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참여작가 앤디 워홀_로버트 라우센버그_크리스토 야바체프 데이비드 호크니_앤디 골즈워시_지그마르 폴케 귄터 위커_데니스 오펜하임_마그달레나 아바카노비치 장 메사지에_베르나르트 슐체_조지 시걸 마르쿠스 뤼페르츠_A.R 펭크 외 작가 96명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월요일 휴관 ▶ 사전관람예약
국립현대미술관 청주 National Museum of Modern and Contemporary Art, Cheongju 충북 청주시 청원구 상당로 314 기획전시실 Tel. +82.(0)43.261.1400 www.mmca.go.kr
국립현대미술관(MMCA, 관장 윤범모)은 국제미술 소장품 기획전 『미술로, 세계로』를 1월 20일부터 6월 12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청주 기획전시실에서 개최한다. ● 국내 최초 수장형 미술관인 청주관 미술품수장센터는 1층 '개방 수장고'와 2층의 '보이는 수장고', 관람객 휴식 및 자율참여 공간인 쉼터'틈', 3층의 '미술은행 개방 수장고'와 '보이는 보존과학실', 4층 '특별 수장고', 5층 '기획전시실'등 수장과 전시를 아우르는 새로운 개념의 시각예술 공간으로서 자리매김해왔다. ● 이번 전시는 1970년대부터 2000년에 이르기까지 국립현대미술관 국제미술 소장품의 수집활동과 전개를 살펴보는 전시이다. 1978년부터 수집해온 다양한 국적의 해외작가 96명의 조각, 드로잉, 회화 등 104점을 전시한다. 이 가운데 초창기 수집 작품 등 절반 이상의 작품이 수집 이후 처음 관람객에 공개된다. 마지막으로 전시된 지 30년여 만에 처음으로 수장고를 벗어나 전시에 출품되는 것도 상당수이다. ● 1980년대 후반과 1990년대 초반, 20세기 전반을 지배했던 동서 냉전시대가 저물고, 화합과 번영의 시대를 맞아 정보통신기술의 발달로 전 세계가 하나로 연결될 것이라는 기대에 차 있었다. 특히 우리나라는 1988년 제24회 서울올림픽 개최 소식에 온 나라가 국가경쟁력 강화를 향한 열망에 휩싸였고, 사회 전반에 걸친 '국제화' 분위기가 한껏 고조되었다. 미술계 또한 예외가 아니어서 한국미술의 해외진출에 대한 관심이 뜨거워지는 한편, 해외미술의 국내 유입도 다양한 경로와 방식으로 확장되기 시작했다. 이번 전시는 1980-90년대를 관통했던 '세계화' 라는 시대적 맥락 속에서 국제미술 소장품의 수집배경과 의의를 찾아가는 데 주력하였다. 2000년 이전에 수집된 국립현대미술관 국제미술 소장품이 사회 전반의 '세계화'를 향한 열망에 따른 양적인 확장에 집중한 것이었다면 2000년 이후는 작가와 작품이 갖는 동시대미술로서의 가치와 선택에 집중한 측면이 크다. ● 전시는 한국미술의 국제교류 양상과 국립현대미술관 국제미술 소장품 수집의 연관성을 중심으로 '한국 방문 해외미술', '미술교유, 미술교류', '그림으로 보는 세계', '서울은 세계로, 세계는 서울로''미술, 세상을 보는 창' 등 5부로 구성하였다.
1부 『한국 방문 해외미술』에서는 해외작가가 받았던 한국에 대한 인상을 바탕으로 '한국적인 재료와 기법', '한국적인 풍경'을 담고 있는 해외작가의 기증작이 출품된다. 에이드리안 워커 호워드, 마누엘 발데모어 모두 국내에서 '한국의 인상'이라는 이름의 전시를 열고 출품작을 미술관에 기증했다.
2부 『미술교유, 미술교류』는 1980년대 중반까지 한국미술의 국제교류에서 국립현대미술관의 역할과 한계를 작품을 통해 살펴본다. 언론사의 교류나 외교 관계, 또는 특정 개인의 교유관계에 따라 이루어지는 측면이 강했던 초기 국제미술품 수집 양상을 당시 미술관이 해외미술작품을 수집하는데 큰 영향을 미친 (사)현대미술관회의 활동과 미술인들의 관계를 통해 알아본다. 1978년 창립한 (사)현대미술관회는 데이비드 호크니를 비롯한 6점의 해외미술품을 기증했고, 도널드 저드 등 유명 해외작가를 초청해 강좌를 열었다. 백남준은 현재 미술관의 국제미술 소장품을 대표하는 앤디 워홀, 로버트 라우센버그, 크리스토 야바체프의 작품 매매를 주선하고 거래가 성사되도록 도왔다.
