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비행: Hovering

권도연展 / GWONDOYEON / 權度延 / photography   2022_0125 ▶ 2022_0316 / 월요일 휴관

권도연_SF4-1 Percy Sinclair Pilcher_피그먼트 프린트_100×100cm_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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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0:00am~07:00pm / 일요일_12:00pm~06:00pm / 월요일 휴관

021갤러리 021GALLERY 대구 수성구 달구벌대로 2435 두산위브더제니스 상가 204호 Tel. +82.(0)53.743.0217 021gallery.com

021갤러리(대구광역시 수성구 범어동 179)는 2022년 1월 25일부터 3월 16일까지 권도연 개인전 『정지비행: Hovering』을 개최한다. 권도연은 기억의 단편들을 현실로 소환시켜 사진으로 재구성하고, 그때 현존했던 대상들을 지금 마주하는 세계로 교차시키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과거투시」라는 흥미로운 개념으로부터 출발한 'SF' 와 '애송이의 여행'시리즈를 선보인다. 작가는 역사속의 초기 무동력 비행기를 소재로 삼아 그에 담긴 과학자들의 상상력과 시간에 대한 질문들을 사진과 영상으로 구현한다. 이 전시를 통해 작가가 조사하고 발견한 인간의 호기심, 또 작가가 떠올리고 상상한 시간의 차원에 대해 느낄 수 있기를 바란다. ■ 021갤러리

권도연_애송이의 여행_종이에 잉크_90×90cm_2011
권도연_애송이의 여행_종이에 잉크_50×50cm_2011
권도연_애송이의 여행_종이에 잉크_50×50cm_2011
권도연_애송이의 여행_종이에 잉크_90×90cm_2011

애송이의여행 (2011) ● 책을 읽고 세상을 이해하기 전에 종이를 접으며 세상을 이해하던 시절이 있었다. 같은 종이에서 여러 가지 사물이 태어나는 것은 신비로운 일이었다. 세밀한 손놀림과 눈으로 헤아린 짐작이 가장 연약한 재료 안에서 만나 복잡한 설명에 따라 접히고 난 뒤 마지막으로 사물의 모습을 드러낼 때 내 몸과 생각은 조화롭게 화해했다. 종이 접기 놀이는 단 하나의 세계에서 무수히 많은 세계가 태어나는 깊은 비밀을 보여 주었다. 주어진 도안에 만족하지 않고 새로운 접기에 도전하는 아이라면 끊임없이 고민할 것이다. 머리와 날개는 어떻게 구분하고, 선체와 돛은 어떻게 구분할까? 아이들은 종이 접기의 핵심이 접히는 부분에 있다는 것을 잘 안다. 접기가 끊임없이 두 부분을 만들어 내고, 접힌 지점과 정도에 따라 서로 다른 모습을 만들어 내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마음속에 인상적인 여진들이 남는, 책을 읽고 사물을 바라보는 것은 무한히 많은 주름을 생산하는 일이다. 글을 읽는 순간 우리는 단어 또는 생각을 나누면서 동시에 그것을 연결한다. 종이와 잉크의 접점, 사물과 사유의 접점을 둘러싸고 나타나는 이미지의 안개 속에서 그와 같은 나눔과 연결을 끊임없이 계속한다.한 줌의 종이는 자기 자신으로 존재하기 위해 주름을 만든다. 그 주름이 타인이 잃어버린 인상의 조각일 확률은 극히 작지만 그 확률에 자신을 걸고 불가능성에 자신을 건다.

권도연_SF1 George Cayley_피그먼트 프린트_50×40cm_2020
권도연_SF2 Alphonse Penaud_피그먼트 프린트_125×105cm_2020

SF (2020)1. 19세기 인적이 드문 새벽, 바람이 심한 벼랑 끝에 한 사람이 서 있다. 흔들리는 램프 불빛에 의지해 나무와 천으로 만든 기계를 들여다본다. 우스꽝스러운 둥근 날개와 밧줄로 얼기설기 연결된 땅딸막하고 못생긴 기계이다. 그는 밧줄을 팽팽하게 당기고 나사를 조인 후, 안장에 앉아 양손으로 지지대를 움켜쥔다, 시간 여행을 출발하려는 참이다. 그가 밧줄을 풀자 시간이 고삐에서 풀려난다. 그는 '검은 눈'과 드문드문 보이는 흰머리 말고는 특징을 알 수 없다. 그저 시간 여행자일 뿐이다.

권도연_SF3-1 John William Dunne_피그먼트 프린트_125×105cm_2020
권도연_SF4-3 Percy Sinclair Pilcher_피그먼트 프린트_105×135cm_2020
권도연_SF5-1 George Cayley_피그먼트 프린트_70×90cm_2020

2. 우리는 문학과 영화에서 아주 수월하고 능숙하게 시간을 넘나든다. 시간 여행은 신과 용만큼 오래된 옛 신화에 뿌리를 둔 고대 전통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시간 여행은 근대의 환상이다. 시간 여행이라는 단어가 처음 등장한 것은 1895년 허버트 조지 웰스의 『타임머신』이다. 웰스는 램프를 밝힌 방에서 타임머신을 상상하면서 그와 더불어 새로운 사고방식을 창안했다. 미래로 여행할 수 있다면 어떻게 될까? 세상은 어떤 모습일까? 뉴욕타임스의 평론가는 이 웰스의 타임머신을 비행접시의 골동품 격이라고 묘사했다. 하지만 내가 보기엔 초기 무동력 항공기의 모습처럼 보인다.

권도연_SF5-2 George Cayley_피그먼트 프린트_70×90cm_2020
권도연_SF6 Wilhelm kress_피그먼트 프린트_150×150cm_2020
권도연_SF7-1 Otto Lilienthal_피그먼트 프린트_150×150cm_2020

3. 존 윌리엄 던(john william dunne) 은 초기 무동력 비행기의 선구자였다. 던은 웰스와 친분이 있었으며 19세기 말에 글라이더와 복엽기를 제작했다. 던은 비행을 시작한 이후로 이따금 환각 속에서 미래의 사건들을 보았다. 그는 자신이 미래의 시간을 경험한 것으로 생각했다. 그는 1927년 자신이 겪은 것을 바탕으로 『시간 실험』이라는 책을 출간했다. 그는 자신의 경험이 사실이라면 그것은 시간에 대한 기존의 인식을 허무는 것이며, 과거와 미래는 시간 차원에서 동시에 존재한다고 얘기한다. 나는 던의 글을 읽으며 상대적 시간과 심리적 시간, 압축 할 수 있는 시간에 대해 생각했다. 그리고 역설적으로 『과거투시』라는 가상 기술에 대해 상상하게 되었다. 과거를 카메라로 찍듯이 본다는 건 현실적으로 아직 불가능하다. 그러나 과학자들이 138억 년 된 빛을 모아서, 빅뱅 직후에 만들어진 빛과 입자들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는 점에서 우린 이미 과거를 보고 있다. 나는 이 개념을 차용해 던이 글라이더를 이용해 미래를 보았듯 초기 무동력 비행기를 연구한 이들을 시간 여행자로 가정하고 그들을 들여다보기로 했다. ■ 권도연

Vol.20220125b | 권도연展 / GWONDOYEON / 權度延 / photograph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