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청객 uninvited

흑표범展 / Black Jaguar / performance.video   2022_0605 ▶ 2022_0626 / 월요일 휴관

흑표범_서울에서 오신 예술가분들(Ghost sunset)_ 싱글채널 비디오, 사운드_00:07:44_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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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표범 홈페이지_black-jaguar.com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후원 / 제주특별자치도_제주문화예술재단 협력 / 강정친구들_문화공간 비수기(비수기 연구소×강정평화상단) 기획 / 최혜영 포스터 디자인 / 이명재(사과나무)

문의 / hiyoung0322@gmail.com

관람시간 / 01:00pm~06:00pm / 월요일 휴관 휠체어가 들어갈 수 있는 실내 공간, 휠체어 접근이 가능한 성중립화장실이 있습니다. 반려 동물과 아동의 출입을 환영합니다.

문화공간 비수기 제주 서귀포시 말질로137번길 7

감귤 선과장을 활용한 제주 서귀포 지역 대안 문화공간인 「문화공간 비수기」에서 2022년 첫 전시로 흑표범 작가 개인전 《불청객 uninvited》이 6월 5일부터 6월 26일까지 열립니다. ● 이번 전시 작업의 배경이 되는 멧부리는 강정천과 바다가 만나는 곳이자, 구럼비 바위를 포함해 강정의 땅과 바다가 해군에 의해 일방적으로 침범된 곳입니다. 한편 새해에 마을 공동체 안녕을 비는 의례 공간으로 신성시되면서도 제사 시간에는 여성이 출입할 수 없는 가부장적 공간이기도 합니다. ● 군사기지와 일상의 터전, 남성과 여성, 주민과 활동가, 활동가와 연대자, 인간과 비인간 생명 존재가 끊임없이 교차하고 갈등하는 이곳에서, 전시 《불청객》은 멧부리에서 만난 작가 흑표범과 강정의 활동가이자 기획자인 최혜영이 서로를 대상화하지 않고 어떻게 관계를 맺을지 고민해나가는 과정으로써 여는 자리입니다. ● 두 사람의 대화와 '스틸' 사진들로 이루어진 영상 작업 「스틸, 강정」은 아침해 아래 멧부리에 드러난 '강철의' 폭력성을 환기하는 가운데, '여전히' 이곳에 있는 연약하지만 끈질긴 존재들을 상기시킵니다. 또 퍼포먼스 비디오 「서울에서 오신 예술가분들」은 게릴라 퍼포먼스를 통해 노출된 멧부리를 둘러싼 모순과 민낯의 역설을 드러냅니다. ● '여성'과 '자연'이라는 단어에서 당연한 듯 우정과 환대가 쉬이 등장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서로를 초대하고 응답하는지에 대한 고민을 나누고 싶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고민의 연장에서 멧부리를 수동적 존재나 배경으로만 인식하지 않고, 지금 여기에서 함께 살아가며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존재로 바라보고 싶습니다. ■

흑표범_서울에서 오신 예술가분들(Ghost sunset)_ 싱글채널 비디오, 사운드_00:07:44_2022
흑표범_서울에서 오신 예술가분들(Ghost sunset)_ 싱글채널 비디오, 사운드_00:07:44_2022

멧부리에서 '친구 되기' 진행 중 ● 강정마을의 활동가이자, 이번 전시의 기획자인 혜영의 전시 글 초안 첫 문장은 이렇게 시작한다. "전시 『불청객』은 제주 강정마을에 있는 멧부리에서 일어난 일들에 대한 '기록'이다." 기록이 일어난 일들에 대한 과거의 기억이라면, 그녀의 문장은 멧부리라는 특정한 장소에서 일어난 구체적인 기억들을 향하는 듯하다. ● 하나의 기억은 2012년 3월 7일 이곳에서 구럼비가 발파된 사건이다. 긴 싸움 끝에 해군기지는 마을의 안식처였던 구럼비와 바위에 서식하던 180 여종의 이름 없는 동식물의 생명까지 파괴하는 거대한 폭력을 행사하며 건설됐다.

