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적인 연결, 배회하는 완결

강원제_나동석_송진희_이현주_조정현展   2022_0502 ▶ 2022_0527

유기적인 연결, 배회하는 완결展_523쿤스트독_2022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주최 / 523KunstDoc(523쿤스트독) 협력 / ㈜라텍, 라벨스하이디

관람시간 / 10:00am~09:00pm

523쿤스트독 523KunstDoc 부산 사상구 강변대로532번길 94 www.523kunstdoc.co.kr

2022년 523쿤스트독의 첫 기획전 『유기적인 연결, 배회하는 완결』은 불완전한 이미지와 과정을 지속시키는 작품들을 통해 완성된 형태를 유지해야 한다는 고착된 개념에 질문을 던지는 전시다. 참여작가 강원제, 나동석, 송진희, 이현주, 조정현은 완결점에 도달하고자 하지 않는 시도로 과거의 형식으로부터 유리되어 타자에 의해 확정된 범주 사이를 배회하는 작품들을 만들어낸다. 『유기적인 연결, 배회하는 완결』에서는 각자 전개해나가는 방식이 달라 하나의 방향성으로 정리되지 않고, 다소 불규칙적으로 보이는 그들의 작업 속에서 느슨하게 연결되는 지점을 찾아 맥락을 구성하고자 한다. 다섯 작가의 작품을 잇는 연결고리들은 부유(浮遊)하는 개념들을 유기적으로 연결되게 만들고 나아가 서로에게 개입하게 되어 또 다른 확장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유기적인 연결, 배회하는 완결展_523쿤스트독_2022

강원제 작가는 회화를 과정으로 존재하게 하고자 완성된 작품을 부수고 지워내 완결이라는 예술의 궁극적인 목적을 사라지게 한다. 벽면에 설치된 작품 「NO.2082(0 painting-1-7)」과 바닥에 놓인 「Chaosmos」 또한 끝없이 이어지는 그리는 행위에서 생겼다 사라지기를 반복할 뿐이며, 이들은 일정 시간 정지되어 있을 뿐 이후 다시 덮여지고 해체되어 또 다른 작품으로 전환된될 것이다. 그의 작품은 끊임없이 순환하기에 멈춘 순간의 「NO.2082(0 painting-1-7)」 또한 그림이 아닌 '그림의 현재'가 되며 이는 노을처럼 곧 사라질 것을 예정하고 있다. 「Chaosmos」는 작가가 그린 수많은 작품이 해체되어 재료가 되고, 재료의 파편들이 무질서 속에서 질서를 찾아 구성되어 작품이 되는 '과정'에 대해서 말하고 있다. 하나의 순간으로 고정되지 않는 강원제 작가의 작품은 맞은편에 설치된 송진희 작가의 작품과 접점을 가진다.

강원제_NO.2082(0 painting-1-7)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81.8×227.3cm_2022 강원제_From painting to painting_혼합재료, 설치_가변크기_2022
강원제_NO.2082(0 painting-1-7)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81.8×227.3cm_2022
강원제_From painting to painting_혼합재료, 설치_가변크기_2022
강원제_From painting to painting_혼합재료, 설치_가변크기_2022

송진희 작가는 비디오 작업 「Jeu de paumes」와 드로잉 시리즈 작업 「fluidic」을 선보인다. 작가의 예술적 태도를 은유적으로 보여주는 fluidic은 생명체를 구성하는 가장 기본단위인 세포로, 그 세포는 세포막이라는 구조체로 둘러싸여 있는데 이 세포막은 딱딱한 구조체가 아니라 주변 환경이나 세포 내의 움직임에 따라 그 모양과 그 기능을 바꿀 수 있는 유동적인 세포기관을 의미한다. 두 작업에서는 공통적으로 신체적, 장소적 그리고 구조적 긴장 관계 속에서 (심리적, 지각적, 문화적, 사회정치적 등) 발생하는 형태의 변화가능성을 보여준다. 이질적이지만 분리될 수 없는 두 세계가 밀고 당김 혹은 침범과 수용의 과정에서 서로의 고유한 영역을 지키기 위한 긴장된 잠재적 평형 상태를 비디오(지속)와 드로잉(정지)라는 상반된 매체의 특성을 통해 드러낸다. 작가의 예술적 태도를 은유하는 개념 fluidic은 왼쪽에 설치된 이현주 작가의 물질적인 막과 연결된다.

