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n't Change the Color of Your Hair

신재호展 / SHINJAEHO / 申栽浩 / painting   2022_0713 ▶ 2022_0719

신재호_Will You Sing_캔버스에 유채, 아크릴채색, 유성펜_116.8×91cm_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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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재호 홈페이지_www.jaehoshin.com

초대일시 / 2022_0713_수요일_06:00pm

관람시간 / 11:00am~07:00pm

아트스페이스 엣 ARTSPACE AT 서울 강남구 언주로153길 10-6(신사동 627-27번지) B1 Tel. +82.(0)2.543.0921 www.artspaceat.org

내 주된 관심은 특정한 대상을 단순히 시각적으로 재현해내는 데 있지 않다. 내가 평면의 공간 위에서 진행해 온 일련의 행위는 현실 세계에서 작용하는 모든 미학적, 윤리적 선입견에서 벗어나 페인팅이라는 미디어를 매개해 내 아이덴티티를 확인하고 심화시켜 온 시도다. 내 작업의 핵심은 작품이 제작되는 행위 자체에 있다. 의식과 창조가 동시에 일어나는 과정에서, 고요하지만 열광적인 상태 속에서 나는 이전에는 생각해 본 적 없는 관념이나 형상을 마주하며 새로운 가능성과 잠재성을 발견해왔다. 이 같은 인식 활동은 캔버스 위에 어떠한 시각적 흔적을 남기는데 나는 이들 요소들이 만들어내는 2차원의 패턴을 되돌아보며 내가 강렬히 개입되어 있던 시간과 3차원의 공간을 반추한다. 작품이 완성되기까지 소요된 일련의 창작 과정이 제외된다면 이 작업은 그저 캔버스로 지칭되는 천 조각 위에 몇몇 원색의 물감이 발라져 굳어버린 것에 지나지 않는다.

신재호_Shine_캔버스에 유채, 아크릴채색, 유성펜_162.2×130.3cm_2021
신재호_Stay Gold_캔버스에 유채_116.8×91cm_2021

초창기 작업에서 나는 인물이나 사물 혹은 변형된 인간의 형상을 사실성과 추상성이 혼재된 차원에서 다뤄왔다. 근래에 이르러 내 작업은 본격적인 추상화 과정을 거치며 명료한 감각을 전달하는 방향으로 변모해왔는데 이 과정에서 꼭 필요하다고 고려되지 않는 요소들은 제거되고 화면에서 취급되는 이미지는 형체를 헤아리기 어려운 수준으로 해체되었다. 나는 대상을 사실적으로 그려내는 것보다 때로는 선이나 색채 같은 기초 조형 요소 자체가 내재하는 본질적 속성이나, 붓이 남기는 흔적 등을 통해 정형화된 인식체계에서 벗어나 보다 효과적인 의도의 전달과 아이덴티티의 탐색이 가능하다고 생각해왔다. 이 같은 탐색은 단지 내면의 인식 과정에서 마주하는 관념이나 형상뿐 아니라 외부 세계로부터 맞닥뜨리는 요소들까지 포함해 이루어진다. 나는 작업 과정에서 우연성의 개입을 적극적으로 허용함으로써 논리를 거스르는 합리적이지 못한 요소들을 통해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해왔다. 물감 자체가 갖는 유동성으로 인해 각기 다른 색이 뒤섞이거나, 캔버스 위에 물감이 흐르고 흩뿌려지는 등 화면 속에서 발생하는 자율성을 깊이 고려하고 활용하고자 했다.

신재호_Wild Life_캔버스에 유채_162.2×130.3cm_2021
신재호_Animals are in a Zoo_도자기 타일에 유채, 유성펜_60×60cm_2021

이 작업에서 나는 통상적으로 언어를 적기 위해 사용되는 문자를 회화적 표현 수단으로 사용해왔다. 문자의 본래 기능은 언어적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것이지만, 나는 문자라는 기호 체계가 시각적으로 지니는 이미지에 주목하고자 했다. 예를 들어, 「Stay Gold」와 같은 작품에서 'PURITY'라는 단어는 작품의 전반적인 회화적 이미지를 구성하는 주된 요소로 작용하는데, 나는 특정한 뜻을 가리키는 단어를 작품 속에 배치함으로써 이 단어를 통해 자동으로 떠오르는 인상이 작품을 구성하는 다른 시각 요소들과 맞물려 함께 전달되기를 기대했다. 문자와 더불어 화살표처럼 일상생활에서 명확한 의미 전달을 위해 사용되는 표지와, 원이나 사각형 혹은 특정한 형태의 기하학적 도형을 시각 언어로 함께 사용해 왔으며, 축약된 형식으로 명료한 감각을 전달해내는 이들 요소들의 기본적 속성에 깊이 매료되어 왔다.

