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희락락 아트트렁크: 마음휴가 v. 2022

박상희_이정윤_정다솔_황재원展   2022_0503 ▶ 2022_0619 / 월요일 휴관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2022 전시공간활성화지원사업展

주최 /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 후원 / 문화체육관광부_국민체육진흥공단 주관 / 고양문화재단_붐빌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월요일 휴관

고양어울림누리 어울림미술관 Goyang Oulim Nuri Arts Center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어울림로 33 Tel. +82.(0)31.960.9730 / 1577.7766 www.artgy.or.kr

마스크와 거리두기에 언제나 긴장하며 지내던 지난날 우리 삶의 유쾌함과 즐거움은 어디로 가버렸을까요? 계속되는 코로나로 우리가 받아온 스트레스와 긴장감을 훌훌 떨쳐버리기 위해 어울림미술관이 여러분에게 '기쁘고, 빛나고 즐겁고 또 즐거운' 예술을 배달합니다. ● 이번 전시에 참여한 4명의 젊은 예술가들은 지친 감정을 훌훌 털어버리고 일상을 여행하는 유쾌한 방법을 회화, 조각, 설치, 공예 등 다양한 장르를 기반으로 제안합니다. 예술가들은 과거의 기억으로부터, 소소한 일상으로부터 때로는 상상의 세계로부터 영감을 얻었습니다. ● 4인의 예술가들은 작품과 함께하는 이 여행이 힘들었던 시간을 넘어 우리를 완전히 다른 세상으로 옮겨줄지도 모른다는 희망적인 메시지를 전하고 있습니다. 이 전시를 통해 각자의 색다를 여행을 떠날 용기를 얻고, 우리 모두가 꿈꾸던 일상으로 다시 힘차게 돌아갈 준비를 할 수 있는 시간이 되길 바랍니다.

황재원_퐝스월드 FFanG's World_조형토, 유약_71×45×28cm_2018 황재원_퐝스월드 FFanG's World_조형토, 유약_68×45×25cm_2018

황재원 작가의 「퐝스월드 FFanG's World」"눈을 감으면 온 세상이 검은색으로 변한다. 저 멀리에 문 한 개가 있고 그 문을 열면 따뜻한 노란 햇볕이 비추면서 「그때 그 공간」이 보인다. 그 공간은 따사로운 햇살이 들어오는 우리 집인데, 화목했던 가족이 웃고 떠들고, 슬픔은 찾아볼 수 없는 행복한 집이다. 그때의 나는 여느 아이들과 같이 순수함이 가득했던 소녀였다."

희희락락 아트트렁크: 마음휴가 v. 2022展_ 고양어울림누리 어울림미술관 황재원 섹션_2022

퐝스월드는 작가가 만들어낸 새로운 세계로, 현실과 상상 그 사이에 있다. "퐝"은 이 세계의 주인공이자 스토리텔러가 된다. 작품 속 수많은 창문과 복잡한 길과 계단은 현실과 상상을 잇는 통로이다. "퐝"은 소녀의 모습을 하고 있으며 소녀는 이 통로를 통해 언제든지 상상과 현실을 오갈 수 있다. 소녀의 화려한 옷은 현재 모습의 모습을 닮아있지 않다. 이는 과거 가장 순수하고 행복했던 소녀 시절의 모습을 회상한 작가 자신의 이미지이다. ● 퐝은 평면 작품 속의 주인공이었다가, 입체로 등장하기도 한다. 이는 퐝스월드에서 자유롭게 움직이는 자신을 나타낸다. 이렇게 퐝은 자신만의 세계에서 자유롭게 움직이고, 그 안에서 행복한 상상을 꿈꾸기도 하며 때로는 관람객에게 인정받고자 하는 숨겨진 욕망을 마음껏 드러내기도 한다. 퐝스월드 안에서 행복한 기억과 과거에 대한 회상, 현재의 모습, 미래의 꿈들을 담아낸 작가의 이야기를 살펴보며 관람객이 작가와 함께 행복감을 느끼고 공감하는 시간을 갖기를 바란다.

이정윤_Traveling Cacti_공기조형물, 혼합재료_10미터 이내 가변설치_2018

이정윤 작가의 「여행하는 코끼리의 방」"나의 선인장은 뿌리를 내리지 않고 여행한다. 많은 사람과 환경을 만나면서 증식하는 알록달록한 생각들은 다음을 잘 살아낼 수 있는 에너지를 선사한다."

