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마귀와 까치 A crow and a magpie

박형진展 / PARKHYUNGJIN / 朴亨珍 / painting   2022_0208 ▶ 2022_0227 / 월요일 휴관

박형진_오동나무 팔월 02_순지에 채색_130×98cm_2021

● 위 이미지를 클릭하면 네오룩 아카이브 Vol.20191213h | 박형진展으로 갑니다.

박형진 홈페이지_www.parkhyungjin.co.kr 인스타그램_@eeeeeeehhh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후원 / 한국문화예술위원회_한국예술창작아카데미

관람시간 / 01:00pm~07:00pm / 수요일_01:00pm~09:00pm 주말_01:00pm~06:00pm / 월요일 휴관

상업화랑 SAHNG-UP GALLERY 서울 중구 을지로 143(을지로3가 240-3) Tel. +82.(0)10.9430.3585 www.sahngupgallery.com www.facebook.com/sahngupgallery

이번 전시의 타이틀인 『까마귀와 까치』는 지난해, 모든 것이 중단되고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날이 반복되며, 쓰게 된 우울한 일기와 칠하고 지우기를 반복하며 불안을 극복하기 위해 시작되었던 무채색의 동그라미 그림, 창밖으로 본 사람이 떠난 자리에서 유난히 맑고 푸르게 빛나던 봄의 노랑 개나리와 여름의 오동나무 초록빛의 창문 밖 풍경을 그린 내/외면의 풍경들을 말한다. ● 누군가를 묻고 돌아오던 산속에서 한 나무에 같이 모여있는 까마귀와 까치를 보았다. 사람의 영역에서 까마귀와 까치는 서로 반대되는 의미를 지니지만 그 또한 한 나무 안에서 함께하는 것 같다. 그것이 무엇이든 함께 존재하는 현재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 박형진

박형진_까마귀와 까치展_상업화랑_2022

풍경-기록 ● 박형진은 최근 매일매일 창밖으로 바라본 나무를 색점으로 환원하여 그리는 연작을 진행하고 있다. 이 연작들은 시간에 따라 달라지는 풍경의 색들을 차곡차곡 모눈종이 위에 하나의 색점으로 안착시킨 결과물로서, 2019년 양주 창작스튜디오에서 본 산 풍경에서 2021년 금천예술공장의 창밖 풍경에 이르기까지, 장소를 달리하며 꾸준히 지속되어 왔다. 어느덧 박형진의 작업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게 된 이 연작들에서 발견되는 것은 관찰을 통한 기록의 태도이다. 종이 위에 그려진 연속적 드로잉의 특성을 유지함으로써, 단일한 장면으로 완결되는 묵직한 회화로서의 위상보다 시간에 따라 달라지는 일상적 풍경들의 꾸준한 기록으로서의 의미가 보다 강화된 것이다. ● 박형진은 풍경을 구성하는 수많은 요소들을 생략하고 색채에 온전히 집중했다. 색에 대한 박형진의 이러한 접근에 있어서 중요한 전환점이 된 작업은 「강물은 다시 흘러야합니다」(2017)일 것이다. 이 작업은 사대강 사업으로 인한 금강의 녹조현상에 대한 보도기사에 대한 반응으로 시작되었다. 그는 녹조의 두께가 8cm가 되었다는 기사를 읽고, 직접 금강의 여러 구역을 찾아다나면서 녹조의 색채, 질감, 생태를 기록하여 총 326장의 드로잉을 완성했다. 이 드로잉들은 8cm의 두께로 쌓아져 녹조의 두께를 지시했고, 그 자체로 환경 파괴의 현장에 대한 기록의 역할을 했다. 작업의 특성상 시간의 진행에 따라 점차 농밀해지는 녹조의 상태는 그대로 작업에 전사되듯 반영되었는데, 여기에서 녹색은 자연의 생태와 뗄 수 없는 긴밀한 관계를 갖는다. 색채가 자연 현상의 바로미터가 될 수 있다는 이러한 작가의 인식은 이후 계절의 변화에 따른 풍광을 기록하는 색점 연작의 계기로 작용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박형진_초록해설_오동나무_순지에 채색_25×35cm_2021
박형진_오동나무_트레팔 모눈종이에 채색_29.7×21cm_2021

