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의 경계 The Boundary of Photography

김규식_박남사_윤태준展   2022_0504 ▶ 2022_0925 / 월요일 휴관

작가와의 대화 / 2022_0513_금요일_03:00pm      심포지움 / 2022_0610_금요일_02:00pm

주최 / 광주시립미술관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월요일 휴관 매월 마지막주 수요일(문화가 있는 날)_10:00am~08:00pm

광주시립사진전시관 GWANGJU MUSEUM OF PHOTOGRAPHY 광주광역시 북구 북문대로 60 광주문화예술회관 별관 Tel. +82.(0)62.613.5405 artmuse.gwangju.go.kr

『사진의 경계』展은 사진의 원리와 개념, 창작방법론에 대한 치열한 고민을 바탕으로 사진 매체의 경계를 탐구하는 세 작가의 작품으로 구성된다. 현대미술이 사진을 포섭하면서, 디지털 기술이 '고전적인' 사진의 원리에 균열을 내면서 '전통적인' 의미에서의 사진 개념은 흔들리기 시작한 지 오래다. '전통적인' 의미에서의 사진은 무엇일까? 기술적으로는 카메라를 사용하여 피사체에서 반사된 빛을 감광판에 고정시킨 이미지로 정의된다. 이 원리로부터 사진을 규정하는 다양한 개념과 속성들이 나온다. 사진은 실재를 재현한다거나, 사진 찍힌 대상과 이미지 사이에는 물리적 연속성이 있으며 실재와 '거의' 유사하다는 명제가 그 예다. 사진은 사진 찍힌 대상을 입증하며, 피사체가 카메라 앞에 존재했었음은 부정할 수 없다는 말도 그렇다. 그런데 현대사진의 다양한 수사학적 기술이나 소위 '포스트 포토그래피'라 불리는 디지털 합성, 변형 이미지에서 이런 '전통적인' 개념은 적용되기 어렵다. ● 그렇다면 이제 '전통적인' 의미에서의 사진은 사라진 것일까? 이 전시에 참여하는 작가들은 각자의 방식대로 매체 실험을 통해 사진의 가능성을 탐구하고 있다. 이 작업들이 제기하는 질문은 다양한 층위에서 제기될 수 있다. 김규식이 사진의 광학적, 화학적 원리에 집중하여 최소한의 조건만을 충족시켜 제작한 이미지는 무엇일까? 예컨대 사물을 재현하지 않고 운동의 궤적이 만들어 낸 선은 빛의 흔적이므로 사진일까? 각종 도형과 얼룩처럼 보이는 이미지들은 입자의 '효과'이기 때문에 여전히 사진일까? 박남사는 모노크롬이 물감의 세계에만 있지 않고 오히려 사물 자체에 고유함을 주장한다. 나아가 완전한 모노크롬은 모든 사물이 제거된 상태, 말하자면 순수한 빛의 세계에서만 가능하다고 제안한다. 윤태준은 촬영과 디지털 처리과정을 복합적으로 동원하여 존재하지 않는 사물을 '사진처럼' 제시하면서 실재와 가상의 경계를 집요하게 파고든다. 이 작품들은 사진의 원리에 따라 제작됐지만 '고전적인' 사진 개념에서 벗어나 있는 것처럼 보인다. 얼핏 보면 이 전시가 보여주는 이미지들은 사진의 경계 바깥에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작업방식은 엄격한 사진 프로세스를 따르고 있다. 결국 작가들은 과거의 사진이 하지 않았던 것, 하지 못했던 것, 할 수 없다고 생각했던 것을 과감히 사진의 경계 안으로 끌어들이면서 그 한계를 넓히고 있다. ■ 박평종

김규식_Abstract Pictures, Combination of circles n1_ 젤라틴 실버 프린트, 셀레늄 토닝_36.4×36.4cm_2019
김규식_Abstract Pictures, Composition n2_ 젤라틴 실버 프린트, 셀레늄 토닝_36.4×36.4cm_2019
김규식_Non-picture n-6_젤라틴 실버 프린트, 셀레늄 토닝_44×44cm_2019
김규식_Non-picture n-21_젤라틴 실버 프린트, 셀레늄 토닝_17×17cm_2019
김규식_Test of Harmonograph, #22201_ 젤라틴 실버 프린트, 셀레늄 토닝_25×20cm_2022
김규식_Test of Harmonograph, #C012P1_ 젤라틴 실버 프린트, 셀레늄 토닝_60×50cm_2022

