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진 원형 ANGULAR CIRCLE

김용관展 / KIMYONGKWAN / 金容寬 / mixed media   2022_0401 ▶ 2023_0226 / 월요일 휴관

김용관_각진 원형(4-12) #1_목재에 페인트 도장_303×447×447cm_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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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월요일 휴관 월요일이 공휴일인 경우 그 다음날 휴관

부산시립미술관 BUSAN MUSEUM OF ART 부산시 해운대구 APEC로 58 본관 B1 어린이 갤러리 Tel. +82.(0)51.744.2602 art.busan.go.kr

어린이 갤러리는 그동안 다양한 테마의 동시대 현대미술을 통해 어린이들에게 예술적 감성을 일깨우고 상상력을 열어주고자 기획전을 마련해 왔다,. 2022년 어린이갤러리에서는 김용관 작가의 개인전『각진 원형:김용관』展을 개최한다. 김용관 작가는 주로 과학적 수학적 사고 체계를 응용한 작품 세계를 펼쳐나가며, 평면, 입체, 설치 및 디자인에 이르는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하고 있다. 그는 모듈(module), 패턴(pattern), 테셀레이션(tesselaation), 퍼즐(puzzle), 블록(block)과 같은 기하학이나 프로그래밍을 연상시키는 요소에 주목한다. 그는 완결된 구조를 분해하고 새롭게 재배열하거나, 임의로 만든 작은 단위의 블록들을 무작위로 쌓고 재구성하는 과정에서 발견되는 것의 의미와 관계를 고찰한다.

김용관_각진 원형(4-8) #4_목재에 페인트 도장_250×250×194cm_2022

이번 전시에서 김용관 작가는 수학자들의 연구를 토대로 완결된 도형을 자르고 붙이며 원에 가까운 도형으로 변화하는 과정을 작품화하여 선보인다. 각진 원형은 말 그대로 완벽한 원형이 아닌 원에 가까운 도형을 의미한다. 작가의 관점에서 각진 도형과 원형은 현실과 이상의 모습이다. 즉, 작가에게 분할된 다각형이 다른 원형에 가까운 도형으로 변화하는 과정은 각기 다른 타인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이상적인 세상을 만드는 과정이다. 이러한 과정에서 드러나는 수많은 가능성과 아름다움들은 사회와 관계를 맺고 있는 우리의 무수한 면면들이다. 작가의 상상을 기반으로 형태를 바꾸는 작품들 속에서 공간과 조형미에 대한 감각을 키우며 단순한 도형의 물리적인 관계뿐만 아니라, 나와 타인의 관계, 사회의 모습 등 추상적 차원의 사고를 할 수 있는 전시가 되기를 기대한다. ■ 박효원

김용관_선의 수가 소수로 이루어진 정다각형들의 이상_ 투명 필름에 UV 프린트_가변설치_2022

전시를 준비하며 ● '원적문제'(圓積問題)는 3대 작도 불가능 문제 중 하나로, '주어진 원형과 같은 면적의 정사각형을 자와 컴퍼스만을 이용해서 작도하는 문제'입니다. 고대 그리스부터 이어져 온 기하학의 3대 문제로, 수많은 수학자가 도전했지만 아쉽게도 모두 실패했습니다. 1882년, 페르디난트 폰 린데만(Carl Louis Ferdinand von Lindemann)이 작도가 불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했습니다. 영어로는 'Squaring the circle'이라고 하는데, 이 말은 '불가능한 일'을 의미하는 관용어로 쓰입니다. ● 저는 도형을 통해 사람과 사회의 모습을 상상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사각형과 원형은 이런 상상에 자주 등장하는 도형입니다. 사각형은 각지고, 원형은 둥글죠. 공통점이 별로 없습니다. 그래서 제 상상 속에서 사각형과 원형은 현실과 이상의 관계처럼, 서로 다른 모습으로 등장합니다. ● 언젠가 원형이 되고 싶은 사각형에 대해, 온전하게 타인을 이해하는 것에 대해, 차별 없는 이상적인 세상에 대해 상상한 적이 있습니다. 사각형을 자르고 다시 이어 붙이면 원형을 만들 수 있을지 궁금했습니다. 몇 번의 시도와 조사를 통해, 모든 다각형은 자르고 붙이기를 통해, 면적이 같은 다른 모양의 다각형으로 변형할 수 있지만(윌리스-보여이-게르빈 정리 Wallace-Bolyai-Gerwien theorem), 다각형을 원형으로 변형하는 일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러니깐 사각형은 원형이 될 수 없다는 것이죠. 사각형은 원형이 될 수 없다. 이 말은 저에게 '사람은 온전하게 타인을 이해할 수 없다'라는 말로, '모두가 차별받지 않는 이상적인 세상은 도래하지 않는다'라는 말로 느껴졌습니다.

김용관_변의 수가 12의 약수인 도형들로 이루어진 시계(6배속)_애니메이션_00:04:48_2022

그러나 다르게 생각하면, 자르고 붙이기를 통해 사각형을 육각형으로, 십이각형으로, 이십각형으로, 무한각형에 가까운 다각형으로 변형할 수 있다는 것이고, 비록 사각형은 원형이 될 수는 없지만 한없이 원형에 가까워질 수 있다는 얘기죠. 온전한 이해는 어려워도 함께 웃고 울고, 최소한 눈앞의 차별을 외면하지 않는 세상은 도래할 수 있지 않을까요. ● 이렇게'원형은 아니지만 원형에 가까운 다각형', '이상은 아니지만 이상에 가까운 현실'을 '각진 원형'으로 부르기로 하고, 수학자들의 선행 연구를 따라 하며 사각형을 비롯한 여러 다각형을 '각진 원형'으로 변형해 보았습니다. 삼각형을 오각형으로, 사각형을 십이각형으로, 십일각형을 십삼각형으로. 그런데 저는 이 과정에서 수학 외적인 부분에도 흥미를 느꼈습니다. 가능하면 조각의 수가 적도록 노력했지만, 아름다운 모습과 구성을 위해 조각의 수를 늘리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칠교놀이 하듯, 조각을 이리저리 붙여보고, 회전하고 뒤집었습니다. 조각들을 반복 나열해서 테셀레이션을, 마음에 드는 조각을 복제해서 모듈을, 조각에 무늬를 그려 패턴이 이어지는 블록 장난감을 만들기도 했습니다. 사각형이 출발지, 원형이 목적지라고 한다면, 짧은 경로는 일직선으로 가는 것이고, 빠른 경로는 버스를 타고 가는 것이겠지만, 기억에 오래 남는 경로는 석양이 지는 해변을 따라 둥글게 걸어 가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이렇듯 사각형이 원형이 되는 과정에는, 타인을 이해하고 이상적인 세상을 만드는 과정에는, 수많은 가능성과 아름다움이 숨어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김용관_각진 원형展_부산시립미술관 라운지_2022

이 전시는 이와 같은 상상을 기반으로 하고 있습니다. 도형을 통해 사람과 사회의 모습을, 원형이 되고 싶은 다각형과 이상을 꿈꾸는 현실을, 그 과정에 숨어있는 가능성과 아름다움에 대해 함께 상상해주길 바랍니다. ■ 김용관

Vol.20220404i | 김용관展 / KIMYONGKWAN / 金容寬 / mixed media

Gwangju Bienna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