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rong Orbit : 경로를 이탈하였습니다

무른 땅 위를 걷는 것처럼, 딛고 설 수 있다고 생각한 곳에 발이 푹 빠진다.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은 무심하게 모습을 바꾸고 종종걸음으로 이를 쫓아간다. 변화하는 현상과 이를 이해하고자하는 시도들은 때로는 성공적이기도 하고, 미지근한 결말을 맞기도 하며, 처참하게 실패하기도 한다. '실패한 시도들'은 논리적이고 깔끔한 결론보다 일상에 더 자주 등장한다. 어설픈 마무리, 맥빠지는 조언들, 여러 번의 시도 끝에 실패하기 등 일상에서 경험하는 어딘가 모자라고 말이 되지 않는 방법론들은 작업과정에서 의사 설명서 (pseudo-manual)의 형태로 구체화된다.

문채원_Untitled (Duck your head until further notice)_116.8×91cm_2021

문채원_Wong Orbit展_미스테이크 뮤지엄_2022 문채원_Untitled (Figure B)_면천에 자수_25.4×17.78cm_2021

문채원_Untitled (Locked Out)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16.8×91cm_2022

문채원_Wong Orbit展_미스테이크 뮤지엄_2022

문채원_Untitled (Cover yourself till no one notice)_24×36cm_2021 문채원_Untitled (Wave your hand for nothing)_30.48×30.48cm_2018

문채원_Untitled (Operation Caution)_면천에 자수_27×23cm_2021

작동하지 않는 설명서(non-functional manual) 시리즈는 의미를 읽을 수 있다는 것이 곧 이해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에서 출발한다. 작업에 등장하는 이미지들은 본래 만들어진 용도를 피해 적극적으로 실패하고, 오역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나는 설명서나 안내책자 등의 매체들을 그림과 문장단위로 분절하여 단일한 의미를 전달하는 본래의 용도를 애매한 결론이나 모순적인 상황으로 대체한다. 직관적인 기호와 이미지로 만들어진 '그럴듯한' 시스템은 도움이되는 정보를 주기보다 현실의 예측 불가능성과 불확실성에 대응하는 방법들을 농담조로 제시한다. ■ 문채원

Vol.20220115b | 문채원展 / MOONCHAEWON / 文彩苑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