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기억 時間 記憶

예유근展 / YEYOUGUN / 芮遺根 / mixed media   2022_0520 ▶ 2022_0702 / 일,월요일 휴관

예유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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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주최,주관 / 킴스아트필드미술관 후원 / 부산시

관람시간 / 11:00am~05:00pm / 일,월요일 휴관

킴스아트필드 미술관 KIMS ART FIELD MUSEUM 부산 금정구 죽전1길 29(금성동 285번지) Tel. +82.(0)51.517.6800 blog.naver.com/kafmuseum @kaf_museum

한 예술가의 시간 그리고 기억 ● 킴스아트필드미술관은 오는 5월 20일부터 7월 2일까지 예유근의 '시간 기억' 전시를 선보인다. 1980년대 부산의 '형상미술' 대표 작가 중 한 명으로 손꼽히는 예유근은 나와 나를 둘러싼 외부, 그리고 그 시간에 대한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이번 전시는 그의 초기 작품부터 근작을 포함한 30여 점을 선보인다. 지금도 활발하게 활동 중인 작가의 작품을 연대기적으로 늘어놓은 것은 한 작가의 작품을 면밀히 살펴봄으로써 그간 소홀하게 다루어졌던 지역 미술사에 대한 재의미화의 필요성을 역설하는 작은 계기를 만들고자 함이다.

예유근
예유근
예유근
예유근

부산 형상미술은 같은 시기 서울을 비롯한 중앙에서 전개되었던 민중미술의 하위 분파로 여겨지거나, 또는 중앙의 민중미술과는 궤가 다르다는 까닭으로, 또 부산 로컬리티에 대한 몰이해로 인해 제대로 이해되지 못했다. 부산의 형상미술 작가들은 신표현주의, 트랜스아방가르드와 같은 서구의 예술 경향의 유입과 국내의 혼란했던 시대 상황을 직접 겪으며 (필연적으로) '현실의 이야기'를 '구체적인 형상'을 통해 표현했다. 현실에 침묵했던 전 세대의 추상 작가들과는 달리, 이들은 정치적·사회적 상황 속에서 현실을 삶을 살아내고 있는 개인의 서사에 주목하고 있다는 점에서 가장 큰 특징을 가진다. 다시 말하자면, 이들의 예술 활동은 구상적 표현을 통해 현실에 대한 개인의 경험을 구체적으로 진술한다는 것이다. 한국 미술사에서 형상미술은 작품을 통해 발현되는 이들의 발언이 현실과 개개인의 삶과 맞닿은 곳에서 그들의 예술적 실천으로 현현된다는 점에서 역사적인 의의를 가진다고 할 수 있다.

예유근_시간 기억展_킴스아트필드 미술관_2022
예유근_시간 기억展_킴스아트필드 미술관_2022
예유근_시간 기억展_킴스아트필드 미술관_2022
예유근_시간 기억展_킴스아트필드 미술관_2022
예유근_시간 기억展_킴스아트필드 미술관_2022

형상미술 작가들은 '새로운 형상성의 추구'라는 슬로건과 함께 그동안 캔버스 화면 위에 허용되지 않았던 다양한 감각의 표현을 시도한다. 이들의 도전적인 화법은 시대 속에서 억압된 주체의 탈주를 꿈꾸었던 개개인의 고민을 미술을 도구 삼아 이야기하고 있음을 짐작해볼 수 있다. 예유근 역시 자신을 속박하는 많은 것들로부터 탈주를 꿈꾸었고, 그의 관심은 그가 발 디디고 있는 현실 세계에서부터 시작해, 그가 줄곧 바라본 하늘로 향한다. 그리고 거기에 크고 작은 삶의 이야기를 품은 오브제들이 덧붙여지며 작가는 자신의 현실과 함께 그가 꿈꾸었던, 지금도 꿈꾸는 세계를 그려 보인다. 때로는 시계, 서랍, 화구박스 등의 오브제가 화면의 바탕이 되기도 하고 또 그림 위에 덧대어지며 세상과의 적극적인 대화를 꿈꾼 작가의 소박하고도 투박한 희망 또는 욕망을 보여준다.

예유근이 캔버스와 오브제 위에 그려 남기는 기억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가는 과거와 사라져 갈 현재의 삶, 그 사이를 넘나드는 기억들이다. 한 도시의 기억이 켜켜이 쌓여있는 오래된 골목처럼 그의 작품은 어딘가 투박하고 친근하면서도 생명력을 품어 반짝반짝 빛이 난다. 아직도 그의 머릿속에서 미처 정의되지 못한 현실의 수많은 이야기들은 혼란스럽고도 아련하게 표현되고 있다. 그의 작품 하나하나에는 짧지 않은 시간 동안 이 땅에 발을 딛고 있던 작가가 목격한 한 인간의, 한 도시의, 한 시대의, 사건과 이야기들이 고스란히 기록되어 있다. 작가 자신의 지난 30여 년의 시간을 직접 골라 손꼽아 보인 『시간 기억』 전시는 예유근 그에게는 자신의 삶을, 우리에게는 한 예술가의 삶과 함께 흘러온 어느 도시의 시간을, 부산 미술사의 작은 부분을 한 번 돌아보게 하는 자리가 될 것이다. ■ 이지인

Vol.20220520i | 예유근展 / YEYOUGUN / 芮遺根 / mixed med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