3부 『그림으로 보는 세계』에서는 1980년대 중반까지 많은 양의 판화 작품이 국립현대미술관에 기증되었다는 사실에 주목한다. 또한 동아일보 주관의 국제판화비엔날레의 전개와 이를 계기로 수집한 판화를 토대로, 한국미술의 국제화 과정에서 '판화 전시'가 지닌 역할과 위상을 살펴본다. 1986년 프랑스 평론가 피에르 위까르가 기증한 프랑스 작가의 석판화 모음집을 통해 1980년대 성행했던 판화 전시가 유럽의 이국적인 풍광과 서양미술을 접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4부 『서울은 세계로, 세계는 서울로』는 1988년 서울올림픽 개막식 때 후안 안토니오 사마란치 IOC 위원장이 개회선언으로 외친 구호로, 국제무대로 발돋움을 시작한 한국 현대미술을 상징한다. 당시 올림픽 부대행사로 열렸던 '세계현대미술제'에서 『국제현대회화전』을 개최했던 국립현대미술관은 회화 전시와 올림픽공원 야외조각 심포지엄 참여 작가들로부터 조각 39점과 대형회화 62점을 기증받았다. 당시 기증작품 중 지방순회전시(1990) 이후 30년만에 처음으로 회화 16점과 조각을 공개하며, 세계현대미술제의 의의와 기증작들의 미술사적 가치를 재고하는 계기로 삼고자 한다.
5부 『미술, 세상을 보는 창』에서는 서울올림픽 이후, 미술국제교류가 확장됨에 따라 적극적으로 이루어졌던 1990년대 국제미술품 수집(구입)과 양상을 보여주는 다양한 작품이 전시된다. 게오르그 바젤리츠, 마르쿠스 뤼페르츠와 같은 독일 신표현주의, 엔코 쿠키 등 이탈리아 트랜스 아방가르드, 끌로드 비알라 등 쉬포르 쉬르파스, 도널드 저드 등 미니멀리즘, 팝아트, 옵아트 등의 소장품을 통해 서양 현대미술사의 다채로운 면면을 확인할 수 있다.
한편, 청주관 2층 교육공간 쉼터 '틈'에서 진행되는 전시 연계 프로그램도 주목할 만하다. 수장에서 전시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보여주는 애니메이션 「수장고가 뭐길래: 수장에서 전시까지」는 '미술품수장센터'라는 청주관의 의미와'소장품 전시'라는 특성에 맞추어 수장고의 역할과 전시와의 차이점을 알기 쉽게 보여준다. 미술을 통해 세계를 경험하게끔 하고자 했던 1980-90년대 국립현대미술관 국제미술 소장품 수집 활동에 착안, 관람객들의 '세계','외국'에 대한 경험을 깨우고 '미술로, 세계로' 이어가는 대형 벽면 스트링 아트 워크숍을 마련했다. 롤페이퍼를 펼쳐가며 국기 스탬프로 자유롭게 표현하는 활동도 흥미로운데 2층 열린 공간인 쉼터 '틈'에서 누구나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다. ● 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장은 "장기간 공개되지 않았던 다수의 국제미술 소장품을 소개하고, 미술사적 연구가치를 환기하며, 이후 국제미술 소장품의 심화 연구를 위한 밑거름을 마련하고자 했다. 이 전시를 시작으로 미술사와 사회문화, 정치외교, 경제 등 다학문적 접근을 통한 심도 있는 소장품 연구가 실천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 1부. 한국 방문 해외미술 리처드 프랭클린(Richard Franklin, 1939-)은 미국 풀브라이트 연구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서울대학교 미대 교환교수로 한국을 방문했던 작가이다. 뉴욕에서 한국으로 올 때 자신의 화구와 미술재료를 모두 뉴욕의 작업실에 두고, 모든 재료를 한국에서 조달하기로 마음먹었다고 한다. 한지를 쌓아둔 지물포와 연의 형태에 영감을 받아 한국적 재료와 표현에 몰두했으며, 이 작품도 한지와 대나무, 실 등을 엮어 만든 작품이다. 한지 안으로 대나무의 얇은 살을 통과시켜서, 종이와 대나무살, 그리고 실이 하나의 면으로 자연스럽게 표현되도록 했다. 화면 중앙을 사선으로 가로지르는 선은 배의 돛을 연상시키며, 율동감을 자아낸다. 이 작품은 1979년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있었던 리처드 프랭클린 개인전 이후, 작가가 미술관에 기증한 작품이다. ● 마누엘 D. 발데모어(Manuel D. Baldemor, 1947- )는 회화와 조각, 판화, 그래픽 디자인 등 다양한 분야를 섭렵하는 필리핀의 대표적인 현대 작가이다. 17년 연속 유네스코가 발행하는 크리스마스 카드와 크리스마스 씰 이미지로 채택되어 주목받기도 했다. 발데모어는 전 세계의 다양한 지역을 여행한 경험을 바탕으로 그 지역의 풍경을 따뜻한 시선으로 담아왔다. 이 작품은 '새마을 운동' 이라는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1970-80년대 농촌 들녘의 여유로운 풍경과 사람들의 다채로운 모습을 표현한 작품으로, 한국의 전통수묵화처럼 비단에 채색하고 인장을 찍은 것이 이채롭다. 작가는 1981년 주한 필리핀대사관에서 진행되었던 개인전 이후, 국립현대미술관에 이 작품을 기증했다.
