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ULE · ROLE · RUIN

서원미展 / SEOWONMI / 徐原彌 / painting.drawing   2021_1112 ▶ 2021_1130 / 일,월요일 휴관

서원미_Grrr 그르르_종이에 아크릴채색, 오일파스텔, 스티커, 종이테이프, 매직펜, 연필, 샌드 텍스처 젤, 스프레이_114×96cm_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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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원미 홈페이지_www.seowonmi.com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02:00pm~06:00pm / 일,월요일 휴관

아터테인 ARTERTAIN 서울 서대문구 홍연길 63-4(연희동 717-14번지) Tel. +82.(0)2.6160.8445 www.artertain.com

삶과 죽음의 엉킴 속 타자성의 의미 ● 카니발은, 라틴어의 카르네(carne) 발레(vale) 즉, '고기여 안녕'에서 유래한 말이다. 그 말에서도 알수 있듯이 고기를 끊고 부활절까지 예수의 수난을 기리는 종교 의식 이전의 제례로 3~7일간 고기와 온갖 음식을 즐기며 행하는 축제로 알려져 있다. 또한, 다양한 사회적, 민족적, 역사적 의미를 가지고 있는 제례적 축제로서 겨울에서 봄으로 이어지는 계절의 변화와 함께 기존의 것을 버리고 새로운 것을 맞이하고자 하는 의식이기도 하다. 이는, 죽음과 재생의 의미를 동시에 그 사회를 구성하는 구성원들이 나눌 수 있는, 말하자면, 앞으로 다가 올 또 다른 한 해를 맞아 어떠한 자세로 공동체의 의지를 깨닫고 받아 들일 수 있을까에 대해 유쾌하게 결심 하고자 하는 시간이기도 하다.

서원미_buddy 002_종이에 아크릴채색, 오일파스텔, 스티커, 종이테이프, 매직펜, 연필, 샌드 텍스처 젤, 스프레이_125.5×96cm_2021

해서, 카니발에 참여하는 기간 동안에는 누구나 참여할 수 있으며, 참여한 사회 구성원들에게는 그 어떤 권력과 계급이 작용하지 않는다. 이러한 이유로, 지배계층들이 이 카니발 의식을 아무런 의미가 없는 속세의 욕망이 들끓는 축제로 만들어 버린 적도 있지만, 원래의 카니발은 모든 것이 평등한 민중 그 자체로, 무엇이 없어져야 하고 무엇이 다시 살아나야 되는지를 춤과 노래로 이야기 하는 것이었다. 그런 이유로, 지난해 자신을 괴롭혔던 여러 감정과 기억들을 죽이기 위해 자신만의 과장된 치장과 가면을 만들어 스스로의 타자성을 감추지 않았을까.

서원미_buddy 001_종이에 아크릴채색, 오일파스텔, 스티커, 종이테이프, 매직펜, 연필, 샌드 텍스처 젤, 스프레이_125.5×96cm_2021

서원미 작가의 "카니발헤드" 시리즈는, 본 전시 제목인 "Rule, Role, Ruin"의 Ruin의 의미를 담고 있는 작업들이기도 하다. 물론, 위에서 언급한 카니발의 여러 의미들을 자신이 현재 고민하고 있는 작업들이 가지고 있는 혹은, 그 작업을 읽어 나갈 때 어떠한 모티브가 될 수 있는 사고의 바탕인 듯 하다. 따라서 지금의 전시를 크게 봤을 때, 여태 자신이 진행해 온 작업들이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음을 시사하는 전시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 기존의 작업과 지금의 작업 스타일이 (흑백에서 컬러로) 달라 졌지만, 그 달라짐이 여전히 지난 작업과 궤를 같이 하고 있음을 의미하는 전시이자 작업이기도 하다.

서원미_Bye 잘가요_종이에 아크릴채색, 오일파스텔, 스티커, 종이테이프, 매직펜, 연필, 샌드 텍스처 젤 스프레이_125.5×96cm_2021

먼저, 강렬하게 해체된 듯 한 인물들 (주로, 축제에 참가한 사람들의) 모습들은 그로테스크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들의 원래 모습들은 축제를 즐기고 자신들의 다양한 삶의 모습들을 담고 있었을 것이다. 그들이 작가의 그리는 행위로 인해, 모습이 지워지고, 덧칠해지고, 물감 덩어리로 덮여진다고 해서 그 원래적인 모습들은 작가의 작업으로 재해석 되었을 뿐, 사라지지는 않는 것 같다. 그렇다면, 그 많은 사람들이 동시에 즐기는 축제 속의 그들은 과연 어떠한 모습들로 해석되었을까.

서원미_주황 Orange_리넨에 유채, 아크릴채색_72.7×91cm_2021
서원미_피카 Pika_리넨에 유채, 아크릴채색_72.7×91cm_2021

우선, '타자성'으로부터의 자유로움이다. 축제 속의 모든 사람들은 전혀 다른 모습으로 축제 속에 있다. 자신의 모습을 가리는 행위는, 무엇으로부터 자신을 숨기고 보호하려는 것도 있지만, 그 순간만큼은, 현실을 살고 있는 내가 아닌 다른 무엇으로, 사고하고, 행동하고 싶어하는 이중적인 욕망이 동시에 발현될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따라서 작가가 '카니발헤드' 시리즈를 시작했을 때, 가장 먼저 했던 작업이 그들의 이중적 욕망을 그 어떤 형식과 내용 없이 그리고자 했던 것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는 것이다. 정의되지 않는 것들에 대해 항상 정의해야 했음을 강요하는 사회에서 이중적인 욕망을 표출할 수 있었던, 또는, 할 수 밖에 없었던 어느 축제의 순간을.

서원미_RULE · ROLE · RUIN展_아터테인_2021
서원미_RULE · ROLE · RUIN展_아터테인_2021
서원미_RULE · ROLE · RUIN展_아터테인_2021

작가의 작업에 드러난 축제 속 그 혹은 그녀들의 모습에 대한 해석을 읽을 수 있는 더 많은 단서들을 찾을 수 있겠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서원미 작가의 지난 작업들의 흐름이다. 미술사 전체를 놓고, 가장 많은 소재가 되었던 것은 지금까지도 사람 즉, 우리일 것 같다. 해서 그의 처음의 시리즈인 'Facing'은 미술사에서 가장 형식적인 틀을 만들어 왔던 해부학 (삶은 늘 죽음과 함께 한다는 의미로서 해부학)을 현대미술적 시각으로 어떻게 정의할까로부터 시작된다. 그리고 작가는 그것을 촛불에 비교한다. 그 다음은 '검은 장막 : The Black Curtain' 시리즈를 작업했다. 이는, 역사적으로 직접적인 폭력과 죽음이 난무해 왔던 단지, 형식적이며 지극히 논리적인 죽음이 아니라 우리가 이 시대를 살면서 직접적으로 겪었던 죽음에 대한 이야기였으며, 작가는 이를 폭탄에 비교했다. 그리고 지금 보여주는 'Carnivalhead'는, 폭죽이라고 했다. 무엇인가 파괴되는 순간이 곧 축제로 거듭날 수 있는 (죽음과 삶이 언제나 엉켜있음을 깨달을 때가). 더 이상 내가 너에게 타자가 아님으로 해서 모든 자유로움과 평안함이 한방에 터지는 순간이지 않을까. ■ 임대식

Vol.20211112e | 서원미展 / SEOWONMI / 徐原彌 / painting.draw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