송진희_Jeu de paumes_비디오, 사운드_00:03:22_2007 송진희_fluidic_종이에 펜_각 21.59×27.94cm_2022
송진희_Jeu de paumes_비디오, 사운드_00:03:22_2007
송진희_fluidic_종이에 펜_각 21.59×27.94cm_2022
송진희_fluidic_종이에 펜_각 21.59×27.94cm_2022

비물질적인 기억과 그 기억을 회상하는 현재 작가의 신체를 물질로 변환하여 공간에 표현한 이현주 작가는 「Airplane mode: ON」과 「Airplane mode: OFF」라는 작품을 설치하였다. 이 작업은 에어플레인 모드가 꺼진 OFF-공간과 에어플레인 모드가 켜진 ON-오브제가 서로를 바라보고 있는 구성이며, 오브제는 공간으로 끊임없이 송신하지만 (기억의) 공간은 이를 제대로 수신하지 못함을 보여준다. 작업의 분리된 두 부분 중 막을 통해서 들여다보이는 공간은 시간이 지나면서 편집되고 풍화된 기억의 한 부분을 나타내고, 공중에 매달린 오브제는 현재를 은유한다. 스테인리스로 구성된 오브제는 빛을 반사하며 메시지를 송신하고 공중에서 공간 주변의 일부를 제 형태만큼 컷아웃 해내면서 비추어 주변의 정보를 수신한다. 공간의 다른 부분을 선명하게 담아 수신해도 막이 둘러싸인 공간은 흐릿하고 불분명한 형태로 반영된다. 작가는 공간을 일종의 확장된 신체로 바라보아 공간을 따라 달라지는 작품을 구상하며 이번 전시에서는 ON-오브제가 주변 공간을 침투하고 그것을 OFF-공간과 잇는 방식으로 풀어냈다. 기억을 회상하는 신체를 물질화한 이현주 작가의 작품은 영상작업을 통해 자신의 경험을 신체의 행위로 풀어낸 나동석 작가와 연결고리가 생긴다.

이현주_Ariplane mode: ON_ 액상실리콘, 장식술, 곤충모양젤리, 블러셔 파우더, 천, 실, 핀, 리본, 끈, 아일렛, 솜, 벨트, 잉크, 모래, 마이크로스피어 글래스 비드, 스팽글, 투명왁스_가변설치_2022 이현주_Airplane mode: OFF_ 스테인리스, 소형 LCD모니터, 아두이노, 어댑터, 액상실리콘, 실_30.5×25.5cm_2022
이현주_Ariplane mode: ON_ 액상실리콘, 장식술, 곤충모양젤리, 블러셔 파우더, 천, 실, 핀, 리본, 끈, 아일렛, 솜, 벨트, 잉크, 모래, 마이크로스피어 글래스 비드, 스팽글, 투명왁스_가변설치_2022
이현주_Ariplane mode: ON_ 액상실리콘, 장식술, 곤충모양젤리, 블러셔 파우더, 천, 실, 핀, 리본, 끈, 아일렛, 솜, 벨트, 잉크, 모래, 마이크로스피어 글래스 비드, 스팽글, 투명왁스_가변설치_2022
이현주_Airplane mode: OFF_ 스테인리스, 소형 LCD모니터, 아두이노, 어댑터, 액상실리콘, 실_30.5×25.5cm_2022