□ 2부. 미술교유(交遊), 미술교류(交流) 데이비드 호크니(David Hockney, 1937- )는 영국 팝 아트(Pop Art)를 대표하는 작가로 초기에는 도시나 일상적 소재의 풍경, 주변 인물들의 실물크기의 대형 초상화 작업을 주로 했다. 미국으로 이주한 후에는 실내 풍경, 수영장, 샤워하는 모습 등을 특유의 중립적인 시선으로 담은 회화로 주목받았다. 특히 1980년대 초에는 여러 장의 사진으로 하나의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포토콜라주 작업을 남겼다. 「레일이 있는 그랜드 캐년 남쪽 끝」(1982)은 각각의 사진을 높이와 앵글을 약간씩 다르게 하여 촬영한 후 배치한 작품으로 멀리서 보면 넓은 풍경사진으로 읽히지만, 가까이에서 보면 개개의 사진의 시각과 이미지가 조금씩 어긋나는 걸 발견할 수 있다. 개별 사진의 연속과 차이는 두 눈에 비치는 단일한 풍경이 인식되는 테 필요한 시간과 공간까지도 작품 안으로 끌어들이며, 작품 속 시공간을 확장시키는 효과를 낳는다.
크리스토 야바체프(Christo Javacheff, 1935-2020)는 병, 의자, 잡지 등의 물체나 모델을 포장하듯 천으로 씌우는 작업으로 시작해 1969년부터는 아내인 장 끌로드와 함께 거대한 규모의 장막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이 작품은 1970년부터 1972년까지 약 2년간에 걸쳐 기획된 미국 콜로라도 주 라이플 계곡에 주홍색의 장막을 드리우는 설치작업의 계획을 보여주는 드로잉이다. 크리스토는 설치작업에 대한 매우 면밀한 계획과 구상을 드로잉에 반영시켰는데, 실제 결과물과 놀라울 정도로 일치하기도 했다. 「계곡장막」(1972) 드로잉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종이에 그려진 주황색 천막이 실체 천을 붙인 것을 알 수 있다. 계곡 장막은 1972년 8월 10일 4톤의 나일론 막이 지상 100미터 높이에서 미끄러지듯 내려짐으로써 실현되었다. 그러나 설치된 지 28시간 후 철거되어, 이 드로잉 작업과 더불어 사진, 필름으로만 작품이 남았다, 이 작품은 로버트 라우센버그의 판화, 앤디 워홀의 자화상 3점과 더불어 1987년 백남준의 주선으로 미국에서 구입한 국립현대미술관의 대표적인 국제미술 소장품이다.
□ 3부. 그림으로 보는 세계 폴 아이즈피리(Paul Aizpiri, 1919-2016)는 프랑스 태생의 미술가로, 1차 대전과 2차 대전 사이에 출생하여 현대미술의 어느 조류에서도 속하지 않는 특징을 보인다. 「정물」(1955)은 배경은 이분(二分)되어 있으며, 위에서 내려다 본 시점에서 탁자와 정물이 놓여 있는 것을 포착하며 탄탄한 구성력을 보여준다. 하늘색과 주황색의 보색 대비 등 색상과 붓의 터치가 강렬하고 형태가 비정형화되어 자연스럽다. 이에 반해 석판화인 작품 「꽃」은 유화에 비해 더 간략한 구성으로 꽃의 형태와 색상이 매우 장식적이다. 원안을 고정하고 찍어내야하는 석판화의 특성에 따라 꽃들이 좀 더 치밀하게 도안화되어있다. 또한 남색의 배경과 대조를 이후며 더욱 선명하게 돋보인다. '꽃'이라는 동일한 소재를 각기 다른 기법으로 표현할 때, 화면구성과 연출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비교하며 관찰할 수 있는 작품이다.
