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퍼하고 기침하는 존재들, ( )의 식탁 man is sad, coughs : A table for ( )

강은경_김신혜_그린코믹스_오화진_주세균展   2022_0510 ▶ 2022_0710 / 월요일 휴관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예울마루 10주년 기념展

주최,주관 / GS칼텍스 예울마루 후원 / 여수시_NS홈쇼핑_스테들러_큐피커 협력 / 도잠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월요일 휴관 물때에 따라 오픈시간 변동가능

GS칼텍스 예울마루 GS CALTEX YEULMARU 전남 여수시 예울마루로 83-67 장도전시실 Tel. +82.1544.7669 www.yeulmaru.org

이유. ● 『슬퍼하고 기침하는 존재들, ( )의 식탁』. 이번 전시 제목은 20세기 중남미 시를 이야기할 때 빠질 수 없는 페루 시인 세사르 바예호1892-1938의 시 문구에서 빌려왔다. ● "인간은 슬퍼하고 기침하는 존재/ 그러나 뜨거운 가슴에 들뜨는 존재/ 그저 하는 일이라곤 하루하루를 연명하는/ 어두운 포유동물/ (...) 인간이 진정 하나의 동물이기는 하나 고개를 돌릴 때/ 그의 슬픔이 내 뇌리에 박힌다는 점을 고려해볼 때/ (...) 내가 사랑함을 알고/ 사랑하기에 미워하는데도,/ 인간은 내게 무관심하다는 것을 이해한다고 할 때(...)/ (...) 손짓을 하자 내게/ 온다./ 나는 감동에 겨워 그를 얼싸안는다/ 어쩌겠는가? 그저 감동, 감동에 겨울 뿐이다." ('인간은 슬퍼하고 기침하는 존재', 『희망에 대해 말씀드리지요』 中)

슬퍼하고 기침하는 존재들, ( )의 식탁展_GS칼텍스 예울마루 장도전시실_2022
슬퍼하고 기침하는 존재들, ( )의 식탁展_GS칼텍스 예울마루 장도전시실_2022
슬퍼하고 기침하는 존재들, ( )의 식탁展_GS칼텍스 예울마루 장도전시실_2022

'희망에 대해 말해주겠다면서, 인간을 슬퍼하고 기침하는 존재라고 명명하고 비극적 실상을 토해내면서도 마지막에는 결국 어찌하겠냐며 그저 감동에 겨울 뿐이라니!' 무슨 소리인가 싶었는데 곱씹을수록 인간에 대한 애잔한 연민과, 깊은 이해와, 사랑을 담지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른 한편으론, 슬픔(눈물)과 기침(타액)이 터져 나오는 몸을 새롭게 들여다보게 되었다. 우리가 이렇게나 많은 액체를 분출하는 인간이었던가? 이 액체로 다른 것들과 무수한 비극의/사랑의 관계를 맺는 인간이었던가? ● 사실 바예호의 시에 닿을 수 있던 것은 정혜윤 피디의 『앞으로 올 사랑』(2020) 때문이었다. 코로나 확진을 일상처럼 검색하고 아픔과 죽음을 점차 숫자로 뭉뚱그려 갈음하는 가운데 좌절 · 상실 · 애통 · 무력감을 더하던 시기에 '디스토피아 시대의 열 가지 사랑 이야기'는 나를 사로잡았다. 계량화 · 숫자화하는 미디어 세상에서 이것만으로는 말할 수 없는 무엇이 그 이야기 속에 빛나고 있었다. 이 책의 저자가 서문에서 밝힌 바와 같이 흑사병 시대의 보카치오처럼 코로나, 기후위기 같은 디스토피아를 배경으로 쓴 사랑 이야기는 코로나 (그리고 그 이후) 시대에 상상조차 하지 않던 것들과의 관계를 들여다보게 하였다.

슬퍼하고 기침하는 존재들, ( )의 식탁展_GS칼텍스 예울마루 장도전시실_2022
슬퍼하고 기침하는 존재들, ( )의 식탁展_GS칼텍스 예울마루 장도전시실_2022
슬퍼하고 기침하는 존재들, ( )의 식탁展_GS칼텍스 예울마루 장도전시실_2022