흑표범_서울에서 오신 예술가분들_퍼포먼스 과정

두 번째는 이후 꽤 많은 시간이 흘렀지만, 여전히 매일의 투쟁을 지속하고 있는 이곳의 사람들에 관한 것일 테다. 2020년 여름, 한 시민단체의 워크숍을 개발하기 위해 우연히 강정에 방문했을 때 혜영과 그레이스를 처음 만났다. 그날 프란치스코 회관에서 그레이스의 영화 「섬이 없는 지도」의 중간발표 자리가 열렸다. 영화는 난민 심사에서 떨어진 후 제주를 떠나게 된 야스민과 나누는 편지로서, 제2공항, 비자림로 건설로 사라질 위기에 처한 제주의 나무, 숲과 그들 곁의 여성들을 보여준다. 이들은 해군기지 싸움 중에 강정으로 이주하여, 주민 아닌 주민으로, 문화적, 세대적, 젠더적으로 강정에 새로운 공기를 형성하고 있는 여성 활동가들이자 예술가들이었다. 혜영에게 이들의 존재는 긴 싸움의 동지이자, 때때로 외부세력 취급을 받는 마을에서 의지하고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친구이고 육아와 살림 등 생활의 문제로 연결된 또 하나의 가족일 것이다.

흑표범_서울에서 오신 예술가분들_퍼포먼스 과정

세 번째 기억은 멧부리의 입과 말이 없는 생명들에 대한 것이다. 혜영을 비롯한 다이버들은 오랜 시간 강정 바다 속 연산호를 촬영해왔고, 이 사진 몇 장이 제주해군기지의 크루즈 준설을 막아내었다. 연산호 군락은 해군기지 건설로 인해 폐사 위기에 처해있었지만, 놀랍게도 이곳의 다이버들과 산호들의 연대가 국가를 막아선 것이다. ● 2년 전, 처음 혜영이 촬영한 산호를 보았던 기억이 생생하다. 그녀가 말한 대로 "멀리서 전체를 봤을 때는 뭔지 잘 모르겠으나, 가까이에서는 되게 이상한 형태이기도 한", 산호의 갖가지 색들과, 닮은 듯 서로 다른 다양한 존재 자체로 주변 생태와 인간들을 지켜낸 연약함의 역설에서 나는 왠지 주변의 퀴어 친구들을 떠올렸다. 마침 베를린과 서울에서 퀴어, 여성, 이주민의 정체성을 넘나드는 참여자들과 함께하였던 전작 「고스트 댄스」 퍼포먼스 비디오를 보았다는 혜영은 곧바로 멧부리에서 퍼포먼스를 제안했다.

흑표범_스틸, 강정(Ghost sunrise)_싱글채널 비디오, 사운드_00:09:00_2022
흑표범_스틸, 강정(Ghost sunrise)_싱글채널 비디오, 사운드_00:09:00_2022

그리고 여기서부터는 멧부리에 더해진 둘의 현재진행형 기억이다. 서로에게 홀린 듯이 시작했지만, 실제로 전시가 이루어지기까지는 이 년 가까운 시간이 필요했다. 강정의 여성들과 생태를 연결하고 싶은 공동의 지점이 있었지만, 바로 작업화할 수 없는 서로 간의 망설임과 질문들이 있었다. 혜영은 여러 번 '우선 먼저, 강정과 친구 되기'를 요청했었는데, 내가 그 '친구 되기'의 의미를 깨닫고 나름의 방식으로 수행하기까지는 그와도 멧부리와도 다시 만나는 과정이 필요했다.

흑표범_불청객 uninvited展_문화공간 비수기_2022
흑표범_불청객 uninvited展_문화공간 비수기_2022

나 역시 납득이 되어야만 퍼포먼스로 응답할 수 있을 거 같아서, 작년 여름 다시 강정을 찾아가 산호 사진을 비롯한 예술 행위가 혜영의 삶에 어떤 의미인지를 물었었다. 기지가 건설되고 사람들의 관심이 떠나간 강정에 여전히 남아서 살아가는 일 자체가 평화운동이 되었다는 그에게, "안 하면 정말 안 하게 되는 일인 거라서" 생리 중에도 생리컵을 차고 검은 바다로 잠수하는 그에게 산호가, 예술이 무엇이냐고, 왜 나를 멧부리로 초대하느냐고 질문하는 일은 한편 나라는 예술가를 그가 속한 세계로 받아들여 달라는 바람이기도 했다. ● 혜영은 "산호는 무기력해진 자신에게 선사하는 아름다움이자, 강정으로부터 관심이 떠나간 사람들을 다시 불러들이는 '새로운 말하기'라고 답했다. 힘든 게 디폴트인 강정에는 아무도 안 오고 싶을 거 같아서", 아름다운 강정천을 배경으로 즐거워 보이는 사진들을 sns에 올리고, 여행자들에게 멧부리와 냇길이소 가이드를 자처하며 "누구라도 와주었으면 했다"는 그 말을 듣고, "기지가 준공되던 날 경차와 용역이 갑자기 사라졌던 그때, 이제 어떻게 싸워야되는지 다시 고민하게 되었던 시간" 속에서, 그가 내내 "친구"를 부르고 있었다는 걸 깨달았다. ● 그에게 '친구'란 '같이 싸우는 동지'일 수도 있지만, 어쩌면 '아름다운 것을 함께 느끼고 같이 웃을 수 있는 존재'이기도 하고, 그냥 곁에 있는 것으로 의지가 되는 '존재 자체'라는 생각이 든다.

