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창 Dictee: Chorus

김옥선_안옥현_윤정미_이재이展   2021_1228 ▶ 2022_1231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주최 / 안옥현 공동기획 / 이진실 온라인 프로젝트 진행 / 박정현 협력 / 아마도 예술공간 (진행 / 진민지) 퍼포먼스 / 강민석_김서희_김옥선_김인선_김천애 박정현_빈지영_송하연_안예슬_안옥현_안유정 안재영_윤정미_이병희_이새아_이은정_이재이 이진실_진민지_최영귀_Theresa-Xuan Bui 디자인 / 프론트도어 웹개발 / 빠른손

2021_1228 ▶ 2022_1231

온라인 전시 www.dictee-chorus.co.kr

2021_1228 ▶ 2021_1229 관람시간 / 11:00am~06:00pm

아마도예술공간 AMADO ART SPACE 서울 용산구 이태원로54길 8(한남동 683-31번지) Tel. +82.(0)2.790.1178 www.amadoart.org

합창: 받아쓰기, 곁에서 말하기 ● 『합창 Dictee: Chorus』 프로젝트는 김옥선, 안옥현, 윤정미, 이재이 4인의 사진/영상 작가가 만들어 내는 퍼포먼스-영상프로젝트다. 이들은 2021년 초부터 테레사 학경 차(Theresa Hak Kyung Cha), 한국 이름으로 차학경의 텍스트 『딕테(Dictee)』를 함께 읽고 공부해왔다. 그녀의 텍스트와의 시차는 근 40년. 이들은 시간을 거슬러 오르며, 또 한편 이주, 난민, 팬데믹, 차별과 혐오라는 동시대의 위태로운 삶들을 상기하며 국경과 정체성을 가로질러 타자들 사이에서 공명할 수 있는 예술의 가능성을 들여다보고자 했다. ● 테레사 학경 차는 1951년에 태어나 서른 하나에 생을 마감한 비운의 예술가다. 1970-80년대 로스앤젤레스와 뉴욕에서 활동한 미디어 아티스트이자 개념미술가인 그녀가 차학경이라는 이름으로 한국에 소개된 것은 2000년도에 이르러서였다. 1) 작가이자 시인, 영화감독, 개념미술가, 비디오 아티스트, 퍼포먼스 아티스트로서 활동했지만, 사후 그녀의 작업은 미국에서는 물론, 한국에서도 접할 기회가 드물었다. 1997년 그녀의 대표작 『딕테』가 국내에 번역되면서, 영문학자와 국문학자들의 연구가 꾸준히 이어졌지만, 비디오와 퍼포먼스를 중심으로 한 그녀의 시각예술 작업들은 지금도 사진이나 몇 장의 스틸컷 외에 접근하기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우리에게 차학경 작업이 이토록 비가시적이고 비의(秘義)적으로 여겨지는 진짜 이유는 사실 이러한 접근 불가능성보다 작품 자체가 지니는 중층성과 난해함에 있을 것이다. 구조주의 영상 문법과 정신분석학, 기호학, 탈식민주의, 페미니즘, 샤머니즘이 복합적으로 깃든 그녀의 작업은 결코 복원 불가능한 '모국'에 대한 좌절, 정체성과 동화(同化) 사이의 곤경, 망명자의 불안한 시공이 켜켜이 담긴 언어 실험이자 매체 실험이기 때문이다.

