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의 변주(The variations of time)

안수진展 / AHNSOOJIN / 安秀振 / sculpture   2022_0524 ▶ 2022_0603 / 일,공휴일 휴관

안수진_철지난 패션 Out of fashion (passion)_ 알루미늄, 아크릴 페인트, 우레탄 페인트_135×70×20cm_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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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수진 홈페이지_www.ahnsoojin.com 인스타그램_www.instagram.com/ahn.soo.jin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1:00am~06:00pm / 일,공휴일 휴관

아트스페이스 플라스크 ARTSPACE PLASQUE 서울 성북구 정릉로6길 47 Tel. +82.(0)2.3216.5357 www.plasque.co.kr www.facebook.com/plasquesite

그동안 안수진의 키네틱 작품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가장 큰 변화는 작품이 단아해졌다는 점이다. 초기작 「그리스도」와 이번 전시에 유일한 키네틱 작품인 「시간의 변주」를 비교해 보면 그 차이가 확연하게 드러난다. 두 작품 사이에는 30년이라는 세월의 간극이 있음으로, 변화가 없다면 오히려 이상할 것이다. 「그리스도」는 영상과 더불어 움직임을 제어하기 위한 온갖 기계장치와 구조물로 인해 규모가 상당했다. 하지만 「시간의 변주」는 상대적으로 무척 단아하다. 단지 중첩된 두 개의 아담한 정사각형 판재가 묘한 움직임을 반복할 따름이다.

안수진_철지난 패션 Out of fashion (passion)_ 알루미늄, 아크릴 페인트, 우레탄 페인트_135×70×20cm_2022
안수진_Just around the corner_ 알루미늄, 아크릴 페인트, 우레탄 페인트_81×53×10cm_2022
안수진_Just around the corner_ 알루미늄, 아크릴 페인트, 우레탄 페인트_81×53×10cm_2022

또 다른 변화는 구체적인 소재가 사라졌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그는 2018년 작인 「갈림길」과 2021년 작인 「고도를 기다리며」에 '안경'을 소재로 사용하였다. 그는 안경의 움직임을 통해 이 시대 시류에 민감한 지식인의 모습을 풍자적으로 보여주었다. 하지만 「시간의 변주」는 단순히 두 개의 정사각형만이 중첩해 천천히 움직일 따름이다.

안수진_8월에서 10월까지 From August to October_ 철판, 나무, 아크릴 페인트, 우레탄 페인트_81×81×15cm_2022
안수진_8월에서 10월까지 From August to October_ 철판, 나무, 아크릴 페인트, 우레탄 페인트_81×81×15cm_2022

다시 말하지만, 이번 전시작품의 모티브는 키네틱 작품 「시간의 변주」다. 두 개의 사각형이 중첩된 작품이므로 형태상으로는 사각형이 모티브라고 할 수 있겠다. 몇몇 작품을 제외하고는 전시작품 중 최근에 제작한 작품은 다양한 판재를 사용해서 같은 형태를 여럿 만든 후 조립해서 채색했다. 그는 미니멀리스트들이 즐겨 사용하던 하나의 유닛을 복수로 나열하는 방법과 매우 유사한 방법으로 작품을 제작했다. 미니멀리스트적인 어법으로 제작한 작품이 한편으로는 옵티컬 회화 작품을 입체화했다는 느낌이다. 주지하다시피 옵티컬 회화 작품은 착시효과를 이용하여 관객이 어떤 운동감을 시각 체험하게 한다. 바꿔 말하면 옵티컬 회화 작품이 지향하는 바는 평면을 키네틱화 하는 것이라 하겠다. 과거에 그는 서사에 방점을 두고 수단으로 키네틱 작품을 제작했다면, 지금은 형식주의적인 관점에서 키네틱 효과를 지향했다고 봐야 할 것이다. 결국 그의 관심사는 서사에서 형식으로 전환했다.

안수진_정중한 거절 A polite refusal_ 철판, 아크릴 페인트, 우레탄 페인트_50×43×12cm_2022
안수진_정중한 거절 A polite refusal_ 철판, 아크릴 페인트, 우레탄 페인트_50×43×12cm_2022
안수진_시간의 변주 The variations of time_ 철판, 포멕스, 스태핑 모터, 아두이노 컨트롤러_53×53×5cm_2013
안수진_바람의 좌표 The coordinates of the wind_ 철판, 아크릴 페인트, 우레탄 페인트_81×74×24cm_2022

하지만 안수진의 작품은 시각적으로는 미니멀리스트의 형식주의적인 관점에서 풀어낸 작업처럼 보임에도 그들과 다른 점이 있다. 미니멀리스트들에게 작품은 특정한 사물일 따름이다. 하지만 안수진은 각각의 작품에 구체적인 제목을 부여했다. 작품에 제목이 부여되면 관객은 제목을 의식하게 되고, 작품을 제목에 맞춰 감상하고자 한다. 그런데 이번 전시작품들은 제목을 토대로 작품을 감상하기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그가 오랜 시간 키네틱 작업에 집중했던 이유가 작품에 이야기를 담는 데 적합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었음을 고려한다면, 이러한 제목과 형태의 부조화는 어떤 의도에서 비롯된 전략적 선택이라고 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 ■ 박춘호

Vol.20220524d | 안수진展 / AHNSOOJIN / 安秀振 / sculp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