1년간의 계절의 변화를 담은 「일년의 숲」(2019-2020)이나 봄의 진행 과정을 기록한 「개나리 동산」(2021)에 이르기까지, 박형진의 색점 연작은 자연의 색을 평면 위에 기록할 수 있는 하나의 정보로서 환원하는 과정을 통해 나오는 작업이다. 흥미롭게도 박형진은 이 연작을 위해서 스스로 조색한 색채를 체계화한 색채표를 만들었다. (이러한 색채표는 「초록해설」(2019-2020)」과 같은 별도의 드로잉 작품으로 전시되기도 했다.) 작가의 주관적 시각으로 채택된 색채 값은 흡사 객관적인 지표를 가진 표본처럼 작업을 위해 활용되었다. 이러한 점에서 박형진의 작업에서의 색점은 생동하는 색을 순간순간 추적했던 인상주의자들의 그것과 달리, 시간의 흐름 속에서 전체적 풍경을 관망하는 기록자의 태도에서 나온 것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여기에서 주지할 점은 박형진의 색채표에 기록된 색가(色價)들이 사회적 규약으로서 통용되는 표준적 정보가 아니라, 작가 개인의 정서적 질감이 반영된 주관적 경험치에 더 가깝다는 것이다. 예컨대 "맑은 새싹 색", "따뜻한 나뭇잎 색", "해가 지면서 내는 숲의 색", "여름 같아서 수박 먹고 싶은 쿨한 초록잎 색" 등, 일견 체계적으로 보이는 그의 색채표에 기록된 짤막한 설명에는 정보화되기 어려운 세심한 정감과 일상적 시간의 경험이 묻어난다.

박형진_지난 여름_트레팔 모눈종이에 채색_29.7×21cm_2021
박형진_오동나무_트레팔 모눈종이에 채색_29.7×21cm_2021

실상 박형진의 작품 속에서 일견 픽셀처럼 보이기도 하는 여러 톤의 색점들은 정확한 규격의 모눈종이 위에서도 마치 미묘한 빛을 발산하는 듯한 자연풍경의 인상을 만들어낸다. 연한 새싹의 간드러지는 발아의 느낌이나 비 내린 오후 청량하고 시원시원한 녹음의 인상이 전해지는 것이다. 박형진의 색점 연작이 마치 디지털 정보처럼 코드화된 체계로 이루어진 것처럼 보임에도 불구하고, 이처럼 다감한 풍경의 인상을 만들어내는 이유가 무엇일까? 그것은 그가 만든 색채표를 통해서도 드러나듯이, 기록된 색 정보 안에 우리가 계절이 만연한 자연 속에서 느끼게 마련인 빛, 온도, 대기, 습도, 그날그날의 감정 상태와 연동되어있는 보다 내밀하고 공감각적인 색채 경험이 녹아있기 때문일 것이다.

박형진_개나리동산03_모눈종이에 물감_29.7×21cm_2021

한편으로 박형진의 색점 연작에서 무엇보다 눈에 띄는 것은 모눈종이의 활용이다. 금강에 대한 녹조 드로잉에서도 활용된 바 있는 모눈종이는 최근까지 그의 색점 연작에 중요한 형식적 틀로 작용하고 있다. 모눈종이는 가로축과 세로축을 통해서 형태를 자리매김하는 기능을 하기에, 보는 이로 하여금 대번에 설계도와 같은 공간적 위치 설정의 기획을 떠올리게 한다. 박형진은 이러한 모눈종이의 그리드를 색점들이 찍히는 면으로 활용함으로써, 그가 풍경에서 감지한 자연적 시간에 공간적 자리를 부여했다. 시간을 공간화하고, 특정한 시간대를 하나의 '영역'으로 치환하는 것이다.

