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는 영토가 아니다

The Map is not the Territory展   2022_0108 ▶ 2022_0417 / 월요일,1월 1일,2월 1일 휴관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참여작가 프랑스 사진가 에이전시 MYOP 소속 작가 6인 에드 알콕 Ed Alcock_기욤 비네 Guillaume Binet 피에르 이브르 Pierre Hybre_알랭 켈레 Alain Keler 줄리앙 페브렐 Julien Pebrel_스테판 라구트 Stéphane Lagoutte

주최 / 고은문화재단 주관 / 고은사진미술관_BMW 동성모터스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월요일,1월 1일,2월 1일 휴관 마감시간 30분 전까지 입장 가능

고은사진미술관 GoEun Museum of Photography 부산시 해운대구 해운대로452번길 16 (우2동 1005-17번지) Tel. +82.(0)51.746.0055 www.goeunmuseum.kr @goeun_museum_of_photography www.facebook.com/goeunmuseum

『지도는 영토가 아니다. The Map is not the Territory.』는 알프레드 코르집스키Alfred Korzybski가 1930년대 초에 현실과 인식의 차이를 설명하기 위해서 처음으로 쓴 표현이다. ● 프랑스 사진가 집단 MYOP의 구성원들은 이 차이를 기본 모티프로 삼고 있다. 사진가들은 작업 내내 각자 나름의 방식으로, 우리의 피로한 눈과 잘못된 기억을 초월해 있는 실제 세상과 우리가 보는 세상의 차이를 규명하고자 하였다. ● 기욤 비네Guillaume Binet는 가족들과 함께 미국의 위대한 작가들의 발자취를 쫓는 문학 여행을 떠난다. 피에르 이브르Pierre Hybre는 번잡한 현대생활로부터 멀리 떨어진 자연 풍경의 아름다움 속에서 피난처를 찾으려 한다. 스테판 라구트Stéphane Lagoutte가 보는 베이루트는 잔혹한 내란의 와중에 과거와 현재가 뒤엉킨 모습이다. 알랭 켈레Alain Keler는 혁명의 꿈이 악몽이 되어버린 발칸반도로 돌아간다. 줄리앙 페브렐Julien Pebrel은 유럽연합의 동쪽 끝이자 유럽에서 가장 긴 강의 어귀로 여행을 떠난다. 그리고 에드 알콕Ed Alcock은 낮이 밤으로 바뀌는 동안 인간과 야수 사이의 이중성을 탐색한다.

MYOP ● MYOP은 이야기를 통해서 현대 사진을 전망하고 현대 세계에 관하여 질문하는 스무 명의 사진가들 집단이다. 2005년 발족한 이래 MYOP의 중심적 관심 사항은 저항이었고, 그 일환으로 주관성을 표방하는 다큐멘터리사진을 지지하고 있다. ● 집단의 이름은 폴 엘뤼아르의 시 "끈질긴 내 두 눈, 내가 가라앉던 그 막막한 바다 위로 언제까지고 떠진 채로 있던"에 대한 오마주 1) 이다.

ⓒ 에드 알콕_Entre Chien et Loup/006_피그먼트 프린트_2015
ⓒ 에드 알콕_Entre Chien et Loup/014_피그먼트 프린트_2015

개와 늑대 사이 – 에드 알콕 ● 지난 겨울 나는 브르타뉴에 있는 모르비앙의 길들을 여행했다. 동물과 특별한 관계를 유지해왔던 사람들에 대한 어린 시절의 기억과 꿈을 탐사하면서 인간과 야수 사이의 사라져가는 연결고리를 찾아보고자 했다. 나는 암탉을 품에 안고 있는 아이들, 향수에 젖은 박제사들, 불에 탄 어린시절 장난감들, 칠면조를 훔쳐 먹는 개들과 철학적인 수의사들의 세계를 발견했다. 이것은 그들이 직접 손으로 쓴 내밀한 이야기들이 첨부된, 그들의 초상화이다.

