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member

김명숙_신학철_유근택_최진욱_하미화展   2022_0113 ▶ 2022_0206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1:30am~06:30pm

인디프레스_서울 INDIPRESS 서울 종로구 효자로 31(통의동 7-25번지) Tel. 070.7686.1125 @indipress_gallery www.facebook.com/INDIPRESS

사람과 사람의 관계에는 기억이라는 것이 있는 것 같습니다. 불현듯 나타난 사물이나 사건이 희한한 감정을 가져올 때에도 그 배후에 어른거리는 그 사람의 윤곽을 떨칠 수 없습니다. 멍하니 먼 풍경을 바라보다가도 어떤 이를 생각해내고는 그리움과 미안함이 교차하는 시간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화폭에 그려지는 작가분들의 심사에도 그 비슷한 감정들이 베어져 있지 않을까 합니다. 다섯 작가분들의 전시를 준비해보면서 좁게 그들의 공통점을 고민해보다가 결국 그만두고 두루뭉술하게 'Remember'라는 단어를 떠올려 보았습니다. 형태를 다루는 회화작가 다섯 분의 신작이 아닌 이미 발표된 작품들을 발췌하여보는 의도에는, 발표 이후 보통은 포장되어져 책장 속의 책들처럼 작업실 한 켠에 오래도록 보관되기 십상인 점이 못내 아쉬웠던 바도 있었습니다. 망연한 시간과 대결하며 쉼 없이 창작에 몰두하는 많은 작가분들이 있음을 잘 알고 있기에 여건이 허락하는 한 리멤버 라는 전시명으로 가끔씩 발표되어진 작품들 위주로 기획을 해보고자하는 시작점의 의미가 있습니다.

김명숙_Harassed land_종이에 혼합재료_245×245cm_1990
김명숙_Harrassed place-1_종이에 혼합재료_130×175cm_1990
김명숙_Harrassed place-3_종이에 혼합재료_180×270cm_1993
신학철-한국현대사-질곡의 종말_캔버스에 유채_330×130cm_2021
유근택_The Time_한지에 먹, 호분, 템페라_103×150cm_2020
유근택_아침신문 Morning Mewspaper_ 한지에 먹, 호분, 템페라_72×49cm_2019
유근택_어떤땅-뉴욕타임즈_한지에 먹, 호분, 템페라_148×270cm_2019

문득 '목마와 숙녀'라는 박인환님의 시가 떠오릅니다. 한 잔의 술을 마시고 우리는 버지니아 울프의 생애와 목마를 타고 떠난 숙녀의 옷자락을 이야기한다. 목마는 주인을 버리고 그저 방울소리만 울리며…. 이렇게 시작되는 1955년 발표되어진 그의 시는 한국전쟁 직후의 정황이 반영된 염세적인 정조에도 불구하고 강인한 예술정신이 깃들어있음을 느끼게 됩니다. 시대의 우울을 열렬하게 시어로 조탁하고 있는 시인의 절제된 옆모습이 잡힐 듯합니다. 어찌 박인환님의 시만 있었겠습니까. 많은 예술가들의 명작들이 한국예술사라는 보고에 보존되어져 지금도 고스란히 전해지고 있습니다. 결국에는 이 시대도 시간이 지나가면 그 시대가 되겠지요. 시간이라는 그물망 위에 오롯이 남겨져 보석과도 같은 작품들이 탄생할 것입니다.

최진욱_그림의 시작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94×260cm_1990
최진욱_습관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95×130cm_1990
하미화_끝나는 풍경2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16.8×80.3cm_2020
하미화_빛났던 시간 6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12.1×162.2cm_2020

되돌아보면, 미술계의 한 부분이나마 역할을 해오며 시간을 진행하였던 바에 감사함을 새삼 느끼게 됩니다. 힘겨울 때마다 계기가 되어주셨던 분들과 함께 하였기에 가능하였습니다. 얼기설기한 그물망을 다시 펼쳐보고자 합니다. 더욱 섬세한 감식안을 가진 많은 분들의 관심이 더욱 절실해지는 지금입니다. ■ 김정대

Vol.20220113g | Remember展

@ 통의동 보안여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