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이따가 다음에 Other Times Another Time

박형진展 / PARKHYUNGJIN / 朴亨珍 / mixed media   2022_0405 ▶ 2022_0815 / 월요일 휴관

박형진_지금 이따가 다음에展_경기도미술관 프로젝트 갤러리_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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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형진 홈페이지_www.parkhyungjin.co.kr 인스타그램_@eeeeeeehhh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주최 / 경기문화재단 주관 / 경기도미술관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입장마감_05:00pm / 월요일 휴관

경기도미술관 프로젝트 갤러리 Gyeonggi Museum of Modern Art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동산로 268 Tel. +82.(0)31.481.7000 gmoma.ggcf.kr www.facebook.com/ggmoma www.instagram.com/gyeonggimoma

경기도미술관은 2022년 청년작가전으로 《박형진: 지금 이따가 다음에(Other Times Another Time)》를 선보입니다. '청년작가전'은 동시대 미술계에서 잠재력을 인정받고 있는 작가의 창작 역량 강화를 위한 경기도미술관의 연간 프로젝트입니다.

박형진_지금 이따가 다음에展_경기도미술관 프로젝트 갤러리_2022
박형진_지금 이따가 다음에展_경기도미술관 프로젝트 갤러리_2022
박형진_지금 이따가 다음에展_경기도미술관 프로젝트 갤러리_2022

박형진(b. 1986)은 직접 경험하고 관찰한 주변 풍경을 화폭에 기록하는 작업으로 미술계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작업 초기에는 인간의 탐욕과 소유의 대상이 된 자연에 관심을 두고, 자본주의와 무분별한 개발의 민낯을 시사하는 작품을 선보였습니다. 최근 진행 중인 이른바 '색점' 연작에는 구체적인 형태는 사라지고 오직 색만 남았지만, 작가는 여전히 자연을 화두로 삼고 있습니다. 색점 연작은 작가의 작업실 창문 너머로 보이던 나무의 색 변화를 모눈종이에 기록한 작업입니다. 작가는 특정 시간의 풍경의 색을 채집하고, 그 색을 구현하기 위하여 여러 안료를 섞거나 직접 조색하는 작업을 더합니다. 이렇게 조색한 색채표에 작가가 덧붙인 해설을 보면, 색 하나하나에 시간, 장소, 날씨, 감정 등 수많은 요소가 녹아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처럼 모눈종이를 빼곡히 채운 색점은 작가가 경험한 시간의 산물로 볼 수 있으며, 그 시간의 단위는 짧게는 '분(分)', '시(時)'가 되기도 하며 길게는 한 계절을 나타냅니다. 박형진의 작업은 일견 수많은 색면 추상 중 하나로 보이나, 수행에 가까운 관찰과 기록에 근거한 진경(眞景)을 담아냈다는 지점에서 다른 작업과의 뚜렷한 차별성을 지닙니다. 이렇듯 모눈 위 색점이 만들어내는 리듬은 일종의 풍경화로도 읽히는 동시에 반복된 일상에 숨겨진 자연 본연의 질서를 추적하는 역할을 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더불어 색이 담기는 틀인 모눈 즉, '그리드(grid)'는 단순한 조형 요소 이상의 기능을 합니다. 그리드는 화면을 구획하는 동시에 시간과 공간, 색의 단위로 작용합니다. 그리드의 사용은 그의 초기 작업에서 유래를 찾을 수 있는데, 작가는 토지 측량의 단위로 쓰이는 그리드를 차용해 인간의 소유물로서의 땅을 표현했습니다. 최근 작업에서의 그리드는 작가가 경험한 시간의 흐름에 따른 나무의 변화를 평면으로 옮기고 구조화하는 하나의 틀로써 사용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박형진_은행나무_은행황록지(銀杏黃綠紙) 01~05_ 경필서법지에 물감_각 25.7×18.5cm_2021
박형진_은행나무_기억하는 노오랑_모눈종이에 물감_100×70cm_2022 박형진_은행나무_지우는 노오랑_모눈종이에 물감_100×70cm_2022
박형진_은행나무_기억하는 노오랑_모눈종이에 물감_100×70cm_2022_부분
박형진_은행나무 01~03_트레팔 모눈종이에 물감_각 29.7×21cm_2021