희희락락 아트트렁크: 마음휴가 v. 2022展_ 고양어울림누리 어울림미술관 이정윤 섹션_2022

무리를 지어 활동을 하는 코끼리는 그들만의 엄격한 규칙을 통해 조적적인 사회를 이루는 동물이다. 서로간의 유대감을 지니고 있으며, 책임감과 모성애가 강한 동물이자 끊임없이 이동하는 유목적인 동물로도 알려져 있다. 이정윤작가는 이러한 코끼리의 특성을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과 연결지었다. 세상에서 가장 무거운 코끼리가 부드럽고 가벼운 풍선코끼리로 새롭게 태어난 모습은 무리에서 벗어나 홀로 자유를 꿈꾸는 코끼리의 마음을 담아내는 듯 하다. 풍선코끼리는 사회로부터 부여받는 책임감과 일상을 벗어던지고 훌훌떠나고 싶은 우리의 모습과 닮은 것 같기도 하다. ● 이정윤 작가는 여행하는 코끼리 뿐 아니라 뿌리를 내리지 않고 알록달록하게 퍼져가는 선인장, 모든 이야기와 사람들을 담아낼 수 있는 커다란 트렁크 극장(여행하는 미술관)을 통해 작가 자신이 세상을 여행하는 방식을 드러낸다. 이 커다란 트렁크 극장에는 누구든지 들어갈 수 있다. 이를 통해 현재를 이해하고 자신과 세상을 품어내며 더 앞으로 나아가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가치를 다양한 주제에 다양하게 담아내고자 하는 작가의 의지를 드러낸다.

박상희 작가의 「달콤한 토끼굴」"달콤한 화려함은 좋지만, 외로운 건 싫어."

희희락락 아트트렁크: 마음휴가 v. 2022展_ 고양어울림누리 어울림미술관 박상희 섹션_2022

작가는 길상의 상징을 내포하는 전통 민화와 궁중 장식화, 십장생도 등의 제작방식을 차용하여 본인이 꿈꾸는 유토피아를 표현한다. 작품은 크게 소재별로 나누어 'Sweet 연작', '의자 연작', 베어브릭 연작' 등으로 나누어 볼 수 있으며, 이는 과거의 길상을 상징하는 소재에서 현재의 트렌드를 상징하는 소재로 대치되어 동시대적 해석과 공감을 유도한다.

박상희_Sweet Moment_장지에 혼합재료_27.3×22cm_2021~2_부분

스위트 시리즈: 컵케이크"달콤한 화려함은 좋지만, 외로운 건 싫어." ● 현대인들은 바쁜 일상 속 스트레스를 달콤한 디저트로 풀어내곤 한다. 커피숍에 혼자 앉아 커피와 디저트를 즐기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혼자서 먹을 수 있는 작고 예쁜 컵케이크도 늘어났다. 작가는 화려한 외형과 강한 달콤함이 매력적인 "1인용" 컵케이크가 현대인의 외로움을 담고 있다고 생각했다.

박상희_Wonder land_장지에 혼합재료_180×360cm_2018

Wonderland-Land of happiness"외롭고 힘들지만 자신만의 이상한 나라를 찾아가는 여행은 내 안의 더 멋진 나를 만날 수 있을지도 모르죠." ● Wonderland-Land of happiness 는 동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동양의 십장생도를 제작하는 전통방식으로 독특하게 그려낸다. 하지만 장수, 위엄, 높은 관직에 대한 염원을 나타내는 기존의 십장생도와는 다른 의미이다. 전체적으로 밝은 파스텔톤의 색을 사용하여, 몽환적인 분위기를 드러내는 이 작품 속에서, 의자는 현실에서 다른 세계로 통하는 통로를 나타낸다. 동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서 등장하는 하얀 토끼를 따라가 들어간 토끼굴 같은 역할을 하는 것이다. 작가는 이 작품에 교훈이 아닌 우스꽝스러운 상상을 통해 어른이 되어갈수록 잃어가는 상상력을 되찾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또한 꿈꾸는 대로 이루어지는 세상, 새로운 일이 일어나기를 바라는 마음, 자신만의 이상한 나라를 잃지 않으려는 노력이 우리 일상에서 작지만 확실한 행복이 될 것이라는 이야기를 전한다.

