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현실의 하이퍼 리얼리즘 Hyperrealism of Unreality: Over and Above

박미라_이재석_전희수展   2022_0526 ▶ 2022_0630 / 월요일 휴관

초대일시 / 2022_0526_목요일_05:00pm

관람시간 / 10:00am~07:00pm / 월요일 휴관

두남재아트센터 Doonamjae Art Center 서울 강남구 언주로93길 10 (역삼동 674-20번지) B1 Tel. +82.(0)2.537.0905 www.dnjac.com @dnj.ac

두남재아트센터는 개관 두 번째 전시로 『비 현실의 하이퍼 리얼리즘 : Over and Above』를 새로이 준비한다. 이번 전시의 참여 작가 박미라, 이재석, 전희수 3인은 현실과 허구를 넘나드는 초현실적 이미지를 통해, 각자의 삶과 현실을 주관적 시각으로 해석하여 묘사한다. ● 그들은 '예술가의 삶이 리얼리즘보다 허구를 추구하는 것일지 모른다'는 의문과 함께, 현실을 기반하는 가상의 특징을 통해 다시금 현실을 바라보도록 유도한다. 이들의 작품은 게임과 비 현실에 주목하여 현실을 다루는 부분부터, 초현실적 상황을 통해 현상과 현재의 인식과 동시대의 정신성을 보여주기도 하며, 단순히 팝이라는 이미지로 소비되는 캐릭터를 부정하고 세계와 환경을 입체적으로 분석한다.

박미라_스위치온_드로잉 애니메이션_00:02:19_2019
박미라_걷다가 멈춘 곳_종이에 펜_42×30cm_2022
박미라_쌓여가는 위로들_패널에 아크릴채색_249×276cm_2019~21

그것은 전통적 리얼리즘의 영향과는 다르게, 지금의 그들이 살아가는 시간과 비 현실 세계, 상상들이 결합하여, 긴밀히 연동되는 혼성화의 특징을 보인다. 작업들은 묘사, 현실 자체, 사실로서의 가시화된 결과를 주장하지 않고, 존재하지 않았던 것과 함께 현실이 작동하는 가상의 생태계를 만들어낸다. 이것은 고정되지 않는 무한한 잠재태로서, 끝없는 상상의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지만, 그 또한 여전히 우리가 직면한 현실임을 직관하도록 유도한다. ● 일반적으로 전통의 재현과 리얼리즘은 현실을 충실히 모방하거나 이상화된 자연을 구성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번 전시의 작가 박미라, 이재석, 전희수는 시각적 측면에서 고정불변의 절대적인 진리를 가정하지 않고 분해, 나열, 조합, 편집하는 방식으로 속성과 위계질서의 동일화를 거부한다. 그리하여 동일성과 유사성을 모방한 재현의 방식을 넘어, 시시각각 변화하는 새로운 시각적 현실 『비 현실의 하이퍼 리얼리즘 : Over and Above』 가 펼쳐진다. ■ 두남재아트센터

박미라_삼키는 마음_드로잉 애니메이션_00:01:31_2019
박미라_아홉번째 목숨_캔버스에 아크릴채색,잉크_56×65cm_2021

현실로 가는 비현실적인 길 - 비/현실의 세계로 들어가며 ● 두남재 아트센터의 개관 두번째 전시인 『비 현실의 하이퍼 리얼리즘 : Over and Above』에는 현실이라는 개념들이 포함되어 있지만, 초대작가 박미라, 이재석, 전희수의 전시 작품들은 현실적이지 않다. 그들의 작품에서 현실은 무시되는 것이 아니라, 즉각적이지는 않다는 것, 현실로 가기 위해서는 또 다른 길이 필요하다는 것을 암시한다. 참여 작가들에게 예술은 현실로 가는 유력한 길이다. 그들에게 현실은 출발이 아니라, 도달점, 즉 기지의 것이 아닌 미지의 것이다. 현실을 중시했던 사조들이 삶이 무게를 강조했다면, 삶의 중력을 거슬러 풍선처럼 붕 떠 있는 그들의 작품을 매어 놓는 유력한 현실은 그림이다. 작업량이 많은 그들에게 현실은 무엇보다도 붓을 들고 하는 일, 요컨대 그들이 가장 많이 시간을 보냈을 작업에서 찾아진다. 작업하면서 살아있다는 느낌을 가지는 사람이 바로 작가다. 작가 또한 스펙터클 사회의 소비자지만, 동시에 그들은 이미지 생산자다.

