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점 풍경

박서연_임장순 2인展   2022_0602 ▶ 2022_0703 / 현충일 휴관

초대일시 / 2022_0602_목요일_11:00am

2022 화성시문화재단 신진작가 공모展

기획 / (재)화성시문화재단

관람시간 / 10:00am~05:00pm / 현충일 휴관

동탄아트스페이스 DONGTAN ART SPACE 경기도 화성시 노작로 134(반송동 108번지) 동탄복합문화센터 1층 Tel. +82.(0)31.290.4613~4 www.hcf.or.kr

『다시점 풍경』은 2022년 화성시문화재단 신진작가 공모 당선자인 박서연, 임장순 작가의 작품을 선보이는 전시입니다. 박서연, 임장순 작가는 서양화와 동양화, 90년생과 70년생, 여성과 남성 등 서로 다른 배경을 지니고 있습니다. 두 작가가 가진 서로 다른 배경처럼 작품에서도 교집합을 찾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이토록 다른 배경을 가진 두 작가의 작품에는 활자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 활자는 2차원의 평면에 존재하지만 깊이를 가늠할 수 없는 풍경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런 활자가 주는 깊고 다양한 시점의 풍경을 두 작가는 다시 평면의 형태로 그려내고 있습니다. 작가는 전시를 통해 평면회화 안에서 관람객이 다시점의 풍경을 읽어보도록 이끕니다. ● 박서연 작가는 서양화에 소설의 형태를 가져옵니다. 작가는 자연과 달리 사회는 무언가 숨기거나 은폐한다고 봅니다. 소설 중에서도 특히 '추리'라는 장르 소설의 전개 방식을 작품에 적용합니다. 전시장은 추리소설 속 사건의 현장이 되어 작품에 도상으로 흩뿌려진 사회적 현상의 배경을 관람객이 탐정이 되어 추리하게 됩니다. 이러한 단서를 찾아보며 사회의 맥락을 파악하고 관람자는 주체적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됩니다. ● 임장순 작가는 동양화라는 전통적인 장르에 신문이라는 매체를 적용합니다. 작가는 자신의 어린 시절인 70~90년대의 신문 기사에서 당시 한국 사회를 관통했던 사건의 이미지를 가져왔습니다. 작가는 이러한 작업으로 당시에 만들어진 자신의 정체성을 이해하고 그 시대를 살아온 아버지를 이해하고자 합니다. 작품에는 신문 기사 사진의 흐릿한 이미지, 맥락을 알 수 없는 반복된 붓질만이 존재하는데 이는 회화로서 조형적 형태, 사건에 대한 생각, 그에 대한 작가의 태도를 모두 보여줍니다. ■ 화성시문화재단

박서연_Angelmaker_캔버스롤에 유채, 오일스틱, 수채_173×620cm_2021
박서연_Pick it up_리넨에 유채, 오일스틱, 수채_91×91cm_2022

이번 전시에서 박서연의 작업은 노르딕 누아르에 내러티브를 표현주의와의 유희로 이미지화한 작업들을 선보인다. 이전의 작업들 역시 독서에 의한 이미지들을 나열하는 혼합된 이미지를 통해 회화적 매체를 확장하여 공간 연출을 시도하는 방식을 보여주었다. 작가는 특히 특정 장르 소설 속 감춰진 트릭과 서사를 다시 밝혀내고 드러내는 것에 매력을 느끼고 이를 문자가 아닌 이미지로 시각화하는 흥미로운 작업들을 꾸준히 해오고 있다. ● 박서연이 천착한 노르딕 누아르에 기반한 내러티브는 반어적 알레고리와 스펙터클이 가미된 냉소적이고 사회비판적인 이미지들로 구현되고 있다. 지그마르 폴케(Sigmar Polke)와 80년대 이스트 빌리지(East Village NY)의 미술가들처럼 박서연의 작업은 대중매체 시대의 회화의 역할에 대한 논의를, 현실과 사회의 이면을 우회적으로 건드리며, 소설에 기반한 다양하고도 혼합된 이야기들을 자유롭고 초현실적인 이미지들로 풀어내고 있다.

