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는봄 Spring has come

고사리展 / GOSARI / 高舍理 / installation   2022_0125 ▶ 2022_0226 / 일,월,공휴일 휴관

고사리_땅의 별_다양한 말린 식물_가변크기_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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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주최 / 재단법인 일심 씨알콜렉티브 후원 / 서울특별시_서울문화재단

관람시간 / 12:00pm~06:00pm / 일,월,공휴일 휴관

씨알콜렉티브 CR Collective 서울 마포구 성미산로 120 일심빌딩 2층 Tel. +82.(0)2.333.0022 cr-collective.co.kr

CR Collective 씨알콜렉티브는 2022년을 여는 첫 전시로 고사리의 개인전 『드는봄』을 오는 1월 25일부터 2월 26일까지 개최한다. 고사리는 버려지고 방치된 사물과 공간에 주목하고 가치를 부여함으로써 현실의 잊힌 혹은 알아채지 못한 부분을 되새겨 왔다. 이번 전시에서는 작가가 실제 농사를 지으면서 체감한 순환하는 자연의 구조를 통해 생태학적 감수성과 환경의 가치를 되새기고, 기후변화에 따른 위기를 사유해 본다.

고사리_해와 달조명, 나무, 전동 장치_가변크기_2022

우리는 반복되는 리듬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인간에게는 호흡, 맥박, 심지어 감정에 이르기까지 신체적, 정신적 리듬이 있는가 하면 지구에는 하루의 낮과 밤, 계절의 흐름이 바뀌는 자연의 주기, 지구의 바이오리듬이 있다. 23.5˚로 기울어 자전하는 지구가 태양의 주위를 한 바퀴 도는 365일 동안, 그리고 지구를 중심으로 한 달의 공전이 이뤄지는 27.3일간 지구의 면면에는 태양의, 그리고 달에 반사된 빛이 와 닿는다. 태양, 지구, 달의 공전과 자전에 대응되는 따뜻한 빛과 차가운 어둠의 반복은 마치 생체의 바이오리듬과 같이 오르락내리락하는 기후 변화의 주기로 순환한다. 이렇게 기후에 따른 땅과 공기의 변화를 15일 단위로 나눈 24절기에서 우리는 자연이 일정한 주기로 반복하는 구조를 체감하고 시간과 공간 사이의 관계를 발견한다. ● 밤이 가장 길고, 낮이 가장 짧은 동지(冬至)가 지나면 점차 해가 떠 있는 시간이 길어진다. 신체를 감싸는 추위 때문에 겨울의 중간을 지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자연은 벌써 생동하는 봄을 맞이하기 시작한다. 바로 그 지점에서 작가 고사리는 겨울의 큰 추위(대한 1.20)가 물러나고 따스한 봄이 드는(입춘 2.4) 계절과 기후의 흐름을 따라 변모하는 만물의 움직임에 깃든 완연한 봄을 꺼내 온다.

고사리_퇴비 언덕_1~3년간 발효한 퇴비_가변크기_2022

태양과 달, 두 개의 빛이 일정하게 움직여 하루, 한 달, 일 년의 시간이 흐르는 사이 따뜻한 바람이 불어오기 시작하면 얼어붙었던 땅과 물이 녹으며 생명이 태동한다. 이때 땅에서 솟아나고 자란 식물은 생의 주기를 다한 뒤 다시 땅으로 돌아가 움찔거리며 뒤섞여 다음의 생이 돋아날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 간다. 그중 일부는 작가의 손에 의해 채취되어 사라지기 전의 모습을 조금 더 유예한 채 밤하늘의 별처럼 매달려 있다. 고사리는 흙과 씨름하며 자연에 흐르는 시간 속에 존재하는 작은 순간들을 포착해 규칙적인 변화의 커다란 구조와 반복되는 주기를 드러낸다. 버려지고 소외된 생명을 돌보는 실천이 농사라는 노동과정에 개입함으로써 흙에서 입으로 다시 흙으로 돌아가는 생명 순환의 리듬을 탐색하게 하는 것이다. 이로써 미시적 존재의 작동함이 거대한 구조를 이루는 현상 안에서 미약한 대상의 움직임이 미치는 영향을 다시금 인지하게 된다.

고사리_드는봄展_씨알콜렉티브_2022

온난화를 실질적으로 체감하거나 코로나 19 팬데믹이라는 예측 불가능한 문제에 당면한 현재 상황은 자연의 순간을 흐트러트린 작은 반항이 쌓여 시작되었을 것이다. 이는 마치 태초의 신 가이아(Gaia)가 자연의 흐름과 순환에 대립하는 인간의 행위를 더는 참지 못하고 분노를 터트린 것만 같다. 작가는 "작은 씨앗 하나가 땅이 얼고 녹기를 반복해 흙이 부드러워지길 기다리듯, 각자의 겨울을 지나 봄이 주는 온기와 희망을 세우는 시간이 깃들기를 바란다."h(작가 노트에서) 말하며 살결을 스치는 냉랭한 바람이 머무는 혹한의 겨울과 같은 현재의 상황이 물러나기를 염원한다. ● 고사리는 누군가에게는 별거 아닌,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되어버린 잊히고 소외되어 방치된 사물과 공간을 살펴왔다. 삶의 흔적이 켜켜이 쌓인, 오랜 시간 소명을 다한 빈집의 내부를 비닐로 감싼 「이사」(성북동, 2018)와 마을 주위를 둘러 세운 울타리와 같은 모양새로 공기를 채운 비닐 주머니를 쌓아 올린 「우실」(소금박물관, 2020)과 같은 작품에서 고사리는 자신의 빛을 잃어가는 사물과 공간의 의미를 되찾았다. 그리고 이번 전시에서는 현실의 미처 알아채지 못한 부분에 주목하고 소중히 여기는 돌봄의 마음을 전하는 방식에서 나아가 만물의 법칙에서 자연이 순환하는 구조 안으로 들어서서 시간과 공간, 인간과 자연 사이의 관계를 사유할 수 있도록 제안하고 있다. ■ 씨알콜렉티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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