희희락락 아트트렁크: 마음휴가 v. 2022展_ 고양어울림누리 어울림미술관 정다솔 섹션_2022

정다솔 작가의 「소녀의 방」"우리는 완성되어가는 길 위의 존재다. 오늘 거울 속 나와 당신은 어떻게 다듬어져 가고 있는가."

정다솔_소녀의 꿈Ⅲ_합성수지에 아크릴채색_52×30×20cm_2021

정다솔 작가는 아직 미성숙한 소년과 소녀의 모습을 통해 다양한 감정을 품은 자신의 모습을 나타낸다. 작가는 종종 순간순간 마주하는 감정에 휩쓸려 잠수하듯 생각 속에 빠져들곤 한다. 감정의 바닷속에서 한도 끝도 없이 부정적인 마음을 갖기도 하고, 구름 위를 둥둥 뜨는 듯한 즐거운 마음을 갖기도 한다. 이것은 작가뿐만 아니라 작가의 주변 인물, 그리고 우리들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작품 속 인물들은 마치 우리처럼 슬픔, 우울함, 가난, 인간관계 등 여러 장애물에 부딪혀 넘어져 있기도 하고, 새로운 존재와 만나 위로를 건네기도 하며, 순간적으로 벅차오르는 행복감과 성취감에 빠진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이 보통의 존재들은 완전한 모습으로 제작되지 않는다. 작가와 우리는 아직 미완성의 존재들이다. 작가의 작품 속 인물의 일부는 어딘가 부서지거나 닳아있으며, 일부는 수없이 만지고 다듬어 완벽한 모습으로 재현된다. "나는, 우리는 어떤 모습으로 완성될 것인가?" 작가는 관람객에게 질문을 던진다. 그리고 이 몰아치는 감정의 파도에 지친 관람객들에게 따뜻한 손을 내미는 "위로"가 되고자 한다. ■ 고양어울림누리 어울림미술관