특히 이번 전시에서는 '시간'이라는 주제 아래 색점 연작의 연장선에서 작가의 새로운 관심사가 투영된 신작을 소개합니다. 전시실 입구에서 관람객을 맞이하는 「은행나무」(2021~2022) 연작은 색뿐만 아니라 은행나무의 형태를 모눈에 환원하는 시도를 보여줍니다. 작가는 인적이 사라진 작년 유난히 맑았던 하늘 아래 노란색이 선명했던 기억 속 은행나무를 소환했다고 말합니다. 또 다른 신작 「토끼풀」(2022)은 보는 이에게 창밖 어딘가에 존재할 행운을 손에 쥐는 즐거운 상상을 선사합니다. 한편, 「매듭 없는 동그라미」(2020~2021)는 전례 없는 팬데믹 상황 속 급변하는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 수를 모눈종이 위 동그라미로 기록하였습니다. 칠하고 지우기를 반복한 동그라미의 지난한 여정은 현재도 진행 중인 모두의 불안을 가시화합니다. 팬데믹이 불러온 변화와 시간의 궤적을 포용한 신작과 함께 전시명인 '지금 이따가 다음에'도 시간에 대한 작가의 태도를 드러냅니다. 현재를 기록하고자 끊임없이 과거를 소환하며 미래를 모색하는 박형진의 작업은 후설(Edmund Husserl, 1859~1938)의 시간론을 연상시킵니다. 후설은 현재를 연결점으로 삼아 과거와 미래가 공존하는 시간의 수직적 흐름을 강조한 바 있습니다. 이번 전시는 과거-현재-미래 순의 선형적 흐름이 아닌 작가가 경험하고 기억하고 재배치한 시간의 조각으로 채워져 있습니다. 은행나무, 토끼풀, 동그라미가 전하는 "서로 같고 다른 시간"을 통하여, 작품에 표상된 시간을 경험하고 더 나아가 각자의 시간의 궤적을 그려보기를 기대합니다. ■ 조은솔

박형진_토끼풀_호행운록지(呼幸運綠紙) 01~02_ 경필서법지에 물감_각 25.7×18.5cm_2022
박형진_토끼풀_호행운록지(呼幸運綠紙) 01~02_ 경필서법지에 물감_각 25.7×18.5cm_2022

지금 이따가 다음에 ● '지금 이따가 다음에'는 내가 속해 있었던 혹은 나로 인해 만들어진 세 가지 시간이다. 기록하는 현재와 기억하는 어제, 염원하는 미래의 서로 같고 다른 시간의 배열을 하나의 전시 안에서 보여주고 싶었다.

박형진_매듭 없는 동그라미_모눈종이에 연필, 먹_각 29.7×42cm(232)_2020~1
박형진_매듭 없는 동그라미_모눈종이에 연필, 먹_각 29.7×42cm(232)_2020~1
박형진_매듭 없는 동그라미_모눈종이에 연필, 먹_각 29.7×42cm(232)_2020~1

매듭 없는 동그라미 ● 2020년, 모든 것이 중단되고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날이 반복되며 우울한 일기와 의미 없는 동그라미를 그려왔다. 8절의 모눈종이 가득, 연필로 동그라미를 그려놓고는 며칠을 보내다가 옅은 먹으로 매일 확진자 수를 칠하고 격리 해제된 사람의 수를 지웠다. 두 명이 전부인 날도 있었고, 한 종이 안에 쪼르륵 한 달의 기록이 되었던 적도 있었다. 작은 소란에도 기민했던 작년 여름의 한때와 몇 번의 폭풍을 맞이하며 1,014개의 동그라미가 하루를 겨우 버티거나 이틀, 사흘이 되는 나날들을 보내며, 미친 동그라미라고 중얼거려 본다. 지워진 지우개 가루를 모아 중국산 유리통에 담았다. 2020년 2월에 시작하여 백신 2차 접종을 완료하고 항체가 생기기까지 일 년 반의 시간 동안 부지런히 동그라미를 그리고 지웠고, 첫해(2020), 한 해 동안 163.9g이던 지워진 지우개 가루는 두 번째 해(2021) 팔월 743.7g으로 엄청나게 늘어났다. 일 년 반이라는 시간 동안 1kg이 조금 안 되는 907.5g의 흔적 덩어리가 되었다. 불안을 해소하기 위한 마음으로 시작되었지만 늘어만 가던 동그라미는 줄지 않았다. ● 올해 나도 코로나에 걸렸다. 정확히는 오미크론인데 맹맹, 따끔, 훌쩍이 내 증상이었다. 하루하루 쏟아지는 확진자 수를 보며, 격리된 작업실에 누워 천장을 본다. 문밖으로 바람 소리를 듣는다. 노트북으로 폭탄이 터지는 도심의 전쟁을 보았고 불타는 산을 보았다. 그때의 불안의 마음과 오늘날의 마음에 대해 생각해본다. 어제는 –이 있고 오늘은 없다.

