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륭展 / LEEYOUNGRYUNG / 李永隆 / painting   2022_0707 ▶ 2022_0723 / 월요일 휴관

이영륭_혼탁 混濁_캔버스에 유채_112.1×145.5cm_1960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2022 대구문화예술회관 원로작가 회고展

주최,기획 / 대구문화예술회관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월요일 휴관

대구문화예술회관 DAEGU ARTS CENTER 대구 달서구 공원순환로 201 Tel. +82.(0)53.606.6114 artcenter.daegu.go.kr

대구문화예술회관은 원로작가 이영륭의 회고전을 개최한다. 이영륭은 한국 현대 추상미술의 전개 과정에서 작가 개인으로서의 작품 활동은 물론 평생 수많은 제자를 길러 낸 미술교육자로서, 주요 미술 단체를 이끄는 리더로서 핵심적인 역할을 해 왔으며 현재도 활발히 현역 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지역 미술계의 대표적인 원로 작가다. ● 이번 전시는 작가의 제4회 이인성미술상 수상을 기념하여 열렸던 2004년의 회고전 이후 거의 20년 만에 열리는 대규모 개인전으로, 작가 생활 초창기인 1960년대 초반의 작업부터 최근의 작업에 이르기까지 100여 점의 작품과 아카이브 자료 등을 아우르며 작가의 60년 화업을 정리한다. ● 이영륭은 대학 졸업 후 작가 활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던 시기인 1960년대 초 '벽' 동인 등에 참여하면서 전위적이고 실험적인 미술 활동을 시작했다. 1963년에는 김진태, 김구림 등과 함께 대구지역 최초의 추상미술 그룹인 '앙그리'를 결성하였으며, 이어 1972년에는 지역을 넘어 한국의 대표적인 추상미술 단체인 신조회를 창립하여 현재까지 50년 넘게 이끌고 있다. ● 한국 추상회화의 단편을 보여 주는 작가의 노작(勞作)들이 한자리에서 선보이는 이번 전시를 통해 대구 추상미술의 과거와 현재를 대표하고 상징하는 원로작가의 작품세계의 진면목을 감상하고, 대구 현대 추상회화를 개척해 나갔던 작가의 치열한 도전정신과 철학적 사유를 느끼게 되기를 바란다. ■ 대구문화예술회관

이영륭_정토 淨土_캔버스에 유채_193.3×259.1cm_1961

1960년대 이영륭의 작업은 두터운 마티에르의 표면이 주는 중첩된 시간성의 확장을 특징으로 꼽을 수 있다. 한국전쟁과 4·19 혁명에 이은 5·16 군사정변 등의 암담한 현실을 반영하듯 낮은 채도의 화면이 주를 이루는 작품들은 제목에서부터 '변화'에 대한 갈망이 담겨 있다. 부처가 사는 맑고 깨끗한 곳으로 곧 이상적인 부처의 세계를 말하는 「정토(淨土)」와 정치, 도덕 따위 사회적 현상이 어지럽고 깨끗하지 못함을 의미하는 「혼탁(混濁)」 등이 이 시기의 대표작이다.

이영륭_작위 作爲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45.5×112.1cm_1973
이영륭_대치 對置B_캔버스에 유채_72.7×90.9cm_1973
이영륭_천지 天地_캔버스에 유채_116.8×80.3cm_1974

1970년대 작업은 즉흥적 행위와 격정적 표현을 중시하는 앵포르멜 경향에서 벗어나 기하학적 형태의 이지적인 화풍으로의 변화를 보여 주었다. 내면적 감정의 자율적 표출이라기보다는 절제된 형태와 색채가 주는 긴장감을 조형화한 것이다. 그에게 이러한 색채는 곧 형태가 된다. 「작위(作爲)」 시리즈에서 보듯이 한국적 형태를 찾기 위한 노력은 새로운 이미지로 창출된다. 「대치(對置)」, 「천지(天地)」 시리즈는 화면의 상하 또는 좌우를 분할하여 색면의 상징성을 확장 시킨다. 화면에 깊이감을 주기 위한 반복된 채색 작업은 색면의 단순함에서 벗어나 정서적 안정감을 더해 준다.

이영륭_인연 因緣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30.3×97cm_1983
이영륭_인연 因緣_캔버스에 유채, 아크릴채색_130.3×97cm_1987

유희적 추상으로 대표되는 1980년대 작업은 그의 삶 속에서 고뇌와 깨달음으로 반복되는 번민의 표상을 찾아가는 여정이었다. 「인연(因緣, Karma)」 시리즈를 통해서는 '무상(無常)의 상(像)'을 담아 낸다.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은 '무상(無常)'한데 그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는 그것이 '상(像)'과 같이 불변할 것처럼 인식하고 살아간다. 하지만 이러한 모순에서부터 고뇌와 고통이 생겨난다는 진리를 스스로 깨닫게 된다. 우주 만물은 시시각각 변하여 하나의 형태나 현상으로 고정되어있지 않다는 '제행무상(諸行無常)'의 의미와도 일맥상통한다고 보았다.

이영륭_난립 亂立_캔버스에 아크릴채색, 혼합재료_60.6×72.7cm_1999
이영륭_무념무상 無念無想_캔버스에 유채, 아크릴채색_145.5×112.1cm_1996
이영륭_무위자연 無爲自然_캔버스에 아크릴채색, 혼합재료_91×116.8cm_1995

1990년대의 작업은 청년작가로서 열정이 가득했던 시기의 앵포르멜과 추상표현주의 경향으로 회귀하듯 서정적 추상의 느낌이 짙게 배어 있는 형상을 보여 준다. 즉 구상·비구상을 초월하여 모든 정형(定形)을 부정하고 공간이나 마티에르에만 전념해 가는 심화된 조형성을 담아 내기 시작했다. 「무념무상(無念無想)」, 「무위자연(無爲自然)」으로 이어지는 연작들은 강렬하고 격정적인 감정을 표현하기 위해 아크릴과 유화 물감에 돌가루 등을 섞어 거칠고 두꺼운 질감으로 가득 채워 나갔다. 즉흥적인 붓질에 화면에 안료를 흘리거나 덧칠하고, 나이프로 긁어 내는 기법은 오랜 시간 쌓인 연륜과 섬세함이 만들어 낸 사유의 결과물이다.

이영륭_무위자연 無爲自然_캔버스에 아크릴채색, 혼합재료, 72.7×90.9cm_2008
이영륭_무위자연 無爲自然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97×130cm_2012

2000년대 이후 현재에 이르기까지 작가는 세속에 초연한 신비주의가 만들어 낸 일관된 미적 태도를 보여 준다. 인위적인 힘이 더해지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상태인 '무위자연'을 지향점으로 삼는 작가의 인생철학이 작품에 여과없이 투영된다. 억지로 무엇인가 하려 하지 않고 스스로 그러한 대로 살아가는 삶의 여정이 잔잔히 울림과 감동으로 전해진다. 무위자연(無爲自然)이라는 일관된 주제에서 뿜어져 나오는 색채는 황색/갈색톤에서 청색 톤으로, 시각적 변화가 전해주는 의식의 확장으로 이어진다. 밝은 청색조가 주는 긍정적이고 희망적인 분위기는 한평생 예술가로 살아온 삶의 모습 그대로를 담고 있는 듯하다. 더불어 거침없이 화면을 가로지르는 붓질과 드로잉에서 오는 유희적 상상과 노동의 즐거움이 비로소 자연에의 순응으로 귀결된다. ■ 김태곤

Vol.20220709f | 이영륭展 / LEEYOUNGRYUNG / 李永隆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