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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라展 / KIMMIRA / 金美羅 / painting   2021_0621 ▶ 2022_0630

김미라_겹쳐진 이야기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50×50cm_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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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갤러리 보나르 개관기념 기획초대展

관람시간 / 11:00am~08:00pm

갤러리 보나르 Gallery Bonart 경기도 하남시 미사강변한강로158번길 91 (망월동 839-4번지) 1층 Tel. +82.(0)10.9204.7347 blog.naver.com/gallerybonart

현존: 나는 존재하는가 ● 사람은 언제, 어디서 자신의 현존을 인식하게 될까. 시간은 흐른다. 미래에서 오는 시간은 현재를 지나 과거로 흐른다. 통상적으로 미래와 과거는 아직, 혹은 이미 없는 것이고 지금 현재가 있다(존재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가만히 과거와 미래, 현재의 의미를 생각해 보면, 미래는 예측과 희망을 담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리고 과거는 스쳐지나가는 현재가 쌓여 저장된다는 점에서 존재한다고 할 수 있다. 오히려 지나간 시간과 다가올 시간 사이에 찰나적으로만 존재하는 '현재'라는 시간이야말로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면 우리의 현존은 어디에 있는가. 나는 '나의 현존'을 붙들고 확인하고 고정시킬 수 있는가? 불가능해 보인다.

김미라_향하여 기울다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61×41cm_2022
김미라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닿으려가다_41.5×27cm_2022
김미라_안으로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24×41cm_2022

"나에게서 비롯되었지만 어느새 나에게서 낯설어져 버린 시간을 기억이라 부른다" ● 김미라 작가는 작가노트에서 "나에게서 비롯되었지만 어느새 나에게 낯설어져 버린 시간을 기억이라 부른다"고 했다. 오랜 시간 '기억-현존'에 대해 통찰하고 작품으로 표현하여 온 김미라 작가는 한 개인의 '기억'이야말로 '한 개인을 개인으로서 존재할 수 있게 하는 기제'라고 보고 있다. 오직 순간적으로만 경험할 수 있는 현재는 '나의 존재'를 담보할 수 없다. 그러나 '나에게서 비롯'된 기억은 '내가 존재했음'에 대한 시간적 기록이자 신화가 된다. 우리는 누구나 삶을 살면서 어떤 기억들을 갖게 된다. 찬란한 젊은 날들, 가슴 설레이던 사랑, 잊고 싶은 상처와 슬픔… 그것들은 내가 존재하기 때문에 생겨난 것들이다. 그러나 나에게서 비롯되어, 나의 존재의 기록인 기억들은 나의 시간의 창고에 저장되는 순간부터 왜곡되고 희미해지며 심지어는 어느 순간 낯설어진다.

김미라_그곳에 있듯이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33.5×53cm_2022
김미라_닿으려는 거리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60.5×50cm_2022
김미라_보다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33.5×24cm_2022

기억의 공간, 기억의 시간 ● 김미라 작가는 '자기-현존'의 기록인 기억이 사라지고, 희미해지고, 변형되어 부정확해지는 것이 안타깝다. 그는 기억을, 자신의 현존을 붙들어 고정하고 싶다. 이렇게 해서 김미라 작가는 기억의 공간을 이미지화하게 된다. 김미라 작가의 이전 작품들에서 등장하는 건축물들은, 어딘가로 흘러다니며 방랑하는 인간들에게 정착의 공간과 시간을 제공하는 사물이다. 그 공간에서 우리는 매일의 삶의 살며, 건축물은 그 주인의 삶의 모습을 고스란히 흔적으로 보여준다. 김미라 작가의 건축물은 바로 한 개인의 기억의 공간이자 그 삶의 흔적의 기록물이다. 그것은 기억 속에서만 존재한다. 김미라 작가가 '기억의 건축/공간'을 사라질듯 투명하게 겹치고 번짐의 흔적으로써 모호하게 표현한 것은 한 개인의 삶에 대한 은유이면서도 기억의 초현실적인 속성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김미라_서로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53×45.5cm_2022
김미라_그날 어딘가의 색2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26×18cm_2022
김미라_겹치고 겹치는 바다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31.5×41cm_2022

기억은 사람으로 하여금 삶의 의미를 부여한다 ● 김미라 작가의 '기억-현존'의 표상은 작금에 이르러 식물이 되었다. 김미라 작가의 작품에 새로이 등장하게 된 식물의 이미지, 그 줄기와 잎새는, 그러나 어떤 특정한 이름으로 불리는 화초가 아니다. 그저 한 편의 기억처럼 애매하고, 희미하며, 변형되고, 겹쳐진, 멀기도 하고 가깝기도 한 기억의 표상으로서의 식물이다. 건축물의 열주처럼 곧게 뻗은 줄기와, 한 자리에 뿌리를 내리는 식물. 식물은 자신이 뿌리를 내린 바로 그 자리에서 성장하고,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다. 우리의 삶이 그렇듯 말이다. ■ 이승신

Vol.20220621d | 김미라展 / KIMMIRA / 金美羅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