받아쓰기, 마디로부터 Dictation, from the nodes_온라인 퍼포먼스_2021

무엇보다 차학경이라는 이름에는 무거운 중압감이 붙어 있다. 그녀의 이름을 말하는 찰나, 그녀의 기념비적 텍스트 『딕테』가 출판되기 바로 전 일어난 그녀의 죽음을, 정확히 말하자면 그녀가 강간살해당했다는 사실을 의식해야만 하기 때문이다. 동시에, 그러한 참극이 먼저 전하는 충격, 분노, 슬픔이 차학경 작업의 다면적인 의미들을 일시에 덮어버릴 수 있는 위험을 통과해야 하기 때문이다. 차학경을 입에 올리는 일, 차학경의 작업을 불러내는 일은 어쩌면 스캔들, 혹은 트라우마의 위험을 무릅쓰는 일이고, 무지, 오독, 멜랑콜리의 늪에 발을 디디는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옥선, 안옥현, 윤정미, 이재이 네 여성 작가들은 차학경을 호명하는 일, 차학경의 『딕테』를 펼치는 일, 그녀가 새긴 호흡과 끊어진 말들을 따라 읽는 일이 지금을 살아가는 여자들에게 어떤 숙제, 아니 긴급한 필요와도 같다고 여긴 듯하다. 이 '읽기' 자체가 지금 팬데믹이라는 재앙이 표면 아래 묻어버리고 있는 이주자들, 소수자들, 오염으로 간주되는 모든 존재들과 공유할 수 있는 어떤 뭉근한 위안과 공명의 불씨가 될 수도 있다고 믿은 것 같다. 그래서 이 프로젝트는 차학경에 대한 기념, 오마주, 혹은 그녀의 작업을 동시대 매체로 재해석하는 재현이 아니라, '읽기'의 수행으로 기획된 것이다.

받아쓰기, 마디로부터 Dictation, from the nodes_온라인 퍼포먼스_2021

말하자면, 『합창 Dictee: Chorus』은 차학경의 생과 작업을 더듬더듬 함께 발굴하는 자리, 또 그녀의 언어를 떠듬떠듬 "받아쓰는" 자리로 마련되었다. '탈장르적' 텍스트라 불리는 『딕테』는 영어와 불어, 문자언어와 영상언어의 문법을 맞댄 언어 실험이자, 출처표기 없는 인용과 파편화된 말과 글의 콜라주이며, 텍스트와 시각예술 매체를 이종교배시킨 작업이라고 알려져 있다. 그리스 신화의 아홉 뮤즈 여신의 이름을 따라 아홉 장으로 구성된 『딕테』 안에는 식민의 경험, 이주의 역사를 관통하는 자전적 이야기부터 한국사의 장면들, 붓글씨와 경혈도, 발성기관의 도상과 황량한 사진까지, 또 어머니와 외할머니의 모습을 비롯해 유관순, 성 테레사, 잔 다르크(칼 드레이어의 마리아 팔코네티)와 같은 여성의 형상들이 몽타주를 이루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특히 '에라토-연애시' 장에 주목하면서 그녀의 텍스트가 지니는 여성적 말하기의 복수성과 모호함을 다시 읽어내고자 시도한다. 에라토는 사랑과 서정을 주관하는 여신으로, 차학경은 이 장에 영화 대본과 같은 글쓰기, 텍스트의 병렬적/비동기적 실험 등을 이용하는 한편, 영화속 한 장면 같은 가부장제 속 여성의 침묵을 그려내고, 자신을 봉헌하는 리지외의 성 테레사의 글을 삽입했다. 사랑을 발현하고, 열망하고, 고통스러워하는 여성들의 몸과 말은 빛과 그림자, 흰색과 검은색, 분해와 디졸브라는 시각적 요소들과 섞인다. 이 불명료하고 영화적인 텍스트의 안과 밖을 살피며, 네 작가들과 프로젝트 참여자들은 저마다의 조각들을 주워들고 짜맞춰보기를 시도한다. ● 무엇보다 『합창 Dictee: Chorus』은 차학경의 '받아쓰기'를 다시 받아쓰는 행위를 통해, 그녀의 사유가 품고 있는 미결정과 경계넘기를 동시대적 감각으로 재구성해보고자 한다. 『딕테』를 받아쓰고, 소리내어 읽음으로써 우리는 이민자가 제2의 언어를 습득하기 위한 반복과 웅얼거림, 침묵과 소통불가능성, 그리고 동화의 욕망과 나란히 가는 상실의 감각을 환기하게 된다. 받아쓰기는 사유에 앞선 신체적 행위이고, 자신의 문체와 언어를 내려놓고 타인의 말과 리듬에 나를 동기화시키는 감행, 굳건하게 통합된 자아가 아니라 침투당하고 오염되는 새로운 문화적 교배의 영토로 자신을 내놓는 순간이다. 하지만 각자의 위치에 선 우리는 끝끝내 타자로, '너'에게로 넘어갈 수는 없다. 그래서 이 프로젝트는 『딕테』에 관하여 말하는 프로젝트가 아니라, 『딕테』 옆에서 말하는 프로젝트다. 한국계 미국인 여성 시인으로서 인종차별의 경험과 수치심, 우울에 대한 고백을 담은 에세이 『마이너 필링스』에서 캐시 박 홍은 예술가로서 '인종에 관하여' 말하기가 어떤 것인지를 솔직하고도 날카롭게 기술한다. 우 창과 차학경의 예술을 한 장씩 할애에 쓰기도 한 그녀는 영화 감독 트린 T. 민하를 인용하면서 내 체험 바깥에 있는 무엇에 '관해 말하기(speaking about)'보다 그 '근처에서 말하기(speaking nearby)'가 필요함을 역설한다. 2) 복잡하게 엉킨 어떤 것에 대해 말한다는 것은 전력을 다해도 그 전반을 다루기는 불가능하며, 그저 우리에게 가능한 것은 '근처에서 말하기' 뿐이기 때문이다. 자꾸 옆길로 새고, 매번 다른 각도로 돌아오는 '근처에서 말하기'는 서투르지만 여백을 남기고 다른 연결의 가능성들을 계속 생성시킬 것이다.