박형진_무제_트레팔 모눈종이에 먹, 안료_29.7×21cm_2021

은행나무 ● 지난해 봄, 사람이 떠난 자리에서 자연은 유난히 맑고 푸르게 빛났다. 봄의 노랑 개나리와 가을의 노오란 은행나무는 세상을 노랗게 바꿨다. 봄에는 개나리 노랑의 변화의 시간을 기록하기 위해 바삐 움직였다. 메말랐던 도심에 간질간질한 기운이 돌기 시작했고 늘 지나던 응봉동 개나리 동산에 작은 점들이 모여 노랑 덩어리를 이루다가 초록의 덩어리로 바뀌는 과정을 지켜보는 일은 정말이지 파릇파릇하고 반갑다. 새로운 노랑이 시작된 것만 같다. 봄꽃의 시간이 지나고 여름의 푸른 초록들이 자리하다가 가을이 되면 가을의 노오랑이 찾아온다. 유난히 노오랗던 은행나무를 보며 옆방 작가님이 준 경필서법지(硬筆書法紙)를 펼쳐두고 은행황록지(銀杏黃綠紙) 몇 장을 채워나가기 시작했다. 노오랑을 칠하며 누군가를 떠올렸다. 가을의 노오랑은 만날 수 없는 누군가에게 안부를 묻고 안부를 전하는 색 같다. 지난 봄가을, 두 노랑을 보며 노랑과 노오랑에 대해 생각한다. 전시를 앞두고 지난 기억의 노오랑을 꺼내 다시 그리기 시작했다. 창밖의 노랑 빛을 지나 노오랑 빛으로 무언가를 기억하고 잊지 않으려 한다.

박형진_일년 팔개월_지우개 흔적, 중국산 유리병 3개_가변설치_2020~1

토끼풀 ● 동료의 전시에서 토끼풀 화분을 만났다. 화분 안에는 세잎과 네잎클로버들이 초록 푸른빛을 내었고, 그 잎을 한참을 바라보았다. 재밌게도 귀여운 잎들에게는 일상의 행복과 잎이 하나 더해 행'운'을 붙여준다. 몇 개 떼어 가도 된다는 말에 한사코 거절해 놓고는, 말하는 입과는 다르게 마음이 못 떠나 세잎과 네잎클로버 하나씩 고이 모셔왔다. 작업실에 가져와 내가 가진 색 중 가장 맑은 초록으로 토끼풀의 초록을 그려본다. 우연히 만난 세잎과 네잎의 토끼풀처럼 모두에게 모든 것이 그랬으면 좋겠다. ■ 박형진

박형진_글_종이에 연필_19×26cm_2021
박형진_연필과 지우개_단채널 영상, 컬러, 사운드_00:22:43, 가변설치_2021

Gyeonggi Museum of Modern Art (GMoMA) presents Hyungjin Park: Other Times Another Time through a 'Young Artist Project' in 2022. The 'Young Artist Project' is an annual project of GMoMA to strengthen the creative capabilities of artists who are recognized for their potential in the contemporary art. ● Hyungjin Park (b. 1986) drew attention from the field of contemporary arts for her works of recording the surrounding landscapes she had experienced and observed in person. Her early works were mainly concerned with human greed and nature as an object of possession, and she presented works that suggest the bare face of capitalism and reckless development. In the recent series of so-called 'Color Dots,' specific forms have disappeared and only colors remain, but the artist still makes nature a theme of her works. 'Color Dots' series is a recording of the color changes of trees seen through the window of the artist's studio on a piece of paper. The artist collects the colors of the landscape at a specific time, and adds the work of mixing various pigments or creating colors by herself to realize the colors. If you look at the commentary that the artist added to the color palette of the colors she made herself, you can see that many elements such as time, place, weather, and emotions are dissolved in each color. In this way, 'Color Dots' painted on grid paper can be seen as a product of the artist's experience of time. The unit of time is 'minute' or 'hour' as short as possible, and it may represent one season at long. Her work may appear to be one of numerous abstract works of color at first glance, but her work is distinctly different from other artists' works in that it captures the real paysage based on observation and record close to asceticism. In the way, the rhythm created by 'Color Dots' on the grid paper can be read as a kind of landscape painting, and at the same time, it can be said that it serves to trace the natural order hidden in the repeated daily life. In addition, the grid, that is, the frame that contains colors, functions more than a simple formative element. The grid acts as a unit of time, space, and color while dividing the screen. The origins of the use of grids can be found in her early works, and she expressed the land as a human possession by borrowing the grid as a unit of land surveying. The grid used in her recent work can be seen as being used as a frame for moving and structuring the changes of trees over time that she experienced on a flat surface. ● In particular, in the exhibition, new works that reflect the artist's new interests will be introduced as an extension of 'Color Dots' series under the theme of 'Time.' The series of Ginkgo (2021~2022) that welcomes visitors at the entrance of the gallery shows an attempt to reduce not only the color but also the shape of the ginkgo to a grid. The artist says that she recalled the ginkgo tree in her memory of vivid yellow under the exceptionally clear sky last year when people disappeared on the streets. Her other new work, Clover (2022), presents the viewer with a pleasant imagination of grasping the fortune that exists somewhere outside the window. Meanwhile, in A circle without a knot (2020~2021), she recorded the rapidly changing number of COVID-19 confirmed patients in an unprecedented pandemic situation as a circle on a piece of paper. The long wearing journey of a circle that repeated painting and erasing visualizes everyone's ongoing anxiety. Along with her new work, which reflects the changes brought by the pandemic and the trajectory of time, the title of the exhibition, 'Other Times Another Time' also reveals the artist's attitude towards time. Her work of constantly recalling the past to record the present and exploring the future is reminiscent of the theory of time of Edmund Husserl (1859~1938). Husserl emphasized the vertical flow of time where the past and the future coexist with the present as the connecting point. The exhibition is not a linear flow of past-present-future, but rather a fragment of time experienced, remembered, and rearranged by the artist. Through "the same and different arrangements of time" conveyed by ginkgo trees, clovers and circles, we expect the visitors to experience the time represented in the work and further draw the trajectories of their respective times. ■ Eunsol Cho