박미라_층간화음_종이에 펜_53×38cm_2022
박미라_표류기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80×116cm_2020

생산자의 입장에 서면 아무리 가벼워 보이는 작품도 가벼울 수가 없다. 소비와 생산은 일 대 일 관계가 아니어서, 소비자가 생산자가 되려면 어떤 도약이 필요하다. 그것은 사기는 쉬워도 팔기는 어려운 일상적 체험에서 쉽게 확인된다. 순식간에 이미지가 합성, 복제되는 시대에 그리기란 심신의 에너지가 무한 투자되는 과정이다. 그만큼 물질과 몸이 투자되었기에 결과물의 무게는 남다르다. 잘 된 작품은 어떤 있음직하지 않은 상황에도 개연성을 부여한다. 얼굴이 여럿이거나 손발이 국수 가락처럼 쭉쭉 늘어나는 인간(전희수)도, 해골들의 춤(이재석)도, 발밑 아래의 또 다른 우주(박미라) 조차도 있음직한 현실로 다가온다. 그림은 현실에서 가상의 몫이 증가할수록 포기되어야 하는 것이 아니라, 가상을 포함한 여러 차원의 현실에 대해 설득력 있는 소통을 가능하게 한다. 그들의 작업에서 회화는 밀도와 강도의 산물이다. 그것은 몰입의 조건이다. 일단 몰입이 되어야 소통도 유희도 가능하다. 정보화 사회에서 가장 많이 보게 되는 이미지들에 보이는 간극은 감쪽같이 붙여지곤 한다.

이재석_경계선 위의 부품들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16.8×91cm_2021
이재석_분출하는 기념탑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227.3×162.1cm_2021

반면 작가들은 현실 그자체의 균열에 주목한다. 현실 자체가 이것저것으로 조합된 인공물이라면, 작가는 이러한 현실의 취약한 부분을 공략한다. 이들의 작품에서 혼성은 한술 더 뜨기 전략으로 행해진다. 이데올로기로 그럴듯하게 포장된 이념의 기표들은 바람에 날리는 취약한 천막(이)이며, 세계는 만화의 칸처럼 구획되어 있고(전), 우리의 단단한 토대는 갑자기 푹 꺼진다(박) 그들의 세계는 백주 대낮처럼 환해서 분열적(이, 전)이거나, 어둠 속에 숨겨진 자기만의 우주에 푹 젖어(박)있다. 작품 속 서사를 이끌어 간다고 믿어지는 주체(대체로 인간으로 설정)가 산산조각 나 있다는 공통점도 있다. 그러나 분열은 분열로 남아있는 것이 아니라 또 다른 연결을 위한 단면이라는 점에서 부정적이지 않다. 이들의 작품에서 유기체와 기계는 종횡무진으로 연결, 접속된다. 균열과 간극을 드러내기 위해서 먼저 현실이 호출되어야 한다. 그들이 호출한 현실은 그 묵직한 근거를 잃고 유희의 한 항목으로 (재)배치되면서 상대화된다.

이재석_사정거리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93.9×193.9cm_2021
이재석_펄럭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16.8×91cm_2021

작품 속 현실은 재차 인정(재인, 재현)되는 것이 아니라, 변형(생성)되기 위한 전제다. 가상이나 환상 또한 현실과의 관계 속에서 설득력 있다. 그들의 작품이 그만큼 환상적이라면 역설적으로 그만큼 현실적이라는 말이다. 이들에게 환상은 현실의 이면이며, 그 역도 가능하다. 환상과 현실은 극과 극으로 대조되는 것이 아니라, 뫼비우스 띠처럼 연결되면서 수시로 그 경계를 넘나든다. 그래서 그들의 작품은 역동적이면서도 불안정하다. 작품들은 심층보다는 표면이 강조된다. 종이처럼 접혀지거나 펼쳐진 우주(박), 부조리한 매뉴얼로 변한 세상(이), 금방 다른 화면으로 바뀔 것 같은 이미지(전)가 그것이다. 굳이 미술사조와 비교한다면 초현실주의적이다. 이 전시의 기획자인 김기라는 '이번 전시에서 작가들은 현실과 허구를 넘나드는 방식의 초현실적 회화와 영상 설치를 통해, 각자와 삶과 현실을 주관적 시각에서 조명하고 해석하여 묘사한다.'고 밝힌다.

전희수_Non virtual space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214×350cm_2022
전희수_Driver_종이에 색연필_30.5×23cm_2021

작업의 주체(동일자)가 타자의 힘에 주목하는 것은 예술의 기조였지만, 20세기의 사조로서 초현실주의는 영화나 사진, 도시적 현실 같은 이전 시대에는 없었던 매체 및 환경과 상호작용하면서 타자를 호출하고 대화했기에 더욱 중요하다. 초현실주의는 한번 유행하고 지나간 사조가 아니다. 이번 전시는 회화라는 고색창연한 매체가 주가 되긴 하지만, 21세기 정보화 시대에 걸맞는 초현실주의로 업그레이드 된 작품들이라는 특징이 있다. 시인이자 초현실주의를 이끈 이론가 앙드레 브르통은 꿈과 무의식의 존재를 부각시킨 프로이트로부터 영감 받아서, '꿈과 현실이라는 겉으로 보기에는 매우 상반되는 두 가지 상태가 향후에는 초현실이라는 절대적 현실 안에서 화합되리라'고 믿는다. 앙드레 브르통에게 현실이란 '생명과 죽음, 현실과 환상, 과거와 미래, 전달 가능과 전달 불가능, 높이와 깊이가 모순으로 보이기를 그치는 마음의 어떤 지점'을 말한다.

