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른 가능성 – 체현된 풍경

김상우_장기영_김찬주_류채민_신준민_김소라展   2022_0119 ▶ 2022_0219 / 월요일,설연휴 휴관

또 다른 가능성 – 체현된 풍경展_봉산문화회관 1전시실 류채민, 김상우, 김찬주 섹션_2022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기획 / 봉산문화회관

관람시간 / 10:00am~05:00pm / 월요일,설연휴 휴관

봉산문화회관 BONGSAN CULTURAL CENTER 대구시 중구 봉산문화길 77 2,3층 1~3전시실 Tel. +82.(0)53.661.3500 www.bongsanart.org

지역을 근거로 대중미술의 새로운 시도와 가능성을 제시하는 『또 다른 가능성展』은 작가들의 창작활동을 지지하고 담론의 장이 형성되도록 주제전을 제시하는 특화전시 프로그램이다. 지난 2014년의 『be anda; 이름 없는 땅으로』, 2015년의 『META; 이름 없는 영역에서』, 2016년의 『또 다른 가능성으로부터』, 2017년의 『또 다른 가능성의 영역』, 2018년의 '나 그리기', 2019년의 『드로잉』, 2020년의 『태도로서 드로잉』, 2021년의 『시대를 넘어』에 이어 또 하나의 다른 가능성을 찾으려는 것이다. 2020년도까지 자생적으로 결성하여 예술의 실천을 탐구해온 두 개의 미술가 집단을 초청하여 미술의 또 다른 변화 가능성을 조명해 왔다면, 2021년도부터는 장르별로 대상을 바라보는 직관적인 힘을 변화의 동력으로 발산하는 대구·경북 미술가들을 초대하는 전시로 구성하고 지역 친화적이며 대중들이 쉽게 다가갈 수 있는 기획을 전제로 또 다른 가능성을 타진해 보고 있다. 올해에 소개되는 「2022 또 다른 가능성-체현된 풍경展」은 지난해 서예·문인화에 이어 구상회화 중 풍경화를 중심으로 새로운 시각을 지향하는 작가를 초대하는 전시로 김상우, 장기영, 김찬주, 류채민, 신준민, 김소라 작가가 참여한다. 이번 전시의 가장 큰 특징은 30대부터 50대까지 세대별 작가들로 구성하여 각기 다른 사상이나 관념 그리고 정신적인 것을 구체적인 형태로 표현하는 풍경화 작업으로 서로의 동질성과 이질성을 이해하며 한 단계 더 발전할 수 있는 장을 형성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는 점이다. 독특한 시각적 이미지를 구현하기 위해 대상을 집요하게 파고드는 사실적인 작품에 몰두하는 작가들의 화려하지만 절제된 조형의식을 살펴봄으로써 풍경화에 나타난 세대별 시각적 변화를 관찰할 수 있는 재미를 선사하는 대중 친화적 기획전시이다.

또 다른 가능성 – 체현된 풍경展_봉산문화회관 2전시실 장기영 섹션_2022
또 다른 가능성 – 체현된 풍경展_봉산문화회관 3전시실 김소라, 신준민 섹션_2022

