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生 - Persona

양대원展 / YANGDAEWON / 梁大原 / painting   2022_0622 ▶ 2022_0720 / 일요일 휴관

양대원_인생-사계절_광목천에 한지, 아크릴채색, 토분, 아교, 커피, 린시드유_길이 약 600cm_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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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22_0622_수요일_05:00pm

아트레온 갤러리 초대展

후원 / (주)아트레온 주최 / 아트레온 아트센터 기획 / 아트레온 갤러리

관람시간 / 11:00am~06:00pm / 일요일 휴관

아트레온 갤러리 Artreon Gallery 서울 서대문구 신촌로 129 (창천동 20-25번지) B1,2 Tel. +82.(0)2.364.8900 www.artreon.co.kr

양대원이 캔버스 역할을 하는 밑바탕, 즉 평면 지지대를 독특한 기법으로 만든 다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스스로 체득하고 미련 맞게(?) 고수해 오고 있는 제작방식은 이렇다. 먼저 한지를 여러 장 배접하고 한쪽(뒷)면에 면(綿) 천을 덧대서 두툼하게 만든다. 그리고 반대쪽 (앞)면 전체에 토분(土粉)을 골고루 펼쳐 바르고, 이것을 걸레로 닦아내고 그 위에 다시 기름칠하는 과정을 여러 차례 반복한다. 이렇게 함으로써 한지 특유의 표면 질감이 부각된다. 바탕색은 한지 본연의 색에 흙 가루색이 보태어져 누르스름한 빛깔로 은은하게 드러난다. 군데군데 미세하게 얼룩무늬가 보이지만 표면은 매끈하게 마무리된다. 그림 바로 앞에 코를 들이박고 가까이 다가가서 살펴보라. 닥나무 섬유질 사이에 누런 흙가루가 어떻게 안착되어있는지를. 그 자체가 웬만한 모노크롬 단색화 회화를 뛰어넘는 '수행'의 흔적이다. 이렇게 힘들여 바탕을 만들고 비로소 그 위에 원하는 모양으로 선을 긋는데, 뾰족한 송곳을 힘껏 눌러서 오목하게 패인 자국, 즉 홈을 내는 식이다. 옴폭하게 눌린 선 자국에 다시 토분을 발라 홈을 메우고 닦아내기를 반복한다. 완성된 작품에서 가는 선(線)이 예리하고 선명하게 보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고려청자 상감기법처럼 고운 흙가루가 홈을 매워 선자국을 뚜렷이 드러내기 때문이다.

양대원_왕의 서러움 King's sorrow_광목천에 한지, 아크릴채색, 토분, 아교, 커피, 린시드유_148×100cm_2017

검은색 형상도 마찬가지다. 묽게 탄 검은 색 물감을 얇게 칠하고, 완전히 마르면 다시 덧칠하는 과정을 10여 차례 반복한다. 칠흑같이 짙은 검은색은 이렇게 구현된다. 물감을 한두 번 칠한 것과 달리 깊은 맛이 우러난다. 이처럼 양대원의 평면작품은 쉽게 '그려진 것'이 아니라 어렵게 '만들어진 것'이다. 숙련된 장인(匠人)의 노동과 고된 수공(手工)의 흔적이 배인, 완성도 높은 '특별한 평면회화'다.

양대원_왕의 통곡 king's wail_광목천에 한지, 아크릴채색, 토분, 아교, 커피, 린시드유_100×149cm_2017
양대원_왕의 섬 king's island_광목천에 한지, 아크릴채색, 토분, 아교, 커피, 린시드유_122×86cm_2016

번거로운 제작과정에 비해 조형요소는 아주 단순하다. 오직 면과 선으로만 이루어졌다. 컬러도 절제됐고 구성도 간결하다. 원초적인 기본 단위로만 조화를 이룬 미니멀의 극치다. 특히 말레비치의 절대주의 구성회화를 연상시키는 검은 색면은 비재현적이며, 비언어적인 추상 이미지다. 주로 기학적인 도형 형태가 많지만 가끔은 인간이나 눈물을 상징하는 기호로도 표현된다. 이 색면은 또 다른 조형요소인 선과 어울리며 다채롭게 변주되는데, 굵기가 일정한 선은 수직/수평/ 대각 또는 동그라미나 물결무늬 같은 곡선으로 자유자재 변용된다. 그리고 이 선은 검은 색면과 유기적으로 상호작용하며 의미해석의 연결고리 역할을 한다.

양대원_의심-눈물3 Doubt-Tears3_광목천에 한지, 아크릴채색, 토분, 아교, 커피, 린시드유_150×150cm_2008
양대원_의심-숲4 Doubt-Forest4_광목천에 한지, 아크릴채색, 토분, 아교, 커피, 린시드유_146×114cm_2009

육중한 무게감을 지닌 검은 덩어리가 화면 위에 견고하게 각인되어 고정되어 있다면, 운동감과 방향감을 지닌 선은 가볍게 부유한다. 경직된 화면에 리듬, 속도와 율동감을 자아내면서 생기를 불어넣는다. 그러면서 시각효과를 넘어 청각적인 음악적인 감흥을 불러일으킨다. 이런 음악적인 요소는 입체작품에도 반영된다. 가늘고 부드러운 '끈'이 '선' 역할을 대신하는데, 오브제 덩어리를 묶거나 흘러내린 끈은 음악선율처럼 유동적이다. 때론 서커스 공중그네처럼 팽팽한 긴장감을 부여하거나 '부드러운 조각'의 느낌을 자아낸다.

양대원_의심-예감 Doubt-Foreboding_광목천에 한지, 아크릴채색, 토분, 아교, 커피, 린시드유_110×147cm_2009
양대원_의심-푸른 벽1 Doubt-Blue Wall1_광목천에 한지, 아크릴채색, 토분, 아교, 커피, 린시드유_80×150cm_2007

평면작품은 또 다른 측면에서 해석 가능하다. 그것은 수수께끼나 암호를 풀듯 매우 흥미로운 독해과정이다. 한글 자음과 모음을 조합하듯 면과 선의 관계를 파악할 수 있다. 검은 면을 자음으로, 가는 선은 모음으로 생각하고 보면 그 뜻을 읽어낼 수 있다. '서러움', '책', '인생', '생각', '죽음', '돈', '숲', '집', '방', '눈물'... 제목을 힌트 삼아 해답을 어렵지 않게 찾아낼 수도 있다. 하지만 모든 작품이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 난이도 높은 문제처럼 은유와 상징이 꼭꼭 숨겨져 있어 쉽게 해독할 수 없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이런 문자기호 조합방식은 한글뿐 아니라 한자, 알파벳, 숫자로도 응용되곤 한다. (사유와 형식 사이, 탐미주의자 양대원의 가설(假說) 中 ) ■ 이준희

힐링 콘서트 「샤콘느-감정의 분화」: 2022년 7월 9일(토) 오후 5시 화가 양대원, 바이올리니스트 허희정, 정신건강의학박사 한덕현이 함께하는 특별 콘서트

Vol.20220622e | 양대원展 / YANGDAEWON / 梁大原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