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으로 나누는 대화 the art of noticing

김영글_배미정_수퍼샐러드스터프_장보윤_조성연_한석경展   2022_0419 ▶ 2022_0716 / 일,월요일 휴관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후원 /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시각예술 창작산실

관람시간 / 01:00pm~07:00pm / 일,월요일 휴관

임시공간 space imsi 인천시 중구 신포로23번길 48 Tel. 070.8161.0630 www.spaceimsi.com www.facebook.com/spaceimsi www.instagram.com/spaceimsi

서로를 알아채는 마음을 위한 자리 ● 구경거리로 대체되어 힘을 잃은 장면들, 이름이 지워진 목소리, 과거와 미래에 대한 망각 상태에서 지속되는 시간. 이를 매일같이 목도하는 나와 당신은, 우리는, 예술은 어떤 언어를 만들어가야 하는가. 박보나는 『이름 없는 것도 부른다면』(한겨례출판, 2021)에서 생태와 공존의 문제를 다룸에 있어 우리가 '함부로 밀어낸 존재'를 불러오는 예술을 통해 서로 '옆으로' 대화하고 의존하기를 제안한다. 전시 『옆으로 나누는 대화』는 '위-아래'로 이어진 위계관계에서 벗어나 '옆-옆'으로 연결되어 '나란히' 대화가 오가는 그의 상상으로부터 출발한다. ● 지금, 여기 굳이 예술의 의미와 역할을 다시 곱씹어야 한다는 건, 결국 일상과 세계에서 드러나지 않는, 가려진, 목소리가 없는, 몫이 없는 관계와 존재를 드러내야 함을 의미한다. 이번 전시는 그동안 직접적인 관계보다는 독자로, 관람객으로, 스치는 관계로 만났던 작가 6인을 임시공간 서재인 임공재壬公齋에 초대하여 작업과 과정을 이야기한다. 누구에게나 열린 배움의 장소에서 배움의 주제로 삼고 있는 트랜스-로컬리티와 생태-정치 관련 자료들이 일시적으로 놓인다. 이 위로, 6개의 시선이 서로를 교차하며 둥근 풍경을 그린다.

옆으로 나누는 대화展_임시공간_2022

김영글은 집요한 자세로 일관하여 당신과 가까이 있었던/있는 대상의 발자취를 뒤쫓아 기존 미술의 문법과는 사뭇 다른, 어디에나 넣고 어디서나 들고 감상할 수 있는 하나의 작품을 보인다.

김영글_Unposted Letters_수집한 우표, 피그먼트 프린트, 콜라주_37×35cm_2019

가상의 미술관 혹은 엽서로 나열된 전시를 만든 수퍼샐러드스터프는 미술사에서 삭제된 여성 미술가들을 캡션으로 가져와 다시 세운다. 관습적 매체에서 벗어난 시도를 과감히 행하는 김영글과 수퍼샐러드스터프의 작업은 우리가 상상하는 예술적 실천을 가로지른다.

수퍼샐러드스터프_Temporary Post_스테인리스 스틸, 종이_160×35×35cm, 15×11cm(45종, 각 12장)_2021

배미정의 「아는 여자」 연작은 스쳐간 여성들의 서사에서 시작한다. 몸에 새겨진 그들의 이야기가 나와 다르지 않음을 인식하고, 그렇게 '나'이기도 한 당신의 안녕을 그토록 간절히 비는 작은 소망과 염원이다.

배미정_안녕을 비는 절벽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7.7×25.8cm_2020 배미정_안녕을 비는 절벽2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7.7×25.8cm_2020

작고 낮은 웅얼거림으로 반복 재생되는 장보윤의 「Black Veil」은 60년대 후반부터 70년대까지 정부에서 독일로 파견한 간호사의 삶을 담담하게 따라간다. 영상에서 흘러나오는 문장은 마치 유령처럼 그 존재의 흔적이 희미해진 이들을 드러내고 시간의 궤적을 재구성한다.

장보윤_Black Veil2_단채널 영상_00:11:28, 가변설치_2021

조성연은 「지고 맺다」 연작을 통해 사물을 관찰하며 사유한 삶의 순환 과정을 하나의 평면에 집약해 보인다. 화면 안에 담긴, 휘어지거나 무성하게 자란, 성물같기도 한 사물은 지난한 과정의 반복을 암시한다.

조성연_지고맺다_쑥갓꽃, 지칭개, 명아주_ 아카이벌 피그먼트 프린트_130×104cm_2018 조성연_지고맺다_잎채소_아카이벌 피그먼트 프린트_130×104cm_2018

한석경의 「추회」는 국경을 맞댄 남한과 북한 사이 남겨진 잔해로서의 사물을 추적한다. 여러 날을 우회하여 결국 이 자리에까지 오게 된 작은 버섯과 투박한 박스는 그 안에 압축된 경로를 상상하도록 한다. 이 모두는 우리가 살아가는 도시 공간 안에 혼종하는 여러 공동체와 그들의 삶이 지속 가능하게 할 무엇을 넌지시 건넨다.

한석경_추회 追懷_북한 능이버섯, 한국의 금관 나무박스_가변설치_2019

혐오와 폭력으로 점철된 사회에서 사랑의 가능성을 발견하고, 공존과 연대의 관계 안에서 '옆'을 응시하고, 나아가 스스로의 몸을 '옆으로' 돌리는 수고를 더해 타자와 마주보기. 이를 통해 기성의 지식과 익숙한 감각에서 빗겨나 그동안 인식하지 못한 연결과 현상(scale)을 상상하는 '알아채기의 기술(arts of noticing)'을 터득한 우리는 발걸음을 멈추게 하는 장면을 더욱 자주 마주치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아갈 길을 찾을 것이다. 영원히 지치지 않을 기다림과 이어짐, 저항의 언어를 만들 것이다. 우연한 환대를 받고 이곳에 발을 들인 당신이 그저 자유롭게 돌아다니다 풀썩— 자리를 잡고, 작은 서재 여기저기 놓인 작업과 서적을 마음껏 살피기에 느리지만 충분한 시간을 보내기를. 그러고는 다시 돌아가 일상의 제자리를 반복하더라도 미세한 진전에서 기인할 순간들을 감각하기를 바란다. ■ 채은영_박이슬

작가와의 대화: ▶ 신청안내 - 4월 30일 오후 2시 / 장보윤 - 5월 14일 오후 5시 / 한석경 - 5월 28일 오후 2시 / 배미정 - 6월 11일 오후 2시 / 김영글 - 6월 25일 오후 2시 / 수퍼샐러드스터프 - 7월 09일 오후 2시 / 조성연

Vol.20220419f | 옆으로 나누는 대화 the art of noticing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