□ 4부. 서울은 세계로, 세계는 서울로 스위스 출신의 피터 크나프(Peter Knapp, 1931- )는 잡지와 출판사의 예술부장으로 일해오면서 TV, 영화와 무대 디자인 분야에서 활발한 활동을 했다. 의상 디자이너들과 협업한 다양한 패션 사진으로 주목받았으며, 감각적인 이미지의 구현에 목적을 두어 작업해 왔다. 「동풍 IVA + 동풍 IVB」(1987)은 두 장의 휘날리는 스위스 국기를 소재로 한 것이다. 이 작업을 포함한 「깃발」 시리즈도 깃발이 지닌 상징성보다는 강렬한 시각성을 주제로 한 것이다. 피터 크나프는 88 서울올림픽 기념 문화예술행사였던 세계현대미술제의 포스터 디자인을 맡기도 했는데, 태극기의 팔괘에서 영감을 받아 동서남북 4방의 지구촌 곳곳이 참여하는 인류의 축제로서의 의미를 담은 것으로 주목받았다.
장 메사지에(Jean Messagier, 1920-1999)는 파리 출신의 화가이자 조각가, 판화가로서 1943년 이래로 세계 각지에서 개인전을 150차례나 열고 각종 국제전시에서 명성을 얻었던 작가이다. 88 서울올림픽 기념 문화예술행사인 세계현대미술제 국제현대회화전에서 이 작품 외에도 「계곡의 소녀들」, 「무지개의 운반자들」 등 7점을 출품하고 올림픽공원에 대형 석제 타일화 「봄의 제전」을 제작해 남기기도 했다. 장 메사지에는 1950년대부터 빛의 효과를 중시한 투명하고 자유분방한 화면을 연출해 왔는데 이 작품도 강렬한 색채 대비와 율동감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작품 제목에서 르네상스의 대가 티에폴로와 반 고흐를 언급하고 있는 점이 독특한데, 그 외에도 지오토, 프란체스코 고야 등 미술사를 대표하는 예술가들의 작품에서 착안한 작업을 다수 남겼다. 그러나 이는 대가의 작품에 대한 경외감에서 비롯되었다기 보다는 주류 미술사에 대한 일종의 냉소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장 메사지에의 추상화는 조형적 실험이라기보다는 사회적 현상에 대한 목격자로서의 태도에 가까우며, 실제로 사회변혁운동이었던 68혁명 전후 문화예술계의 변모에 관심을 갖고 작품에 반영하기도 했다.
□ 5부. 미술, 세계를 보는 창 브라이언 헌트(Bryan Hunt, 1947- )는 윌리엄 드 쿠닝(Willem De Kooning)의 청동조각에서 큰 영향을 받은 후, 전통적인 재료인 청동 조각에 주력해왔다고 밝힌 바 있다. 「가을폭포 Ⅰ(Autumn Falls Ⅰ)」(1990) 표면의 거친 질감의 덩어리 표현은 회화라기보다는 조각과 같은 인상을 준다. 대담한 붓 터치와 색채 조합은 윌리엄 드 쿠닝의 추상표현주의 회화를 연상시키기도 한다. 먹과 아크릴릭, 오일스틱으로 빚어낸 수직의 선들이 힘차게 떨어지는 폭포의 운동감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있다. 이 작품은 1990년 서울국제미술제에 출품되었던 작품이다. 입체와 조각을 넘나드는 표현으로, 심사위원들의 압도적인 지지를 통해 대상으로 선정되었다.
조지 시걸(George Segal, 1924-2000)은 조각가들의 습작으로 쓰는 석고를 주재료로 하여 작업해 주목받기 시작했다. 건널목에 서 있거나 지하철에서 상념에 잠겨 있는 인물, 또는 주유소, 커피숍, 침실이나 화장실 안의 인물들을 실물 크기의 석고로 만들어, 도시인의 멈춰진 일상을 목격하는 것 같은 작품으로 유명하다. 그러나 이 작품 「침대 위의 소녀 3」(1973)은 다른 작업과는 달리 개인의 은밀하고 사적인 공간을 마치 훔쳐보는 듯한 느낌을 갖게 하는 점에서 독특하다. 이처럼 침대 위 소녀나 연인들을 소재로 한 작품은 1970년대 제작된 소수의 작품만 전한다. 이 작품들은 도시인의 일상을 담은 크고 무거운 느낌의 인물 조각에 비해 섬세하고 사실적인 비율을 지녔다. ■ 국립현대미술관
Vol.20220120h | 미술로, 세계로 To the World Through Art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