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X야행

이준식展 / LEEJUNSIK / 李俊植 / photography   2022_0516 ▶ 2022_0525

이준식_XXX_201020_매트지에 피그먼트 잉크젯 프린트_84.1×59.4cm_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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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식 인스타그램_www.instagram.com/orangepolo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0:00am~06:00pm

비영리전시공간 싹 NONPROFIT ART SPACE_SSAC 대구 수성구 달구벌대로 2287-1 B1 Tel. +82.(0)53.745.9222

밤을 넘어선 밤이 되었을 때 일어나는 일들은 누가 증명할 수 있을까. 그것보다는, 이 밤에 아무 일도 없었음을 말하는 것은 얼만큼 효력을 지니는가. ● 사진의 장면은 늘 재현을 말하지만, 신기루 같은 사실은 과연 재현이 가능할까. 어릴 적 내가 본 것을 귀신이라 말하여도 그 누구도 믿지 않는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분명히 내가 본 것은 귀신이 분명했다. 내가 본 것이 분명히 귀신이었지만 그 누구도 믿지 않는다면, 차라리 이 사진을 거짓이라 말하는 것이 좋겠다. 이 사진은 진실하지 않고, 사진 속 사람도 이 밤이 지나면 홀연히 사라질 무언가니까. 하지만 재현된 사진은 마치 진실처럼 받아들여질 것이다. 혹시 아는가, 진실의 주도권을 역전시킨다면 과거에 나와 우리가 말했던 귀신의 존재를 누군가는 진실이라 생각해줄지.

이준식_XXX_201014_매트지에 피그먼트 잉크젯 프린트_27.9×35.5cm_2020
이준식_XXX_201023_매트지에 피그먼트 잉크젯 프린트_84.1×59.4cm_2020
이준식_XXXXX_200823_매트지에 피그먼트 잉크젯 프린트_35.5×27.9cm_2020

"새벽에 라이트도 다 끄고 새까맣게 해서 골목을 달리는 자동차를 봤다." 고 말하면 "그게 무슨 말도 안되는 소리야." 라고 하겠지. "한밤에 어떤 사람이 땅바닥에 굴러다니며 사방팔방 토를 하고, 사람 셋이 다른 사람 한 명 못 말려서 애먹더라." 고 말하면 "이상한 말 좀 하지마라."고 할지도 모른다. 새벽에는 별 알 수 없는 일이 벌어진다. 내놓은 쓰레기는 내가 알던 라보와는 다른 라보가 순식간에 쓸어가고, 처음 보는 청소차가 3호선 레일을 닦으며 지나간다. 아침이 되기 몇시간 전엔 인도 옆을 청소하며 지나가는 차가 도로를 내달린다. 분명히 실제로 벌어진 것인데, 왜 다들 바로 믿지 않을까. 그건 그냥 눈에 보이지 않았기 때문일까. 생각해보면 좀 이상하다. 많은 이런 이들을 위한 다큐멘터리를 방영해주지 않았던가. 이런 사람들이 우리 사회를 아주 단단하게 지탱해주고 있음을 말이다. 그런데 왜 우리는 이런 일이 우리 주변에서 당장 일어나는 일이라 생각하는 것은 어려운 일인지 모르겠다. ● 그래서 이번엔 좀 뻔뻔하게 거짓말을 해야겠다. 어제 새벽에 이상한 옷을 입고 시내를 달리는 사람을 보았다고. 웬 귀신같은 사람이 버스정류장에 앉아서 몇 시간을 가만히 있었다고. 그래서 내가 사진을 찍었다고. 이렇게 만들어진 사진을 들고 사실처럼 말할 계획이다. 이 사진을 거짓말이라 말한다면 옳은 말이다. 그게 아니면 사진에 이렇게 찍혔는데 왜 이게 거짓말이냐고 하겠지만, 아니, 이건 분명 거짓말이다. ● 이렇듯 새벽의 움직임은 마치 귀신과 같아서 모두가 잠든 밤에 거리를 활보하다 해가 뜨기 전에 모두 사라져버린다. 마치 백귀야행같이. ■ 이준식

Vol.20220516c | 이준식展 / LEEJUNSIK / 李俊植 / photograph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