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폴딩 듀오로그 Unfolding Duologue

권재나展 / KWONJAENA / 權재나 / painting   2022_0527 ▶ 2022_0619

권재나_Comet Burst_캔버스에 유채_152.5×122cm_2022

● 위 이미지를 클릭하면 네오룩 아카이브 Vol.20111208g | 권재나展으로 갑니다.

권재나 홈페이지_jaenakwonart.com 인스타그램_instagram.com/jaena_kwon_art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기획 / 이은수

관람시간 / 12:00pm~06:00pm

온수공간 ONSU GONG-GAN 서울 마포구 월드컵북로1길 74 Tel. 070.7543.3767 www.onsu-gonggan.com

본 전시에서 권재나의 작품들은 셰이프드 캔버스와 회화의 형식을 하고 있지만, 과거부터 이어져 온 작업의 흐름을 추적해 보면 작가의 고민이 지속적으로 공간에 천착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2010년에서 2012년 무렵까지 계속된 팝업(pop-up) 형식의 작업들은 회화적 추상의 세계가 어떻게 현실로부터 돌출된 공간을 창조하거나 현실의 공간으로 침투할 수 있을지에 대한 탐구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 후에 이어진 장소 특정적 조각들은 작품이 점유하는 공간 자체를 변형시켜 관람객의 새로운 지각적·신체적 경험을 유도하려는 노력으로 볼 수 있다.

권재나_Double Folds_파이버보드에 메탈릭피그먼트, 아크릴채색_94×100cm_2022
권재나_Chromatic Rise_파이버보드에 메탈릭피그먼트, 아크릴채색_96×100cm_2022
권재나_Halfway Mark_파이버보드에 아크릴채색_110×98cm_2022
권재나_Glen_파이버보드에 메탈릭피그먼트, 아크릴채색_104×130cm_2022

작품과의 상호작용 속에서 일상적 움직임에서 벗어난 지각 작용과 신체 활동을 유도하고, 나와 몸, 그리고 세상을 대하는 태도를 환기시키려는 작가의 의도는, 셰이프드 캔버스(shaped canvas) 형태의 작품들에서 추상 회화의 시각적 효과와 결합을 이루게 된다. 겹쳐 그은 붓자국처럼 보이면서 동시에 종이를 잘라 접은 콜라주 같기도 한 이 작품들은 물질과 비물질 사이 그 어딘가를 점한다. 부조 같은 형태와 종이 콜라주의 시각적 효과는 작품의 물성을 드러내지만, 접혀 있는 면들 사이 공간에 내포된 움직임은 작품을 고정된 물체의 특성에서 벗어나게 하며, 좀 더 떨어져 보면 마치 한 번에 그은 붓자국처럼 지각됨으로써 추상 회화의 구성요소처럼 보이기도 한다. 붓자국의 다양한 형태, 그리고 작가가 직접 만들어낸 색은 작가 자신의 삶을 구성하는 중요하고 결정적인 경험, 기억, 감정, 인상, 그리고 무의식이 긴 시간 동안 부단한 노력을 기울인 증류과정을 통해 미적 형식으로 실현된 것이다. 이들을 여러 각도에서 관찰하고 교감을 나눔으로서 관람객들은 그 요소들이 살아 숨 쉬는 더 깊은 세계로 들어가기 위한 준비를 하게 된다.

권재나_Blossom_파이버보드에 아크릴채색_121×80cm_2022
권재나_Wind Trees_파이버보드에 메탈릭피그먼트, 아크릴채색_119×112cm_2021

권재나는 이러한 탐색의 과정을 거쳐 회화 평면을 모든 현실적 제약에서 해방된, 자유로운 관계맺음의 공간으로 제시한다. 캔버스는 붓자국들이 유영하는 추상의 무대이자, 작가가 개별자로서 세계를 경험하며 창조한 사적 세계이다. 그 안에는 다양한 이야기가 있고, 색의 폭발이 있고, 붓자국과 종이 콜라주처럼 보이는 면들이 뒤섞여 있고, 녹아드는 색채와 겹겹의 층들이 만들어내는 깊은 공간이 있다. 여기에 초대된 관객들은 작품 속의 무대로 진입하며 그 요소들과 자신이 원하는 방식대로 제각기 관계를 맺는다. 작가는 세계에 대한 명확한 해석을 내리고 붓자국을 그 행위로서 화면에 새기거나 압도적인 시각적 자극을 통해 관람객을 에워싸기 보다는, 붓자국이 마치 배우처럼 살아 움직이는 무대 안으로 관객을 초대하는 과정을 통해 관람자 개개인과 접속을 시도한다.

권재나_Butterfly Effect_캔버스에 유채_91.5×122.5cm_2020
권재나_Field and Stream_캔버스에 유채_122.5×91.5cm_2022
권재나_Cloud Night_캔버스에 유채_101.5×152.5cm_2022

더욱 정제되고 심미적인 만남, 교감, 그리고 관계짓기가 이루어지는 새로운 공간을 열어젖히는 권재나의 회화는 목표 지향적 행위들로 가득 찬 우리의 삶에 균열을 일으킨다.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붓자국과 회화를 마주하여 그 안의 것들과 조우하면, 우리는 일상으로부터 벗어나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스스로의 움직임과 감정을 진지하게 마주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추상의 세계 속에서 인간 보편이 공유하는 근원적 기쁨, 슬픔, 고통, 불안, 환희를 탐구하는 것은 우리는 자신을 돌아보고 타인을 받아들이며 그들과 성숙한 관계를 형성하도록 할 것이다. ■ 이은수

Vol.20220527d | 권재나展 / KWONJAENA / 權재나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