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의 정원 Le jardin des ignorances

벼락(김재영&우채연)_심미혜_이혜원展   2021_1126 ▶ 2021_1223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주최,주관 / 컬쳐솔루션_AJAC(재불청년작가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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붓다는 탐(탐욕 lobha 貪)ㆍ진(분노dosa 瞋)ㆍ치(무지 moha 癡)를 모든 업의 근원으로 삼았다. 또한, 탐ㆍ진ㆍ치로 인해 생기는 업은 해롭고 비난 받아 마땅하며, 괴로운 과보를 가져오고 다른 업을 일어나게 하여 업을 소멸하게 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에 반해 탐·진·치 없음에서 일어난 업은 유익하고 비난 받을 일이 없으며 즐거운 과보를 가져오고, 다른 업을 일어나지 않게 하여 업을 소멸하게 한다고 보았다. 또한 사람이 이 세 가지 감정에 묶이면, 자신과 타인을 해치는 생각을 갖게 되고 공포나 슬픔의 감정이 생겨나는 것으로 생각했다. ● 《2021년 재불청년작가협회 기획전: 무지의 정원》은 이 같은 탐욕과 분노, 무지에서 비롯되는 선입견과 그릇된 인식을 공유하고자 마음에서 시작되었다. 서구 사회에서 동양인에 대한 인종차별과 그에 따른 폭력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지만, 전 지구적 코로나19 유행 이후 더욱 기승을 부렸다. 재불한인작가 네 명(벼락(김재영&우채연), 심미혜, 이혜원)은 프랑스에 거주하면서 각자 일상에서 느꼈던 차별'의 민 낯을 마주하여 가감 없이 표현한다.

벼락(김재영&우채연)_무지의 정원(Le jardin des ignorances]_혼합재료_가변크기_2021

벼락(김재영&우채연)은 아시아인을 향한 무지가 사회에서 쉽게 용인되는 모습을 포착한다. 「무지의 정원」은 프랑스 현지에서 제보 받아 수집한 인종차별 사례들을 VR영상과 사운드로 편집하여 실제 오브제 공간 위에서 펼쳐내는 작업이다. 흙더미 위에 나타나는 가상의 식물들은 차별적 태도에 등 떠밀려 차마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부유하는 개체들을 상징하는 듯 보인다. 현실과 가상의 두 공간에서 일어나는 차별의 상황을 관람객으로 하여금 인지하게 하여 이에 관한 논의의 시발점을 만들고자 하는 작가의 목소리가 담긴 작품이다.

심미혜_나는 모든 사람을 같은 방식으로 싫어해. 왜냐면 나는 평등주의자니까. (Je déteste tous les êtres humains de la même manière. Puisque je suis un égalitariste.)_영상_00:01:59_2021

심미혜는 차별주의자 스스로 정체성을 인식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고자 한다. 「나는 모든 사람을 같은 방식으로 싫어해. 왜냐면 나는 평등주의자니까」는 코로나19로 인해 악화되었던 아시아인들에 대한 차별주의적 태도에 답하는 영상 및 입체작품으로, 문화화된 차별을 일상에서 인식할 수 있게끔 영상 작품의 메인 이미지를 에코 백에 프린팅 한 것이 인상 깊다. 작품을 통해 사회적 인식과 합의를 끌어내는 역할을 행하고자 함에 작가의 목적이 있다. 인권은 취향의 문제가 아니고 차별은 의견이 아니라는 점에서 작품 속 작가의 간절함을 느낄 수 있다.

이혜원_평소와 같은 어느날 #1(Un jour comme d'habitude #1)_ 혼합재료, 한지 콜라주_20x60cm_2021

이혜원은 현실적인 인종차별의 근원을 살펴본다. 작가는 상대방의 출생지, 내면 따위는 상관없이 오로지 본인들과 다른 외면의 조건인 얼굴, 체구 등을 보고 행해지는 차별을 직면한다. 차별주의는 세상을 정체성으로 구분 짓지만, 자신들이 구분 짓는 정체성의 내부적인 차이에는 관심을 두지 않는다. 그들은 오직 차별의 실행을 위해 개체의 특징과 관계없이 정체성을 구분하는 인식론적 폭력을 행한다. ● 작가는 이러한 상황을 회화 작품 「평소와 같은 어느날 #1,2」으로 풀어낸다. 일출과 일몰을 연상시키는 평화로운 자연풍경 속 대지에 가장 정직하고 우직한 글쓰기를 실천하는데, 작가가 겪었던 차별의 이야기를 조용하지만 그 무엇보다 강렬하게 울부짖는다. 일출에 마주하는 파란색 하늘은 사람을 이성적으로 만들고, 일몰의 빨간색 하늘은 사람을 감성적이게 만든다. 삶 속 무수히 반복되는 일출과 일몰 속에서 마주하게 되는 이성과 감성의 상태에 관계없이 항상 느껴지는 차별의 아픔을 대지 위에서 고스란히 녹여내는 작가의 모습은 보는 이들의 가슴을 저릿하게 만든다. ■ 윤슬채

Vol.20211126a | 무지의 정원 Le jardin des ignorances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