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날씨는 오래가지 않을거야

이상옥_DART_김소정_정진영展   2022_0115 ▶ 2022_0127 / 월요일 휴관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기획 / 박수진

관람시간 / 01:00pm~06:00pm / 월요일 휴관

공간:일리 space illi 서울 종로구 비봉2길 23 1층 Tel. +82.0507.1425.3881 www.space12.gallery @space_illi_1and2

자주 바뀌는 날씨처럼 지금 우리가 느끼는 감정, 기분, 상황들도 오래가지 않는다. 흐린 날이 걷히고 맑은 날이 지속되기도 하는가 하면 맑은 하늘에 날벼락이 떨어지기도 한다. 4인의 작가들은 시시각각 변화하는 날씨를 비유 삼아 개인의 시간성을 포착해내고 그 내용을 작품으로 풀어낸다. ■  

이상옥_am 4:00_벽_알루미늄, 미러지, 석고, 흑연_120×145×26cm_2022

안개는 대기 중의 수증기가 응결하여 지표 가까이에 작은 물방울이 뜬 현상을 말한다. 안개의 사라질 수밖에 없는 운명과 작은 물방울이 모여 정해진 형태가 아닌 끝없이 변화하는 상태는 인간의 기억/감정과 닮아있다. ● 태어나면서부터 맺어지는 관계 속에서 감정과 기억은 축적된다. 다양한 감정과 기억은 앞선 것을 지워버리기도 하고 새로운 해석을 만들어 내기도 한다. 사람의 행동 패턴, 취향, 성향을 보는 것은 그것을 결정하는 근원적인 사고와 배경, 맥락을 보기 위함이다. 작업은 그 근원적인 것과 감정/기억이 섞여 겉으로 드러난 모습 사이의 연결고리를 읽어내기 위한 시도이다. 일상에서 흔하게 마주할 수 있는 형태를 바라보는 방식을 바꾸어 공간과 그 공간을 이루는 사물을 재해석한다. 바라보는 것은 사물인지, 공간인지, 나인지, 타자인지, 기억인지, 감정인지 혼동된다. 공간/사물/개인의 연계성과 감정/기억을 시각적 매체로 전환시키기 위한 작업이다. ■ 이상옥

DART_Sky on the apple_레진_50×13×10cm_2022

자신의 머리 위에 놓인 정체 모를 물체에 대해 깊은 생각에 빠진 누군가, 우리의 무의식을 좌우하는 미지의 물체. 그것은 나의 정체성에 관한 문제인가, 삶의 목표에 관한 문제인가? 이는 자신의 삶의 가치와 목표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며 자신의 정체성을 재구축하고자 하는 이의 초상이다. 한 바탕의 소나기가 지나간 후 맑은 하늘이 찾아오면 사과 나무는 오히려 더욱 성장하게된다. ■ DART

정진영_지문채집 指紋採集_유리, 실리콘_25×25cm×15, 가변설치_2022

태풍이 오면 주변 환경은 빠르게 혼란에 빠진다. 그러나 태풍의 눈으로 다가갈수록 그 내심에는 맑은 하늘과 고요함이 존재하며 속도는 가장 빠르다. 속도가 빠르다는 것은 그만큼 큰 에너지를 뜻한다. 나는 이런 점이 우리가 대중 속에서 중심을 잡는 모습과 비슷하다고 느낀다. 유동적이고 불규칙적인 관계 속에서 중심을 잃지 않는 것은 그 한가운데 고요하지만 가장 큰 에너지를 잡고 있는 '자신'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이번 작업에서는 지문을 통해 개인의 고유한 정체성을 기호로 표현하여 '투명한 자아'를 나타낸다. 대인관계에서 의도적으로 자기검열 되는 성향, 태도, 표정 등과 같이 멀티페르소나라고 칭해지는 현시대에서 '자신'임을 분명하게 증명할 수 있는 증거를 채집한다. 또한 '나와 너'를 보여주는 지문의 나열과 구성을 통해 동적인 관계를 이야기하고자 한다. 작품의 유동적인 구성은 정형화 되지 않은 주변을 보여주기도 하지만 반대로 그 형태를 변형시킴으로서 통제하고 조절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 정진영

김소정___(으)로부터_캔버스에 아크릴채색, 수채_130.3×162.2cm_2022

이번 작품은 '멈춰버린 너'의 순간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나'의 모습을 담은 이야기이다. 시간성 안에서 포착한 장면은 서서히 기온이 오르고 눈이 녹아 질퍽한 길을 걸어가는 장면에서 시작한다. 어느 추운 날, 친구의 장례식장에 머물고 있던 나의 감정은 친구의 부재를 인정함으로써 다가오는 봄비를 맞기 위해 걸음을 뗀다. ● 이전에는 친구의 죽음을 "인지"는 하였으나, 그 사실을 "인정"하고 있지 않았다. "죽었다"라는 사실을 알고는 있었으나, 어렴풋이 어딘가에서 잘 살아가고 있을 것 같았다. 그 "어딘가"는 모든 것이 평화로운 유토피아적인 장소를 상상했다. 그것은 그저 나의 동경임을 깨달았다. 실제로 그 친구의 상황이 달라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음을 깨닫고, 그 죽음을 비로소 인정하였다. ● 이런 과정에서의 감정선 변화를 작업에 투영하고자 한다. 죽음을 동경하던 것을 멈추고, 지금 내가 있는 현실에 대한 기대를 건다. 죽음의 부재에 대한 빈 자리를 애써 다른 것(어떠한 동경, 어떠한 슬픔, 어떠한 집착)으로 채우려는 노력을 멈춘다. '네'가 떠나고 '내'가 바라보고 있는 풍경을, 다가오는 봄을 직면하고자 한다. ■ 김소정

Vol.20220115a | 이런 날씨는 오래가지 않을거야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