기관의 개관 10주년을 기념하며 '친환경'을 모토로 각종 사업을 준비해야 하는 시점에 여러 의구심이 이어졌었다. 전시에서, 예술에서 친환경-적이란 것은 무엇인가? 환경에 저해한 요소를 전시에서 차단하는 방법은 무엇인가? ... 스스로 매듭지은 것은 이러한 고민들을 기술적인 보여주기 방식으로, 이렇게 바꾸어야 한다는 제안(강요)으로, 틀렸다고 지적하며 죄책감을 일으키는 방식으로 다가가지 않고, 모두가 각자의 이야기를 꺼내도록 하는 방식으로 다가가 보고 싶다는 것이었다. 그리하여 가느다란 실타래처럼 뽑은 것이 음식이었다. 일단 태어나 이 땅에 존재하는 한 (생명을 입은 존재들은) '음식'을 먹어야만 생명을 유지한다. 우리는 매 끼니 고민하고, 선택과 요구에 따라 음식 재료를 구매하고 홀로 또 같이 나누어 먹고 살아가는데 음식을 차려낸 식탁 위 세계는 생각만큼 단출하지 않았다. 그 음식은 지정학적 관계와 특유한 포장을 입고, 누군가의 선택과 손을 거쳐 식탁에 올라와 입맛과 취향과 성장을 이룩하게 하고, 후처리를 통해 눈앞에서는 사라지는 (사라지지 않는) 배출을 거치는 묘한 변신, 순환을 하고 있는 듯 했다. 바로 이 면면을 기웃거리며 살펴보면서 예술가들의 시선을 투과한 작업이 관객인 우리에게 어떻게 다가오고 어떤 마음을 가지게 할지 이것이 나는 궁금하다.

김신혜_Himalayan Landscape_장지에 채색_145.5×112cm_2020
김신혜_페리에 산수_장지에 채색_145.5×112cm_2013

김신혜의 세밀한 산수풍경은 페트병 라벨에 담긴 자연을 보여준다. 일상에서 먹고 마시는 음식에 덧입혀진 대자연을 자세히 본 적은 언제인가? 상품 라벨 속 자연은 과연 그 안에 무엇을 담고 있는 것일까? 먹을 것 하나를 고르는 데도 수많은 선택지가 놓여 있는 지금, 우리는 실제로 무엇을 먹고 마시는 것일까?

주세균_Cupboard 2022-1_철, 스텐, 고무링, 도자기_35×100×35cm_2022
주세균_Dining Table_나무, 쌀가루, 클램프, 라쳇밸트_가변크기_2022_부분

주세균의 「저녁식사」 영상과 설치 작업은 일견 평범한 가정의 식사 장면을 보여준다. 그런데 영상 속 내레이션 글과 사용하는 기물들, 그리고 설치 작품인 그릇과 식탁, 쌀가루 작업을 보면, 맛, 냄새, 대화가 오가는 식사 자리가 어떤 견고함(신념)을 쌓아가는 과정이자, 그 다음으로 나아가는 걸쳐진 '중간지대' 같은 공간은 아닐까 생각하게 한다.

오화진_계금이의 밭_종이에 먹, 아크릴채색_150×500cm(50×50cm×30)_2022
오화진_생명력이 생명을 살린다_울펠트, 울혼방 원단, 솜, 틀니, 조명 등_180×80×80cm, 가변크기_2014,2015,2022

오화진의 「생명력이 생명을 살린다」와 글, '먹이사슬' 소설과 '계금이의 밭'을 그린 평면 회화 작업은 '먹는다'는 지극히 평범하고 당연해 보이는 행위가 담을 수 있는 아름답고 잔혹하며 신비로운 이야기를 상상하게 해준다. 시대, 장소, 문화, 제도권에 따라 천차만별일 수 있는 식 세계를 각자의 상상에서 펼쳐보길 바란다.

강은경_반지락 카라멜_혼합재료_가변크기_2022
강은경_반지락 카라멜_혼합재료_가변크기_2022_부분

강은경의 프로젝트는 장도 섬에 살았던 주민들과의 이야기로 시작한 작업이다. 옛날 장도를 터전으로 삼았던 다섯 가족과 대화하며 그들에게 소중했던 식재료인 '반지락'을 둘러싼 이야기를 카라멜로 녹인 작업은, 익숙하지만 잊힌 이야기와, 삶을 지탱했던 기억 속 음식, 식사를 떠올릴 수 있는 자리가 될지 모른다.

그린코믹스_분노의 식탁_벽에 페인트_가변크기_2022

그린코믹스는 코로나 시대를 겪으며 급격히 발달하는 배달 문화로 발생하는 일회용 쓰레기 배출과 환경 문제에 관심을 가진 그룹이다. 본 전시에서는 음식 재료가 되는 육류, 생선, 유전자 변형식품 같은 식재료의 생산과 유통을 우화에 빗대어 벽화로 표현했다. 오늘날 음식을 소비하는 소비자로서 우리가 단순히 먹는다는 이유로 외면하거나 놓치는 것들은 없을까? ● 지극히 사소하고 별 것 아닌 것처럼 보이는 음식에 불과할 수 있겠지만, 이 음식은 그 어떤 누구도 배제하지 않고 말을 할 수 있고 끌어안을 수 있는 '무엇'이다. 음식과 나와의, 인간의, 자연의, 환경의 관계와 여기에 얽힌 망(web)을 호기심 어리게 들여다보며, 오늘 하루도 우리에게 주어질 식탁과 내일의 식탁, 그 모든 괄호 '( )' 속 식탁에 당신의 다가올 이야기를 담는 지금 이 시간이 되길 희망해본다. ■ 선우지은