신재호_A Boy Watching TV_캔버스에 유채_162.2×130.3cm_2021
신재호_You Must Not Fear, Fear Is the Little-Death_캔버스에 유채_31.8×40.8cm_2021

선에 대한 관심은 작업 전반에 걸쳐 지속되어 왔다. 내 작업에서 선은 단순히 어떠한 형태를 구성해 내기 위한 수단을 넘어 그 자체로 독자적인 기능을 수행한다. 나는 선의 불규칙한 진행, 두께의 변화, 선을 만들어내는 재료의 차이 등에 내 아이덴티티가 투영된다고 생각해왔으며, 작품을 제작하는 과정에서 선을 핵심적인 요소로 사용해왔다. 작업의 후반부에 이르러서는 구체적인 이미지를 그려내기보다 오직 선과 색의 변주만으로 작품을 만들어내고 싶은 욕구를 강하게 가지기도 했다. 여러 작품에서 나는 선을 다른 조형 요소들과 중첩해 화면을 구성해왔다. 예를 들어, 세라믹 타일 위에 제작된 「Animals Are in a Zoo」와 같은 작품에서는 격자무늬에 따라 그려진 기하학적 형상과 다수의 무질서한 선들이 공존하는가 하면, 「Will You Sing」에서는 직관에 따른 기계적 반복으로 만들어진 사각형 패턴 위에 선과 재료의 물질성, 붓의 속도감이 부각되는 흔적이 더해졌는데, 나는 이 같은 일련의 과정을 여러 층위에 걸쳐 중첩함으로써 이질적 요소들이 만들어내는 무질서한 관계 속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도출해왔다.

신재호_Behind the Mask 2_판지에 유채, 목탄_89×36.5cm_2021

페인팅을 위시해 다양한 형태의 드로잉을 고정된 기준으로 분별하지 않고 자유롭게 시도해온 이번 작업에서 나는 내 고유성을 탐색하고 이를 독자적인 양식으로 구현해내는 것을 목표해왔다. 이 과정에서 나는 내 미술이 무엇이며, 내가 어떤 예술가가 되기를 갈망하는지에 대한 일말의 방향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향후 내 작업이 어떤 방향으로 변화해 갈지는 모르겠다. 다만 동시대 미술의 시류나 유행을 따르지 않고 오직 내면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온 이 시기의 작업은 앞으로 진행될 행보의 초석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 신재호

신재호_21 Guns_우드 보드에 유채_55×162cm_2020
신재호_On the Corner_캔버스에 유채, 목탄, 유성펜_116.8×91cm_2020

I am not painting things. What I do on the two-dimensional space is an attempt to explore my identity through painting deviating from all the aesthetic and ethical stereotypes that work in the real world. The core of my practice lies in the intrinsic activity of making a painting. I have discovered possibilities by facing ideas or images that I have never thought of before in the midst of a process in which consciousness and creation happen at the same time. This act leaves some visual traces on the canvas, and I look back on the two-dimensional pattern made of paint and reflect on the time and three-dimensional space where I was intensely involved. Without process, however, the painting is nothing more than chunks of red, blue, green paint that were applied and hardened on a cloth called canvas. ● In early work, I have painted human figures, objects, or transformed human figures on a level where the figurative and abstraction are mixed. Recently, my work has been changed into a direction that conveys a clear sensation through the abstraction process, and I have been focusing on excluding things that are not considered necessary, leaving the most essential images that represent my identity. I have thought that using fundamental elements such as lines and colors or traces caused by brushstrokes rather than portraying things realistically, sometimes allows me to break away from standard patterns and explore my identity more effectively. I consider identity in an expansive sense, to involve not only what's emerging from inside as what comes to meet me, as it were, from outside. I am interested in chance and have left myself open to the chance and coincidence. By allowing for autonomy in my work, I have sought new possibilities through elements that defy logic, that do not make rational sense. ● I have used letters that are conventionally used to write down language as a means of painting. The original function of letters is for communication in everyday life, but I paid attention to the visual image of the letter. For instance, in the case of Stay Gold, the word 'PURITY' serves as a major component of the overall imagery of the painting, and by placing a word that indicates a specific meaning in the painting, I expected that the impression that automatically comes to mind through the word would be conveyed in conjunction with the other visual elements in the painting. Along with the letters, I have employed signs such as an arrow used to communicate a clear meaning, and geometric shapes like a circle or a square as visual languages, and have been deeply fascinated by basic attributes of these elements that convey a sensation in a simplified form. ● I have been constantly interested in the line throughout the work. In my work, lines are not simply a means of constructing any shape, but they autonomously perform their own functions. I have considered that my identity is projected on the irregularity of the line, variation in thickness, and differences in materials that create lines, and I have used lines as a key element in my work. In the latter part of the work, I even had a strong desire to make painting only with lines and colors rather than drawing specific images. In many works, I have overlapped lines with other visual elements to create imagery. For example, in Animals Are in a Zoo, the double-panelled painting on ceramic tile, geometrical shapes painted along the lattice and a number of chaotic lines coexist, in Will You Sing, lines, brushstrokes, and other painted visual elements were added on top of the rectangular pattern made by mechanical repetition according to intuition. I have sought new possibilities among the chaotic relationship created by heterogeneous elements by overlapping a series of processes across layers. ● In this work, where painting and various types of drawing have been attempted indiscriminately deviating from fixed criteria, I have aimed to explore my uniqueness and embody it in an independent form. In this process, I was able to find a kind of direction as to what my art is and what kind of artist I desire to be. I don't know in what direction my work will change in the future. However, I believe that the work of this period, which has been performed only according to my inner voice without following any trends or stereotypes that exist in the contemporary art world, can be a cornerstone of future practice. ■ Jaeho Shin

Vol.20220713d | 신재호展 / SHINJAEHO / 申栽浩 / painting