자와의 협업이 필요한 반복적인 해석의 과정이다. 감민경의 작품 속 대상들은 유난히 시간의 시험을 견디지 못하며, 심지어는 그러한 상황을 즐기는 듯하다. 퇴색된 사진처럼 종이에 목탄으로 그려진 모노 톤의 작품들은 이미 시간의 층을 둘러쓰고 나온다. 몇 년 전의 드로잉은 물론이고, 방금 그려진 것조차 수수께끼 같은 상황을 모면하기 힘들 만큼 빈 곳이 많다. 그것은 불완전한 주체의 시선을 보충해서 의미를 형성해 나갈 타자의 자리일 것이다.

감민경_0시의 땅_종이에 목탄_42.5×34.5cm_2020

비어 있음은 부재와 공허, 불완전과 허구 같은 부정적 용어보다는 열림, 또는 변화를 위한 여지라고 생각된다. 작가는 부정적인 것을 표현할 때조차 최선을 다해 표현하기 때문에, 작업 자체에는 허무함이 없다. 그렇지 않다면 마땅한 작업실이 있을 때나 없을 때나를 막론하고 지금까지처럼 수십 년 간 쉬지 않고 그림을 그려올 수 있었겠나. 오히려 작가의 실존적 불안정성은 더욱 의식을 깨어있게 할 수 있다. 삶의 방해가 없다면 예술은 그러한 강도를 지닐 수 없었을 것이다. 진정한 허무함은 아예 작업을 안 하거나 다른 행위로 대치하거나 소홀히 하는 것일 뿐이다. 감민경의 작품들은 회화에 기대되는 바의 의미와 존재감을 빼내고 있지만, 그 또한 회화에 대한 작가의 변화된 생각이 반영되어 있다. 그럴듯한 이미지들이 회화가 아닌 다른 영역에서 노동력과 기술력, 자본력으로 대량 제조되고 유통되는 상황을 화가는 무시할 수 없다.

감민경_0시의땅_종이에 목탄_26×34.5cm_2020

이익을 향한 집요한 방향성을 가지는 지배적 문화 속에서 예술은 짐짓 방향성의 부재, 또는 교란을 암시한다. 그것은 한 작품뿐 아니라 작품들의 설치에서도 드러난다. 지난 여름에 이루어진 최근 작품의 전시에는 작품들만큼이나 설치방식이 독특했다. 작은 공간을 크게 사용하는 방식이라고나 할까. 실내외의 풍경, 인체, 인터넷에서 본 자료 등을 담은 작은 작품들은 마치 원자처럼 헤쳐 모이면서 순간적으로 각을 맞춘다. 물론 원자처럼 일률적인 크기는 아니었고 편차는 컸다. 중요한 것이 작게, 사소한 것이 크게 그려져 있는 듯한 역설도 찾아진다. 꼬고 있는 자기의 다리를 그린 듯한 큰 작품은 해부학적 정확성조차 갖추지 않는다. 몸을 관통하는 꽃이 있는 강렬한 인상을 주는 인물상은 매우 작다. 각각의 화면은 나름의 서사를 가지는데, 각 서사의 단편들이 다시 또 다른 서사를 향하는 모양새다. 작가는 주변 사람과의 대화에서 받은 인상을 표현하곤 하는데, 그것은 한 공간 속에 시간을 접어 넣어야 하는 만만치 않은 과제를 낳는다.

감민경_무제_종이에 목탄_34×26cm_2021

서사의 통시성은 배치의 공시성에 의해 해체되며, 관객이 어떤 바늘부터 실을 꿰어 나갈지는 열려있다. 크고 작은 단편들이 상호작용하는 전시장에서 한 작품의 의미는 바로 그 작품 안에 안전하게 자리 잡고 있지 않다. 현대의 해체주의 철학이나 텍스트 이론에서도 자주 발견되는 어긋남, 미끄러짐 또는 탈중심적인 속성은 감민경의 풍경에 공통적인 훵 한 공간감을 설명해 준다. 뭔가 가득 있어도 훵 한 느낌은 사라지지 않는다. 의미가 불확실한 대상들은 모노 톤의 색감으로 우울한 느낌을 준다는 것도 공통적 기조다, 드로잉 중심의 작품은 국내외에서 레지던시 생활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따라온 유목적인 방식이다. 큰 자리를 차지하는 캔버스 대신에 종이, 물감 대신에 목탄은 단촐하다. 그러나 이러한 선택은 단순한 편의성을 넘어선다. 드로잉은 회화에 비해 작가의 인상에 남은 모든 것들을 순발력 있게 기록하게 한다. 전시는 평소의 생산물을 가지고 조합하면서 자신이 그동안 지각하고 기억한 것을 추후에 생각하는 과정이다. 그린 다음 생각하기는 우연성에 보다 많은 기회를 준다. ■ 이선영

감민경_잃어버린 밤_종이에 목탄_21×29.7cm_2018
감민경_진공 포장 상태_종이에 유채_33×41cm_2021

2021 나는 그의 은유였다, 2019 잃어버린 밤, 2017 지붕 없는 기억 등을 포함한 2021년 부산미광화랑 전시의 작업들은 개인적인 서사와 주변에 대한 관심을 드로잉과 회화로 풀어낸 것들이다. 새로운 상황들과 환경 그리고 사람들 사이에서 얻어진 이미지들을 작업시 용이한 재료인 목탄, 콘테, 수채 등으로 그린 일련의 장면들이며, 전시장내에서 이미지들은 서로 수용되거나 병치되면서 새로운 의미를 열어간다. ■ 감민경

Vol.20211120d | 감민경展 / KAMMINKYUNG / 甘敏敬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