50세로 접어든 작가인 김상우, 장기영 작가의 특징은 대상을 직관적으로 바라보는 형식을 취함으로 내재된 감수성을 억제하고 본질에 접근하기 위한 사실적 작업에 집중하고 있는 점이다. ● 김상우 작가는 길, 언덕, 나무를 소재로 인생, 추억, 유년 시절의 기억 등을 상징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풍경화의 가장 기본적 구도와 흔한 소재의 형식을 취하고 있지만, 작가의 감수성을 보여줄 수 있는 매개체인 언덕길을 과감하게 부각하는 구도를 택하고 있다. 마치 언덕길 위에서 풍경을 바라보는 듯한 착각을 불러오는 대담한 구도와 사실적 표현은 판단이나 추리 따위의 사유 작용을 배제하고 대상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게 되는 힘으로 작용하고 있다. 인물화를 사실적으로 그려온 작가의 직관적 시선이 풍경화로 그대로 옮겨온 듯한 이번 작품은 일관된 시각의 연관성과 적용된 반응의 일관성을 보여주는 또 다른 면모를 보여주게 될 것이다. ● 그리고 장기영 작가는 주로 정물화를 사실적으로 표현하는 작가이지만 이번 전시에서는 풍경과 연계된 다른 시선의 결합을 보여준다. 작가의 주된 탐구 대상인 꽃의 이미지를 각기 다른 풍경 속에 부유하듯 병치함으로 고정된 이미지가 아닌 자유로운 사유의 공간으로 변환하여 새로운 시공간으로 연결시키는 드라마틱한 확장성을 보여준다. 작가는 구상회화의 형식을 꾸준하게 취하고 있지만, 세밀한 관찰로 얻어지는 사실적 재현으로 서로 다른 이질적 공간을 화면에 혼재시킴으로 존재하지 않는 일루전(illusion)을 재생하고 극대화된 가상공간을 통해 인간의 삶을 윤회사상에 비춘 서사적인 이야기로 풀어내고 있음이다. 생명의 근원을 찾아가는 여정이 담긴 상징적인 꽃으로 내재된 감수성을 에둘러 여러 가지 수식어로 표현하지 않고 직설적이며 가림막 없이 날것 그대로 표현하며 작가는 관람객과 마주 서고 있다.

류채민_또 다른 풍경 - San Diego_캔버스에 유채_91.5×45.8cm×5_2020
김상우_See the sea(좌)_캔버스에 유채 외_200×149.8cm_2005
김찬주_공존_캔버스에 유채_100×73cm_2012
장기영_Nature-Fragrance(가운데)_캔버스에 유채 외_130×162cm_2022

40대인 김찬주, 류채민 작가는 일상 속에서 소재를 찾는 구상회화의 보편적 특성을 취하지만 작가 개인의 감정이나 생각을 전달하기 위해 또 다른 가상공간으로 관객을 이동시킨다는 공통점이 특이하다. ● 영천에서 활동하고 있는 김찬주 작가는 "모든 그림은 허구이다."라는 아주 기본적 사실을 상기시켜 주듯 초현실주의 같은 공상과 환상의 세계로 인도한다. 그렇지만 작가 회화 흐름의 중심에는 언제나 조용하게 서정성이 스며들어 있다. 일상적 소재를 취함으로 상이하지 않고, 인간의 이성과 감성이란 극한 대립보다는 인간과 자연이 동화된 순수성을 비일상적인 공간으로 체현함으로 생경(生硬) 하지만 몽환적인 서정성을 담고 있음이다. 작품에서 말하는 '공존(共存)'도 '인간과 자연이 함께하는 세상'일 것이다. 현실은 이상주의자이며 몽상가가 꾸는 유토피아적 발상일 뿐이지만, 작가는 작품 속에 나타난 인간과 자연의 응시로 근원적인 슬픔과 기억의 애틋함이 황폐해진 자연과 서로 교차하며 경계를 무너트리고 희망을 꽃피우는 낙관적인 시선으로 일관한다. 유토피아를 꿈꾸는 작가의 숙명적인 감수성이 이상세계에 접근할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인 사실적 재현을 채택하고 관람객들에게 잃어버린 순수성에 다가서도록 하는 피사체로 작용하고 있다. ● 류채민 작가는 건물 안과 밖을 창문이라는 매개체로 두 개의 공간으로 구획하는 이중적 구도를 택하고 있다. 흔히 창문은 현재 혹은 현실의 한계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출구이자 그 공간으로부터의 해방을 꿈꿀 수 있는 희망의 상징으로 이야기한다. 작가에게도 창문은 단순히 정물화와 풍경화 두 개의 그림을 한 화면에 그리는 프레임으로의 역할만은 아닐 것이다. 표면적으로 안쪽 정물은 소중한 경험이 응축된 소재를 선택하며 안정감과 정적인 분위기를 주도하고, 창문 너머 풍경에서는 시간성과 장소성이 겹쳐지며 사색적인 분위기를 연출하지만, 그 둘 사이는 작가의 섬세한 시선이 머문 붓질 속에 작은 일상의 소중함이 물감 속에 용해되어 서로를 연결시킨다. 현대인을 짓누르던 시간의 속박도 현실의 창문 너머 환상과 신비의 눈으로 바라보게 함으로 우리가 꿈꿀 수 있는 예술과 자유에 대한 믿음 그리고 희망의 상징으로 다가서게 하려는 작가의 소박한 선택적 행위인 것이다.