박형진_개나리 봄_모눈종이에 아크릴채색, 사각프레임 조명_100×70cm_2021

박형진의 과거 작업들을 되짚어보면, 자연의 땅이 제도 속에서 특정한 사회적 의미를 갖는 영역으로 규정되는 것에 대한 관심이 두드러짐을 알 수 있다. 자연 그대로의 땅이 소유권, 개발논리 등 인공적 제도에 의해서 종속되는 것에 대한 그의 관심은 소유권 문제에 얽힌 송현동 부지를 다룬 「주인있는 땅_송현동 48-1」(2015)에서 평창동계올림픽에 의한 개발을 다룬 「넓은 산_가리왕산과 올림픽」(2018), 성북동의 담장 안 자연풍경을 다룬 「주인있는 땅_성북동」(2019)에 이르기까지 지속적으로 나타난다. 앞서 언급한 금강의 녹조에 관한 작업 역시도 인공적 보로 인한 자연의 변화를 다루었다는 점에서, 땅 시리즈와 맥을 같이 한다고 볼 수 있다. ● 이처럼 박형진은 그간 자연 그대로의 생태와 그것 위에 작동하는 인공적 틀 사이의 관계에 대한 자신의 관점을 발전시켜왔는데, 모눈종이는 금강의 녹조를 기록한 「강물은 다시 흘러야합니다」(2017), 성북동 연작 중 하나인 「푸르게 앉아있는 것_성북동」(2018)과 같은 작업에서 효과적인 매개체로 작동했다. 모눈종이가 땅을 측량 가능한 범위로 영역화하는 기능을 가진다는 점에서 박형진의 작가적 입장을 적절하게 형식화해준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그가 땅 시리즈 이후의 색점 연작들에서 모눈종이 위에 규칙적인 색점을 찍는 제작 방식을 채택한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박형진_무제 드로잉_모눈종이에 먹_29.7×42cm×232_2022_부분
박형진_무제 드로잉_모눈종이에 먹_29.7×42cm×11/232_2021
박형진_일년 반_907.5g의 더미, 지워진 흔적들_ 떡지우개, 화홍지우개, Pentel Ain, 중국산 유리병 3개
박형진_무제 드로잉_모눈종이에 먹_29.7×42cm×232_2022
박형진_까마귀와 까치展_상업화랑_2022

최근 박형진은 모눈종이보다 더 풍성한 색감을 가능하게 하는 한지를 사용하기 위해서, 모눈종이 대신 건축용 먹선을 튀기는 방식으로 그리드를 설정하기 시작했다. 여기에서 분명해지는 것은 그의 작업에서 모눈종이의 재료 자체보다 형태를 좌표화하고 위치를 만들어내는 그리드가 더 핵심적인 형식과 의미의 틀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리드는 자연계를 인공적으로 인식가능한 범주로서 구획하는 체계라고 할 수 있다. 박형진의 색점 연작에서 이러한 그리드는 시간에 따라 달라지는 자연의 색을 특정하게 인식 가능한 시각적 영역으로 전이하는 그의 작업 태도 자체를 표상하는 기능을 하고 있는 것이다. ● 결국 박형진의 색점 연작들은 자연의 상태를 그리드를 통해 필터링하여 평면 속에 놓인 시각적 정보로 전이하는 작업이라고 말할 수 있다. 빛과 대기의 변화를 포함한 공감각적 경험을 하나의 평면 영역으로 고정하고, 절기라는 시간적 경험을 공간적 단위로 시각화하는 것이다. 관람자는 박형진에 의해 섬세하게 직조된 색점들을 통해서, 색채 영역으로 치환된 특정 시간대의 풍경을 만나게 된다. 그 색점들은 변화되는 자연의 풍경을 통해 면면한 생명 시간의 흐름을 주지시키면서 삶의 주기를 생각하게 만들기도 한다. ■ 이은주