삶이 예술이고, 여행이 삶이다 1) ● "아마도 우리는 우리가 세계의 진정한 창조자에게는 이미 형상이고 예술적인 투영이며 예술작품이 갖는 의의 속에서 우리는 최고의 품위를 갖는다는 사실을 받아들여도 좋을 것이다. 왜냐하면 삶과 세계는 미적 현상으로서만 정당화되기 때문이다." (니체 『비극의 탄생』 중) ● 우리는 인생을 종종 여행에 빗대어 설명한다. 목적지를 향해 앞으로 걸어가는 과정 속에서 우리는 햇볕 따사로운 행복의 순간과 비바람 몰아치는 고통의 순간을 수없이 반복하며 한 걸음 성장하고 두 걸음 나아간다. 삶의 종착지를 향한 길고 긴 여정 속에서 인생의 고통과 무상함이라는 경유지에 직면할 때 우리는 삶에 대한 고뇌를 거듭하며, 이러한 고뇌 속에서 이 세계에서의 삶을 정당화하고 시인하는 다양한 방법들이 나타나게 된다. 글의 시작에서 언급한 인용문은 니체가 『비극의 탄생』 에서 인간의 삶과 예술에 부여하는 결정적인 의미를 압축한 표현으로, 니체는 예술을 이 세계에서의 삶을 정당화하는 방법이라고 말한다. 니체가 말하는 삶의 예술적 정당화는 지상에서의 고통과 고뇌에도 불구하고 바로 이 자리에서 지상에서의 삶을 긍정하는 것이다. 현실에서 도피하지 않고, 현실 세계를 지배하는 탐욕에 사로잡히지 않으며, 이렇게 세계를 미학적으로 정당화하는 것만이 인간을 건강하면서도 심원한 존재로 만든다고 니체는 말한다. 2) ● 지난 2년,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코로나19라는 팬데믹은 우리에게 철저한 단절과 긴장의 상태를 강제했다. 우리의 삶은 마스크와 사회적 거리두기 속에서 상호 간의 교류를 지양했고, 국가 간, 지역 간 여행은 중단됐다. 백신 접종과 거리두기 규제 완화로 긴장의 끈이 느슨해져가는 지금, 아트스튜디오 '붐빌'은 '희희락락 아트트렁크: 마음휴가 v.2022'라는 제목 아래 예술을 매개로 전 연령층이 함께 즐기고 소통할 수 있는, 포스트팬데믹의 시작을 알리는 전시를 기획했다. 5월 3일부터 고양문화재단 어울림미술관에서 진행되는 이번 전시는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삶이라는 여행 속에서 예술이 갖는 의미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전시이다. 조각, 설치, 공예, 회화 등 다양한 예술 언어로 삶을 정당화하는 네 명의 젊은 예술가들이 참여한 '희희락락 아트트렁크: 마음휴가 v.2022'는 힘들었던 지난 시간을 넘어 우리를 완전히 다른 세상으로 옮겨줄지도 모른다는 희망적인 메세지를 전하고 있다. 전시는 크게 네 개의 방으로 구성되는데, 황재원 작가의 '퐝스룸(FFanG's room)', 이정윤 작가의 '여행하는 코끼리', 박상희 작가의 '달콤한 토끼굴', 정다솔 작가의 '소녀의 방'을 차례로 통과하며 작가들이 제안하는 유쾌한 일상 여행 방법을 따라가게 된다. ● 전시장을 들어서면 제일 먼저 황재원 작가의 회화와 도자 작업을 만날 수 있다. 알록달록 파스텔 톤의 색감과 캔버스를 오밀조밀 빈틈없이 채우고 있는 기호적 형상, 형태마다 뚜렷하게 그어진 경계선과 끝없이 이어질 것 같은 이야기, 그 속에 무표정한 얼굴을 한 소녀의 모습까지. 황재원 작가는 현실과 상상의 경계에 있는 'FFanG's World(이하, 퐝스월드)'라는 세계관 속 작가의 자아에서 출발한 캐릭터인 '퐝'을 등장시켜 작업의 서사를 이어간다. 작품 속에 등장하는 캐릭터인 '퐝'은 시쳇말로 황재원 작가의 '부캐'인 셈인데, 본래 게임에서 사용되던 용어인 '부캐'는 '부캐릭터'의 준말로 TV프로그램, 영상 플랫폼 등을 통해 일상생활로 사용이 확대되면서 평소 나의 모습이 아닌 새로운 모습이나 캐릭터로 활동하는 것을 통칭하는 언어로 자리 잡았다. '세계관' 역시 게임의 시나리오를 이루는 시간, 공간, 사상적 배경을 통칭하는데, 황재원 작가는 현실과 동떨어진 판타지적 세계관이 아닌 작가의 현실을 기반으로 도식화, 변형화된 이미지의 세상을 보여준다. 작가는 본인이 설정한 '퐝스월드'라는 세계를 '순간의 백일몽도, 진정한 판타지도 아닌 일상 속에서 잠깐 눈을 감고 상상에 빠지는 정도의 얕은 상상 세계'라고 설명한다. 작가는 그녀의 세계관 속에서 행복한 기억에 대한 회상을 비롯하여 현재의 모습과 미래의 꿈을 그려내고, 내재된 욕망을 드러내기도 한다. 이때 등장하는 작가의 부캐 '퐝'은 작가가 가장 순수하고 행복했던 과거의 자아를 드러내는 소녀 캐릭터인데, 회화 속의 주인공으로 등장하기도, 그림 밖 입체적인 형태로 표현되기도 한다. 황재원작가의 '퐝스월드'는 정신분석학적 관점에서 '꿈'의 세계와 연관 지어볼 수 있다. 