김옥선_Untitled 573_IN NOMINE_디지털 C 프린트_50.8×40.6cm_2021
김옥선_이름으로 IN NOMINE_2채널 영상, 사운드, 사진_00:11:45, 가변설치_2021
김옥선_이름으로 IN NOMINE_2채널 영상, 사운드, 사진_00:11:45_2021
김옥선_이름으로 IN NOMINE_2채널 영상, 사운드, 사진_00:11:45_2021

제주에 사는 이방인, 파독 간호사, 혼혈 청소년 등 경계인의 '초상'을 찍어온 김옥선은 이번 작업 「이름으로 IN NOMINE」에서 움직이는 '야자수'를 영상에 담아냈다. 야자수나 종려나무는 외래종인 동시에 제주에 뿌리를 내린 인위적인 자연이자 주민으로서, 김옥선의 초상 사진의 중요한 한 차원을 형성했다. 이번에 이 야자수는 가면, 의상, 연출을 통해 본격적으로 '살아움직인다(animated)'. 이번 작업 「이름으로 IN NOMINE」에서 '야자수 인간'은 야자수를 모티프로 한 인공물들을 걸치고, 제주의 자연과 마을을 거닌다. 무엇이 '자연'인지, 무엇이 '인공'인지, 그리고 어디부터가 본래의 제주이고 이질적인지 헤아리기 힘든 혼종의 어울림, 생동감이 흐른다. 제주의 야자수뿐 아니라 제주의 버스 정류장이나 거리축제에서 만난 여성과 이주노동자들의 사진들이 '야자수 인간'과 치환된다. 제주에 영어교사로 재직하던 호주인 셰린(Sherrin)이 제주 바다의 아름다움과 환경오염을 알리기 위해 제주도를 수영으로 일주했던 영상이 간간히 교차된다. '야자수 인간'은 그들의 얼굴이자 그들의 이름으로 그들을 반복하고 매개한다. '인 노미네(in nomine)'는 '~의 이름으로'라는 의미의 라틴어로 카톨릭의 기도문에서 등장하는데, 차학경은 『딕테』에서 '클리오-역사'라는 첫 장을 시작하기 전 마지막 페이지에 기도문의 끝말처럼 'IN NOMINE'를 적었다. 인간과 신을 중보하는 매개체로서 그리스도의 이름이 개별성과 정체성의 표지가 아니라, 비어있어 "타인들이 점령하는" 공동(空洞)인 것처럼, 김옥선은 야자수 인간이 살아가는 제주의 시공을 그러한 매개와 공동의 장소로 포착한다.