박형진_끝없는 바람_순지에 혼합재료_75×205cm_2021
박형진_까마귀_Jim dine으로부터_트레팔 모눈종이에 먹_26×19cm_2022

The Landscape Document ● jin Park has recently been working on a series of paintings of color points derived from trees she observed every day from her window. These works are the result of sequentially recording the changing colors of the landscape as singular points on graph paper. the mountain scenery she saw at the Yangju City Residence Studio in 2019 to the scenery outside the window of the Seoul Art Space Geumcheon in 2021, Hyungjin Park has continuously worked on this project from different places. In this series, which has already taken an important place in Hyungjin Park's oeuvre, the artist's attitude towards documentation through observation stands out. Rather than creating a painting depicting a single scene, the continuous nature of Hyungjin Park's drawings on paper strengthens its documentary characteristics from which it derives its meaning. entirely on color, Hyungjin Park omits numerous elements that make up the landscape scene. The River Should Flow Again (2017), which started as a response to a news article about the algae phenomenon in the Geum River resulting from the Four Major Rivers Project, was an important turning point in the artist's approach to color. After reading that the thickness of the algae was 8cm, she visited various areas of the Geum River and recorded the color, texture, and ecology of the algae, completing a total of 326 drawings. These drawings were stacked to a thickness of 8 cm, referencing the thickness of the algae, and this served as a record of the site of environmental destruction. Green algae gradually grows denser over time, and this quality is reflected in the form of the work. In this work, green has a close relationship with the ecology of nature. The artist's recognition that color can be a barometer of natural phenomena led to further inquiries into the documentary function of color points that record scenery according to the change of seasons.July to June (2019-2020), which depicts the change of seasons over a year, to Korean Garden (2021), which records the progress of spring, the color point series is manifested as information recorded on two-dimensional surfaces with natural colors. Interestingly, in this particular series, Hyungjin Park created color tables that systematized the colors she had mixed herself. The color tables were also exhibited as separate drawings such as Green Commentary (2019-2020). color values ​​adopted from the artist's subjective point of view used for the work resemble color samples with similar objective indicators. In this respect, the color points in Hyungjin Park's work are derived from her attitude as a recorder who observes the overall landscape across the flow of time, which contrasts with the Impressionists who pursued vibrant colors moment by moment. However, it should be noted that the color values ​​recorded in Hyungjin Park's table are not standardized information used as social rules, but are closer to subjective experience values ​​that reflect the texture of the artist's individual emotion. For example, "clear sprout color," "warm leaf color," "the color of the forest as the sun goes down," "the cool green leaf color that makes you want to eat watermelon as if it's summer" are recorded in the color table. The artist's brief explanations, which at first seem informational and systematic, are filled with meticulously recorded feelings and experiences of everyday life.fact, the multi-toned color points that initially resemble pixels in Hyungjin Park's work create the impression of a natural landscape that seems to emit subtle light, even on graph paper of precise dimensions. It conveys the feeling of germination and soft sprouts or the impression of refreshing and cool greenery on a rainy afternoon. The digital-like system of coded information that Hyungjin Park utilizes in her series of color points raises questions about the impetus for creating such an impression of a landscape. As revealed through the artist's color table, the recorded color information is linked to the light, temperature, air, humidity, and emotional state associated with each day that we are bound to feel in nature in relation to the state of the season. This method of recording information also contains an intimate and synesthetic color experience. ● most prominent feature of Hyungjin Park's series of color points is her use of graph paper. Until recently, graph paper, which was also used in her green algae drawings on the Geum River, has acted as an important framework for her color point series. Since the graph paper functions to position the form through horizontal and vertical axes, it retains associations of urban planning and spatial positioning. By using the grid of graph paper as the surface on which the colored points are applied, the artist gives a spatial place to the natural time she sensed in the landscape. Time is spatialized and a specific time zone is replaced with a single 'region'. ● Park's previous works demonstrate her interest in defining natural land as an area with specific social meaning in the institution. She is particularly interested in the subjection of pristine land to artificial institutions such as ownership and development logic, which is explored in the following works: Land with Owners_48-1 Songhyeon-dong (2015), which deals with land in Songhyeon-dong related to issues of ownership; Broad Mountain_Mt. Gariwang and the Olympics (2018), which deals with the development by the Pyeongchang Winter Olympics; and The Land of Owners_Seongbuk-dong (2019), which deals with the natural scenery inside the walls of Seongbuk-dong. The aforementioned work on algae in the Geum River can also be understood within the same context as the Land series in that it deals with changes in nature caused by artificial weirs.this way, Hyungjin Park has developed an artistic perspective exploring natural ecology and the artificial framework that operates within it. Graph paper worked as an effective medium in her works, such as The River Must Flow Again (2017), which documented the algae of the Geum River, and Sitting in Blue_Seongbuk-dong (2018), one of the Seongbuk-dong series. Graph paper properly formalized Hyungjin Park's position as an artist by territorializing the land within a measurable range. In this context, it was natural for the artist to adopt a production method of making regular color points on graph paper in the series of color points that follow the Land series. Recently, Hyungjin Park has started to set up the grid in a way that uses hanji (Korean paper), which enables richer colors than graph paper by flipping architectural ink lines instead of graph paper. What becomes clear with this adaptation is that the grid, which coordinates shapes and creates positions, acts as a more essential frame of form and meaning than the material of graph paper itself in Hyungjin Park's work. The grid creates a system that divides the natural world into artificially recognizable categories. In Hyungin Park's series of color points, this grid serves to represent the attitude of her work, which translates the shifting colors of nature into a specifically recognizable visual realm.the end, Hyungjin Park's series of color points filter the state of nature through a grid and transfer it to visual information displayed on a two-dimensional surface. The synesthetic experience, including changes in light and atmosphere, is fixed as a flat surface, and the temporal experience of divisions of the year is visualized in spatial units. The audience encounters the landscape of a specific time period represented by the color area through the color points delicately created by the artist. The color points allude to the cycle of life, noting the flow of time that we face through the changing landscape of nature. ■ Eunju Lee

Vol.20220208g | 박형진展 / PARKHYUNGJIN / 朴亨珍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