Other Times Another Time ● Other Times Another Time are the three times in which I belonged or made by myself. I wanted to show the same and different arrangements of time in one exhibition, the present I record, the yesterday I remember, and the future I long for.

A circle without a knot ● In 2020, in the midst of days when everything stops and nothing could I do, I wrote a depressing diary and drew meaningless circles. I spent a few days circling 234×318 sized grid paper with a pencil, then I painted the number of confirmed cases every day with light ink and erased the number of people released from quarantine. There were days when there were only two people, and there were times when it was recorded for a month in a single sheet of paper. Facing several storms in the summer of last year, when I was alert to even a small disturbance, 1,014 circles can barely survive a day or as I go through the days of two and three days, I murmur that it's a crazy circle. I collected erased eraser powder and put it in a glass jar made in China. I started drawing circles in February 2020 and diligently drew and erased them for about a year and a half until I double-vaccinated and antibodies are formed. The weight of erased eraser powder increased from 163.9 g in the first year (2020) to 743.7 g in August of the second year (2021). It became a lump of 907.5g of traces, a little less than 1kg, in a year and a half. I started it with a mind to relieve my anxiety, but the growing circle did not shrink. ● This year, I also have COVID-19. It was Omicron to be exact, but my symptoms were tingling and sniffling. Watching the number of confirmed cases increase exponentially day by day, I lay in an isolated studio and stare at the ceiling. I hear the wind outside the door. I saw a war in the city center where a bomb exploded, and I saw a burning mountain through my laptop. I think about the anxiety of that time and the mind of today. Yesterday, there was – but not today.

Ginkgo ● Last spring, nature shone exceptionally clear and blue where people left. Yellow forsythia in spring and yellow ginkgo in autumn turn the world yellow. In spring, I was busy recording the time of forsythia and yellow change. The dry city center began to feel ticklish. It was really green and nice to see small dots gathered in the forsythia garden in Eungbong-dong, which I always walked by, and then soon turned into a green lump. It seems that a new yellow has begun. The time of spring flowers passes and the fresh greens of summer settle in, and when autumn comes, the yellows of autumn come. Looking at the unusually yellow ginkgo tree, I opened the 'calligraphy writing paper' that the writer next door had given me and started to fill in a few sheets of 'Ginkgo Yellow Recording Paper.' I remembered someone while painting yellow. Autumn's yellow color is like saying hello and sends my regards to someone I can't meet. Last spring and autumn, I look at the two yellows and think about different yellows. Before the exhibition, I took out the autumn yellow of my past memories and started drawing again. Passing the spring yellow light outside the window, I try to remember something and try not to forget it in the autumn yellow light.

Clover ● I met a pot of clover at my colleague's exhibition. In the pot, three-leaf and four-leaf clover were showing green and blue, and I looked at the leaves for a long time. Funnily enough, if daily happiness and one leaf are added to the cute leaves, luck is added. When my colleague told me that I could take a few of them, I refused, and unlike my mouth, my heart couldn't let go of the leaves, so I brought three leaves and four-leaf clover one by one. I bring it to my studio and paint the green of clover with the clearest green I have. Like the three-leaf and four-leaf clover I met by chance, I hope everything is the same for everyone. ■ Hyungjin Park

Vol.20220405g | 박형진展 / PARKHYUNGJIN / 朴亨珍 / mixed med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