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 관한 고찰

김성수展 / KIMSEONGSU / 金聖洙 / painting   2022_0124 ▶ 2022_0211 / 주말 휴관

김성수_일상에 관한 고찰(넷)_캔버스에 과슈_80.3×80.3cm_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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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주최 / 국립창원대학교 미술학과 주관 / 국립대학육성사업

관람시간 / 09:00am~06:00pm / 주말 휴관

아트스페이스 창 ARTSPACE CHANG 경남 창원시 의창구 창원대학로 20 본관(1호관) 1층 Tel. +82.(0)55.213.3920 www.changwon.ac.kr/arts/main.do

김성수의 개인전에 부쳐 ● 김성수의 회화는 시간을 두 개의 서로 다른 축에서 체감하기를 제안한다. 그 시간 축이란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크로노스와 카이로스의 시간이다. 객관적 시간과 주관적 시간이라고 불러도 좋은 두 성질의 시간은 예술가들에게 좋은 재료가 되어왔다. 이 시간 개념의 차이를 대중적으로 알린 공헌은 아인쉬타인에게 있다. 그는 상대성 원리를 설명하며, 뉴턴의 절대적 공간에 비례하는 절대적 시간이 존재한다면 인간이 받아들이는 상대적인 시간도 존재한다고 말했다. 예컨대 '한 남자가 미녀와 데이트를 한다면 그의 시간은 쏜살같이 지나갈 것이고, 벌겋게 달궈진 난로 위에 엉덩이를 대고 앉는다면 그에겐 고통스러운 몇 초가 영원에 가까울 정도로 길게 느껴질 것이라는 비유였다. 김성수는 이 상대적인 원리 속에서 주관성의 예술을 펼치는 작가이다.

김성수_일상에 관한 고찰(일곱)_캔버스에 과슈_90.9×60.6cm_2021

작가는 평소에 일상에 관한 고찰이라는 주제 아래에서 작업을 진행해 왔다. 요즘 청년 작가들이 즐겨 생각하고 많이 그리는 추세가 있다. 거기에 비하여 김성수 작가는 삶이라는 넓은 지평 속에서 자신의 작업 층위를 쌓고 있다. 여기에는 일상에서 마주하는 이런저런 서사가 포함될 수도 있고, 좀 더 안정적인 미적 세계의 구축에 대한 열망도 들어있다. 그러나 스페이스 창에서 전시되는 여덟 점의 그림은 또 다른 이야기를 전한다. 화면 안에 반복해서 규칙적으로 나열된 컵들은 진중하고 한편으로 음산한 분위기까지 연출한다. 여기에 사용한 톤이 낮은 색채가 표현하듯, 작품은 팝아트에서 흔히 나타나는 경쾌함과는 일정 정도 거리를 두고 있다. 이유는 무엇일까? 불확실한 앞날에 대한 청년 작가의 웅변일까?

김성수_일상에 관한 고찰(둘)_캔버스에 과슈_60.6×72.7cm_2021

영국의 전설적인 록밴드 핑크 플로이드의 앨범 「The Wall」의 영상을 보면, 시간과 공간이 겹치며 묵시론 같은 내러티브가 깔린다. 김성수의 회화에서 등장하는 다듬어지지 않은 컵의 행진은 마치 알란 파커 감독의 영화 연출과 묘하게 교차된다. 핑크 플로이드의 작품이 등장한 이후 세대인 만큼, 김성수 작가가 이 음악을 알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필자는 그 시절에 창작되었던 획기적인 음악에서나, 현재를 살아가는 젊은 작가 김성수의 미술에서나 반복되는 일상과 그 돌파구를 찾는 흔적은 결국 같은 것이라고 본다.

김성수_일상에 관한 고찰(다섯)_캔버스에 과슈_72.7×72.7cm_2021

작가의 생활은 최근에 그림을 그리는 작업실 바깥에서 마주해야 할 일들의 비중이 커졌다고 한다. 본인의 시간을 오롯이 예술 창작에 할애하기에 현실은 냉혹하다. 이건 꼭 그만의 이야기가 아닐 것이다. 작가로서의 삶이 녹록하지만 않다는 것을 당사자도 이미 알고 있을 테다. 생활의 방편을 찾아 나선 커피 일과 미술 작업의 균형을 맞추는 일은 그 자체가 하나의 예술적 과업이라고 해도 좋을, 현대 예술가들의 숙명이 되었다. 바로 이 점이 그의 그림에 드러난다. 일차적으로는 이전의 포토폴리오와 사뭇 다른 소재를 끌어들인 패턴에 있으며, 그 행렬의 끝은 화폭을 넘어선다.