김규식 작가의 「진자운동실험」, 「추상사진」, 「논픽처」 연작은 사진의 광화학 규칙을 종합적으로 따르지 않고서도 사진이 가능한지를 탐구한다. 「진자운동실험」에서는 카메라 없이 하모노그래프(Harmonogrphe)의 진자운동이 만들어내는 빛의 궤적을 인화지 위에 기록한다. 진자운동에 따라 레이저가 발산하는 빛을 직접 인화지 위에 투사, 감광시킴으로써 기하학적 형태를 만들어내는 방식이다. 결국 「진자운동실험」이 보여주는 형태는 운동의 재현에 다름 아니다. 거기에서 '사물의 자격으로' 재현된 대상은 없다. 「추상사진」에서는 피사체는 물론이고 운동마저도 배제된다. 작가는 아무것도 찍히지 않은 필름을 현상한 후 표면에 남아있는 금속 은을 입자로 활용하여 다양한 형태의 도형을 인화하는 수단으로 활용한다. 동일 규격의 종이판에 각종 도형의 형태를 오려낸 후 공 필름에 빛을 투사하여 노광을 줌으로써 '추상적' 형태를 만들어내는 방식이다. 「논픽처」에서는 필름의 입자 대신 잉크 스프레이를 활용하여 만든 유리판에 빛을 투사하여 도형을 제작한다. 이 작업은 드로잉이나 그래픽 이미지처럼 보이지만 실상 작업방식은 빛과 입자의 상관관계에 따라 이루어지는 사진의 재현 원리를 따르고 있다. 작가는 이 '논픽처'가 '사진 시스템'에 따라 생산된 이상 사진이라고 주장하는 것 같다.

박남사_46개국의 하늘_잉크젯 프린트_200×261cm_2016
박남사_검은 원의 비밀_잉크젯 프린트_145×145cm_2016
박남사_디지털 검은 사각형_잉크젯 프린트_145×242cm_2016
박남사_모노골드_잉크젯 프린트_96×145cm_2016
박남사_모노실버_잉크젯 프린트_96×145cm_2016
박남사_추락하는 검은 원_잉크젯 프린트_120×76cm_2016

박남사 작가는 순수한 사진 프로세스를 통해 모노크롬과 미니멀리즘이라는 모더니즘 미술의 영역에 도전한다. 사진은 실재에 대한 '기계적' 복제이지만 작가는 오히려 이 '기계적' 원리를 더욱 멀리 밀어붙이면서 비가시적 이미지를 창출해낸다. 극단적인 노출부족과 클로즈업 촬영을 통해 사물의 형태는 사라지고 추상화된 형태와 단색만 남게 되는 이 작품들을 통해 작가는 카메라의 눈이 열어주는 경이로운 세계를 탐구한다. 작가의 '사진 모노크롬'이 비판의 눈초리를 보내는 지점은 한국의 '단색화'가 표상한다고 주장하는 초월적 세계에 있다. 모노크롬은 고상한 정신과 초월적 비물질의 세계에만 있지 않고 오히려 물질의 세계에 고유하다는 것이다.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작가는 「회전하는 모노크롬」을 통해 전작 「뉴 모노크롬」에 여전히 남아있던 물리적 한계를 극복하고자 한다. 종이와 잉크라는 물질을 버리고 순수한 빛의 투사만으로 모노크롬에 다가가는 것이다. 아무 것도 촬영하지 않은 슬라이드 필름을 환등기에 장착하여 빈 화면을 끊임없이 보여주는 이 작업에서 기존의 모노크롬 사진에 있던 사물의 흔적마저 사라진다. 작가는 대상의 재현도 없고, 물질도 없으며 단지 벽면과 빛 입자의 끊임없는 충돌만 있는 빛의 향연을 "완벽하고 순수한 모노크롬"으로 제시한다.

윤태준_Low, Quickdraw, #04t_종이에 프린트, 잉크젯 프린트_75×60cm_2020
윤태준_Low, Quickdraw, #09t_종이에 프린트, 잉크젯 프린트_50×40cm_2019
윤태준_Low, Quickdraw, #11t_종이에 프린트, 잉크젯 프린트_75×60cm_2019
윤태준_Low, Quickdraw, #16t_종이에 프린트, 잉크젯 프린트_62.5×50cm_2019
윤태준_Low, Quickdraw, #17t_종이에 프린트, 잉크젯 프린트_62.5×50cm_2020
윤태준_Reflection_종이에 프린트, 잉크젯 프린트_125×100cm_2021
윤태준_Twist_종이에 프린트, 잉크젯 프린트_150×120cm_2020

