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agine Mountain : 히말라야

김형관_오병욱_정승운展   2022_0315 ▶ 2022_0615 / 월요일 휴관

초대일시 / 2022_0315_화요일_05:00pm

주최 / 서울특별시 산악문화체험센터_박영석 베이스캠프

관람시간 / 11:00am~06:00pm / 월요일 휴관

서울특별시 산악문화체험센터 Seoul Mountain Climbing & Culture Center 서울 마포구 하늘공원로 112 2층 기획전시실 Tel. +82.(0)2.306.8848 www.seoulmccenter.or.kr

2021년 5월 개관한 서울시산악문화체험센터의 첫 미술전시회의 주제는 역시 '산'이어야 걸맞지 않을까. 하고많은 지구의 '산' 중에서도 역시 '산'하면 '히말라야(Himalaya)'가 제격이지 않을까. 이 센터의 시작이 '박영석기념관'이었다면, 지금 그를 품고 있는 산이 거기라면, 더할 나위 없이 센터의 첫 미술전시로 '히말라야'를 꿈꿔보는 것 또한 의미 있지 아니한가? 가지는 못할지언정, 더군다나 지겹도록 참아온 팬데믹의 숨 막힘을 잠시나마 잊을 수 있는 상상의 히말라야를 떠올리며 이 글을 쓴다. ● 세상의 산은 제각각 각기 다른 지정학적인 개념을 품고 있다. 그러나 각기 다른 개념일지라도 산은 바다와 달리 모든 것을 품으며 존재한다. 심지어 '히말라야'는 산 스스로가 기후를 만든다. 때문에 날씨가 변덕스럽다. 동서의 방향이 길고 남북이 짧은 '히말라야'의 고장 네팔은 산의 높이에 따라 기후가 다르다. 코끼리가 사는 아열대(亞熱帶)부터 만년설(萬年雪)의 한대(寒帶)까지 그야말로 생태계의 보고(寶庫)가 아닐 수 없다.

정승운_무제, 작품번호: 220305_플라스틱 컵, 얼음, 실_가변설치_2022

이런 '히말라야'에도 여지없이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날씨의 변덕은 더 심해지고, 빙하가 녹아 사라지는 속도가 해마다 눈으로 가늠할 정도로 심각하다. 이번 전시에 작품을 설치한 작가 정승운 의 '히말라야'는 이러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가느다란 줄 위에 놓인 세 개의 플라스틱 컵과 그 컵의 잘려 나간 부분들의 윤곽선이 '히말라야'라면, 그 컵 속에 담겨 녹아가는 얼음은 빙하를 상징한다. 하찮게 보이는 일상의 단순한 물질에 매우 심각하고 거대한 '의미'를 담아낸 작가의 조형적인 재치와 깊이가 재미있다. '미니멈(minimum)'의 효과로 '맥시멈(maximum)'의 아우라를 뽑아냈다.

오병욱_Mirage of a Mountain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291×218cm_2015~6

국토가 맨 산인 우리의 정서가 왠지 '히말라야'와 잘 맞는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많다. 여기서 '정서(情緖)'라는 한자(漢字) 용어가 너무 막연하고 추상적이기는 하나 필자는 이 말이 우리가 느끼는 피부의 온도와 공간의 분위기, 그 둘 간의 밀접한 관계가 형성하는 실제와 상상의 총체적 조화 같은 것이라 생각한다. 이런 조화가 '히말라야'와 만난 그림이 작가 오병욱 의 작품이다. 작가가 그린 '마차푸차레(Machapuchare)'의 모습은 마치 봄의 기운을 담뿍 먹은 삼사월의 '포카라(Pokhara)' 언저리에서 아스라하게 보이는, 그래서 더욱 신성한 느낌이 도는 그런 '히말라야'다. 그림이 오병욱의 작품처럼 실제와 상상의 어느 지점에서 만나 작가 나름대로의 느낌과 정서에 와닿는 온도(溫度), 그것의 그럴듯한 표현이야말로 그림만의 호사라 아니할 수 없다.

김형관_LSD0903_캔버스에 유채_195×195cm_2009

'Long Slow Distance'라 붙인 작가 김형관 의 작품 역시 상상과 실제 사이의 아주 미묘하게 모호한 우리의 시지각을 자극하는 작품들이다. 그의 작품은 제목처럼 우리의 시지각을 서서히 일깨운다. 즉각적인 반응으로 파악할 수 있는 것은 작품으로 규정한 사각 프레임 안에서 미미한 그림자의 산 비슷한 형상성을 만날 뿐이다. 그것도 일부러 되도록 엷고 희미하게 채색한 물감의 자국들만 보인다. 그러나 멀리 느슨하게 거리를 두고 보면 '에베레스트(Everest)'를 닮은 것 같기도 하고, '눕체(Nuptse)' 같기도 한 '히말라야'가 보인다. 아니 '히말라야' 산들인 것처럼 보인다. 실제와 상상의 간극에서 파생하는 이 모호함의 매력이야말로 그림만이 가질 수 있는 행복이다. ● 어차피 우리의 세상은 실제(實際)와 상상(想像) 사이의 어느 지점들을 맴돌며 각자의 이야기들을 토해낸다. 김형관, 오병욱, 정승운, 이 세 작가는 아직 '히말라야'엘 가보지 못했다. 아니, 이들 세 작가는 어느 산악인들보다도 많이 '히말라야'를 여러 번 다녀왔다. 그들의 작품과 함께. ■ 정영목

Vol.20220315b | Imagine Mountain : 히말라야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