흑표범_불청객 uninvited展_문화공간 비수기_2022
흑표범_불청객 uninvited展_문화공간 비수기_2022

이제 내가 대답할 차례였다. 혜영과 만난 다음 날 혼자 멧부리를 찾아가, 빛과 바람 속에서 한동안 앉아 있었다. 예고 없이 소나기가 무섭게 쏟아지곤 하는 강정의 여름 한가운데, 비와 그다음 비 사이 믿기지 않는 환한 햇빛을 받으며 바람 소리를 들었다. 멀리 짙은 빛깔의 강정 바다와 범섬이 보이고, 마을의 오래된 제단 앞으로 무성하게 자란 이름 모를 풀들과 현무암 섞인 모래땅을 점령한 순비기 넝쿨이 있다. 그들 사이에 가만히 앉아서 기지를 바라보았다. 군형법이 등장하는 삼엄한 경고문이 붙은 철조망 위로 거짓말처럼 평온한 하늘이 떠 있다. 지저귀는 새소리를 들으며, 여전히 이곳에 존재하고 있는 멧부리의 끈질긴 생명들로 위안받았다. 그 덕분에 무장한 콘크리트 더미가 주는 공포는 잦아들고, 혜영을 비롯해 이 아름답고 연약한 존재들의 '친구 되기' 퍼포먼스를 해야겠다고 마음먹을 수 있었다. '우정'은 조금씩 서로 다른 존재들이 각자의 모습으로 곁에 있으려는 마음이 아닐까.

흑표범_불청객 uninvited展_문화공간 비수기_2022
흑표범_불청객 uninvited展_문화공간 비수기_2022

이전 개인전 『빽스테이지』(서울, 플레이스막2 / 2021)에서 호출하였던 장막 뒤에서 빛나던 존재들에 대한 우정을 이제 제주도 최남단 멧부리로 옮겨와, 초대받지 않은 불청객으로서 이곳의 여성과 풀, 바위, 물, 새, 바람, 햇빛을 향해 거꾸로 환대를 전하고 싶다. 그들의 삶과 서로를 지키려는 마음, 그 존재들 자체가 누군가에게 용기가 되고 평화가 됨을 현재진행형으로 기억한다. 멧부리에서는 '친구 되기'가 계속 진행 중이다. ^ㅇ^ (2022. 5월) ■ 흑표범

연계 프로그램 1) 온라인 토크 프로그램(온라인) 제주 강정 마을 멧부리는 강정천과 바다가 만나는 신성한 땅이자, 해군 기지가 들어선 민과 군의 경계이기도 합니다. 이곳에서 강정의 여성 활동가들과 흑표범 작가가 협업한 「서울에서 오신 예술가분들 / Ghost sunset」 퍼포먼스 과정 및 전시 과정을 공유하며 활동가, 예술가, 연구자로서 세 여성의 목소리를 만납니다. - 일정 : 2022. 6. 19. 일요일 오후 1-3시 - 모더레이터 : 전솔비(연구자) - 토크 : 흑표범(작가), 최혜영(기획자) - 신청자들에 한하여 참여 안내를 보내드립니다.

2) 강정마을 멧부리 산책 및 퍼포먼스 워크숍 프로그램(오프라인) 전시 《불청객》의 배경이 되는 멧부리를 걸으며 이곳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간단한 퍼포먼스 워크숍을 진행합니다. 이후 전시장으로 이동해 전시 관람과 작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 멧부리는 울퉁불퉁한 바위와 모래, 넝쿨 등으로 이루어져 휠체어 진입이 어렵습니다. - 일정 : 2022. 6. 25. 토요일 오후 2-4시 - 멧부리 안내 : 최혜영(기획자) - 퍼포먼스 워크숍 : 흑표범(작가) - 참가비 : 무료

- 프로그램 신청 : linktr.ee/2022uninvited

Vol.20220605f | 흑표범展 / Black Jaguar / performance.vide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