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 유머 Black Humor

이학민展 / LEEHAKMIN / 李學旼 / drawing.sculpture   2022_0708 ▶ 2022_0806 / 일,월요일 휴관

이학민_Woolly Chrome_edition 1/ 6_FRP, 캐스팅, 크롬_65×58.5×7cm_2022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기획,주최 / 갤러리 민트

관람시간 / 01:00pm~06:00pm / 일,월요일 휴관

갤러리 민트 GALLERY MINT 서울 서대문구 홍연길 62 1층 1호 Tel. 070.7677.7311 www.gallery-mint.com @gallery_mint

다분히 냉소적인 시선으로 어딘가, 혹은 누군가를 바라보는 다양한 순간을 담은 캐릭터들의 초상이 섬세한 연필 드로잉으로 표현된 작업들, 더불어 체계적이고 정제된 산업화를 상징하는 재료인 알루미늄을 사용하여 의도적으로 투박하게 캐스팅 된 표면과 유머러스한 형태를 갖춘 오브제들을 통해 작가 이학민이 이야기 하고자하는 것들은 과연 무엇인가? 이들을 바라보는 관 객에 따라 여러가지 심상이 떠오를 것이나 가장 크게 엿보이는 감정선은 아이러니 하지만 '귀여움'이 포함된 '저항'과 '도전', 혹 은 '어딘가 비틀린 냉소' 가 아닐까? 학부에서 금속공예를 전공한 이후 산업 디자인을 공부하고 수 년 간 미국에서 디자이너로 서 활동 해 온 작가는 일반적인 의미의 페인터, 공예가, 혹은 디자이너와는 그 결을 달리한다. 작가 이학민은 오랜 기간 고도의 훈련을 통해 숙련된 테크닉을 요하는 입시와 교육과정을 거치며 여느 회화 작가 못지 않은 필력을 보여주기도 하며, 공예를 전 공했으나 전통적인 의미의 장인정신이 드러나는 여느 공예 작품과는 사뭇 다른 방식의 작품을 보여준다. 또한 시장성을 지향 하는 디자이너로서 교육을 받고 커리어 경험을 갖추었으나 그의 작업은 일반적인 대량 생산과 유통이 가능한 제품과는 맥락이 다르다. 이러한 시점에서 이학민은 단순히 어떤 분야에 천착하여 결과물을 도출하는 작업자 (공예가, 디자이너, 페인터)가 아 닌 다양한 방향의 작업을 시도해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크리에이터'라고 볼 수 있다.

이학민_Woolly Chair_알루미늄, 샌드 캐스팅_83×38×38cm_2022
이학민_냉소초상연작(Cheers)_종이에 흑연_35.6×27.9cm(내경) / 50×41cm(외경)_2022
이학민_냉소초상연작(Fancy swimsuit)_ 종이에 흑연_35.6×27.9cm(내경) / 50×41cm(외경)_2022
이학민_냉소초상연작(Mother and child)_ 종이에 흑연_35.6×27.9cm(내경) / 50×41cm(외경)_2022
이학민_냉소초상연작(Game girl)_ 종이에 흑연_35.6×27.9cm(내경) / 50×41cm(외경)_2022

작가가 이처럼 다양한 관점을 통해 선보이는 작업들에 있어 공통적으로 드러나는 상충된 이미지의 조합이나 재료의 사용 등은 작가의 다양한 교육과 환경적 배경으로부터 출발하며, 오늘날 여러가지 의미를 내포한 하위문화 혹은 저항정신을 상징하는 '서 브컬쳐 (subculture)'가 그 주를 이룬다. 이학민의 작품에는 작가가 유년시절부터 즐겨왔던 만화, 영화, 그리고 게임 등으로 부 터 받은 영향이 드러난다. 캐릭터와 피규어적인 요소가 형태에 그대로 드러나는 Paw 시리즈 오브제들에서는 귀여운 발과 손 을 직관적으로 표현한 형태들과 더불어 캐스팅 기법을 적용한 알루미늄을 재료로 사용한다. 가볍게 보여지는 형태적 특징에 거칠고 묵직한 느낌을 주는 질감처리를 더한 Paw 시리즈는 일견 귀엽게만 보이는 형태적 특징에서 벗어나 작가 특유의 시각 언어를 보여준다. 흥미로운 지점은 매끈하게 오차없이 제작되는 대량생산 제품의 재료로 널리 사용되는 알루미늄을 의도적으 로 투박하게 처리해 작품에 적용한것이다. 이를 통해 작가는 비주류적 캐릭터성향의 오브제를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묵직한 오브제, 혹은 조각으로 느끼게 한다. 이러한 의도와 장치를 통해 작가는 소위 '상위문화'의 주류들이 아직까지도 진지하게 받아 들이지 못하는 '서브컬쳐' 요소를 갖춘 그의 작업들이 확장된 시각 예술의 한 부분으로 인식되는 과정을 살피고 관찰한다. 이와 같은 맥락은 작가의 드로잉을 통해서도 드러나는데 애니메이션속 캐릭터같은 냉소적이고 심드렁한 표정의 인물들은 명품 패 션 아이템들을 장착하고 관객을 바라보거나 고급스러운 옷차림과는 어울리지 않는 음료를 들고 건배를 제안하기도한다. 어느 시점부터 유행처럼 성행하는 패션 브랜드와 스트리트 패션 브랜드와의 협업과 같은 느낌을 자아내는 드로잉들 역시 비주류의 형태를 전면에 내세운 작업의 시각 이미지에 훈련된 예술가들이 구현할 수있는 테크닉으로 작품이 완성되어 관객들이 이러한 맥락의 작품에 대한 인식과 관점에 대해 스스로 고민 해 볼 수 있는 지점을 만든다.

이학민_Badass V(옻칠버전)_FRP, 옻칠_25×21×15cm_2020
이학민_Please V(옻칠버전)_FRP, 옻칠_23×23×17cm_2020
이학민_Magnificent V(옻칠버전)_FRP, 옻칠_14×16.5×9cm_ 2020

이학민의 작업은 이처럼 사회에서 문화와 예술의 위계 질서에 대한 개념이 자리잡기 전부터 그가 애정했던 장르들이 문화의 한 장르로서 사회적 '위치'를 갖고있다는 자각으로 부터 출발한다. 문화와 예술의 다양한 경계에 대한 탐구를 바탕으로 이를 대 하는 사람들의 태도와 수용에 대한 관찰을 통해 작가는 예술과 디자인, 혹은 공예 사이에 존재하는 위계를 작가의 시각으로 짚 어보고 질문하는 작업을 선보인다. 20세기 후반 이후 등장했던 팝아트와 그래피티는 예술계에 커다란 파장을 일으키며 과연 이러한 것들이 '예술'로 받아들여 질 수 있는가에 대한 숱한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서브컬쳐에 기반을 둔 작업들에 대한 대중들 의 반응과 이를 바라보는 바라보는 미술계의 의견 또한 여전히 다양하다. 새롭고 낯선, 혹은 기존 관념에 도전하는 작업을 통해 작가들은 수많은 의견과 질문들을 던져왔다. 이를 통해 예술계와 이를 수용하는 관객들로 하여금 다양한 반응과 새로운 관점 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주는 역할을 해 왔으며, 이러한 부분이야 말로 어쩌면 예술이 우리에게 미치는 가장 큰 영향일 것이며 크리에이터들이 끊임없이 작업을 이끌어 가게 하는 원동력일 것이다. ■ 강승민

Vol.20220708g | 이학민展 / LEEHAKMIN / 李學旼 / drawing.sculp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