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 Island

하태범展 / HATAEBUM / 河泰汎 / mixed media   2022_0610 ▶ 2022_0701 / 월요일 휴관

하태범_Island_1_종이_27×52×43cm_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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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2:00pm~06:00pm / 월요일 휴관

공-원 GONG-WON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4길 9-3 (충정로 3가 250-39번지) www.gong-won.com @00gongwon

충정로에 자리한 공-원은 1930년대에 지어진 구옥이다. 과거 공동주택이었으나 2년이 넘는 기간 동안 빈집으로 방치되어 있었다. 사람이 살지 못할 정도로 노후되어 떠돌이 고양이만 찾던 곳이 지금은 2020년 리모델링을 통해 전시 공간으로서 다시 호흡하고 있다. 이런 내력을 지닌 공-원에서 2022년 6월, 하태범의 개인전 『섬』이 열린다.

하태범_Island_5_종이_26×34×24cm_2021
하태범_Island_8_종이_24×38×31cm_2021

"버려진 섬마다 꽃이 피었다." (김훈 『칼의 노래』 첫 문장) ● 하태범은 동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작업하는 작가다. 이를테면 미디어를 통해 전쟁 폐허의 이미지를 수집하고 고도로 섬세하게 재현하는 작업 등이 그러하다. 이번에 그는 한적한 곳으로 작업실을 옮기면서 맞닥뜨린 풍경을 재현했다. 사람이 떠나 주변으로부터 섬처럼 붕 떠 버린 빈집이 바로 그것이다. 서울의 전세난과 월세 부담, 대출 이자를 피해 다다른 경기도의 작업실. 그곳에서 내다본 빈집들은 그의 눈에 마치 버려진 섬처럼 비쳤을 것이다.

하태범_Island_13_종이_26×53×42cm_2022

소설가 김훈은 자신의 소설 『칼의 노래』 첫 문장을 놓고 '꽃이 피었다'로 할지 '꽃은 피었다'로 할지 고심했다고 한다. 전자는 사실을 있는 그대로 진술한 언어인 반면 후자는 의지를 담아 진술한 언어라는 것이다. 김훈이 자신의 글에 사실만을 담고자 했다면, 하태범은 버려진 빈집들을 섬으로 규정하고 그 안에 미술에 대한 자신의 의지를 담고자 하지 않았을까. 그러므로 그의 전시를 문장으로 서술하자면 '버려진 섬마다 꽃은 피었다'라고 해야 맞을 것이다.

하태범_Island_14_종이_20×61×43cm_2022
하태범_Island_15_종이_32×65×49cm_2022

과거에는 미디어에 의해 편집된 전쟁의 이미지를 수집했던 그가 지금은 모든 지각 능력을 동원해 빈집의 이미지를 수집했다. 그 과정에서 그의 세계관은 분명 더 구체화되고 현실화되었을 것이다. 전쟁과 같은 무대에서 인간 대 인간의 싸움을 하다가 폐허 속 인간 대 자연의 싸움으로 옮아와 마침내 빈집 안에서 자신 대 자신의 싸움을 이어가고 있으니... ● 하태범은 예리하게 다듬어진 송곳이나 칼날을 사용해 종이를 재단하고 조립한다. 그로써 폐허가 된 빈집의 구석구석, 무너져 내린 벽과 창이 재현된다. 한때 버려졌던 공간에서 열리는 만큼 그의 전시 『섬』은 공-원의 의지와 궤를 함께한다. ■ 문명기

Vol.20220610b | 하태범展 / HATAEBUM / 河泰汎 / mixed med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