윤정미_이태원 메들리_2채널 영상, 사운드_00:09:13, 가변설치_2021
윤정미_이태원 메들리_2채널 영상, 사운드_00:09:13_2021
윤정미_이태원 메들리_2채널 영상, 사운드_00:09:13_2021
윤정미_이태원 메들리_2채널 영상, 사운드_00:09:13_2021

윤정미 또한 『딕테』가 지닌 혼종성과 디아스포라의 시공을 주목했다. 윤정미의 「이태원 메들리」는 서울 이태원의 거리를 촬영한 영상으로, 이태원 골목의 상점, 간판, 내려진 셔터, 구불구불한 계단, 길고양이들을 담았다. 그녀는 2021년 가을 동안 이태원에 거주했는데, 이를 계기로 그녀에게 이태원은 이국적 가게와 쇼핑 스팟, 맛집이 즐비한 이색 동네가 아니라, 반려견 '몽이'와 매일 아침 저녁으로 산책하는 '사는 동네'가 되었다. 이태원의 닫힌 셔터문 위로 그려진 그래피티, 큰 옷, 이태리 안경점, 등 외국 도시명이 씌여있는 가게 간판들, 좁고 가파른 골목들, 불규칙한 계단들, 클럽들, 사람 친화적인 길고양이들, 그리고 길고양이를 돌보는 주민들의 모습들을 사진과 영상으로 담았다. 촬영은 동네 강아지의 도움을 직접 받기도 했지만, 개와 산책하는 보폭과 템포로 촬영되어 경쾌하다. 이태원은 이방인들과 포개지는 '이반'들의 동네이도 하다. 2020년 이태원은 코로나19의 집단감염으로 성소수자들을 혐오로 프레이밍하는 곤경을 겪기도 했고, 많은 클럽과 바들이 문을 닫고 감염의 시대를 견뎌내고 있다. 하지만 윤정미가 담은 인적 드문 이태원 골목의 아침은 이방인들, 잠시 머무는 이들이 만들어내는 또 다른 삶의 공기로 충전되는 모습이다. 정처없는 집없음(homelessness)이 단지 슬픔과 멜랑콜리에 잠식되는 것만은 아니라는 듯, 그것이 또 살아내기의 재-생임을 표명하는 듯 메들리는 개와 고양이들과 함께 골목에서 골목으로 이어진다.

안옥현_러브포엠_단채널 영상, 사운드_00:13:15_2021
안옥현_러브포엠_단채널 영상, 사운드_00:13:15_2021
안옥현_러브포엠_단채널 영상, 사운드_00:13:15_2021
안옥현_러브포엠_단채널 영상, 사운드_00:13:15_2021

안옥현은 『딕테』의 '에라토-연애시'에서 화자이자 호명의 대상, 그리고 관찰자이면서 주인공인 다중적 여성의 말하기를 극영화의 방식으로 재연했다. '에라토-연애시' 장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그녀'의 복수성은 영화를 보러 들어가는 여자, 영화 속에 등장하는 여자, 장소가 되고 자취가 되고 남편의 소유가 되는 여자의 "초상"으로 등장한다. 그녀는 보는 자인 동시에, 보이는 대상이고 사라져서 보이지 않는 존재이자 말없는 존재로서 줄기차게 한쪽 페이지를 차지한다. 안옥현의 단채널 비디오 「러브포엠」은 이렇게 여럿으로 분절된 '그녀'와 '그녀'의 공간에 들어가는 '당신'을 교차편집으로 등장시킨다. 세 여자와 한 남자는 시차를 달리해 자신과 분리된 낯선 말하기를 수행한다. 『딕테』에서 '그녀'가 그러하듯이, 안옥현의 영상에서 분절된 '그녀'는 온전히 말하는 주체라기보다 따라 말하는 존재, 나아가 촉각적이면서 시각적이고 청각적인 환영처럼 보인다. 하지만 「러브포엠」이 '에라토-연애시' 장이 지닌 영화적 문법을 그대로 따르고 있지는 않다. 차학경의 「비데 오 엠(Vidé o ème)」을 상기시키는 4음절의 제목은 차학경의 '연애시'를 베껴쓰는 동시에 음차화된 동시대 한국적 기표 '러브'의 감각을 더듬는다. 작가는 시차를 통과해온 이 '사랑'을 둘러싸고 주변 인물들로 하여금 각자의 '그녀'를 따라 읽도록 했다. 그 읽기의 리듬, 숨결에서 지금 이곳의 가부장제와 소외의 정서가 미묘하게 배어나온다.