reasons. ● The exhibition title Man is sad, coughs: A table for ( ) is cited from the words of a Peruvian poet, César Vallejo (1892~1938), a significant figure of Central and South American poetry in the 20th century. ● "that man is sad, coughs and, nevertheless / takes pleasure in his reddened chest; / that the only thing he does is to compose himself with days; / that he is a gloomy mammal / (...) considering too that man is truly an animal / and, nevertheless, upon turning, hits my head without his sadness / (...) he knows I love him, / that I hate him with affection and, in short, don't care about him(...) / (...) I signal him, / he comes, / and I embrace him, moved. / So what! Moved... Moved..." ("Man is sad, coughs" from I am going to speak of hope) ● After promising to speak of hope, the poet declares that a man is sad and coughs, coughing up tragic reality, and at last gives in saying, "so what," that he is just moved. First the poem left me puzzled, but the more I dwelt on it, the more it seemed to reveal a fundamental sympathy, deep understanding, and affection towards humans. On the other hand, the poem compelled me to look at a human body with fresh eyes, a body that outpours sadness (tears) and coughs (saliva). Have we humans been outpouring that many types of fluid? Does a human form countless tragic and affectionate relationships with others through this fluid? ● Actually, I had a chance to learn about Vallejo's poems through the book, Forthcoming Love (2020) by author Jung Hye Yoon. During the time that it has become a new routine to regularly search COVID-19 cases, when sufferings and deaths were conflated in numbers and frustration, loss, grief, and helplessness were growing, I was fascinated by her, "10 Stories of Love in a Dystopian Age." It had something special that could not be addressed in the world of media that revolves around quantification and numeralization. As the author said in her preface, setting a love story within a dystopia like the COVID-19 pandemic or the climate crisis (like Boccaccio did in the era of the black plague), sheds light on the relationships in a way we could never have previously imagined. ● Commemorating the 10th anniversary of the museum and preparing for a number of projects under the motto of being eco-friendly, I came up with some questions: "What is it to be eco-friendly in an exhibition and in art?"; "In an exhibition, how can we avoid the factors that destroy the environment?" My approach was to inspire people to come up with their own stories, instead of tactfully showing or evoking guilt with suggestions or coercion to change, or by pointing out faults. Therefore, the thread I found was food. Anyone who exists on this earth needs food to survive. A man constantly decides what to eat, purchases ingredients according to his choice and need, and consumes the food by himself or with others. However, the world beyond one's table is not that simple. Food seems to be engaged in odd transformations and cycles, being affected by geographical relationships, wrapped in particular packaging, chosen and processed to fulfill requirements of taste and growth, and vanishes (doesn't vanish) from our eyes through post-processing. Observing various aspects of this cycle, I anticipate how the artists' views projected on these artworks would inspire us, the audience. ● The elaborate landscapes of Shinhye Kim present nature in the labels of plastic bottles. Have you ever had a close look at Mother Nature wrapping the food we regularly eat and drink? What does the nature of the product packaging present? Given countless choices for one simple type of food, what do we actually eat and drink? ● At a glance, Sekyun Ju's video and installation Dinner seem to portray an ordinary family dinner. Nevertheless, the narration of the video, the objects that are used, and the installation of dishes, a table, and a rice powder work make us think that a dinner that involves taste, smell, and conversations is a process of building some solidity (belief) as well as a 'middle ground' for next steps. ● Hwajin Oh's installation Vitality Saves the Life, its accompanying text, her novel Food Chain, and its derived painting that portrays "Field of Gaegeum" make us imagine the beautiful, brutal, and mysterious stories conveyed by the extremely ordinary and natural act of 'eating.' Viewers are encouraged to imagine the world of food that varies by time, place, culture, and systems. ● The project of Eunkyung Kang was inspired by the stories of residents of Jangdo Island. Based on conversations with five families who lived in Jangdo Island in the past, Kang processed the story about their precious ingredient banjirak clams with caramel, which would evoke familiar yet forgotten stories and food from the memories that sustained one's life. ● Greencomics is a group whose interest lies in disposable waste and the environmental issues that arise from the food delivery industry that grew rapidly during the COVID-19 pandemic. In this mural, the production and distribution of food such as meat, fish, and genetically modified organisms are expressed in the form of a fables. As food consumers of today, what have we neglected or missed just because we have to eat? ● Although food might seem trivial and insignificant, it is something that speaks to and embraces everyone with no exclusion. By curiously examining the relationship of food, oneself, humans, nature, and the environment as well as the web around it, hopefully this exhibition will give you an opportunity to think about your stories in the food served today and tomorrow, also in every parentheses '( ).' ■ Jieun Sunwoo

Vol.20220510c | 슬퍼하고 기침하는 존재들, ( )의 식탁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