ⓒ 기욤 비네_American Road Trip/001_피그먼트 프린트_2015
ⓒ 기욤 비네_American Road Trip/076_블루 백 월페이퍼_2015

작가들의 미국: 로드 트립 - 기욤 비네 ● 가족의 꿈에서 한권의 책이 탄생하였다. 「작가들의 미국 - 로드 트립」은 오래된 캠퍼밴을 타고 하나의 나라를 발견하기 위해 떠난 가족여행이었다. 우리는 일종의 지형학적 감각을 갖고 여행을 시작했다. 즉 어떤 지리적 환경이 위대한 작가들을 탄생시키는가 하는 의문을 가지고 출발했던 것이다. 우리는 장소가 주는 느낌을 찾는 것부터 시작했다. 특정한 땅이 어떻게 문학에 스며드는지 알고 싶었다. 러셀 뱅크스 Russell Banks의 애디론댁 산맥, 제임스 리 버크 James Lee Burke의 불쾌한 루이지애나, 시리 허스트베트Siri Hustvedt의 책에 나오는 뉴욕 등등. 우리는 한 나라에서 그것에 대한 상투적 문구를 통하여 현실과 상상을 가로지르는 여행에 착수했다. 광대한 하늘 아래로 사계절 내내 수많은 소설작품들의 배경이 되었던 끝없는 길들을 주파했다. 트레일러 파크에서 그 지역에 영원히 살아온 듯한 주민들과 함께 꼼짝 못하고 갇힌 신세가 되기도 했다. 많은 책에 등장하는 허름한 모텔에서 악천후를 피한 적도 있었다. ● 리처드 포드Richard Ford의 말은 우리에게 공감을 준다. "우리는 적응한다." 우리가 만난 작가들은 자신들의 땅과 나라에 스스로 적응했고, 그것이 제공하는 양분을 섭취하며, 그것을 가지고 글을 쓴다. ● 우리 일행은 모두 여섯 명이었다. 잡담이 끝없이 이어지는 속에서 우리는 긴 여행을 했고 책을 읽었으며 캠퍼밴의 핸들 너머로 사진을 찍었다. 우리는 아마도 술집보다 어린이 박물관과 놀이터를 더 많이 방문했을 것이다. 이런 것이 이 여행의 강점이자 한계였다. 그리고 개인으로나 가족으로나 그야말로 엄청난 모험이기도 했다. ● 우리는 일련의 만남을 통해서 창조적 과정 자체와 그 과정이 요구하는 헌신에 대하여 강렬하면서도 대단히 진솔한 교훈을 얻었다. 우리가 간직하게 된 단어들은 작업, 규율, 그리고 규칙성이었다. 다시 시도해 보라. 인내하라. 많은 작가들이 자신의 예술을 소명이라 여기지만, 모든 작가들은 또한 자신의 작업이 힘든 노동이라 이야기하기도 한다. 앤드류 하임스Andrew Himes의 비유를 빌리면, 권투선수들은 권투를 하고, 작가들은 글을 쓰고, 사진가들은 사진을 찍는다.

ⓒ 피에르 이브르_La Vie Sauvage/026_피그먼트 프린트_2015
ⓒ 피에르 이브르_La Vie Sauvage/027_피그먼트 프린트_2015