이재이_속삭임, 울림 Murmur and Resonance_ 2채널 영상, 사운드, 왁스 조각_00:11:07, 가변설치_2021
이재이_속삭임, 울림 Murmur and Resonance_ 2채널 영상, 사운드, 왁스 조각_00:11:07, 가변설치_2021
이재이_속삭임, 울림 Murmur and Resonance_ 2채널 영상, 사운드, 왁스 조각_00:11:07, 가변설치_2021
이재이_속삭임, 울림 Murmur and Resonance_ 2채널 영상, 사운드, 왁스 조각_00:11:07, 가변설치_2021

이재이는 『딕테』에서 강렬하게 등장하는 다중 언어의 간격과 교차를 주목한다. 「속삭임, 울림(Murmur and Resonance)」은 아시아인 여성 무용수의 몸짓 언어를 담은 영상과 전설적인 재즈 보컬 빌리 홀리데이가 노래를 부르는 흑백 영상을 함께 투사한다. 빌리 홀리데이의 영상은 열화되고 늘어진 채 시각적 노이즈가 가득하고 소리없이 플레이된다. 이 영상은 그녀가 「이상한 열매(Strange Fruit)」를 부르는 모습으로, 이 곡은 1920-30년대 인종차별주의 린치에 항의하는 상징적인 노래였다. 2020년 봄 팬데믹으로 락다운된 뉴욕 한복판에서 작가는 꽃가루 알러지를 막기위해 창문틈을 비닐과 테이프로 틀어막고 혼자 소리내어 차학경의 딕테를 읽었다. 코로나19는 아시안 혐오 정서를 촉발시켰고, 구별짓기와 통제에 맞서 BLM(black lives matter)의 물결이 일어나기도 했지만, 팬데믹의 시대 위태로운 정체성 정치와 생의 조건들은 숨막히는 파사주를 형성했다. 작가가 혼자 방에서 소리내어 읽은 차학경의 말들이 기표와 의미 사이를 진동하며 방안을 맴돌았다. 그러한 속박과 부유의 아이러니한 감각에서 출발한 이 작업은 언어의 신체성과 이행(transition)의 감각을 질문한다. 공중의 자유로움보다 바닥의 구속을 의식하는 무용수의 춤, 빛을 내기 위해 형태가 녹아내리고 더러워진 채 바닥에 들러붙은 왁스 조형물의 추상성이 서로 교차하며 공명한다. 이 패턴, 몸짓, 덩어리는 차학경의 언어처럼 서로의 시공을 곁에 두고 다성적인(polyphonic) 울림을 시도한다. ■ 이진실

* 주석 1) 차학경의 존재가 한국 미술계에 처음 알려진 계기는 2000년 5월 선재아트센터에서 열린 『한미한국전(KoreAmericaKorea)』에서 그녀의 비디오 작품 「망명자(Exilee)」가 소개된 것이었으며, 미국의 5개 도시를 순회하면서 열린 차학경의 유고전 『관객의 꿈: 테레사 학경 차 1951-1982』(BAMPFA가 2001년 기획)이 2003년 9월 국내 쌈지스페이스에서 열림으로써, 『딕테 Dictee』와 더불어 그녀의 미술작품이 국내에서 본격 주목받게 되었다. 김현주, 「한국/미국/여성: 차학경과 민영순의 이산의 정체성」, 『현대미술사연구』 vol.13: 2001.12; 「테레사 학경 차의 시대를 앞선 예술적 비전」, 『현대미술포럼』(20) (www.daljin.com/?WS=33&BC=cv&CNO=388&DNO=18385) 2) 캐시 박 홍 지음, 노시내 옮김, 『마이너 필링스-이 감정들은 사소하지 않다』, 마티, 2020. 142-143.