꿈의 분석이 무의식의 사물 표상이 어떤 방식으로 압축되고 전치되어 꿈 사고가 꿈 내용으로 변형되는지 알 수 있다면, 작가의 퐝스월드 역시 작가의 무의식과 의식 세계의 경계에서 끊임없는 작업을 통한 자기와의 대화를 통해 내적 갈등을 해소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3) ● 황재원 작가의 작품 옆, 전시장의 중앙부에는 커다란 코끼리 공기조형물인 '여행하는 코끼리'가 핑크색 하이힐을 신은 채 바닥에 누워있고, 그 옆으로 '여행하는 선인장'이 자리하고 있다. 코끼리 조형물로 잘 알려진 이정윤 작가의 작품인데, 작가는 엄격한 규율과 통제 속에서 조직적인 사회를 이루고 살아가는 코끼리라는 집단의 속성에 주목한다. 작가는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인간과 매우 유사한 사회구조를 지닌 코끼리를 통해 우리들의 모습을 비유적으로 표현한다. 커다란 몸과 어울리지 않는 핑크색 뾰족 구두를 신은 코끼리는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하고 시대에 순응하며 살아가는 평범한 현대인의 일상을 담아낸다. 이정윤작가는 세상에서 가장 무거운 코끼리가 부드럽고 가벼운 풍선 코끼리로 새롭게 태어난 모습은 무리에서 벗어나 홀로 자유를 꿈꾸는 코끼리의 마음을 담아내는 듯하다고 말한다. 현대를 살아가는 여성 작가로서 엄마이자, 아내이자, 딸이자, 자아를 찾는 한 인간으로서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는 작가에게 코끼리는 곧 작가 본인이자, 작업의 대상이며, 담론을 형성하는 매개이다. 이정윤 작가는 '여행하는 코끼리'와 같은 맥락 속에서 다양한 소재와 매체를 이용하여 작업을 확장 시키는데, 뿌리를 내리지 않고 알록달록 퍼져가는 '선인장', 시시각각 변화하는 상황과 다양한 이야기를 담아낼 수 있는 트렁크 극장(여행하는 미술관) 등을 통해 작가 자신이 세상을 여행하는 방식을 드러낸다. 세상과 소통하는 첫 번째 시작은 바로 나 자신과의 소통이다. 작가는 '코끼리'를 통해 끊임없이 스스로를 돌아보고 자아에 대한 고민을 거듭하며 나를 객관화 시키고, 그것이 출발점이 되어 코끼리를 다양한 방식으로 여행시킴으로써 여러 형태의 '교류'를 통해 '소통'의 방법을 확장한다. 같은 맥락에서 진행된 '트렁크 극장' 프로젝트는 코끼리와 세상의 일대일(一對一) 소통을 넘어 하나의 무대 속에 다양한 이야기와 담론을 형성할 수 있는 다대다(多對多) 소통으로 확장되는데, 이정윤 작가는 결국 혼자 나아가는 인생이라는 외길에서 어떻게 하면 외롭지 않게, 재미나게, 여럿이 함께 현실의 어려움을 이겨나갈 수 있을지 작품을 통해 그 방법을 제안한다. ●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서 모티브를 따온 세 번째 방 '달콤한 토끼굴'에서는 박상희 작가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소나무와 학, 거북, 사슴, 바위, 구름, 물 등 불로장생을 기원하며 이를 상징하는 동, 식물을 소재로 그린 동양의 십장생도처럼 보이는 풍경이 그려져 있다. 자줏빛 산수 속에는 전혀 어울리지 않을 듯한 카드 병정이 숨어있고, 화면의 정중앙에는 시선을 사로잡는 거대한 체크무늬 의자가 위치하며, 그 의자 위로는 마치 태양처럼 둥실 시계가 떠올라있다. 박상희 작가의 「Wonderland of Happiness」 작품은 동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동양의 십장생도를 제작하는 전통 방식으로 그려내고 있다. 장수, 위엄, 높은 관직에 대한 염원을 나타내는 기존의 십장생도와는 달리, 장생불사를 표상한 10가지의 물상인 '십장생'과 현대의 트렌드를 조합하여 행복이라는 유토피아를 표현한다. 민화와 궁중 장식화, 십장생도를 바탕으로 '길상'을 상징하는 소재와 시시각각 변해가는 트렌드를 상징하는 소재를 선택적으로 활용해 작품을 제작하는 박상희 작가는 소재에 따라 스위트 시리즈, 의자 시리즈, 베어브릭 시리즈 등으로 작업을 나눠볼 수 있다. 전시장의 2층에서 만나게 되는 박상희 작가는 「Fantasy island」는 앞서 살펴본 「Wonderland of Happiness」와 비슷한 맥락에서 십장생의 동, 식물이 등장하는데 천공의 섬처럼 둥실 떠오른 달콤한 아이스크림과 컵케이크를 둘러싼 금박과 명품 브랜드의 로고는 영원불멸을 꿈꾸던 과거와 트렌드를 쫓아가는 현대의 '욕망'을 투영한다. ● 전시의 끝에서 만나게 되는 정다솔 작가의 '소녀의 방'에서는 높고 고풍스러운 좌대 위에 올려진 소년, 소녀의 조각들을 만나게 된다. 