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rst season 첫번째 계절

무심준展 / MUSIMJUN / painting   2022_0111 ▶ 2022_0117

무심준_first season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97×130cm_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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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0:00am~06:00pm

아이테르 AITHER 부산 동구 범일로65번길 21 4층 Tel. +82.(0)10.5849.5272 aither5.modoo.at @aither_international

옷장 ● 가을인가 싶더니 어느새 겨울이다. 계절이 바뀔 때쯤이면 일상에서 가장 먼저 하는 일이란, 옷장 깊숙이 있던 그 계절의 옷을 꺼내고 다시 정리하는 일일 것이다. 계절과 계절 사이 그 일을 끝내고 잠시 바깥을 보고 있으면 묘한 느낌이 든다. 약간 리셋되는 듯한 기분도 들고. 그 더웠던 여름을 잘 지나간 뿌듯함도 들고. 새로운 계절에 대한 적응의 부담감도 든다. 이런 느낌이 개인적일 수도 있겠지만. 원목 오크 옷장이 있는 집이든, 원목 오크 시트지 옷장이 있는 집이든. 누구나 평행선에서 본능적으로. 옷장 정리는 해야만 되는 일이다.

무심준_technic of bium_종이에 마카, 수채물감_14.8×21cm_2021
무심준_52nd street bird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53×65cm_2021

first season ● 쉰베르크는 반유대교적 성향을 지닌 bauhaus에 칸딘스키가 교수로 임용되자 다음해에 친구이자. 예술가 동지였던 칸딘스키와 결별해버린다. ● 칸딘스키와 달리 유복한 집안에서 자라지 못했고. 어느 정도 사회적 위치에 오른 이후에도 칸딘스키는 반유대교적인 독일의 정책으로 미국으로 건너가기 전까지 평생 궁핍한 생활을 벗어날 수 없었다. 통장계좌까지 폐쇄당했다고 하니. ● 아무튼. 잘 알려진 사실이지만, 현대 추상미술을 창시하는데 결정적인 영향을 준 건 쉰베르크의 무조음악이였다는 것. ● 본 전시 타이틀 "first season(첫 번째 계절)"의 명칭도 불협화음(쉰베르크는 받아들이지 않았지만) 부조화적인 조합이다. first(첫 번째)란 단어란 상징적으로 첫 번째, 가장 먼저, 최고라는 개념과 단순히 수학적 배열의 첫 번째라고 개념지울 수 있지만. season(계절)이라는 감성적 단어와 조합했을 때 부자연스럽다. 보통 "가장 좋아하는 계절은 뭐니"라고 물어본다면 best(최고의)라는 단어를 사용해야지 자연스러울 것이다. 그럼에도 first란 단어를 사용한건. 앞의 모든 의미를 포함하기 위해서였다. 가장 기억에 남는 계절 또는 "계절 탈 때"의 감성 등등, 감성적 개념과 단순 수학적 개념의 첫 번째로서 -지구 최초의 계절은 봄일까 겨울일까. 아님 아리조나 같은 여름일까. 알 길은 없다.-

무심준_gwangan-ri 1992(anchi bale game)_ 종이에 마카, 색연필_14.8×21cm_2021
무심준_mignote 8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55.5×60cm_2021
무심준_wish you were here_종이에 마카_17×15cm_2021
무심준_ince for chamber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16.5×95cm_2021

MonAmi 153 0.7 ● 좀 옛날에는 초등학생은 볼팬을 쓰지 못하도록 했다. 그래서 초등학생은 연필만 써야만 했다. 선명한 색과 선. 무엇보다 연필을 깎지 않아도 되는 편리함은 늘 어린이들의 득템 중 하나였다. ● 지금 생각해보니. 아마 자주 쓰고 지우는 초등학생에게는 연필과 지우개가 더 효율적인 필기구였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지만. 그깟 볼팬 하나가 무슨 상급생의 특권의 상징인양 거들먹거리는 핀잔은 늘 불만이었다. ● 지금이야 수입품도 많고 국산 볼팬도 다양하고 좋은 품질의 볼팬이 많지만. 볼팬을 넘어 반세기 이상, 최초의 그 디자인과 구성 그대로 생산되고 있는 제품은 아마 monami 153 0.7 볼팬이 유일하지 않을까. 디자인이라고도 할 수 없는 너무나도 심플하고 기능에만 충실한 모나미 153 0.7mm 작업 노트 주변의 이리저리 널브러진 팬들 사이에서 모나미 볼팬을 볼 때면 그 스탠다드하고 심플한 디자인에서 무엇인가 있지 않을까 생각을 하곤 했었다. 그리고 봄. 화랑아트페어 관람 후 광장을 걸어나와 서 있으니, 수 많은 작품의 잔상효과 때문인지 색들에 대한 느낌들이 혼란스러웠다. 그리고. 순간 혼란스러운 잔상을 지운건, 그 심플한 모나미 153 0.7 볼팬이였다. ■ 무심준

Vol.20220111b | 무심준展 / MUSIMJUN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