전희수_Having a key without door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72×72cm_2022
전희수_Satisfied audiences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73×91cm_2022

초현실주의자의 비전에 의하면, 우리가 전부로 알고 있는 일상적 현실은 다른 차원이 보태져서 무한대로 확장되는 것이다. 21세기에 현실은 미디어 기기의 발달로 더욱 복잡해졌다. 기기의 발달은 고성능뿐 아니라 그것이 편재한다는 것에 있다. 분열하는 육체 이미지 가운데 특히 눈(目)이 많은 것(전, 박)은 보고 보이는 관계의 망으로 얽힌 현실에 가상의 몫이 커진다는 것을 말한다. 하지만 질서이자 생산, 그리고 억압의 그물망으로 이루어진 상징적 우주에 대한 풍자(이)도 빠지지 않는다. 초현실주의 선언문에는 '인간들에게 그들의 사고의 나약성과 또 그들이 얼마나 불안정하고 허황된 대지 위에 그들의 흔들거리는 집을 구축했는지를 보여주고자 한다'는 항목이 있다. 초현실주의자에게 '우리의 관념은 물 위에 떠 있는 낙엽 같은 것'(앙리 베르그송)이다. 초현실주의는 현실과 현실이 아닌 것과의 관계를 작품의 전면에 놓았던 사조인데다가 당시에 이미 사진과 영상이 가세해 있던 시대인지라 어느 사조보다도 동시대적으로 느껴진다.

전희수_Shhhhh...mom is sleeping_종이에 색연필_30.5×23cm_2021
전희수_Yearbook photos_종이에 색연필_30.5×23cm_2022

초현실주의는 시공간적 거리감 또한 잘 활용하기에 더욱 그렇다. 거리두기는 예술의 규칙이며, 때로 정치와 결합 된다. 초현실주의는 모더니티의 이성 중심주의에 대항하는 해방과 혁명을 외쳤다. 하지만 억압적 현실을 초월하고자 하던 예술가들이 현실의 정치세력과의 연대했을 때는 종종 배반으로 귀결되곤 했다. 현대의 작가에게는 정치와 예술 간의 불화에 대한 경험치가 있다. 이번 전시의 참여 작가들의 세대는 인터넷이 여러 기기를 통해 편재화된 시대 한가운데를 통과하고 있기에, '현실'의 양상은 사뭇 다르다. 무기 이미지가 자주 등장하는 이재석의 작품은 전쟁과 경쟁으로 점철된 죽음의 문화를 다룬다. 그림을 배우기 전에 만화나 오락을 접한 전희수 세대에게 모태 언어는 하위문화나 대중문화에 있다. 박미라는 현실로부터 수집한 단편들로 자기만의 잔혹한 동화를 쓴다. 작품의 숫자만큼이나 다양한 대안의 현실은 대량소비 문화로 이루어진 우리의 일상이 유일한 현실이 아님을 알려준다. ■ 이선영

전희수_Your self-portraitM 캔버스의 아크릴채색_216×72cm_2022

For the second exhibition since its opening, the Doonamjae Art Center is presenting Hyperrealism of Unreality: Over and Above. The three artists taking part in this exhibition—Mira Park, Jaeseok Lee, and Heesoo Jeon—interpret and depict life and reality from their own individual perspectives through surrealistic images that blur the boundary between reality and fiction. ● In addition to asking the question of whether the artist's life is oriented more toward the pursuit of fiction than realism, these artists encourage us to look on reality in new ways through virtual characteristics with a real-world basis. Their work considers reality by focusing on games and unreality, using surrealistic situations to illustrate perceptions of phenomena and the present and to show contemporary spirituality, while offering a three-dimensional interpretation of the world and environment as they repudiate the consumption of characters as mere "pop" imagery. ● In contrast with the influences of traditional realism, their work shows aspects of hybridity, where unreal worlds and imagination combine and closely connect with the times in which the artists live today. Rather than proclaiming visual results as depictions of reality and factual things, they create virtual ecosystems where reality operates alongside things that never existed before. This leads us to see that while it may harbor the possibility for limitless imagination as a potentiality that is infinite and unfixed, it is still the reality that we face. ● Ordinarily, the representation of tradition and realism offer either faithful imitations of reality or idealized versions of nature. Yet the artists in this exhibition—Mira Park, Jaeseok Lee, and Heesoo Jeon—do not presume any absolute and immutable truths in a visual sense. Using methods such as disassembly, enumeration, combination, and editing, they reject the homogenization of properties and hierarchies. In this way, Hyperrealism of Unreality: Over and Above presents something beyond representational methods of similarity and sameness—a visual reality that changes from one moment to the next. ■ Doonamjae Art Center

Vol.20220526b | 비 현실의 하이퍼 리얼리즘: Over and Above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