작가는 아직 미성숙한 소년과 소녀의 모습을 통해 다양한 감정을 품은 자신의 모습을 드러낸다. 정다솔 작가는 작가노트에서 '나는 평소 감성적이고 예민한 사람이라 상황, 상황 속에서 마주하는 감정에 마치 잠수하듯이 빠져들곤 한다'며, 한없이 우울해지는 부정적 감정과 들뜨고 신남에 하늘 위를 뛰는 듯한 기쁨의 감정을 오가다 보니 '감정'이라는 것이 작업의 중요한 소재가 되었다고 말한다. 작가의 개인적인 경험에서 비롯된 '감정'이라는 소재는 작업을 바라보는 우리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이다. 어린 시절의 우리는 우리가 느끼는 '감정'에 솔직하다. 하지만 나이가 들어갈수록 우리는 우리의 솔직한 '감정'을 마음 속 한편에 묻어두고 사회성이라는 가면 속에서 '어른스럽게' 나의 감정을 조절한다. 우리는 솔직함과 어른스러움의 경계에서 미완성된 존재인 '나'를 끝없이 다듬어간다. 정다솔 작가의 '소녀의 방' 정 중앙에 놓여있는 소녀상 「위로」는 조각되어가고 있는 과정이 담긴 기념비 작품 시리즈 중 하나이다. 아이러니하게도 '희망'의 의미를 담고 있는 이 작업은 사실 작가가 '절망'이라는 감정 속에 소용돌이치던 과정에서 탄생한 작품이다. 현실에서 맞닥뜨리는 고난과 고통의 시간 속에서 시련에 빠진 '나'를 끊임없이 다듬어가는 과정을 조각되어가고 있는 진행형의 형상을 통해 보여주는 정다솔 작가의 작품은 묘한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한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 제 6장 비극의 정의에 나오는 이 용어는 '정화'라는 종교적 의미로도 사용되는데, 무의식적으로 억압받고 있는 감정, 갈등, 욕구 등의 감정이 수용적, 공감적인 환경에서 자유롭게 표출되는 것을 의미한다. 마음속에서 해소되지 못한 채 억눌려진 감정을 작가는 작업이라는 과정을 통해서, 관람자는 그러한 작가의 작업을 통해 상호해소하게 되며, 이러한 과정 속에서 부정적 감정은 자연스레 사라지고 편안함의 상태를 유지하게 된다. ● 전시장 입구에서 마주한 알록달록한 색감과 아기자기하고 친숙한 소재에 어린이를 위한 전시라 생각하고 가벼운 마음으로 관람을 시작했다면, 전시의 끝에선 예상치 못한 위안과 위로의 감정에 되려 어린 아이의 마음으로 되돌아가게 된다. 네 명의 작가가 인도하는 세계는 각기 다른 삶을 여행해온 작가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긍정해온 삶의 표상이다. 우리는 우리의 일상 속에서 눈이 오나 비가 오나 햇볕이 드나 그저 삶을 살아갈 뿐이다. 우리가 이 네 작가들이 선보인 네 개의 방, 즉 네 개의 다른 삶 속에서도 위로와 위안의 감정을 느끼고 다시 또 살아갈 용기를 얻을 수 있는 것은 각자의 방식으로 지상에서의 삶을 정당화하고 긍정하는 삶에 대한 태도에 공감하기 때문일 것이다. 현실과 상상의 경계에 있는 황재원 작가의 '퐝스월드', 현대를 살아가며 세상과 소통하는 방법에 대한 고민을 거듭하는 이정윤 작가의 '여행하는 코끼리의 방', 현대인의 외로움 속에서도 자신만의 나라를 찾아 여행을 떠나는 박상희 작가의 '달콤한 토끼굴', 미완성의 존재인 오늘의 나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는 정다솔 작가의 '소녀의 방'은 현대를 살아가는 모든 이가 인정하고 공감하는 세계이다. 전시의 끝자락에서 네 명의 작가가 예술로서 보여준 삶의 정당화를 통해 관람객은 생각할 것이다. '나는 나의 삶을 무엇으로 정당화하고 있는가.' ■ 김정원

* 각주 1) 글의 제목 '삶이 예술이고, 여행이 삶이다.'는 정재철(1959-2020)작가의 2004년부터 2011년까지 진행된 『실크로드프로젝트』 관련 기사 인터뷰 중 '실크로드 프로젝트는 "삶이 예술이고 여행이 미술이다."라는 생각을 실행한 결과물입니다.'라는 작가의 말에서 모티브를 얻어 지은 제목이다. 2) 프리드리히 니체, 『비극의 탄생』, 박찬국 옮김, 아카넷, 2007, pp.100-101 3) 김서영, 『내 무의식의 방(프로이트와 융으로 분석한 100가지 꿈 이야기), 2014, 책세상

Vol.20220503h | 희희락락 아트트렁크: 마음휴가 v. 2022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