Chorus: Writing to Diction, Speaking Alongside ● Dictee: Chorus is a performance-video project created by four artists of photography/video, Oksun Kim, Ok Hyun Ahn, JeongMee Yoon, and Jaye Rhee. Together, they have been reading and studying Theresa Hak Kyung Cha's text Dictee since early 2021. Their time difference with her text is around 40 years. Tracing back in time, and recalling the precarious lives of contemporaneity in migration, the pandemic, discrimination, and hate, they sought to look into the possibility of art to resonate between others across borders and identities. ● Born in 1951, Theresa Hak Kyung Cha was an unfortunate artist who passed away at the age of 31. It was only in 2000 that she, a media artist and conceptual artist who was based in Los Angeles and New York in the 1970s-80s, was introduced in Korea as Cha Hak Kyung. 3) She had been an author, poet, film director, conceptual artist, video artist, and performance artist, but her works were not easily accessible in Korea after her death, let alone in the US. As her masterpiece Dictee was translated into Korean in 1997, scholars of English and Korean literature continued to study her works, but the reality remains that her visual works of video and performance art are still largely inaccessible except for photographs and a few still images. Yet the real reason that Cha's works are considered so invisible and esoteric to us would lie in the fact that they are multilayered and abstruse, rather than the inaccessibility. Her works, complexly saturated with structuralist videography, psychoanalysis, semiotics, post-colonialism, feminism, and shamanism, are experiments of language and media filled with layers of frustration about the ever irrecoverable 'motherland', difficulties between identity and assimilation, and the anxious time and space of an exilee. ● Above her, the name Theresa Hak Kyung Cha is under heavy pressure. The moment one speaks of her name, one must be conscious of her death that happened right before her monumental text Dictee was published, or to be precise, the fact that she was raped and murdered. At the same time, one must pass through the risk of the shock, rage, and sorrow from such tragedy covering up the multifaceted meanings of Cha's work at once. Speaking of Theresa Hak Kyung Cha and summoning her work is perhaps bearing the risk of scandal or trauma, and stepping into the swamp of ignorance, misreading, and melancholy. Nonetheless, the four women artists, Oksun Kim, Ok Hyun Ahn, JeongMee Yoon, and Jaye Rhee, seem to have considered calling forth Theresa Hak Kyung Cha, opening her Dictee, and reading along with the breaths and broken words she has carved, are some tasks or rather urgent needs for women living in the present. It appears that they believed this 'reading' itself could be the embers for some low but steady consolation and resonance that can be shared with migrants, minorities, and all beings that are considered contaminations, who are being buried under the surface by the disaster of the pandemic. Thus this project was planned not as a commemoration of or homage to Theresa Hak Kyung Cha, or a representation reinterpreting her work with contemporary media, but a performance of 'reading'. ● As it were, Dictee: Chorus was organized as a place to fumble through and excavate Theresa Hak Kyung Cha's life and work together and to "write to dictation" of her language, though with a falter. Dictee, often recognized as gender-bending text, is known to be a linguistic experiment of putting the grammars of English, French, textual language, and video language together, a collage of fragmented speech and text with quotes without citations, and a piece that cross-breeds the media of text and visual art. In Dictee, structured in nine chapters following the names of nine Muses from Greek mythology, there is a montage of autobiographical stories that penetrate the experience of being colonized and the history of migration; scenes of Korean history, brush writing, acupuncture chart, an iconography of vocal organs, and bleak photographs; and figures of women such as her mother, maternal grandmother, Yu Guan Soon, Saint Thérèse of Lisieux, and Joan of Arc (Carl Dreyer's Maria Falconetti). This project especially focuses on the 'Erato-Love Poetry' chapter and attempts to re-read the plurality and ambiguity of the female speaking that her text possesses. Erato is the goddess of love and lyric poetry, and Theresa Hak Kyung Cha on the one hand used film script-like writing and parallel/asynchronous text experiments, and on the other, illustrated the silence of women in patriarchy like a scene in a movie and inserted the writing of Saint Thérèse of Lisieux who dedicated herself. The bodies and words of women