인물이 특정 행위를 반복함으로써 언캐니한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세 개의 작품 「거꾸로 매달리기」, 「수면, 삼키다」, 「내려다 보기」을 선보이는 나동석 작가는 익숙한 본인의 모습이 때때로 낯설게 느껴지는 상황을 영상으로 표현했다. 그의 영상에 출연하는 인물은 거울 앞이라는 일상적인 공간 앞에서 긴장된 상태로 어딘가를 응시하다가 '악수', '세수', '심호흡'이라는 평범한 행동을 반복적으로 취한다. 이러한 움직임은 불안한 상황 속 안정감을 찾기 위한 반복기제로 읽어낼 수 있으며 그 움직임은 비틀린 요소(스스로에게 건네는 악수, 심호흡 중 눈 마주침 등)를 만나며 기이하게 바뀐다. 인물이 행하는 일련의 과정에서 특정한 행동들이 반복기제로 이루어졌다고 하나 행위의 전과 후의 장면에서 변화된 것은 없고 이는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무언가를 반복하는 상황을 보여주고 있다. 일상적 순간에서 낯섦을 발견하고 실체 없는 공포로 반복기제를 행함 사이에서 나타나는 이질감은 조정현 작가와 유사한 부분을 가진다.

나동석_거꾸로 매달리기_2채널 비디오, 아날로그 TV_2022 나동석_내려다 보기_단채널 비디오, LED TV_2022
나동석_거꾸로 매달리기_2채널 비디오, 아날로그 TV_2022
나동석_내려다 보기_단채널 비디오, LED TV_2022
나동석_수면, 삼키다_단채널 비디오, 사운드, LED TV_2022

조정현 작가는 살아있었지만 죽은 후 사람의 손을 거쳐 모형이 된 박제동물과 공업제품, 기성품과 자연물 등을 집합시켜 작품을 만들어낸다. 맥락 없이 모여진 오브제들은 그 자체로 모순적인 상황을 만들어내고 이는 전통미술에 반론적 의미를 가진 현대미술의 특징으로 읽힐 여지를 제공하지만 작가는 공업제품(우레탄 폼)으로 쌓아 올려 부풀어진 조형물을 통해 무자비하게 사용되는 오브제를 향한 비판적인 메시지를 담아낸다. 그러나 상징성이 있듯이 나열된 오브제들이 연출하는 상황 속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감춰지고, 산발적인 우레탄폼과 박제된 동물, 인공물들 사이로 기존의 의도와 상황은 파편화되어 이질적이고 모호한 상황을 연출하게 된다.

조정현_수평공_테니스공, 박제된 앵무새_35×15×15cm_2021 조정현_Zero Fossil_우레탄폼에 도색, 박제된 앵무새, 45×45×19cm, 2020 조정현_Blind zone_우레탄폼에 도색, 박제된 앵무새_180×160cm_2019 조정현_Blind zone_조명, 흰색 모래, 돌 부스러기_가변설치_2022
조정현_Blind zone_우레탄폼에 도색, 박제된 앵무새_180×160cm_2019
조정현_수평공_테니스공, 박제된 앵무새_35×15×15cm_2021
조정현_Blind zone_조명, 흰색 모래, 돌 부스러기_가변설치_2022

『유기적인 연결, 배회하는 완결』에는 고정되어있지 않고, 유동적이며, 완결지어지지 않는 상황을 다루고 있는 다섯 명의 작가 작품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각자의 영역에서 존재하는 작업 사이에 연결되어있는 고리를 찾아 이어 작가만의 고유한 세계를 더욱 선명하게 보여주고자 하였다. 결과적으로 접점들로 인해 작가들의 개별적인 작업 사이에서 생긴 상호관계성은 확장 가능성을 보여주며, 유기적으로 연결된 작품들과 유동적으로 움직이는 관람객 사이의 작용은 또 다른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낸다. ■ 이예슬

Vol.20220505g | 유기적인 연결, 배회하는 완결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