박서연_Pick it up_리넨에 유채, 오일스틱, 수채_91×91cm_2022
박서연_Pick it up_리넨에 유채, 오일스틱, 수채_91×91cm_2022

「Pick it up」, 「Harpy, Even if, we'll live」, 「Spread your Wings」, 「Teleport」, 「Angelmaker」등의 작품들은 상상력과 소설에 기반한 글과 그림의 결합으로 꿈과 상상력, 무의식의 이미지들이 혼재되어 일상적인 사물들이 해체되고 조립되어 낯선 공간으로 이끄는 초현실주의의 '데페이즈망 depaysement'을 보여준다. 그의 작품은 글(소설)을 기반으로 하고 있지만, 바바라크루거(Babara Kruger)나 제니홀저(Jenny Holzer)처럼 일련의 언어 메시지들을 텍스트 자체로 고찰할 것을 요구하는 방법을 택하지 않고, 이미지(그림)를 통해 내러티브화 한다. ● 작품의 매체는 회화적 평면성에 입체를 결합하여 내러티브의 서사를 공간으로 확장하여 설치하는 공간 연출을 시도하며, 서로 이질적인 회화매체라 할 수 있는 수채화물감과 오일스틱을 캔버스에 혼합하여 '껄끄러운 불협화음'을 의도적으로 연출한다. 소설이라는 '허구(Fiction)'의 초현실적인 내러티브와 혼합된 이미지들이 튀어나오고 유영하는 화면 구성은 더욱 강렬하고 환상적인 색채들로 뒤덮혀 작가의 유희적이고 의도된 상징성의 이야기들을 들여다보게 한다. ● 작가의 말처럼, 추리소설 속 공간의 배경 속에서, 의미가 있거나 없는 소재들이 회화 안에 뒤섞여 있을 때 전시를 관람하는 관객이 나름대로 의미를 찾으며 작가의 메시지와 조우할 수 있는 시간이 되기를 기대한다. ■ 기영미

임장순_1983년 3월 30일 (건설부 값싼 서민주택 대량건설)_ 한지에 연필, 먹, 디지털 프린트_162.3×130cm_2022
임장순_1983년 3월 30일 (주택자금 대출부진..)_ 한지에 연필, 먹, 디지털 프린트_162.3×130cm_2022

임장순 작가의 전시 작품들 앞에 서면, 우선 거대한 크기로 확대된 신문기사의 컷들, 오래된 사진들과 붓으로 일일이 찍은 무수한 점들이 보인다. 「1983년 3월 30일」, 「1988년 9월 17일」, 「1999년 7월 17일」... 작품 제목들에서 우리는 지나간 과거의 이 날들에 무슨 일이 일어났던 것일까?를 떠올리게 된다. '건설부 값싼 서민주택 대량건설', '주택자금 대출부진..', '인류의 축제 막 오르다', '올림픽 후 비리해명', '신창원 순천시 잡혔다'라는 부제를 통해 사회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킨 사건들의 의미와 이야기를 반추하게 된다. ● 오늘날 디지털 기술은 예술 속에 급속도로 침투하여 사진뿐 아니라 홀로그래피, 인터랙티브 아트, 가상현실, 메타버스 등 새로운 첨단 기술이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드는 시대를 대변하고 있으며, 이를 토대로 확장된 의미의 현대미술이 양산되고 있다. 이번 전시에 선보인 임장순 작가의 신문기사와 사진을 기반으로 전통적인 한지에 연필과 먹을 사용한 수묵화와 디지털 프린팅된 사진을 콜라주한 작품들은 매스미디어에 익숙한 MZ세대에게는 다소 낯설고 빛바랜 인상으로 보여질 수 있을 테지만, 작가는 1980년대와 90년대의 사회적 이슈들을 재소환함으로써 역설적으로 아주 최근의 사회적 문제와 역사 인식에 대한 관심을 담담한 언어로 기록하고 있다. 개발도상국의 한국사회를 겪으며 그 시대를 겪어냈던 작가의 경험과 기억 그리고 건축가였던 아버지에 대한 오마주가 한지 위에 붓으로 점을 찍는 반복된 행위로 연결되고 있다.

임장순_1989년 4월 22일 (서울서 1시간 거리..)_ 한지에 연필, 먹, 디지털 프린트_162.3×130cm_2022
임장순_1989년 4월 22일 (이 위기 어떻게 풀 것인가)_ 한지에 연필, 먹, 디지털 프린트_162.3×130cm_2022

하나하나 붓으로 공들여 그린(찍은) 반복적인 점 작업은 서양화에서의 형태를 이루기 위한 점.선.면의 점과는 차이가 있는데, 반복된 점들의 형태 너머 여백과 공간(空)을 드러내는 수행으로서 동양사상의 미학과 연결되는 지점이기도 하다. 작가는 과거의 신문기사를 토대로 특정이미지/텍스트에 관한 담론, 그리고 이를 대하는 작가의 태도 모두를 포괄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음을 밝혔는데, 기록으로서의 신문기사의 텍스트는 텍스트가 없는 텍스트, 이미지가 없는 이미지로서 수묵화의 점으로만 남겨지고, 이 점들은 작가가 보고, 느끼고, 경험한 사건들의 기록이자 아버지를 기억하는 예술가의 삶의 흔적들이기도 하다. 작가의 pastness의 기록이 앞으로의 작업에 대한 방향성의 궤적을 그리며 넓은 미래의 시간과 공간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 기영미

Vol.20220603b | 다시점 풍경-박서연_임장순 2인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