신준민_강(좌)_캔버스에 유채 외_230×450cm_2022
김소라_개발대상구역_캔버스에 유채_193.9×390.9cm_2022

30대 신준민과 김소라 작가는 대상을 선택하는 시선부터 확연하게 다르며, 섬세함과 기교보다는 패기 넘치는 과감함을 통해 자신의 감정에 충실히 이행하는 방법을 선택하고 있다. ● 먼저 일상 속에서 익숙하지만 낯선 풍경들을 채집하는 작업을 보여오고 있는 신준민 작가는 주변을 보는 시선이 남다르다. 남들이 흔히 스쳐 지나가는 풍경이지만 작가의 감수성과 결합하게 되면 새로운 의미가 부여된다. 물론 작가의 주관적 시선이지만 익숙한 풍경 속에 바람, 온도, 시간성에 따른 색채의 변화까지 포착해 내려는 감각적 표현은 보는 것과 보이는 것의 차이를 알게 한다. 현대인에게 주체적 행위자로서 한 번쯤 일상에 대해 "어느 것이 진실인가?"라고 질문해 볼 것을 권하고 있음이다. 우리가 눈을 통해 보는 것과 감수성을 일깨움으로 비로써 보이는 것의 간극을 성찰하게끔 한 것이다. 최근 빛을 품고 있는 풍경을 찾고 있는 작가는 손으로 잡을 수 없는 비물질성인 빛을 물질성을 가진 회화로 옮길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고 한다. 작가의 이러한 고민의 부산물인 이번 전시를 통해 관람객들이 우리 앞에 현존하는 것에 대한 깊은 사유로 감성의 마음이 눈뜨게 되면 비로써 보여지는 새로운 세계를 느껴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 ● 마지막으로 김소라 작가는 풍경화의 시작은 '작가의 시선'이란 점을 확인시킨다. 작가는 우리 주변의 빛바랜 흔적을 수집하며 소외되고, 버려지며, 변화하는 주변의 풍경들을 기록하는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이는 단순한 재현의 의미를 넘어서 우리 주변의 부재를 상기시키고 변화에 대해 무감각해진 감각들을 회복시키려는 노력이다. 작가가 유년시절 겪은 소외감과 불안을 치유하듯 현실에 직면한 사회 문제를 특정한 장소를 도입시켜 관람객에게 인간의 욕망에 대한 담론을 던져주고 있다. 특히, 작품에 등장하는 「개발대상구역」은 작가가 살아가는 주변을 시간과 공간 초월한 이미지로 변화시키는 과정으로 개발과 변화에 대한 불편한 사실에 대해 빠르게 변해가는 현대사회의 삶을 은유적으로 표현한다. 그러기 위해 사진과 더불어 영상까지 채집해 변화하는 움직임을 생동감 있는 붓터치로 옮기는 실험을 하였다고 한다. 불안은 변화에 대해 민감한 시선을 보여주게 된다. 그만큼 예민하고 날카롭게 바라볼 수 있는 작가의 시선과 회화적 감각이 만남으로 체현된 상실의 기록들을 써가고 있는 작업이다. ● 이번 전시는 봉산문화회관의 지역미술 대중화 일환으로 기획되었으며 코로나19로 인해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관람객들이 발걸음 가볍게 접근할 수 있는 전시로 다가서길 기대한다. ■ 조동오

Vol.20220119e | 또 다른 가능성 – 체현된 풍경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