야생의 삶 – 피에르 이브르 ● 어떤 산길에서 나는 젊은 청년과 그의 늑대를 만났다. 그는 잉카의 태양신에서 따온 인티Inti라는 이름을 갖고 있었다. 그가 한 말이 지금도 떠오른다. "여기서는 누구나 행복하게 살아요. " 이 사진 연작에서 나는 프랑스의 가장 외진 곳을 탐험하려 했고, 아직 현대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이 있는지를 알고자 했다. 현대 생활의 스트레스에서 멀리 떨어져 있다는 느낌을 주고 자연풍광의 아름다움이 안식처를 제공하는 그런 곳 말이다. 2년 동안 나는 스페인 접경 지역인 피레네산맥을 여행했다. 우리는 막다른 길에서 영토의 끝을 나타내는 산봉우리들을 본다. 이 숨겨진 계곡들과 숲들과 가혹한 환경은 또 다른 조망을 찾는 많은 사람들을 수십 년 동안 매료시켜 왔다. ● 1970년대에 이 외진 산들은 많은 히피 공동체들의 안식처였다. 이제는 그것이 과거지사가 되었다 해도 자유로운 정신은 여전히 남아 있다. 이곳에서는 모두가 사회 규범을 벗어나 자신만의 삶의 방식을 실험할 수 있으며 공동체 정신이 충만하다. 나는 이 새로운 시골 주민들을 사진에 담았다. 삶을 다시 시작하려고 이곳에 온 사람들, 땅에 애착을 가진 농부들, 소비자 노릇을 탈피하는 것이 가능함을 믿는 사람들 말이다. 그들 모두는 특이한 유형의 인물들로서 이 계곡들과 숲, 산속 작은 마을들을 독특한 곳으로 만들며, 각자 자신만의 방식으로 자유로움을 유지하려 한다. 자연은 그들 삶의 중심이다. 나는 '야생의 삶'을 찍었다.

ⓒ 알랭 켈레_Motel Paradiso/28_피그먼트 프린트_2008
ⓒ 알랭 켈레_Motel Paradiso/35_피그먼트 프린트_2008

모텔 파라디소 – 알랭 켈레 ● 남자들이 벽에 붙어서 철로를 따라 난 길을 그림자처럼 숨죽이며 걷는다. 마치 눈에 띄길 원치 않는 것처럼 언제나 방관자 같은 모습으로. 마치 세상에서 추방된 것처럼 인생, 바람, 시간과 악전고투하며. 오직 동물들만이 그들에게 충실하다. ● 오래 전 발칸반도에는 모범이 되고자 했던 나라가 있었다. 그 나라는 2차 세계대전 이후 두 번 태어났다. 처음에는 왕국으로, 다음에는 공화국으로. 아버지의 사망 이후 자식들은 땅을 나누기를 원했으나 불가능했다. 혼란이 시작되었다. 어둠이 빛을 대체했다. 황폐함과 고통이 사람들을 덮쳤다. 사람들의 분노가 국가를 삼켜 버렸다. 꿈은 악몽이 되었고 고독은 광기로 변했다.

ⓒ 줄리앙 페브렐_Sulina/015_피그먼트 프린트_2010
ⓒ 줄리앙 페브렐_Sulina/018_피그먼트 프린트_2010

술리나/인술라 – 줄리앙 페브렐 ● 다뉴브 강 어귀에 있는 술리나의 오래된 등대는 이제 하나의 상징일 뿐이다. 루마니아가 2007년 유럽연합에 가입한 이래 EU의 동쪽 관문에 위치하게 된 그 불빛은 더 이상 화물선을 비추지 않는다. 20세기가 시작될 무렵 흑해가 뒤로 물러나면서 건물 주변으로 텅 빈 땅이 드러났다. 그러는 동안 유럽의 다뉴브 위원회가 떠났고 그와 함께 많은 터키, 그리스, 독일, 프랑스, 러시아, 리포반과 우크라이나 코사크 상인들도 떠났다. 10개의 영사관들도 깃발을 내렸다. 프랑스어는 공식 언어의 지위를 잃었고, 루마니아는 이 버림받은 영토에서 업무를 재개했다. 그때가 1939년이었는데, 그때 이후로 이 도시는 구원에 대한 믿음을 버린 적이 없었다.