윤태준은 「낮고, 빠르게 쏘기」와 「Middle Turn」 작업을 통해 사진의 '고전적인' 재현방식에 대해 질문한다. 그의 작업 전체를 관통하는 근본적인 문제의식은 디지털 매체로의 전환이 야기한 재현의 실재성에 관한 문제다. 디지털 기술이 열어놓은 소위 '포스트 포토그래피'의 시대에 사진과 실재의 등식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 그에 따르면 사진은 현실의 재현도, 실재의 지표도 아니다. 그렇다면 광학장치와 프린트 방식을 활용했지만 실재의 재현은 아닌 이미지는 무엇일까? 작가는 평범한 오브제를 촬영한 후 그 이미지를 3D 프로그램으로 불러온다. 이후 임의로 선택한 배경사진 위에 오브제를 위치시킨 후 가상의 사물을 그 오브제에 충돌시켜 전혀 새로운 이미지를 추출해 낸다. 이 과정을 통해 산출된 오브제는 실재하지 않는 사물이며, 그렇게 해서 얻어낸 이미지는 존재하지 않는 사물의 이미지다. '없는' 오브제의 사진이 탄생하는 셈이다. 이 작업이 보여주는 사물의 형태와 물성은 추정이 힘들 정도로 해체되어 구체적인 지시대상을 찾을 수 없다. 작가의 전언은 분명하다. 이 '사진'이 보여주는 대상은 실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없는' 사물의 이미지를 사진이라 할 수 있는가? 작가는 기술적으로 다양한 사진 프로세스를 동원하여 제작한 이 이미지의 지위에 대해 질문을 던지고 있다. ■  

진자운동실험 ● 「진자운동실험」에서는 대상을 재현하지 않으면서 형태를 만들기 위해 하모노그래프라는 장치를 이용하였다. 빛은 입자와 파동에 의해 전달되는 것으로 빛이 만든 이미지가 만든 파동은 하모노그래프의 관계를 은유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암실에서 인화지 위에 직접 감광해서 사진을 만들었고, 필름은 사용하지 않았다. 똑같은 사진은 하나도 없다. 이 작업에서 사진은 아무것도 재현하지 않지만 이미지는 존재한다.

추상사진 ● 이 사진들은 모두 암실에서만 제작되었다. 필름을 사용하지만 촬영하지 않고 단지 현상만 거친 투명한 필름이다. 이 투명한 필름은 고유의 입자를 가지고 있다. 대부분 사진은 인화지 또는 종이 위에 구현된다. 디지털이건 아날로그이건 결국 이미지는 종이 위에 존재한다. 그러니 어떤 매체가 더 쿨하거나 의미 있는 것은 아니다. 단지 우리는 종이 위에 뿌려진 잉크나 은입자의 자국을 보면 되는 것이다. 사진을 찍은 장소에 관찰자가 존재했다는 것은 사진 어디에도 없다. 그것은 그저 이미지를 해석하는 과정에 생겨난 일루전에 불과하다.

논픽처 ● 「논픽처」는 사진의 재현을 물질적 차원에서 다룬다. 이 작업은 모두 드로잉 이후에 사진으로 만들어졌다. 드로잉은 눈으로 본 것과 상상한 것들로 이뤄져 있다. 하지만 이 사진도 여전히 무엇을 표현하거나 재현하고 있는 것처럼 보일 것이다. 촬영한 필름 대신에 사용한 유리판 위에 뿌려진 페인트 입자는 이 사진을 실제 촬영된 것처럼 보이게 만들고 있다. 이 작업에서 보여준 실험들이 재현인지 아닌지는 우리 모두 혼란스럽다. 단지 분명한 것은 이 작업이 물리적 재현 과정을 다룬다는 점이다. ■ 김규식

뉴모노크롬 ● 사진을 이용한 모노크롬은 추상이면서 동시에 현실이다. 사진은 마치 암수가 결합된 한 몸처럼 실재를 언제나 동반한다. 모노크롬 사진은 현실의 추상이며, 실재와 추상이라는 모순되는 두 항이 혼재하는 역설의 이미지이다. 모노크롬 사진은 사물의 표면에 집착한다. 그 표면은 어떤 장인의 손도 흉내 낼 수 없는, 물질이 지닌 섬세함, 미묘함, 파괴력, 현란함을 지닌다. 물질성을 탐색하는 모노크롬은 의미의 두꺼움 대신에 의미의 얇음을 추구한다. 모노크롬 사진은 물질이 발산한 에너지가 감광판 위에 순수하게 발현된 이미지이다. 거기에는 인간의 정신과 손이라는 필터가 개입하지 않는다. 신의 솜씨가 온전히 구현된 이 이미지는 인간의 인식과 감각 차원을 초월한다. 물질의 표면이 광학 장치를 통해 인간 너머의 세계로 우리를 인도한다. ● 뉴 모노크롬의 세계에서는... "가장 표면적인 것이 가장 깊이있는 것이다 / 가장 기계적인 것이 가장 인간적인 것이다 / 가장 물질적인 것이 가장 정신적인 것이다" ■ 박남사