who manifest love, desire, and suffering become mixed with visual elements such as light and shadows, black and white, disassembly and dissolve. Observing inside and outside this obscure and filmic text, the four artists and participants in the project pick up their own pieces and attempt at putting them into place. ● Above all, Dictee: Chorus seeks to reconstruct in contemporary senses the uncertainty and border-crossing embedded in Theresa Hak Kyung Cha's thinking through the act of re-writing down her 'writing written to dictation'. By writing down and reading Dictee aloud, we evoke the repetition and muttering for migrants to learn second languages, silence and incommensuration, and the sense of loss that goes side by side with the desire of assimilation. Writing to dictation is a physical action that comes before thinking, enforcement of placing down one's own style and language and synching oneself to the speech and rhythm of others, and the moment of putting oneself forth to the territory of new cultural crossbreeding where one is no longer a firmly integrated self but infiltrated and contaminated. Yet, standing in our respective places, we are others to the end, never passing over to 'you'. Thus this project is not one that speaks about Dictee, but one that speaks next to it. In "Minor Feelings", an essay of confessions about experiences of racial discrimination, humiliation, and depression as a Korean-American female poet, Cathy Park Hong frankly and acutely describes what speaking 'about race' is to an artist. ● Having dedicated a chapter each to the art of Wu Tsang and Theresa Hak Kyung Cha, Hong cites filmmaker Trinh T. Minh-ha and asserts that we need 'speaking nearby' rather than 'speaking about' something that is outside our experience. 4) It is because it is impossible to wholly cover something that is so involuted when speaking about it even at one's utmost, and all that is possible for us is 'speaking nearby'. Streaming sideways and returning from different angles every time, 'speaking nearby' is clumsy but leaves blank space and will continue to generate possibilities of other connections. ● Having taken 'portraits' of liminal beings such as foreigners living in Jeju, migrant Korean nurses in Germany, and biracial teenagers, Oksun Kim captured moving 'palm trees' in video for IN NOMINE, her new piece for this project. Palm trees are exotic species and at the same time artificial nature and residents rooted in Jeju, forming an important dimension in Oksun Kim's portrait photography. The palm trees here are 'animated' in earnest through masks, costumes, and mise-en-scene. In IN NOMINE, the 'palm-tree human' walks through the nature and village of Jeju with artifacts produced with the palm tree as their motif. There is a harmony and vitality of hybrids, making it difficult for the 'natural' and 'artificial' and the original Jeju and the extraneous to be discerned. Not only the palm trees of Jeju but also photographs of women and migrant workers from bus stops and street festivals of Jeju are substituted for 'palm-tree human'. Footages of the Australian English teacher, Sherrin, who was working in Jeju and swam across the island to publicize the beauty and pollution of the Jeju sea, are inserted at intervals. The 'palm-tree human' is their faces and names, repeating and mediating them. 'In nomine', meaning 'in the name of' in Latin, appears in Catholic prayers, and Theresa Hak Kyung Cha wrote 'IN NOMINE' like the end of prayer on the last page before starting 'Clio-History', the first chapter of Dictee. Just as the name of Christ as the medium for humanity and God is not a marker of individuality and identity but a void that is "occupied by others", Oksun Kim captures the time and space lived by palm-tree humans as such a place of mediation and void. ● JeongMee Yoon also focused on the hybridity and the time and space of diaspora in Dictee. Her Itaewon Medley is a video of the streets of Itaewon, Seoul, showing the shops, signboards, pulled-down shutters, winding stairs, and stray cats in Itaewon's alleyways. Yoon lived in Itaewon during the fall of 2021, and it was then that Itaewon became for her a 'neighborhood' where she took daily walks with her dog 'Mong-ee', rather than a unique area lined with exotic shops, shopping spots, and popular restaurants. She captured in photography and video the graffiti on closed shutters, signboards of stores with texts such as 'big clothes' and those with foreign cities like 'Italy glasses', narrow and steep alleys, irregular stars, clubs, people-friendly stray cats, and residents taking care of those cats. As she did seek the help of a dog in the neighborhood for the shooting, the videography of this piece is light and cheerful with steps