김성수_일상에 관한 고찰(셋)_캔버스에 과슈_97×162.2cm_2021

현 상황에서 작가에게 가장 친숙한 사물은 커피와 관련된 도구들일 것이다. 가령 커피잔과 머그컵, 핸드드립 같은 물건은 카페에서 매일 접하는 것들이다. 같은 물건을 서로 다른 사람들이 각자의 느낌으로 대하는 일들이 카페에서는 반복된다. 김성수 작가는 이렇게 겹쳐지는 시간을 초현실적인 설정으로 화면에 옮기고 있다. 그중 하나가 색을 살짝 입고 그 대열에 끼어 있다. 이것은 진솔한 자기 술회이다. 또한 이는 본인의 배경이며, 소속된 공간이며, 체결된 시간이다. 그는 작가 노트에 밝히기를, 개인의 카이로스적 시간만이 살아남을 길이라고 말한다. 그가 앞으로 부딪힐 시간 속에는 상승 하강의 펄스 속에서 맥놀이를 반복할 일이 많을 것이다. 화가로서의 삶이 그렇다. 이번 프로젝트는 그에게 반복되는 시간에서 벗어나서 다른 공기를 접하고 그 공기를 길게 들여 쉬어 자각을 끌어내는 카이로스의 현현이다. 회화의 힘을 믿으며 붓을 놓치 말기를! 아직 만나지 않은 시간이 그를 기다리고 있다. ■ 서상호

김성수_일상에 관한 고찰(여섯)_캔버스에 과슈_91×116.8cm_2021

시간엔 두가지 개념이 존재한다. '크로노스의 시간' 과 '카이로스의 시간' 이다. 크로노스의 시간은 절대적인 시간으로 우리 모두가 공통적으로 가지고있으며, 똑같이 흐르고 있는 시간이다. 반면에 카이로스의 시간은, 똑같은 1분, 1시간 이라도 각자의 상황과 생각에 따라 다르게 흐르는 시간을 일컫는다. 즉, 상대적인 시간이란 말이다. 우리는 모두 크로노스의 시간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나의 '1분'이 너의 '1분'과 다르지 않고, 나의 '하루'가 너의 '하루'와 다르지 않다. 우리는 이러한 반복된 하루를 총칭하여 일상이라고 말하며 이 일상은 사전에선 날마다 반복되는 생활이라고 정의한다.

김성수_일상에 관한 고찰(하나)_캔버스에 과슈_89.4×130.3cm_2021

여기서 중요한 논점은 '반복'이다. 나는 무한히 반복되는 시간 속에서 이를 어떻게 대하여야 하고, 또한 반복에서 오는 무료함 과, 무기력함 은 어떻게 이겨낼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을 진행해 하였다. 쳇바퀴 속의 다람쥐 마냥 인간 역시 시간이라는 거대한 보이지않는 쳇바퀴 속에 존재 하고 있으며 우리는 이 거대한 쳇바퀴를 생이 마감 할 때 까지 굴려야 한다. 이 바퀴를 끝없이 굴릴 수 있는, 지속가능하게 하는 원동력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 라는 질문을 던져 보았을 때 나는 각자의 카이로스의 시간으로부터 온다고 결론 내렸다. 순간적인 개인의 카이로스의 시간은 전체의 시간인 크로노스의 시간을 지배한다. 나 역시 끊임없는 반복 속에서 나의 카이로스의 시간을 만들어 내고 있고, 이로 인해서 나는 나의 일상을 중단치 않고 지속하고있다. '한 시간'이 '한 시간'이 아니게 될 수 있을 때에 인간은 비로소 힘을 얻는다.

김성수_일상에 관한 고찰(여덟)_캔버스에 과슈_130.3×130.3cm_2021

부가 설명 ● 본인이 이야기 하는 거대한 크로노스의 시간을 움직이는 것은 순간의 카이로스의 시간이다 라는 내용에 빗대어 작품을 바라보면 본인의 작품은 거대한 반복되는 패턴의 단색화 적인 표현을 캔버스 전체에 하고있다. 하지만, 어느 한 부분, 어느 한 순간에 틀어짐을 얹어 단조로워 질 수도 있는 화면에서 긴장을 더하게 되고 그에 따라 그 부분이 그림 전체를 이끌어 나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시간의 서로 다른 두가지의 개념을 캔버스에 그대로 옮겨 놓았다고 생각한다. 커피와 관련된 용품들은 본인의 카이로스의 시간을 대변하는 물체이며, 반복되는 일상 이라는 주제에 맞추어 반복적으로 제시를 하고있는 것이다. ■ 김성수

Vol.20220124c | 김성수展 / KIMSEONGSU / 金聖洙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