미들턴 ● 「미들턴」 작업은 동시대의 이미지를 제작하는 다양한 방법을 통해, 사진이 무엇인가를 재현하는 표현에 대해 말하고자 한다. 물리적인 현실의 사물을 디스플레이의 평면에 재현하며, 실체를 재현하지만 실재일 수 없는 형상을 만들어낸다. 이러한 대상들은 특정한 대상을 지칭하기도 하지만, 무엇인가를 감각할 수 있는 실체를 가진 대상들이다. 또한 이미지의 공간에 재현된 대상들을 물리적으로 지각하는 감각을 시각적으로만 표현하는 방법에 대해 질문한다.

낮고, 빠르게 쏘기 ● 「낮고, 빠르게 쏘기」에서 물성의 감각을 돌이라는 특정한 사물을 통해 사진 작업을 통해 시각화하는 과정을 거친다. 3차원의 피사체를 사진의 평면 위에 올려놓을 때 개별 특성을 제거하며, 동시에 시각적인 정보만을 제공한다. 물성이라는 감각을 은유적이고 압축적인 시각 정보로만 드러내며, 현실 세계의 피사체의 고유의 특성을 이차원의 평면에서 해석 가능한 시각 정보만 남기고 제거하고 변용한다. 사진 매체는 대상을 표면위에 구체적인 형태로 표상하며 사진의 표면 위에 올려진 대상은 삼차원의 시공간에서 떨어져 나온 이미지의 단면으로 재현된다. ■ 윤태준

작가와의 대화 - 행사명: 『사진의 경계』展 작가와의 대화 - 일시: 2022년 5월 13일 (금) 15:00 – 17:00 - 장소: 광주시립미술관 사진전시관 전시장 내부 - 행사목적: 지역문화계 및 사진계 전시 홍보 - 출연자: 박평종(사진의 경계 전시기획자), 김규식/박남사/윤태준(전시 참여작가) - 행사내용   · 김규식 작가의 "사진에 관한 실험" 작품론,     박남사 작가의 "모노크롬 사진" 작품론,     윤태준 작가의 "미들턴 / 낮고, 빠르게 쏘기" 작품론에 관한     아티스트 토크 및 질의 응답 - 참석자: 지역 사진관련 학과 학생 등 - 행사일정   · 13:00~15:00 / (사전)각 전시작품 점검 / 전시실   · 15:00~16:30 / 작가와의 대화 / 작품세계 설명 및 질의 응답   · 16:30~17:00 / 전시 투어 / 전시실

심포지움 - 행사명: 사진의 모험, 매체의 확장 - 일시: 2022년 6월 10일 (금) 14:00 – 18:00 - 장소: 광주시립미술관 사진전시관 전시장 내부 - 행사목적   · 『사진의 경계』 전시 관련 주제에 대한 학술적 배경을     관람객에게 강연의 형태로 전달   · 광주 지역 사진인들과 사진 및 미술학도들에게     현대사진에 대한 이해의 기회 제공   · 현대의 실험주의 사진에 관한 논의의 장 마련 - 발표주제   · 박평종 (사진의 경계 전시기획자)     「실험주의 사진, 매체의 경계를 묻다」   · 박상우 (서울대 미학과 교수)     「뉴 모노크롬을 향하여: 회화, 사진, 영상」   · 이영준 (기계비평가)     「더 이상 사람을 향해 작동하지 않는 카메라:     테크놀로지의 긴 역사의 관점에서 본 그 진화의 과정」 - 참석자: 지역 사진관련 학과 학생 등 - 행사일정   · 14:00~15:00 / 1부 강연 / 전시실   · 15:00~16:00 / 2부 강연 / 전시실   · 16:00~16:30 / 휴식   · 16:30~17:30 / 3부 강연 / 전시실   · 17:30~18:00 / 질의응답 및 토론 / 전시실

Vol.20220504d | 사진의 경계 The Boundary of Photography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