ⓒ 스테판 라구트_Beirut 75-15/01_피그먼트 프린트_2015
ⓒ 스테판 라구트_Beirut 75-15/02_피그먼트 프린트_2015

베이루트 75-15 – 스테판 라구트 ● 한 사진가가 자신을 베이루트로 데려와 준 레바논 여자와 사랑에 빠진다. 그는 현재와 과거, 역사와 역사 이전이 뒤섞인 도시에 놀라 카메라를 들게 되고 그렇게 해서 도시의 틈 속으로 미끄러져 들어간다. 뒤엉킨 거리들, 창가에서 내려다보는 사람들, 힘겨운 기억들로 점철된 건물들. 사진가는 사랑 때문에 방황한다. 버려진 고급 호텔, 그 아래에는 나이트클럽이 먼지를 뒤집어 쓰고 숨어 있다. 여기 어둠 속에서, 그는 아마 이미 사망했을 다른 사진가의 사진 원판들을 우연히 발견한다 – 유령의 이미지들이다. 3년 동안 사진가는 레바논의 꾸불꾸불한 거리들을 걷는다. 이미지들이 모이지만 충분하지 않다. 그의 이미지들은 불모(不毛)인 상태로, 아직 무엇인가가 빠져 있다. 파리로 돌아와 그는 오랫동안 잊었던 사진 원판들을 조심스레 하나하나 인화한다. 또다른 삶이 나타난다. 남자와 여자들이 춤을 추고, 술을 마시고, 이야기하고, 웃고, 사랑을 한다. 그들은 겁에 질려 있지 않다, 아직은. 이것이 1975년 이전의 삶이다. 모두를 파괴해버린 내전이 있기 전. 오랜 별거 후 다시 만난 부부처럼, 오늘날의 사진들이 어제의 사진들 위에 놓여 있다. 1975-2015의 베이루트. 중첩된 시간 속에서 두 외로운 영혼이 만나서 포옹한다. 사진가 스테판 라구트는 현재가 확장되어 움직이는 듯한 느낌을 창조한다. ● "그의 이미지들은 보여주는 게 아니라 행동한다. 그것들은 시간을 멈추지 않고 시간을 풀어놓는다." (사무엘 두 Samuel Doux)

ⓒ MYOP_TimeLapse

타임랩스 – 집단작업 ● 사진은 실재, 즉 어떤 주목할 만한 사건의 드러남이다. 역사는 단순한 내재성에 머물던 실재를 증폭시켜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반향을 일으킨다. 그리하여 기억이 현재와 연결된다. '타임-랩스'에서 우리는 과거의 시선과 현재의 시선이 교차하는 지점에 서 있다. 저 은밀한 순간을 살았던 사람들 속에 묻힌 기억들이 관객의 시선을 통과할 때, 잊혀졌던 경험은 현재로 소환될 수 있으리라. 먼 과거의 회상이 현재를 가로지르면, 실제로 사건들이 일어났다는 확신이 생기리라. 우리 각자에게는 사건들의 흔적이 있으며, 사건들은 우리 개성의 일부인 것이다. 이 이미지-기억들을 함께 보면 MYOP 그룹의 대략적인 특징이 드러난다. 작품들에 담긴 이미지들 사이의 시간적 거리는 총 322년에 달한다. 1979년에서 2019년에 걸친 타임-랩스는 그룹 사진가 모두를 아우른다. 이 일련의 이미지들을 통하여 우리는 우리의 등 뒤에서 우리의 오늘을 가능하게 만드는 가녀린 메아리들, 미약한 고리들을 탐색해 왔다. 그 이미지들이 머나먼 어딘가의 다른 사람들에게도 반향을 일으킬 것을 희망하면서. ● "그러나 사람들이 죽고, 사물이 파괴되고, 과거의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을 때, 더욱 연약하긴 해도 더욱 강인하게, 무형이긴 해도 더욱 집요하고 충실하게, 오직 그 냄새와 맛만은 오랫동안 영혼처럼 남아서, 다른 모든 것의 폐허 위에서 생각하고 기다리고 희망하는 것이다. 그 냄새와 맛의 미세한 물방울 위에 그 거대한 추억의 건물을 꿋꿋이 떠받치는 것이다." 2) (마르셀 프루스트,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1913)고은사진미술관

* 각주 1) Mes Yeux, Objets Patients / étaient à jamais ouverts / sur l’étendue des mers / où je me noyais 2) 마르셀 프루스트, 김인환 번역, 『스완네 쪽으로 –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1』, 문예출판사(2011)

Vol.20220108a | 지도는 영토가 아니다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