and tempo as in walking with a dog. Itaewon is also an area of the 'alienated' or queer, those who may be overlapped with foreigners. In 2020, Itaewon suffered from the hate-framing of sexual minorities due to the mass infection of COVID-19, and many clubs and bars are currently closed, persevering through the era of the pandemic. However, the morning of Itaewon's desolate alleyways captured in Yoon's piece appears to be filled up with another air of life, created by strangers and sojourners. As if expressing that indefinite homelessness is not just encroached on by sorrow and melancholy and that it is the re-play of surviving, the medley continues from alley to alley with dogs and cats. ● Ok Hyun Ahn reenacted the plural speaking of a woman who is the speaker and the invoked, and observer and protagonist of 'Erato-Love Poetry' in Dictee, in the form of a dramatic film. The plurality of 'She', most prominent in the 'Erato-Love Poetry' chapter, emerges as the "portrait" of the woman who goes in to watch the film, the woman who appears in the film, and the woman who becomes the place, trace, and the possession of her husband. She is at once the watcher, the watched, the disappeared and invisible being, and speechless being, constantly taking up one side of the page. Ok Hyun Ahn's Love Poem shows this 'She', segmented into plural beings, and 'You' who enters 'Her' space, in cross-edited shots. Three women and a man perform strange speaking detached from themselves with different time gaps. As 'She' does in Dictee, the segmented 'She' in Ahn's video appears to be one who speaks along rather than fully speaking herself, or even a tactile, visual, and auditory illusion. However, Love Poem does not merely follow the videography of 'Erato-Love Poetry'. The four-syllable (in Korean) title, reminiscent of Theresa Hak Kyung Cha's Vidé o ème, transcribes her 'Love Poetry' and also gropes through the sense of 'leo-beu', the contemporary Korean signifier transliterated from 'love'. Around this 'love' that had passed through time difference, Ahn had the surrounding people to read along each and every 'She' of their own. In that rhythm and breathing of such reading, the emotions of patriarchy and marginalization of here and now subtly seep through. ● Jaye Rhee focuses on the gaps and crossings of plural languages that appear intensely in Dictee. Murmur and Resonance projects a video of a female Asian dancer's gestural language and a black-and-white video of the legendary jazz vocalist Billie Holiday singing. Billie Holiday's video is deteriorated and stretched, full of visual noises, and played without sound. This video shows her singing "Strange Fruit", the symbolic song that protested against racist lynching in the 1920s and 30s. In the middle of New York City in a lockdown due to the pandemic in spring 2020, Rhee sealed her windows with vinyl and tape to prevent pollen allergy and read Theresa Hak Kyung Cha's Dictee aloud, alone. COVID-19 provoked Asian hatred, and though the wave of BLM (Black Lives Matter) arose against distinction and control, the precarious identity politics and conditions of life formed a suffocating passage in the pandemic era. Cha's words, read aloud by Rhee alone in her room, wandered in the room oscillating between the signifier and signified. This piece, having started from the ironic sense of being restrained yet floating, questions the corporeality of language and the sense of transition. The dancer's movements, more conscious of restraints by the floor than freedom in the air, and the abstractness of wax sculptures melted, stained, and stuck on the floor to emit light, cross each other and resonate. This pattern, gesture, or mass, like Theresa Hak Kyung Cha's language, attempts a polyphonic reverberation with each other's time and space placed nearby. ■ Jinshil Lee

* footnote 3) Theresa Hak Kyung Cha was first known in the Korean art scene when her video work Exilee was exhibited in KoreAmericaKorea held at Art Sonje Center in May 2000. As Cha's posthumous exhibition The Dream of the Audience: Theresa Hak Kyung Cha (1951-1982) (organized by BAMPFA in 2001) that toured five cities in the US was held in Ssamzi Space in Korea in September 2003, her artworks along with Dictee finally received popular attention. Hyeon-Joo Kim, "Korean/American/Women: Diasporic Identity of Theresa Hak Kyung Cha And Yang Soon Min", Journal of History of Modern Art, vol.13: 2001.12; "Theresa Hak Kyung Cha's Artistic Vision Ahead of Her Time", Contemporary Att Forum (20) (www.daljin.com/?WS=33&BC=cv&CNO=388&DNO=18385) 4) Cathy Park Hong, Minor Feelings: An Asian American Reckoning, Penguin Random House, 2020. 103.

Vol.20211228f | 합창 Dictee: Chorus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